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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라 장편/캣츄 더 록!

스미카논(26)「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by 양털책갈피 2024. 5. 10.

▶ 2주 뒤,

 

― 카논의 자취방

― 캔맥주를 손에 든 캣츄 3인방

 

카논 「메이 쨩의 퇴사를 축하하며! 건배~!」

 

스미메이 「건배-」 깡-

 

카논 「크흐으-!」

 

스미레 「뭔 아저씨야?」 피식

 

카논 「이야- 소속사에서 못 마시게 했단 말이지-」

 

스미레 「술 마시고 사고 칠까 봐 그런 거구만.」

 

카논 「아니거든~」

 

메이 「맞는 것 같은데.」

 

카논 「메이 쨩은 술 마시던가?」

 

메이 「딱히 좋아하진 않는데, 일 땜에 억지로 좀 마셨지.」 홀짝

 

카논 「어이구. 고생 많았네, 이제 편하-게 한 잔 해!」

 

메이 「…….」

 

스미레 「카논 텐션은 여전하지?」

 

메이 「그러게.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라, 암튼 그때랑 똑같네.」 허허실실

 

카논 「자아~ 화창한 캣츄의 앞날을 위하여-!!」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 다음날,

― 방바닥에 모여앉아 회의(?) 중인 셋

 

카논 「흐음- 일단 호기롭게 캣츄다아-! 하긴 했는데-」

 

메이 「어떻게 나 퇴사할 동안 뭐 할지 정하지도 않았냐고.」

 

스미레 「퇴사는 퇴사고, 여기 들어온 이상 똑같이 고생해야지.」

 

메이 「그건 당연히 알고 있거든. 적어도 컨셉은 구상했을 줄 알았지.」

 

카논 「이야- 그게 말이지? 일단 캣츄를 하기로 했으니까 캣츄로 불렀던 노래들을 다시 봤단 말이야?」 두 곡이지만

 

메이 「응.」

 

스미레 「메이, 너도 기억하지? 어땠는지.」

 

―『알터네잇! 오와라나이요 카가야!케!』

―『마 . 다 . 다 !』

 

메이 「…Rocking 했지.」 끄덕

 

카논 「그걸 지금 와서 다시 하려니 도무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

 

스미레 「애초에 가사부터 봐.」 프린트 스윽

 

―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있어야 어른이 될까 (그림자놀이)

― 침묵의 공백을 채워준 미소가 지금도 선명해 (알터네이트)

 

메이 「이거 가사 누가 썼더라?」

 

카논 「하잇, 시부야입니다.」

 

스미레 「같이 썼습니다.」

 

메이 「둘이 뭐 고3 때 중2병 왔었어?」

 

카논 「그, 그냥! 락이니까 이런 것도 괜찮겠다 한 거였지!」

 

스미레 「그리고 그때 제일 신나서 목소리 긁고 했던 건 누군데.」

 

메이 「…쌍방으로 사상범이네. 미안.」

 

스미레 「어쨌든. 이걸 다시 꺼내서 부를 용기가 1미리도 없다고.」

 

카논 「그런고로, 우리는 새로운 곡을 쓰기로 했습니다. 메이 쨩, 협조 부탁드립니다.」

 

메이 「작곡… 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흐음

 

카논 「발표는 스미레 쨩이랑 메이 쨩이 만든 거로 갈 거지만, 나도 참여는 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엣헴

 

스미레 「작곡은 당장 나도 되니까.」 10년 동안 놀았겠냐고

 

메이 「그럼 지금 문제는, 만들 능력은 있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거란 거지?」

 

카논 「그렇지.」 끄덕

 

스미레 「캣츄로 활동할 거니까, 느낌 자체는 비슷하게 가고 싶은데… 역시 저 둘의 감성이 지금은 안 나오니까.」

 

메이 「그냥 장르만 락으로 하고, 좀 평범하게 만드는 건 어때?」

 

카논 「요즘 노래들처럼?」

 

스미레 「하긴. 캣츄라고 꼭 하드하게 갈 이유는 없지?」

 

메이 「…둘이 그동안 이 생각을 한 번도 안 한 거야?」 흠칫

 

카논 「메이 쨩, 밖에서 보면 답답하지? 근데 안에 있으면 다르다?」

 

스미레 「관성이란 게 있다니까, 관성.」

 

메이 「…….」 떨떠름

 

스미레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한 거 아니거든?」

 

카논 「그래! 메이 쨩 없는 동안 우리가 아티스트 등록하고 음원발매 유통사 계약하고 발매일 잡고 다 했는데!」 흥칫뿡

 

메이 「곡도 없으면서 그러면 사기 아니야?」

 

스미레 「사기는 얘가 당한 게 사기고.」

 

카논 「아- 전에 한 번 써먹은 말인데, 그거.」 스읍

 

메이 「…그래, 알았어. 고생했어.」

 

스미레 「아무튼. 대충 락을 하긴 할 건데, 컨셉은 옛날처럼 하드하진 않게.」

 

카논 「요즘 락처럼 하자는 거지?」

 

메이 「아님 차트라도 확인해보던가. 자.」 터치, 터치

 

― Subtitle, 아이돌, 괴수의 꽃노래, KICK BACK, 댄스홀…

 

카논 「락이라 할 만한 곡들은 다 밴드인가?」

 

스미레 「밴드라… 밴드 음악.」 흐음

 

카논 「아예 우리도 밴드로 출발할까? 밴드 오브 캣츄- 라는 느낌?」 예이

 

메이 「밴드하기엔 멤버가 모자라지 않아?」

 

스미레 「MGA도 3인 체제니까 불가능하진 않을 걸?」 

 

카논 「메이 쨩, 피아노 아직 칠 줄 알지?」

 

메이 「으, 응? 어- 아마- 대충은?」

 

카논 「나는 기타면 되고- 스미레 쨩은?」

 

스미레 「나도 기타랑 건반.」

 

카논 「…….」 뚜웅-

 

메이 「아아…」 스읍

 

스미레 「왜. 뭘 그렇게 보는데.」 언짢

 

메이 「드럼이나 베이스는 안 돼?」

 

카논 「그래. 좀 배워두지.」

 

스미레 「뭐 임마?」 빠직

 

카논 「이러면 우리끼리 밴드를 하기엔 무리네.」 무시

 

메이 「애초에 셋 다 보컬로 온거나 마찬가지잖아.」

 

카논 「아, 그것도 그렇네.」

 

스미레 「…그래, 됐다.」 체념

 

메이 「아니면 밴드 노래는 밴드 노래인데, 이런 것도 있거든? 잠시만.」 터치터치

 

― ♩~♬. ♪~ ♪♩♩~

―『너와 함께 별자리가 될 수 있다면~』

 

카논 「음음, 이렇게 되는 건가?」 기타 퉁퉁

 

스미레 「오, 꽤 하잖아? 근데 그래서 이건 무슨 노래야?」

 

메이 「만화 주제가…인데, 요즘 인기라나 봐.」

 

카논 「주제가면, OST라는 거지? 역시 이쪽도 그건가.」

 

메이 「응?」 갸웃

 

스미레 「아마 타이업 얘기일 걸?」

※ 음반의 홍보를 위해 여러 미디어에 주제가로 그 곡을 사용하는 것

 

메이 「아-」 끄덕끄덕

 

카논 「아까 봤던 노래들도 다 여기저기 주제가로 쓰인 것들이고- 장르가 아니라 타이업이 중요한 건가-」

 

메이 「그건 너무 딴 길로 빠지는 느낌인데…」

 

스미레 「그래, 지금은 어떤 노래 만들지나 생각해야지. 타이업은 나중에 생각하면 되는 일이고.」

 

메이 「할 수 있다면 말이지.」

 

― 일동 「…….」

 

메이 「…미안.」

 

스미레 「아냐, 현실은 봐야지.」

 

카논 「…좋아! 그럼 일단 밝은 느낌으로 가볼까!」 퉁, 퉁, 쟈가쟝

 

 

스미레 「어때?」

 

카논 「좋은데?」

 

메이 「…….」 얼떨떨

 

카논 「메이 쨩, 왜 그래?」

 

스미레 「뭐 고치고 싶은 거 있어? 아니면 이런 거 좀 넣어달라거나.」 편곡할 때 하면 되니까

 

메이 「아니, 뭔 곡을 20분만에 만들어?」

 

카논 「원래 Feel 오면 이래~」

 

스미레 「할 때는 하는 거라고.」

 

메이 「…가사 빨리 써서 줄게.」

 

 

스미레 「나나 나나~ 나 나 나~」 흥얼흥얼

 

메이 「1절이 기타니까, 2절은 건반으로 하는 게 어때?」

 

스미레 「그건 너무 진지한데.」

 

카논 「캣츄니까 아기고양이는 어때? 나나 나나~ 코네코~ 예~!」 쟈가쟝

 

메이 「으엑…」 기겁

 

스미레 「오, 귀엽고 좋은데?」

 

메이 「너무 그, 유아틱하지 않아? 우리 나이가 몇 갠데.」

 

카논 「에이, 괜찮아! 괜찮아! 메이 쨩 동안이라 아무도 신경 안 써!」 겁나 큰 목소리

 

스미레 「하기로 마음 먹었음 그 정도는 각오해야지! 앞에 나나나나만 채워 봐.」

 

카논 「고양이들 뭐하지? 그루밍?」

 

스미레 「메이, 고양이 좋아하잖아. 빨리 생각해 봐.」

 

메이 「아, 알았어…」

 

카논 「여기 안무도 이렇게 해볼까?」 냥냥냥

 

스미레 「음- 그건 후렴에서 하고, 여기서는 손만 올리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냐

 

카논 「오- 역시 스미레 쨩-」

 

… 다음날,

 

― 깔끔하게 정리된 악보와 퀭한 눈빛의 셋

 

카논 「아- 끝났다.」 풀썩

 

메이 「멜로디만 만들고 끝인 줄 알았는데…」 추욱

 

스미레 「녹음하고 믹싱하는데 못해도 1시간에 3, 4만이니까… 돈 아끼려면 여기까지 완성해야지… 응?」 흠칫

 

카논 「응? 스미레 쨩, 왜?」

 

스미레 「우리 녹음할 스튜디오 구했던가?」

 

카논 「…아.」

 

메이 「에이, 설마.」

 

카논 「깜빡했다-!!!」 벌떡

 

스미레 「야, 음원 발매 계약을 당장 다음달 24일로 잡았는데 그걸…!」

 

카논 「아아- 잠깐만! 스튜디오는 나 아는 곳 있어! 바로 물어볼게!」 삣삐- 뚜르르...

 

스미레 「하아… 아, 기운 빠져.」

 

메이 「왜 그렇게 촉박하게 발매일을 잡았어. 그냥 6개월 정도로 여유 좀 두지.」

 

― 카논 『아, 여보세요-?』

 

스미레 「그쪽에서 바로 다음달로 내자고 한 것도 있고, 괜히 시간 길게 끌면 열심히 안 할 것 같았거든. 카논 생각이었지만.」

 

메이 「그, 그렇구나. …음반은 디지털 싱글로 낸다고 했지?」

 

스미레 「어. 요즘 CD가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니고.」

 

메이 「그렇네.」

 

스미레 「…….」 멍-

 

메이 「…근데 말이야.」

 

스미레 「?」

 

메이 「음원만 달랑 내면, 뭐랄까. 화제성? 인지도? 그런 건 좀 없지 않아?」

 

스미레 「음… 그건 그렇지. 근데 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방송이나 라디오에 나갈 것도 아니고.」

 

메이 「그런가…」

 

스미레 「기껏 해야 SNS나 엘튜브인가?」

 

메이 「…….」 곰곰

 

스미레 「운 좋게 캣츄챌린지 이런 거로 뜨는 거면 모를까. 아아- 그랬음 좋겠다-」

 

메이 「뮤직비디오라도 만들어볼래?」

 

스미레 「뮤직비디오? 만들 수 있으려나.」

 

메이 「역시 시간이 좀 안 되겠지?」

 

스미레 「으음- 근데 뭐, 음원 나오고 그 뒤에 뮤비 올려도 되긴 하니까. 한 번 생각은 해볼까?〔네, 네~ 네에~〕」

 

카논 「네~ 그때 뵙겠습니다~ …결정됐어! 잡았어!」 욧샤

 

메이 「언제야?」

 

카논 「20일!」

 

스미레 「나흘 전이냐… 그래도 용케 그때 스케줄이 비었나보네.」 휴우

 

카논 「응.」

 

메이 「완성본은 당일에 바로 받아볼 수 있는 거야?」

 

카논 「아-마도? 아니, 그렇게 해야지. 근데 중요한 게 있어.」 읏차, 착석

 

스미레 「뭔데?」

 

카논 「우리 2시간밖에 못 써.」

 

스미레 「에.」

 

메이 「2시간 안에 못 만들어?」

 

카논 「우리가 해둔 게 있어서 아-주 빨리 하면 되긴 하는데, 사실 기회가 많이 없긴 하지?」

 

스미레 「많이 없는 게 아니라, 아예 없지. 믹싱하고 마스터링까지 한 번에 하려면, 보컬 녹음은 한 번씩밖에 못할 걸?」

 

메이 「에에…」

 

스미레 「그러니까, 메이.」 지긋

 

메이 「어?」 흠칫

 

스미레 「그때까지 미친 듯이 연습해서 감각 살려야 돼.」

 

메이 「아, 알았어.」 끄덕

 

 

▶ 4월 20일,

 

― 녹음 부스 안의 메이

― 밖에서 지켜보는 카논과 스미레, 몇몇 스태프들

 

카논 「메이 쨩! 파이팅!」

 

메이 『〔끄덕끄덕, 덜덜덜〕』 심호흡

 

스미레 「역시 어쩔 수 없는 건가- 연습을 그렇게 했는데.」

 

카논 「10년만이니까 떨리겠지-」

 

스미레 「녹음만 해도 이런데. 무대에 올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카논 「그래도 메이 쨩, 실전 들어가면 또 다 하잖아~」

 

스미레 「그건 그렇지.」 키득

 

― 메이 『마, 마이크! 테스트! 하,한한 한 번만… 아, 감사합니다.』 쭈뼛

 

카논 「아이고야-」

 

스미레 「괜찮아. 긴장하지 말고-」

 

카논 「시간 많아! 괜찮아!」 할 수 있다!

 

스미레 「어차피 반주는 미디로 다 덮을 거야.」

 

―『저 친구 락커 맞아요?』

 

카논 「아, 네. 맞아요, 네.」 아하하

 

스미레 「옛날에는 눈 뒤집어지고 바로바로 잘 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스미레 「수고하셨습니다~」

 

메이 「시, 실례했습니다!」 꾸벅

 

카논 「가볼게요!」

 

― 스튜디오 건물을 나서는 세 사람

― 카논 손에 들린 외장하드

 

카논 「…크으- 얏따!」 펄쩍

 

메이 「아, 끝났다.」 풀썩

 

스미레 「점프하고 주저앉고 난리네, 난리야. 카논, 너 그러다 파일 망가지면 어쩌려고.」

 

카논 「에이, 괜찮아! 휴대폰에 하나 더 받아뒀으니까! 그리고 아까 유통사로 바로 보냈어!」 브이-

 

스미레 「웬일이래.」

 

메이 「이제 그거, 음원 등록이랑 발매만 기다리면 되는 거야?」

 

카논 「응! 고생했어! 메이 쨩!」

 

메이 「아니, 고생은 뭘…」 쑥스

 

스미레 「그래, 고생은 이제 또 해야지. 계속-」 카논과 메이 어깨동무 와락

 

카논 「우왓!」

 

메이 「낯간지럽게 뭐야, 갑자기.」 뻘쭘

 

스미레 「내가 지금 무슨 청춘드라마 찍자고 이러는 줄 알아? 아, 드라마는 맞을 수도 있겠네.」

 

카논 「응?」

 

메이 「뭐, 뭔데?」 웬지 불안

 

스미레 「메이 네가 그랬지? 뮤직비디오 찍자고.」

 

― 메이 「뮤직비디오라도 만들어볼래?」

 

스미레 「아직 3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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