1. バードマン (도쿄 3일차 / 도쿄 호텔 ~ 이케부쿠로)
영원히 오지 않을 줄 알았던 귀국날이 와버렸다. 어제보다 덜하지만, 여전히 비는 오고 있다. 어제는 이례적인 폭설로 결항까지 됐는데, 과연 오늘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수틀리면 다시 누마즈 가야지. 그래도 어쨌든 체크아웃은 했다.
빗줄기가 생각보다 덜하니, 어제 못 간 선샤인 수족관을 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캐리어를 코인락커에 가둬야 했다. 파스모 잔액을 털어버리는 천재적인 발상이었다. 천재일지도 모른다.
이케부쿠로에 도착하니 지하철역부터 우리애들이 걸려 있다. 누마즈 이후 처음 느껴보는 럽뽕이었다.
아침은 선샤인 수족관 맞은편에 있는 복합상가에서 먹었다. 식당이름은 조나단. 팬케이크와 베이컨치즈토스트를 먹었다. 팬케이크 거의 5년만에 먹는 것 같은데, 진짜 맛있었다. 괜히 애들이 팬케이크 좋아하는 게 아니다.
2. マーメイドラプソディー (도쿄 2일차 / 이케부쿠로 선샤인 수족관)
선샤인 수족관은 선샤인시티 쇼핑몰 내부, 10층에 있다. 거대한 복합상가 최상층에 수족관이 있다니, 이거 완전 동대구역 신세계 백화점이다. 진짜 선샤인시티 들어갔는데, 이거 누가 봐도 백화점이라 순간 한국인 줄 알았다. 하필 대구쪽 사람이라 이 풍경이 너무 익숙했다. 딱 하나, 리에라 판넬이 저렇게 서 있는 거 빼고.
입장과 동시에 본 것은 물개의 개인기 쇼. 뚱뚱하고 미끈한 무리들을 쭉 봐왔는데, 뭔가 보여주는 건 저 친구가 전부였다. 후에 안내판을 읽어보며 안 것인데, 저런 식으로 묘기를 부리는 게 건강체크를 겸한다고 한다. 좋아, 아주 건강하군.
수족관 곳곳에 한 자리씩 하고 있는 리에라. 전용티켓이 있어야 가이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거였는데, 좀 알아보고 올 걸 그랬다. 마라가래떡과 토마리는 유이나와 사쿠가 와서 싸인까지 해두고 갔다. 그리고 둘은 각자가 들고 있는 생물들 전용관도 있다.
이야- 해파리 보소. 토마리 아크스타를 사고 들어올 걸 그랬다.
빈츠마가렛트의 상어는 메인 수족관에 같이 들어있다. 가이드 누나가 설명도 해주고, 쇼다이버 누나가 밥도 주고 그런다. 도심 백화점에 있는 수족관이라 애기들이 진짜 많았는데, 다들 다이버쇼를 좋아하는 걸 보니 일본 수족관의 미래가 밝다.
그리고 또 만나는 뚱뚱하고 미끈한 녀석. 세 마리 들어있었는데, 두 놈은 저렇게 자고 있고 한 놈만 둥실둥실 수영했다.
...갈치 어케 잡았누? 저 예민하고 심약한 놈을 잡아다가 수조에 가뒀다니, 요즘 채집 기술력이 오지게 좋은가 보다.
한 바퀴 돌고오니 깼다.
콜라보 샵. 수족관 외부에 있어서 여기만 보고 갈 수도 있다. 빈붕이 생일이 며칠 전이라 빈붕이 제단도 만들어뒀다. 아크스타는 토마리만 살까 했는데, 저렇게 해두니 어쩔 수 없었다. 나중에 메루카리 뒤질 거, 그냥 다 샀다.
3. 世界平和 (도쿄 3일차 / 아키하바라)
이케부쿠로에서 오늘의 본래 목적지인 아키하바라로. 중고굿즈 매장들을 쭉 돌았는데, 캐릭터 굿즈는 이미 있거나 별로라고 생각했던 것들 천지라 보는 재미는 있어도 사는 재미는 없었다. 그런데 나마 굿즈들은 이게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지 싶은 것들이 많아서 엄청 고민했다. 결과적으론 아무것도 안 샀는데, 확 끌리는 건 가격이 하나같이 미쳤다.
그리고 어쨌든 하코오시다 보니까 올컬렉이 불가능하거나, 몇몇 멤버들의 디자인이 매우 별로면 안 사게 되니, 중구난방으로 모인 중고매장은 그 가치와 가능성이 떨어진다.
아미아미 럽라코너의 명물 플라잉 란엥이. 근데 얘 머리가 엄청 크네 싶었는데, 집에 있는 란엥이랑 비교하니 진짜 큰 게 맞았다. 솜을 더 채웠는가 보다.
게마즈 아키바점의 성우코너. 하루모에와 리쨩이라니, 이거 완전 나의 내한 이야기 아닌가. 아- 내한 마렵다- 삣삐 리쨩 하챠 보고 싶다. 매장 안에는 여러 성우와 가수들의 싸인이 있는데, 절반이 우리 캐스트였다. 이게 럽라다.
게마즈 다음은 네소베리... 였는데 휴일이었다. 실망과 함께 맞은편 라신반에 갔는데, 최애포켓몬 누오 인형을 발견했다. 점보네소 크기의 저 친구가 880엔이라니, 날씨가 맑았다면 분명 샀을 거다. 작은 사이즈가 있을까 싶어 매장 안을 둘러봤는데, 결과적으론 찾았다. 근데 500엔 더 비싸다. 왜지.
이어서 애니메이트. 1층에서 하루모에 CD를 사고, 럽라 굿즈 코너를 가봤는데 예상 밖의 아웃도어 콜라보 굿즈가 뭉탱이로 모여 있었다. 다테사유 아래 보이는 것들인데, 토마리만 없어서 이걸 10명만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좀 했다. 결과적으론 이치오시인 시키만 샀고, 캐리어에 붙일 용도로 빈붕이 스티커를 샀다.
그리고 다른 코너에서 발견한 《별무리 텔레패스》. 주인공이 후냥이라 챙겨봤다. 후냥이 누구냐,
후냥이라 불리는 후나토 유리에는 1994년 9월 18일 생의 아뮤즈 공기청정기 겸 아뮤보최약체 겸 아뮤보 채널 최다 출연자 겸 아뮤보 채널 댓글 지분 1위 겸 삣삐뉴짤 업로드 담당자 중 한 명이고 아뮤즈는 물론 성우계 공인 술고래이자 슈쨩의 평범한 친구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빙구력이 높아서 럽라 밖 성우들 중 최애다. 그리고 이 누나 평소의 허접한 모습과 다르게,
헤으응 후냥눈나ㅏㅏㅏㅏㅏ. 후나토 유리에의 성공을 기원하는 "어둠의 후냥단" 일원으로서 영업 좀 했다. 《별무리 텔레패스》 한 번씩 보십셔. 백합임다.
4. 花鳥風月 (도쿄 3일차 / 하네다 공항)
아키바에서 대충 점심 겸 저녁을 해결하고, 코인락커에 맡긴 캐리어를 찾아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항공권 발권하고 수속까지 잠깐 대기하는 동안에 편의점에 가서 파스모에 든 돈을 다 털었다. 젤리 두 봉다리에 포카리 한 병 사니 딱 맞았다.
아키바에서 주워온 여행 용품 3셋. 시키 의상이 아웃도어라 여행과 정말 잘 어울린다. 그리고 다른 아크스타에 비해 두껍기도 하고, 일러스트도 아크릴 내부에 있어서 벗겨질 우려도 적다. 옆에 누오는 엥엥이들 일코를 위한 녀석으로 같이 다닐 것 같다. 캐리어는 다음 여행에 끌고 다니겠지. 면세점에서는 술을 샀다. 내가 마실 건 아니고, 부탁받은 거다. 나는 간염 있어서 막 마시면 큰일난다.
탑승교가 설치될 높이가 아니라 뭐지 하고 있었는데, 버스에 타라고 한다. 버스에 타니 비행기 앞에서 내려줬다. 이야, 살면서 이런 식으로 비행기를 다 타보는구먼. 그리고 이 사진은 일본 "땅"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5. すべてが壊れた夜に (도쿄 2일차 / 비행 ~ 김포 공항)
야간비행에는 아젤, 그 중 으뜸은 갤하싴. 아젤 노래가 야간비행과 정말 잘 어울린다. 7년전 야간비행에서 활주로 주행 중에 우연찮게 갤하싴을 들었는데, 그때 진짜 뽕맛이 미쳤었다. 이번에 귀국 비행기를 야간으로 정한 것도 갤하싴 들으려고 그랬던 거다. 마지막까지 알차게 덕질한다.
그리고 또 기내식. 이번엔 뚜껑 열고 찍었다. 무슨 맛이냐면, 그냥 계란밥이었다. 위에 딸기케이크 말고는 다 그저그런 맛이었다.
주전부리는 시키와 함께. 원래 콜라를 안 좋아하는데(사이다 선호. 탄산 GOAT는 암바사), 달다구리한 탄산음료가 먹고 싶어서 콜라를 부탁드렸다. 그리고 이 뒤에 물 두 잔 리필했다. 학생 때는 콜라 잘 마셨는데, 언제부턴가 콜라를 쉽게 못 마신다.
좌석 앞 뱅기PC로 보는 고향 사진. 어흐흑 누마즈 가고 싶다. 사진 찍는 그때도 그랬고, 처음 업로드 할 때도 그랬고, 지금 후기 쓰는 중에도 그렇다. 누마즈 가고싶다.
시키야 여기가 한국이야. 이제 넌 여기서 살아야 돼. 시키가 외롭게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그냥 2기생 다 사올 걸 그랬다. 어쩔 수 없다, 넌 이제 누오랑 같이 여기저기 많이 다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