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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집/니지가사키 단편

시오리코「지금부터 소지품 검사를 시작하겠습니다.」-1-

by 양털책갈피 2025. 1. 4.

※ 약 2년 전에 대충 써두고 던져뒀던 SS. 총 3편


▶ 어느 날의 니지가사키

 

― 방과 후, 동호회실

― 테이블에 모여 앉은 멤버들

 

시오리코 「지금부터 소지품 검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카스미 「갑자기?!」

 

시오리코 「네. 최근 부활동 시간에 교칙에서 허가되지 않는 물품들을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된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 말이 맞죠, 아이 씨?」

 

아이 「으, 응?」 깜짝

 

란쥬 「아이, 뭐 잘못한 거 걸렸어?」

 

아이 「내가 걸린 건 아니고… 농구부 애들이 걸렸거든.」

 

란쥬 「뭔 짓을 했길래?」

 

아이 「물병에 술을 조금…」 아하하…

 

미아 「멍청이들 아니야, 그거.」

 

유우 「이야, 역시 운동부 애들은 무섭네…」

 

아유무 「그, 그러게…」

 

아이 「그냥 음료수인 줄 알고 담아온 거니까 그런 거야!」 착한 애들이야!

 

시오리코 「그렇다고 한들, 징계에 예외는 없습니다. 그리고 테이블게임부의 경우 화투가 적발, 에어소프트건 동호회는 BB탄 총을 자체 개조한 것이 적발되었습니다.」

 

세츠나 「하아- 그 두 곳은 여전하네요. 몇 번이나 주의를 줬는데.」 중얼

 

카나타 「예전에도 그랬어?」

 

세츠나 「네. 칩이 없다면서 진짜 동전을 쓰다 걸린 적도 있고, 사람이 다칠 정도는 아니니까 괜찮다면서 우긴 적도 있고 그래요.」

 

카나타 「헤에-」 문화충격

 

시즈쿠 「저기… 그래도 상습범에 운동부만 그런 거니까 우리까지 소지품 검사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시오리코 「스쿨아이돌 동호회도 검사 대상입니다. 이번 소지품 검사는 문화부, 운동부, 학술부 구분 없이 적용됩니다.」

 

엠마 「에? 학술부도? 공부하는 애들도 검사하는 거야?」 깜짝

 

카린 「그건 좀 과한 조치아닐까시라.」

 

시오리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일동 「?」

 

시오리코 「…아뇨, 아무튼 말씀 드릴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미아 「잠깐만. 그렇게 대충 넘어가면 협조할 수 없다고.」

 

리나 「미아 쨩, 여긴 일본이야. 사생활 존중따위 없는 국가. 아메리카와 달라.」

 

미아 「그, 그건 그렇지만…」

 

란쥬 「란쥬는 익숙하다와.」

 

유우 「에, 방금 뭔가 위험한 발언이 나온 것 같은데.」

 

시오리코 「필요 이상의 코멘트는 삼가주세요. 란쥬.」

 

란쥬 「아, 알겠다와.」 끄덕

 

카스미 「…하지만 내키지 않는 건 사실이잖아. 누가 멋대로 가방을 열어본다니.」 삐쭉

 

카나타 「카스미 쨩, 뭐 이상한 거 숨겨뒀어?」

 

카스미 「그럴 리가 없잖아요!」

 

시오리코 「…자, 다들 진정하고 들어주세요.」 교복 안주머니 뒤적뒤적

 

― 소지품 검사 안내 공문

 

시오리코 「공식적으로 소지품 검사는 다음주 입니다. 지금은 학생회와 자치활동회에서 사전에 주의를 주는 단계이고요.」

 

엠마 「그럼 지금 하는 거랑 다음주랑 다른 거야?」

 

시오리코 「네. 지금은 주의로 끝나지만, 다음주에는 징계가 이뤄집니다.」

 

카린 「주의로 끝난다고 해도 강제로 검사하는 건 똑같은 거네?」

 

시오리코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들킨다면 제게 들키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지품 검사 : 3학년 편】

 

시오리코 「그럼 한 명씩 호명할테니, 테이블 중앙에 가방을 두고 소지품을 꺼내주세요. 먼저- 카린 씨.」

 

카린 「어, 어? 나부터?」 깜짝

 

시오리코 「네. 고학년부터, 그리고 출석번호 순으로 하겠습니다. “아”사카 카린이니까, 카린 씨가 첫 번째예요.」 ※50음도

 

카린 「아, 알았어…」 주섬주섬

 

엠마 「카린 쨩, 파이팅!」 주먹 꽉

 

카나타 「파이토다요~」

 

카린 「그런 게 아니잖아! 〔가방에서 소지품 꺼내는 중〕 자, 이게 전부야.」

 

― 학교 제공 테블릿 1대, 교과서 3권, 공책 2권, 화장 파우치, 필통, 견과류 지퍼팩

 

카스미 「이거 진짜 카린 선배 가방 맞아요?」

 

유우 「의외로 교과서에 노트도 챙기고 다니시네요.」 의아

 

카린 「의외라니? 그렇게 말하면 나도 상처받는다?」

 

아유무 「라이프디자인과는 이런 거 배우는구나.」 신기신기

 

미아 「근데 수업은 다 테블릿으로 하지 않아? 교과서가 왜 있어?」

 

아이 「엇! 카린 설마~?」

 

카린 「뭐, 뭐가!」

 

카나타 「출판사에서 종이책으로 강매한 거다요?」

 

미아 「하?」

 

아이 「에? 진짜?」

 

카스미 「학교는 그런 걸 가만히 놔둔데요?」

 

카나타 「…농담이고, 아직 전자책 버전이 안 나왔데.」

 

아이 「아- 난 또 뭐라고.」

 

시즈쿠 「음- 하긴. 저희도 종이 교과서 몇 권 있죠?」

 

엠마 「웅. 수업에 종이 사전 쓰는 선생님도 계시지?」 끄덕끄덕

 

리나 「요즘은 AI가 다 번역해줄 텐데.」

 

아이 「AI상다케니!」

 

유우 「푸흡, 아이 쨩이 AI상…」

 

시오리코 「…자, 조용히 해주세요. 파우치와 필통 잠시 열어봐도 괜찮은가요?」

 

카린 「으, 응. 괜찮아.」 끄덕

 

시오리코 「향수, 매니큐어, 립스틱… 교칙에 따라 색조가 강한 화장품은 압수대상인 거 아시죠?」

 

카린 「이거 별로 짙은 건 아닌데…」 힝구

 

시오리코 「다음은 필ㅌ…? 왜 이렇게 가볍죠?」

 

― 툭, 샤프 한 개. 끝

 

시오리코 「아예 없는 것보단, 뭐…」 끄덕

 

미아 「교과서는 그렇게 많으면서.」

 

아이 「카린, 공부는 제대로 하는 거 맞지?」 교과서 덥석

 

카나타 「책만 펴두고 자는 거 아니야?」 뒤적뒤적

 

엠마 「아니면 낙서를 한다거나!」 견과류 오독오독

 

카린 「멋대로 확인하지 마! 그리고 엠마!」 먹지 마!

 

엠마 「에헤헤~」 냠

 

세츠나 「…음, 깨끗하네요!!」

 

아유무 「아하하…」

 

카스미 「공책에 필기하는 거 맞죠?」 공책 뒤적

 

리나 「졸면서 쓴 것 같지만 제대로 되어 있어.」 ‘휴먼졸림체’

 

란쥬 「근데, 카린.」

 

카린 「왜?」

 

란쥬 「교과서에 적힌 이름, 카린이 아닌데?」

 

유우 「아, 진짜다.」

 

시즈쿠 「아, 이거도 다른 이름인데요?」

 

아이 「우왓, 교과서가 세 권인데 적힌 이름이 다 달라!」

 

카린 「비, 빌린 건데 깜빡해서…」

 

세츠나 「그래서 교과서에 필기를 안 하신 거군요!」

 

카나타 「(…근데 그 말은 카린 쨩 친구들도 전부 공부 안 한다는 얘기 아닌가?)」

 

시오리코 「카린 씨, 오늘 안으로 제대로 돌려주세요.」

 

카린 「아, 알아… 오늘 돌려주려고 했다고.」 삐쭉

 

시오리코 「다음, 엠마 씨. 가방에서 소지품을 꺼내주세요.」

 

엠마 「나? 아, 나 엠마 베르데였지.」 주섬주섬

 

카스미 「웅? 뭔 소리예요?」

 

리나 「아마 베르데 엠마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

 

엠마 「정답이다요~ 자! 다 꺼냈어!」

 

― 학교 제공 테블릿 1대, 사탕 케이스 1개, 손수건 2장, 치즈맛 과자 3봉지, 도자기 밥솥 1개, 여권

 

란쥬 「라?」

 

미아 「뭐야 저거.」

 

아유무 「실기 시간에 만든…」 뇌정지

 

세츠나 「밥솥 같은데요?」

 

시즈쿠 「아, 저거 그거네요.」

 

카나타 「아, 맞네. 그거네.」

 

카스미 「뭔데요? 왜 시즈코랑 카나타 선배만 아는 건데요?」

 

카나타 「옛날에 엠마 쨩이랑 밤밥 해먹은 적 있는데 그때 쓴 밥솥일 걸?」

 

시즈쿠 「맞죠?」

 

엠마 「딩동댕~」

 

카린 「엠마, 그렇다고 밥솥을 왜 들고다녀.」

 

아이 「그러니까. 괜히 무겁게.」

 

유우 「아. 그게 문제야?」

 

시오리코 「…일단 문제될 건 없습니다. 다만, 위생과 안전 위험이 있으니 밥솥은 두고 다니세요.」

 

엠마 「응! 노력해볼게!」

 

시오리코 「그리고 과자도 좀 줄이시고요.」

 

엠마 「아, 이거 투플원! 사실상 1개에 80엔!」 뿌듯

 

시오리코 「…그렇군요.」

 

카스미 「엠마 선배, 사탕이랑 과자 먹어도 돼요?」

 

엠마 「응, 응! 다같이 먹자!」

 

리나 「오오-」 짝짝짝

 

란쥬 「아! 란쥬도 숯불갈비맛 있다와!」 부스럭

 

아이 「아이상도 뭐 있던가-」 뒤적뒤적

 

시즈쿠 「저는 젤리뿐인데 괜찮으시면 드세요.」 바스락

 

세츠나 「갑자기 과자파티가 됐네요.」

 

아유무 「〔은근슬쩍 딸기잼이 든 쿠키를 과자더미에 올려두는 아유무〕」

 

유우 「아유무, 살 찐다고 걱정하면서 그거 아직도 갖고 다녀?」

 

아유무 「과, 과일 쿠키는 먹어도 괜찮아!」

 

카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니.」

 

― 와글와글

 

시오리코 「…다음은, 카나타 씨.」

 

카나타 「후후후, 기대해도 좋다구, 시오리코 쨩-」 우쭐

 

― 학교 제공 테블릿 1대, 베개 1개, 무릎담요 2장, 연노란색 카디건, 필통, 동전지갑

 

아이 「아, 이거 그거지?」 →카디건

 

카나타 「응응, 그거야, 그거.」

 

란쥬 「그게 뭐야?」 우적우적

 

리나 「카나타 씨가 하복 위에 입던 옷이야.」 오독오독

 

란쥬 「아! 본 적 있다와!」 끄덕끄덕

 

시오리코 「필통이랑 지갑 확인해도 될까요?」

 

카나타 「응응.」 도죠도죠

 

시오리코 「필통에는 특별한 건 없고… 지갑은-」 딸깍

 

― 동전보다 많은 각종 쿠폰들

 

시오리코 「이게 다 뭔가요?」

 

카나타 「할인쿠폰이랑 스탬프. 이거는 학교식당 쿠폰이고, 이거는 편의점 포인트 카드고, 집 근처 정육점, 자주 가는 마트- 아, 이건 중국집 쿠폰인데 한 번 더 가면 다음에는 탕수육 준다?」 엣헴

 

카스미 「카나타 선배…」

 

세츠나 「꼭 아줌마 같네요.」 ※칭찬임

 

카나타 「엣」

 

시즈쿠 「세츠나 씨!!」 화들짝

 

세츠나 「아!! 그런 뜻이 아니라요!!!」 당황

 

카나타 「괜찮아. 카나타 쨩도 알고 있으니까.」 허허, 쓰담쓰담

 

세츠나 「;;」 삐질삐질

 

카린 「근데 직접 돈 벌고 그러면 저 정도는 챙기게 되지 않아? 나도 포인트카드 정도는 갖고 있는데. 그리고 엠마도 기숙사 냉장고에 우버이츠 쿠폰 엄청 붙어있고.」

 

엠마 「카린 쨩!」

 

시오리코 「…네, 확인 끝났습니다. 특별한 지적 사항은 없지만, 침구류는 조금 줄여주세요.」

 

카나타 「에에- 그럼 낮잠 못 자는데.」 힝구

 

시오리코 「불쌍한 표정 지으셔도 소용 없습니다.」

 

미아 「다음은 나지?」 가방 툭

 

시오리코 「네?」

 

미아 「-? 아니야? 나 3학년이라고.」

 

시오리코 「아, 그랬었죠.」

 

― 학교 제공 테블릿 1대, 필통, 휴대폰 충전기, 보조배터리, USB

 

유우 「심플하네.」

 

란쥬 「전부 미아의 마스터피스다와.」

 

미아 「내용물도 봐야 돼?」 USB 찰칵

 

시오리코 「아뇨. 전자제품의 내용물까지는 확인 대상이 아닙니다.」

 

카스미 「오- 안심해도 되겠네, 시즈코.」 옆구리 쿡쿡

 

시즈쿠 「…….」

 

카스미 「…농담한 건데 왜 그런 반응인 건데!」

 

시즈쿠 「…연기였어. 어때?」

 

카나타 「누가 봐도 진심이었다요?」

 

리나 「응.」 두려워요

 

시오리코 「…미아 양, 필통만 잠시 열어보겠습니다.」

 

미아 「Ok, 좋을대로.」

 

시오리코 「평범한 필기구군요.」

 

미아 「평범하다니. 전부 메이커인데. 샤프 하나에 #@%&^ 달러라고.」

 

카나타 「으, 응? 얼마라고?」

 

엠마 「카린 쨩, 엔으로 얼마야?」

 

카린 「몰라.」

 

리나 「엔화로 이 정도.」 계산기보-드

 

아이 「헤에-」

 

카스미 「우왓…」

 

시오리코 「학생 신분에 맞는 적절한 가격의 제품을 이용해주세요. 도난 당하면 곤란합니다.」

 

미아 「학용품이라 아무도 신경 안 쓰던데. 내가 얘기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잖아.」

 

시오리코 「그건… 그렇군요.」

 

시즈쿠 「란쥬 씨도 몰랐어요?」

 

란쥬 「필기구를 안 가지고 다녀서 모르겠다와.」

 

카린 「란쥬, 그래도 연필 하나 정도는 들고 다녀야지.」

 

카나타 「허허- 자네가 할 소린가, 카린공.」

 

카스미 「근데 그래서 미아코, 그렇게 비싼 거 쓰면 뭐 좋아? 샤프심 덜 닳아?」

 

미아 「작곡이 잘 돼.」

 

유우 「진짜?」 솔깃

 

아유무 「유우 쨩, 미아 쨩도 컴퓨터로 작곡해.」

 

유우 「아, 맞네.」

 

미아 「손으로 쓸 때도 있거든? 밖에 있을 때 꼭 필요하다고.」

 

시오리코 「…알겠습니다. 개인의 기호까지 강요할 수는 없고, 분실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해주세요.」

 

미아 「알았어.」

 

세츠나 「시오리코 양, 일도 좋지만 일단 과자 하나 드세요!」 와앙 하세요!

 

아이 「그래, 다같이 먹고 있는데. 혼자 그러지 말고.」

 

시오리코 「…감사합니다.」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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