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꿰뚫는 자』, 그녀는 대륙 최고의 궁사로 엘프 학회장의 모험가 시절 동료 중 한 명이다. 남방 수인 마을의 지방 호족 출신이며, 같은 마을에서 나고자란 두 친구와 함께 지금도 대륙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쭉 생각한 건데 말이야, 차기 신궁으로 추앙될 사람이 대입 시험에서 진심을 다할까?"
"그건 아이가 잘 몰라서 하는 말이야. 어떤 일이든 사사로운 마음 없이 임하니까 제일 까다로운 거라고."
굳은 심지가 드러나는 눈빛과 걸음걸이에서도 느껴지는 기품은 그녀가 흔한 지방 호족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녀의 일족은 예부터 수인들의 무예를 망라하여 익히고, 이것을 대륙 각지에 도장을 세워 전승하고 있다. 또한, 고향땅인 세계수의 축복을 받은 푸른새 수인종의 성물 『미래의 꽃』을 지키는 일 또한 그녀의 일족이 맡고 있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왜 여행을 다닌데?"
"글쎄? 오히려 아이가 더 공감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런가?"
유일한 약점은 함께 여행하는 두 친구, 『태양을 띄우는 자』와 『신비를 꾸미는 자』. 그녀를 제압할 수단으로써의 약점이 아니라, 그 둘만이 그녀를 이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조심스러운 성격의 그녀를 끌고 여행을 떠난다거나, 고고한 품위보다 사소한 즐거움을 따르게 한다거나 말이다.
"생각해보면, 같이 다니는 둘도 만만한 인물은 아니란 말이지."
"괜히 태양을 띄운다는 이명이 붙었을 리가."
심장을 꿰뚫는 자의 기본 무예 실력은 대륙 최고라 해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순수하게 무력이 강하냐 따지면 그렇지 않다. 당장 그녀의 옆에, 압도적인 힘으로 역경을 밀어붙이는 최강자가 있다. 바로 태양을 띄우는 자다.
"소문으로는 사자후만으로 비를 그친대나 뭐래나."
"헤에- 야바!"
물리력에서 대륙 최고를 다투는 둘의 옆, 가련한 인상의 소녀는 두 친구처럼 야성미 넘치는 수인이 아니다. 그 대신, 타고난 손재주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마법공학의 기틀을 마련, 대륙 최고의 위치크래프트 길드 Wonder Zone의 간부 중 하나다.
"…카린, 이야기 듣다 보니까 든 생각인데."
"응."
"우리 학회장님은 그런 사람들을 겨우 대학 시험 때문에 부른 거야?"
"그러게."
【레인보우 판타지, 대입시험의 동행자】
: 5화 ~ 온리 마이 애로우 ~
▶ 조이폴리스, 크래프트 도키피포
― 빵을 한가득 품에 안고 들어오는 아이와 카린
― 2층에서 내려오는 리나
리나 「조금 늦었네.」
아이 「아, 미안미안~ 사고가 좀 있었거든.」 헤헷
리나 「응. 안 그래도 큰 소리가 들려서. 걱정했어.」
아이 「그렇지, 엄청 큰 소리였지. 막 퍼펑- 하고 터지고.」 끄덕끄덕
리나 「무슨 일 있었어?」
아이 「아- 그게. 카린?」 힐끔
카린 「…….」 뚜웅-
리나 「?」 갸웃
아이 「실은 카린이 사고를 좀 쳤어.」
카린 「사고를 치다니? 내가 수습한 거지.」
아이 「수습은 뭐가 수습이야? 가게 1/4이 날아갔구만.」
카린 「아무도 안 다쳤으면 됐잖아!」 발끈
아이 「그, 그건 맞지만!」
카린 「애초에 그런 장사 잘 되는 가게면 수리도 금방 할 거라고.」
리나 「빵빵한 자본만 있으면 문제 없긴 해.」 끄덕
카린 「그렇지? 자, 리나. 부탁했던 빵이야.」 후훗
리나 「고마워.」 부스럭
아이 「어이구, 어이구. 아까까진 누구 죽일 듯한 표정이더니. 리나리한테는 좋아좋아 모드구만.」
카린 「스읍.」 째릿
아이 「네, 죄송합니다-」
카린 「리나, 활은 어디까지 완성됐어?」
리나 「부품은 모두 만들었어. 지금은 큰 부품 위주로 아란 쨩들이 조립 중.」
아이 「그럼 지금은 잠깐 쉴 수 있겠네?」
리나 「응. 빵 같이 먹자.」 저녁이야
― 몇 시간 후, 2층 작업실
― 구석에 앉아 자고 있는 카린, 밤샘 작업 중인 리나
리나 「〔시키 테크놀로지 – 3중 고글〕」 끼릭끼릭
아이 「리나리.」 소곤
리나 「…아. 아이 씨구나.」 움찔
아이 「미안, 놀랬지?」
리나 「응. 자는 줄 알았으니까. 카린 씨는?」
아이 「저-기 구석에서 자는 중.」
― 카린 「Zzz...」
아이 「도와줄 건 없어?」
리나 「응. 내가 할 수 있어.」
아이 「그렇구나. 아! 아니면 코코아라도 태워줄까?」
리나 「…응. 부탁할게.」 끄덕
아이 「오케-」 쫑쫑쫑
― 잠시 후,
리나 「〔호로록-〕」
아이 「…근데 리나리.」
리나 「?」 꼴깍꼴깍
아이 「그거 뭐야? 고글?」
리나 「…응. 같은 엔지니어 친구가 만들어줬어.」
아이 「헤에-」
리나 「스켈레톤이야.」
아이 「스, 스켈레톤?」
리나 「응.」
아이 「신기하네. 언데드가 발명가라니.」 호로록
리나 「평소에 마스크 쓰고 있어서 어색하진 않아.」 호로록
아이 「그렇구나.」
리나 「…….」 호로록-
아이 「리나리는 이번에 카린이 부탁한 일.」
리나 「?」
아이 「왜 맡아준 거야?」
리나 「…어떤 의미?」
아이 「응? 아, 다른 건 아니고. 그냥 생각해보니까 약간 궁금해서. 돈도 나중에 받기로 했고. 또 낮에는 카린 앞이라 책임감 같은 말을 했나? 싶기도 해서.」
리나 「솔직히 말하면.」
아이 「응, 응.」
리나 「그냥.」
아이 「…응? 그냥?」
리나 「응. 딱히 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또 특별한 물건을 만드는 건 재밌는 일이니까.」
아이 「재미구나. 장인으로서의 재미.」 끄덕끄덕
리나 「물론 아이 씨가 부탁해서도 있지만.」
아이 「에이, 뭐야~ 갑자기.」 옆구리 쿡쿡
리나 「테레테레.」
…
― 다음날 아침, 완성품을 넣은 가방을 멘 카린, 옆에선 아이
― 배웅하는 리나
리나 「그럼 조심해서 가.」
카린 「정말 고마워, 리나…」 울먹
리나 「시간이 없어서 실험은 못 해봤어. 그래도 아마 될 거야. 정밀기계니까 조심히 다루고. 꼭 합격해.」
카린 「응! 알았어!」 끄덕끄덕
리나 「가방은 시험 끝나면 돌려줘.」
아이 「리나리, 오늘은 문 닫고 쉴 거지?」
리나 「응. 좀 자려고. 아이 씨도 조심해서 가.」
아이 「응!」
― 조이폴리스를 떠나는 아이와 카린
― 조이폴리스 외곽, 정령의 그루터기 방향
카린 「시험 시작 전에 도착할 수 있겠다. 아, 그런데 아이. 돌아갈 때는 어떻게 돌아가?」
아이 「우리가 내려온 커다란 나무 알지? 그쪽으로 가다보면, 공터에 대포 하나 있거든. 그거 타고 날아가면 돼!」
카린 「…뭐?」
아이 「대포에 불붙이고, 잽싸게 쏙 타면, 쾅~ 하고 날아가거든. 다른 지역에서도 다 이렇게 한다던데?」
카린 「이거 들고 어떻게 타?!」 예민한 물건
아이 「아, 맞네.」
카린 「잠깐만 그럼… 아! 처음에 올 때처럼 날아서 근처까지 가고, 로프 같은 거 던져서 나무에 묶으면 되지 않을까?」
아이 「오, 그럼 되겠다! 로프만 있으면 되겠네.」
카린 「…없는데? 어떡하지?」
아이 「그럼- 사야지.」
카린 「다시 조이폴리스로 가야겠지?」
아이 「그렇지?」 끄덕
카린 「…뛰자!」 타임어택 시작
▶ 정령의 그루터기
― 시험 시작 직전, 엘프 고등학회
―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오는 아이와 카린
아이 「후아… 아이고야…」 들숨날숨
카린 「도, 도착했다…」 콜록콜록
― 학회 입구에 선 두 엘프
―『…거기 수험생은 수험표 보여주고, 시험장 들어가세요.』
미사토 「아이 쨩은 잠깐 나 좀 보고? 알았지?」 생긋
아이 「아.」
카린 「아이, 그럼 나 다녀올게!」
아이 「응!」 끄덕
―『그 가방은 뭔가요?』
―「아, 시험에 지참한 개인용 활이에요.」
― 수험표를 제출하고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카린
미사토 「…저 마족 학생이랑은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
아이 「아- 이런저런 일이 좀 있어서.」 아하하
미사토 「흐응- 계속 저 학생이랑 있었던 거야?」
아이 「응.」
미사토 「어디서?」
아이 「…미사토 언니, 이거 PPF에서 산 빵인데, 먹을래?」
…
―『수험번호 0621에서 0630, 궁술 경연장으로 이동하세요.』
― 대기 장소에서 일어서는 카린을 포함한 몇몇 악마들
카린 「후우-… 긴장되네.」 두리번
― 평범한 활부터 독특한 모양의 활까지, 다양한 악마들
― 혼자 눈에 띠게 가방을 멘 카린
카린 「…….」 눈치
― 엘프 학회, 궁술 경연장
― 1사로에 서서 대기 중인 감청색 머리의 여인
카린 「저기 저 사람이…」 꿀꺽
― 천장에 설치된 감독용 수정구에서 흘러나오는 안내 방송
―『총괄 부감독이데이~ 3과목 수험생 0621번부터 0630번까지, 경연장에 입장하그라~』
카린 「(이상한 사투리네)」 갸웃
― 입장하는 수험생 한 명 한 명 인사를 건네는 3과목 시험관 심장을 꿰뚫는 자
― 심장을 꿰뚫는 자 『무운을 빕니다. 최선을 다 해주세요.』 ×8
심장을 꿰뚫는자 「무운을 빕니다. 최선을 다 해주세요.」 꾸벅
카린 「아, 네.」 꾸벅
― 지정 사로에 서서 가방을 푸는 카린
카린 「완성된 건 한 번도 못 봤는데, 어떻게 만들었… 응?」 흠칫
― 가방에서 나오는 컴파운드 보우와 매우 수상한 화살들
카린 「리, 리나? 이거 맞니?」 당황
― 웅성웅성... 수정구에서 들리는 작은 말소리
―『에리치, 저거 인정해줄기가?』『…잠깐만.』
카린 「…….」 삐질삐질
― 카린에게 다가오는 엘프들
―『학생, 이거 활 맞나요?』
카린 「이, 일단은요? 만들어준 사람이 활이라고는 했는데…」 삐질삐질
―『전체적인 형태는 활이 맞습니다.』
―『작동 원리도 같습니다.』 쮸욱-
―『화살도 재질이 다르고 굵기가 굵을 뿐, 화살의 일종으로 보입니다.』
카린 「…….」 수정구 힐끔
― 엘프 학회장의 목소리 『…인정합니다. 수험생 모두 준비하세요.』
카린 「휴우- 다행이다… 아, 준비 해야지.」 주섬주섬
―『신호에 맞춰 경연장의 모든 인원이 한 발씩 끊어서 발사하도록 합니다.』
― 스트링을 당기는 카린
카린 「(…연습할 때 쓰는 거랑 느낌이 너무 다른데. 게다가 화살은 왜 이렇게 두껍고, 무거ㅇ… 앗!」 투웅-
카린 「(어떡하지! 첫 발을 놓쳐버렸어!)」 당황
― 슈웅- 퍼억!
― 과녁 『〔8점〕』
카린 「…?」
―『두 번째 화살, 준비하세요.』
― 슈웅- 콰악- …〔9점〕
카린 「…오.」
…
― 지난 밤,
― 아이에게 원리와 작전을 설명하는 리나
리나 「활을 준비해야 하니까, 형태는 활 모양으로 할 거야. 하지만 활은 아니야. 그냥 화살을 위한 지지대일 뿐.」
아이 「웅? 그게 무슨 뜻이야?」
리나 「생각해봤는데, 활에 자동추적 기능을 넣어도 실력이 나쁘면 계산값이 틀어질 거야. 그래서 화살에 추적 기능을 넣었어. 활은 화살의 힘을 견딜 수 있는 막대기일 뿐.」
아이 「오호, 화살이 핵심이구나.」
리나 「응. 화살촉 끝에 작은 구멍을 뚫고, 안에 카메라와 센서를 넣어. 그럼 진행방향을 보고 과녁 목표지점도 알 수 있어.」 끼리릭- 달칵
아이 「응, 응.」 끄덕끄덕
리나 「화살대는 카메라와 센서가 작동하는 건전지와 반응회로를 넣고, 8~9점 위치에 화살이 박힐 걸로 계산값이 나오면 멋대로 날아가.」
아이 「그게 돼?」
리나 「응. 카린 씨의 의지와 상관 없이 발사되는 거라서 문제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살깃은 이거.」 달칵, 치지직-
아이 「깃은 보통 깃털을 쓰지 않아? 이건 금속 같은데?」
리나 「카린 씨가 쏘는 게 아니라, 직접 날아가야 하니까. 그래서 이건 깃이 아니라, 부스터야.」
…
카린 「(…대충 과녁을 향해서 팔만 뻗으면)」 쫘악, 슈웅-
― 퍼억- 〔8점〕
―『수험생들만 여덟 번째 화살, 준비하세요.』
카린 「(아무 힘을 안 들여도 화살이 멋대로 날아가…)」 슈웅-
카린 「(그리고 점수가 무조건 8점 9점이야~!)」 활-짝
―『…에리치, 저거 보고만 있을기가?』 소곤소곤
―『…규정에 위배된 건 없으니까.』 나지막
카린 「이번이 마지막…」 쫘악-
…
리나 「한 마디로 활은 장식, 화살은 자동추적 로켓인 거지.」
아이 「걸리진 않겠지?」
리나 「절대. 화살은 과녁에 박히면 충격으로 손상돼서 두꺼운 금속 화살이 되어버리니까, 나중에 검사해도 안 걸려. 그리고 점수도 일부러 9점이랑 8점만 맞게 설정했고.」
아이 「아, 10점만 맞으면 이상하니까. 안 그래도 눈에 띌 테고.」 끄덕끄덕
리나 「그렇지. 그래서 10점은 의도한 게 아니면, 안 맞을 거야.」
…
카린 「…쏴버려-!!」 슈웅-
― 퍼억……
…
카린 「아이~ 어딨어?」
아이 「아, 카린!!」 후다닥
― 시험장에서 하나둘 빠져나오는 수험생들
아이 「어떻게 됐어?」
카린 「…후훗, 당연히 붙었지!」 쨘-
― 3과목. 0629번.
― 9 | 8 | 8 | 8 | 8 | 9 | 8 | 9 | 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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