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후기 모음/라이브 후기

[라이브 후기] 니지 7th ~ NEW TOKIMEKI LAND ~

by 양털책갈피 2024. 10. 31.

※ 데이터 주의. 움짤 매우 많음


0 . Intro

더보기
물남충 쥿키해

1 . 오프닝

더보기

① Just Believe!!! & 虹ヶ咲学園校歌

군가도 콜 넣으면 재밌음

 

"7th 오프닝은 어떤 곡일까?" 를 개막하는 그 순간까지 단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웬만한 라이브의 오프닝 곡은 그 시리즈의 애니메이션 오프닝 곡이거나, 최신 앨범의 타이틀 넘버라서 예측이 되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7th도 아무 의심 없이 "극장판에 나온 단체곡을 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근데 나오는 건 믿기본이었다. 그때 알았다. 아, 에이가사키에는 단체곡이 없구나. 이걸 왜 이때 알았냐고? 에이가사키 못 봤으니까. 아ㅋㅋ

 

믿기본은 6th 후기에서도 말했듯이 니지가사키의 "겡키세츠(aka 벅차오름)"의 정수같은 곡이고, 그렇기에 오프닝 보다는 분위기의 전환을 위한 브레이크나 라이브를 마무리 짓는 후반부에 배치되는 편이다. 이게 첫타자로 나오니 굉장히 신선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꽤 진지하고 비장한 느낌의 무대였던 것도 가벼운 워밍업 느낌이었고, 캐스트들도 한결 가벼운 몸짓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믿기본의 새로운 포인트는 "強く 大きく 響く" 의 어마무시한 코코의 베이스 보이스. 이차페 때도 감탄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개쩔었다.

 

이어서 2번타자 니지교가. 내 모교 교가는 단 한 소절도 기억 안 나는데, 이젠 남의 학교 교가를 듣고 부르며 콜을 박는다. 우리 학교 교가도 저랬으면 빡공했을 듯. 교가에서 좋았던 점은 역시 우리 야붕이가 무대에 같이 선다는 점. 대빵 큰 깃발을 휘두르며 콜을 주도하는 야붕이는 이번 라이브의 드럼메이저이자 콜법관이었다. 아따 멋있다. 역시 SMA에는 무언가가 있다.


2 . 에이가사키(못 봄)

더보기

Rise Up High!

물방울의 스펙트럼

 

물남충을 대량 증산한 것으로 알려진 시즈쿠의 RUH. 홍보용 PV에서 봤던 것이 있으니 라이브에서 어떻게 너프(?)를 먹을지 궁금했는데, 아마 러브라이브에서 허용하는 선에서 가장 과감하게 표현한 것 같다. 이걸로 의상 얘기는 딱 끝내고, 언제나처럼 악곡과 무대와 캐스트 얘기 좀 하자. 어차피 의상은 갤 가니까 쎄빌렀더만.

 

스포 당하기 싫어서 음원도 안 들었기 때문에, 7th 1일차에 처음으로 완곡을 들었다. 듣고 있으니 기시감이 드는 곡 구성과 사운드, 심지어 음정과 박자까지 어디서 들어본 느낌이었다. 무대만 봐서는 모르겠어서 음원을 들어봤는데, 음원으로 들으니 알았다. 판디파 & Guilty!? Farewell party를 적절히 섞고 그걸 시즈쿠의 색으로 풀어낸 거였다. 청량한 미디 사운드에 공상적인 보컬 스킬, 그리고 확실하게 치고 빠지는 드럼 비트, 전체적으로 아쿠아가 자주 쓰는 조합이다.

 

이런 걸 보면 시즈쿠의 타이틀 "연극계 아이돌"이 정말 잘 쓰이고 있는 걸 느낀다. 아나히로, 오드리, 야가모노, 솔리레인, 에이에이사, 소악마까지, 장르의 변주에 더해 캐릭터 해석까지 매번 달라진다. 이번에 RUH도 앞의 곡들과 느낌이 아예 다르고, 캐릭터가 마치 연극을 하듯이 매 무대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기획과 퍼포먼스 양쪽 모두 경외할 일이다. 그리고 이걸 다 소화하는 마에다도 진짜 무섭다. 연기 하는 연기를 보여준다고 6th에서 말했는데, 시즈쿠의 정체성이 매번 다른 모습인만큼, 다음 노래의 콘셉트가 무엇이고 마에다가 어떻게 해석할지 매우 기대된다. 


Daydream Mermaid

이것이 서른 살의 요염함이다 알못들아

 

에이가사키를 안 봐서 의상이 예쁜지는 잘 모르겠는데, 색이 좀 더 진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일부러 채도를 낮춘 느낌인데, 수족관이 모티프인 걸 강조하고 싶어서 물 속(또는 수족관의 어두운 조명)에서 보이는 색으로 만든 게 아닐까 싶다. 의상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곡과 캐스트 얘기다.

 

(지뢰계보다는 훨씬 나을) 인어공주를 받아든 아카링은 서른이라는 심리적 장벽이 무색하게 카나타쨩스럽게 이 독특한 곡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Silent Blaze 다음으로 이질적인 노래라고 생각하는데, 중간에 랩도 들어가고, 구성의 변주도 변덕스럽고, 안무도 꽤 어렵다. 에이가사키 1부 곡들이 전체적으로 어렵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 그나마 쉬운 게 Daydream Mermaid라니, 나마니지 갈아버리려고 작정한 공식이 분명하다. 물론 아카링은 지미집까지 타면서 잘만 했다. 이게 서른의 관록이다.

 

비슷한 곡을 찾으라면 미라파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기타 쓰는 방법이 비슷한 것 말고는 닮은점이 없긴 한데, 같은 사운드를 하나는 경쾌하게, 하나는 달콤하게 연출한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음원 들으며 알게 된 건, 이번 5곡 중에 라이브와 음원의 차이가 가장 적었다는 것. 아카링이 진짜 음원 느낌 그대로 해줬다. 체미도 그렇고, 쿼츠는 뭐하는 유닛일까.


Cara Tesoro

이 사람, "해줘" 하면 진짜 다 해준다

 

'이 미친 공식놈들, 도대체 뭔 곡을 만들어 온 거야?'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무대, 엠마와 츙룽의 Cara Tesoro. 지금까지 럽라에서 보고 들었던 모든 무대와 악곡들 중에서 괴악한 난이도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거다. 이걸 사람이 부르라고 만들었냐? 1개의 악보에 때려넣을 수 있는 건 다 때려넣었다. 장담하는데, 일본 전국에서 이 노래 부를 수 있는 사람 10명도 안 될 거다.

 

근데 그런 노래를 해내는 사람이 하필 럽라에, 니지에, 엠마 역에 있다. 물론 츙룽도 중간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나왔고, 본인 입으로 이 노래 어렵다고 말하더라. 근데 상식적으로 "사시데 마리아"가 어렵다고 공인할 정도면 곡을 잘못 만든 거 아닌가? 좀 부를 수 있게 만들어야지, 이게 뭐냐고. 이쯤되면 이런 노래를 줬는데 클리어하는 츙룽이 잘못한 거다. 이건 너무 어렵다고 협상이라도 좀 하지.

 

그리고 노래만 어려우면 오히려 그려러니 할 텐데, 이걸 춤추면서 부른다. 그것도 츙룽의 시그니처 특기인 사뿐사뿐한 스텝을 밟으며 말이다. 둘 중 하나만 하기도 빡세구만. 각 그룹별 에이스들 보면서 "우리 OO 있으니까, OO 믿고 이렇게 해보자" 라는 서술을 자주 썼는데, Cara Tesoro는 그 끝판왕이다. 츙룽의 한계까지 시켜보자는 그런 의도가 분명하다. 근데 이거 성공했으니 다음에 더 괴악한 거 줄 것 같다. 그리고 츙룽은 또 해내겠지, 그것이 아오아오 삐요롱이니까.


PHOENIX

기다릴게,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도록

 

5곡들 중에 유일하게 "에이가사키를 안 본 게 진짜 개꼽다" 라고 느낀 곡 PHOENIX. 뒷배경으로 나오는 장면 아무리 봐도 럽라 뮤비계 GOAT 느낌인데, 이걸 못 보네. 그리고 다른 것보다 영화를 보고 무대를 봤으면 감상이 완전히 달라질 느낌이라 그렇다.

 

띠드의 무대만 봤을 때는 전체적으로 선언하는 느낌이 강했다. 당장이라도 앞으로 달려나갈 준비가 된 강인한 사람의 자신감 넘치는 도전장에 가까웠다. 장르만 다를뿐, 당연히 Queendom, Eutopia처럼 란쥬의 프로페셔널함과 자기애를 바탕에 두고, 남들이 뭐라 하든, 나 스스로의 약점과 고독을 알고 있기에 오히려 나아갈 자신이 있다는 메세지로 해석됐다.

 

그런데 라이브를 다 보고 음원을 들으니까 정반대였다. 란쥬는 연민과 나약함 위에 위태롭게 쌓아올린 자신감을 노래하고 있었고, 이 목소리는 당당한 선언이 아니라 울분에 찬 비명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마음을 드러내며, 청자에게 자신의 고독에 손을 잡으라 말한다. 우리가 란쥬를 지탱하기 위해서가 아닌, 위태롭지만 쓰러지지 않을 것을 확신하는 란쥬가 또다른 고독 속에 빠진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 손을 뻗는다. 아마 처음으로 란쥬가 타인의 공감을 위해 부르는 노래가 이 곡이 아닐까.

 

그래서 예상컨데, 음원에서는 나약함이 바탕인 란쥬를, 라이브에서는 모든 걸 극복하고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여유롭고 자신만만한 란쥬를 띠드가 표현한 거라 생각하고, 그 중간 과정인 "성장하는 란쥬"는 영화 속에 있을 것 같다. 아 다시 생각해도 개꼽네. 국내개봉 안 함?


Stellar Stream

Show and Prove : 니지가사키의 리더

 

란띠드의 PHOENIX가 영화를 못 봐서 문제라면, 아구뽀무의 Stellar Stream은 그 반대다. 오히려 안 봐서 더 나은 상황이다. 왜냐, 진짜 1일차 퐁의 퍼포먼스 보고 소름돋았다. 영화를 보고 안무와 가창을 익힌채 봤으면 이 충격이 덜 했을 거다. 그냥 퐁이 엄청 연습해서 갈아왔구나, 딱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말았을 거다. 그런데 아예 모른 상태로 이 무대를 보니까 그냥 사람이 달라보인다. 내가 알던 퐁구리가 아니다.

 

사실 퐁의 실력과 기량에 대해서 (그게 억까든 정당한 분석이든) 항상 말이 나오던 게 '퍼포먼스의 밸런스가 좋은 건 맞지만, 임팩트가 있는가?' 라는 의문이었다. 냉정하게 보면, 아유무의 곡이 화려하지 않고, 퐁의 보컬도 색깔이 강하지 않으니 임팩트가 없다면 없는 게(정확히는 적다면 적은 게) 사실이다. 물론 이 점 자체는 강점이 되는 면이 많다. 니지는 어쨌든 솔로 위주이고, 그 중에서 아유무와 퐁이 부드럽고 소녀소녀한 곡을 담당하는 건 정체성이 되니 말이다.

 

문제는 그런 캐릭터성이 표면상 "리더"인 아유무와 퐁에게 주어졌다는 것이고, 이로인해 아유무와 퐁은 어떤 퍼포먼스를 해도 그 잣대에 "리더로서" 적합한가가 붙어버린다. 리더가 항상 열혈에 강력한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지만, 하필 앞뒤에 안쨩과 다테, 치카와 카논이 있어서 퐁과 아유무는 늘 비교에 시달렸다. 오죽 심했으면 리더는 사실 세츠나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겠나. 까놓고 카나타와 아카링이 임팩트 없다며 저평가 당한 적이 있나? 적어도 나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말 못 봤다.

 

그리고 그런 가시돋친 문장들 속에서, 아유무와 퐁은 리더로서의 퍼포먼스 임팩트를 보여줬다. 다른 표현 없이, 진짜 그냥 개쩔었다. 아유무의 이미지를 살리면서, 니지가사키의 리더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무대였다. 이번 투어 1장 주역 중 MVP는 퐁이다. 반박 따위는 받지 않으며, 반박 시 니 말이 틀린 거다.


3 . Back to the 3rd & 5th

더보기

CDCS & 虹色Passions! & 未来ハーモニー

아니가사키의 프롤로그 : 미래하모니

 

에이가사키만으로는 부족할 러닝타임을 무엇으로 채울까, 그 답은 아니가사키 플레이였다. CDCS 나올 때, 이에 더해 의상이 바라바라함을 인지한 순간, 이번 7th는 진짜 셋리가 레전드 갱신이라 느꼈다. 일단 CDCS를 니지쨩 버전으로 듣는 게 되게 오랜만이었고, 1절갑이라 오히려 애니 2기 볼 때의 그 감성이 살아났다. 와중에 1절만 해도 숨차게 어려운 건 똑같다.

 

이어서 1일차에는 1기 오프닝 니지패션, 2일차에는 상상도 못한 미래하모니가 이어졌다. 오프닝 두 곡이야 이후의 셋리를 보면 납득되는 선곡인데, 미래하모니는 곡이 다 끝나고 나서야 선곡 이유를 알았다. 실질적으로 미래하모니가 최초의 애니 그림체 매체이고, 미래하모니를 아니가사키의 연장선상에서 취급하는 공식의 큰 뜻이었다. 근데 그렇게 기왕 해줄 거면 무적급도 좀 해주지.

 

아쉬운 점이라면, 발코니 스테이지를 이용하는 바람에 기껏 바라바라한 의상들을 한 곳에 뭉쳐서 못 봤다는 것. 물론 뒤에 가면 다 소원성취한다.


Dream with You

아유무만의 떨림과 어색함

 

아마 니지가사키 프로젝트 역사에서 가장 큰 변곡점은 니지애니 1기 1화 방영일 것이고, 그 주역은 누가 뭐라 해도 아유무다. 퐁이 앞선 무대에서 아유무의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드림윋유는 우리가 익히 알던 아유무의 모습을 보여줬다. 연약하고 미숙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아이돌스러움을 겸비한 소녀의 모습. 어딘가 어색함이 묻어나오는 소심한 모습이지만, 내면의 꿈만은 도키메키 그 자체인 아유무 말이다. 정말 골통이 잇뽀잇뽀 뽀사진다.

 

그런 점에서, 아유무를 표현할 때는 아유무만의 "어색함"을 표현하는 게 나는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연기자의 역량을 떠나서, 아유무라는 캐릭터 자체가 행동과 말투에 어색함이 있다. 그래서 어딘가 어설퍼 보이는 부분들이 오히려 아유무답다고 생각한다. 그냥 아유무면 저럴 것 같다. 잘 모르겠으면 니지욘 2기 3화 스토커 뽀무가 "하, 하로-" 하고 인사하는 거 돌려봐라. 지금 그 감성을 얘기하고 있는 거니까.

 

이렇다 보니 퐁보다 역량이 뛰어난 성우들은 있을 지라도, 퐁보다 아유무를 잘 표현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냥 사람이 전적으로 뽀무뽀무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퐁이 1일차에 드림윋유 부를 때, 목이 반쯤 잠겼더라. 앞에서 기운 다 빼서 그런 것 같다. 근데 아유무는 원래 어색하잖아, 오히려 좋아. 


Poppin' Up!

열받게 귀엽네

 

의상에 셋리에 누가 봐도 포핀업 각이었고, 한 번 터졌던 그 의상 그대로 우리 홀쭉치가 올라왔다. 의상은 언제봐도 카스타드 푸딩처럼 생겼고, 공장장이 아닌 마유치는 확실히 열받게 귀엽다. 과장된 애교에 자기 멋대로 카스밍 아레나라고 명명하고 곡 중간에 카스밍 아레나라고 하는 걸 보면 쮸밍이 그 자체다. 쮸밍이 온오프 모드는 언제봐도 신기하다.

 

얼마 전까지 3rd 라이브의 아카이브를 돌려보던 터라 자연스럽게 3rd 때와 비교가 됐는데, 기합이 줄고 여유가 늘었다. 그 사이에 시간이 한참 흘렀고, 마유치도 짬이 찰만큼 찼으니 당연한 말이지만, 포핀업을 이젠 쉽게쉽게 한다. 다만, 마유치는 그 방향이 조금 다르다. 보통 퍼포머의 여유로움은 "아~ 이건 쉽지~" 하는 관록에 가까운데, 마유치는 "니히히~ 역시 짱 귀엽지?" 하는 느낌이다. 과장된 애교를 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쏟아낸다고 말하면 딱 맞겠다.


DIVE!

이 마음이 닿을 수 있게, 날자, 달리자, 뛰어들자!

 

우리 임코코 날아욧! 높게- 더 높게- 하더니 진짜 지미집(?) 타고 날면서 노래하는 코코마루. 록이면 환장하는 사람이라, 정통 팝 록 DIVE에 무대 연출까지 LA 록스타스러운 이번 무대는 역대 코코 무대 중에 가장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역시 내 취향은 돌고돌아 록이다. 여기에 럽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든든한 베이스 발성을 가진 코코는 성악을 배운 록커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캬, 이게 록이지.

 

코코를 볼 때마다 보더콜리랑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무대는 특히나 더 그랬다. 2절 후렴 들어가면서 무대를 뛰는데 진짜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자동으로 들리고, 위에 움짤로 만든 댄스 브레이크는 저게 뭔가 싶은 깽판이었다. 온 집안 박살내면서 해맑게 즐거워하는 보더콜리 맞다. 컨텐츠가 럽라가 아니고, 아이돌이 아니고, 코코가 남자고, 이곳이 락페였다면, 커커는 아마 객석으로 뛰어내렸을 거다. 그리고 관객들 손을 타고 회장 한 바퀴 돌고 왔을 거다. 프레디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サイコーハート

보통 천재들은 자신이 노력가라고 생각한다

 

아사가키테- 로 시작하는 정신나간 난이도의 사이하트. 세상에 누가 저렇게 아침기상 하냐, 군대도 저렇게 빡세게는 안 일어나는데. 그런데 그걸 참 쉽게 하는 사람이 무라낫츠란 말이죠. 아이 곡 중에 쉬운 노래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사이하트 정도면 다른 노래들 보단 쉽지..? 싶다가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뛰는 걸 보면 그냥 공식이 낫쨩 안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누나도 다 해줘서 문제다.

 

3rd와 비교하면, 낫쨩이 지쳐하는 부분이 단 1초도 없다는 게 가장 놀라웠다. 그동안 낫쨩이 보컬이나 퍼포먼스에서 실력이 상승한 건 체감이 되었는데, 쌩으로 체력이 늘었다는 건 느끼질 못 했으니. 진짜 이렇게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안쓰러움과 대견함과 존경이 피어나고, 동시에 낫쨩 본인은 부정해도 역시 이 분야에 재능이 차고 넘친다는 걸 또 확인한다. 애초에 사람은 재능이 있는 곳에서 노력할 수 있다. 저래 뛰고 고음발사 하는데 음정이나 호흡이 일정한 게 말이 안 된다. 특히나 낫쨩처럼 체격이 얇은 사람이 에너제틱 하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낫쨩이 우리 캐스트라 다행이다. 옆집에 있었으면 배아파 죽었다.


⑥ La Bella Patria

산들바람의 대지 찬송

 

삐요롱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살랑살랑 춤을 추는 츙룽과 (1절인 게 너무나도 아쉬운) 청량하고 화사한 라벨파의 시간. 쿼츠 노래들과 함께 츙룽의 춤선이 범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곡으로, 팔다리가 길고 소매 폭도 넓다보니 여간 하늘하늘한 게 아니다. 여기에 색감은 연두빛 앞치마와 흰 원피스라니, 존재 자체가 존엄하시다. 진짜 노래 풀로 좀 해주지, 곡 후반부에 포인트가 모여 있는 터라 더 아쉽다.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라벨파와 엠마의 매력은 1절에서도 충분히 포착할 수 있었다. 역시 엠마의 정체성은 언제나 "노래를 무진장 잘 하는 것"이 맞다. 라벨파가 듣기엔 편해도 음역이 오방 높은 곡이라 쉽지가 않은데, 츙룽이 노래하면 별로 높다는 생각도 안 들고 편안하다. 츙룽이 이 정도 난이도는 아무렇지 않게 소화하니까 다들 엠마가 노래를 잘하는 걸 좀 잊고 사는 것 같다. 


⑦ ツナガルコネクト

자기애에 솔직할 때 배우는 빛난다

 

니지애니 MV 클립 최다조회수를 자랑하는 리나와 체미의 츠나코네. 군대 활동복처럼 생긴 기묘한 의상도 귀엽게 소화하는 맏언니 체미는 어째 갈수록 미모가 리즈시절 갱신이다. 진짜 6th도 그렇고, 고시엔도 그렇고, 쿼츠 라이브 때부터 숨막히게 예쁘다. 내가 웬만해서는 캐스트 외모로 칭찬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체미는 얼빠들 꼬일 만하다. 여기에 들리는 건 리나의 뇌살보이스라니, 텐시 텐사이 텐노지 다나카 30호다.

 

사실 체미가 예쁜 거야 하루이틀 일이 아니니까 구태여 이렇게 말할 필요가 있었겠냐만은, 3rd와 비교하면 표정이 달라서 그렇다. 실력과 안정감은 세컨/셔플 때부터 찬사를 받았던 사람이 체미이고, 딱 하나 아쉬웠던 게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것이었는데, 5th 이후를 기점으로 체미가 자기 스스로를 믿고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

 

체미가 언젠가(기억이 맞다면 6th) 이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는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일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았는지, 둘 다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캐스트 본인이 자신을 믿으면 뭘해도 더 예쁘고 멋지기 마련이다. 가만보면 이런 것까지 리나 닮았다.


⑧ Butterfly

아름다움에 무슨 수식어가 필요하리오

 

카나타 노래 중 최애곡인 Butterfly의 1절갑 리마스터링. 이차페 때도 봤지만, 역시 아카링도 Butterfly를 하면 할수록 내공이 는다. 3rd 때는 (특히 1일차가) 다소 조급하고 박자가 엇나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음정 박자 기교 전부 여유롭고 편안하다. Butterfly가 가창 자체는 쉬운 편이 맞는데, 그 Butterfly만의 매력을 살리면서 카나타스러운 느낌을 내는 게 어려운 것 같다.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많아도, 카나타 쨩은 아카링만 될 수 있다.

 

이것도 역시 1절만 해서 되게 아쉬운데, 아무래도 마지막 후렴이 좀 더 격정적인 맛이 있어서 아카링의 실력을 보여주기 좋았을 것이다. 진짜 완곡했으면 역체 아카링 갱신인데. 그리고 오래된 얘기지만 아카링 본인이 춤에 자신 없다 그랬는데, 이제는 아마 "저 춤 잘 춰요 ㅎㅎ" 할 것 같다. 안무 까먹고 버퍼링 걸려서 컨닝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하면 아마 뉴비들은 절대 못 믿겠지. (세컨 1일차 쿼츠 부분 돌려보면 발견할 수 있음)


⑨ Solitude Rain

비와 그녀의 이야기

 

1절만 해서 손해본 노래로 아마 띠토피아와 함께 Top2를 달릴 솔리레인. 애초에 백댄서 분들도 없어서 완성도 자체는 3rd보다 모자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부족한 부분을 마에다의 역량 하나로 채웠어야 했는데, 카오링이면 그 정도야 쉽다. 근데 이렇게 하는 캐스트가 있으면 그냥 사람 좀 구해다 붙여주지, 재미 적게 있던 것도 뽀려가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솔리레인은 오드리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고, 카오링에게 딱 맞는 음역과 퍼포먼스의 곡이라 생각한다. 시즈쿠가 연극 배우로서 느끼는 것을 성우로서 카오링이 표현하는 그 관계성도 좋고, 오드리처럼 소재가 너무 지엽적이지도 않은, 사람마다 의견이 갈리 수 있겠지만 "오사카 시즈쿠의 마스터피스"에는 솔리레인이 들어가는 게 맞을 거다. 카오링의 마스터피스는 넘버링 바뀔 때마다 새로 나올 거고.

 

끝으로 이건 딴 소린데, 카메라 워킹이 양일 다 나락에 박혀서 움짤 뜰 부분이 없었다. 일 좀 해라, 카메라시치


⑩ VIVID WORLD

"다이버페스의 주인"

 

내가 라이브 후기를 니지 유닛라이브 때부터 쓰기 시작해서 니지 3rd에 대해서는 말을 안 했는데, 몇몇 후기들을 잘 찾아보면 3rd 비비도는 언급이 됐었다. 3rd 당시, 이번 공연의 MVP를 뽑으라면 무조건 미유땅을 뽑을 것이며, 비비도에 대한 코멘트는 "왜 카린이 다이버페스에 출전하는지를 증명한 무대" 라는 말을 썼다. 이 감상은 7th를 본 지금도 동일하며, 7th의 MVP는 퐁일지라도, 아니가사키 파트만큼은 여전히 미유땅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카린오시 입장에서 비비도는 모든 럽라 솔로곡 중 최고의 솔로곡이라 자부할 수준이고, 3rd 라이브의 센터스테 롱테이크는 모든 뷰잉과 BD의 교본으로 쓰일 명장면이다. 이번 7th도 1일차에서 그 핵심을 잘 짚었고, 카린을 담당하는 미유땅도 근래 중 가장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정말 미유땅이 "너, 내가 오시 아니었니?" 라고 멱살잡고 협박하는 매력을 선사했다. 아, 이러니까 카린오시하지 진짜ㅋㅋㅋㅋㅋㅋ 삐가 똑똑했거나, 미유땅이 바보였으면 미유땅 오시 했을 듯.

 

그건 그거고, 비비도는 언제 어떤 무대든 "왜 카린이 다이버페스에 출전하는가" 를 증명한다. 저렇게 하는데 카린이 아니라 다른 멤버가 나갈...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 카린이 못 나갈 이유가 있겠냐고요ㅋㅋㅋㅋ. 와중에 그 미유땅도 3rd와 7th를 비교하니 3rd에는 기합 빡 들어가고 긴장 좀 했더란 게 어이 없었다. 정말 긴장 풀고 즐기면서 하면 이만큼 퍼포먼스가 나오는구나, 이 기량 이 여유 그대로 도쿄돔 좀 가보자. 그리고 거기서 비비도를 풀로 하는 거야. 그때가 오면 소고기 나눔함.


⑪ 夢がここからはじまるよ

울어도 봤고, 웃어도 봤다… 그래도 웃는 게 낫더라

 

니지가사키의 팬이라면 만감이 교차할 유메코코. 슬픈 곡이 아님에도 모두가 울었고, 마땅히 기뻐만 하기엔 어딘가 쓸쓸함이 남는 그런 곡이라 할 수 있겠다. 언젠가 니지가사키의 대단원 라이브가 온다면, 그때 마지막 곡으로 쓰여도 손색이 없을 곡인만큼 존재 자체로 우리에게 감사한 무대가 아닐까 한다. 팬들에 대한 헌사, 동시에 캐스트와 캐릭터들이 서로를 다독이는 느낌의 곡, 그것이 유메코코다.

 

당장 얼마 전에 해봤던 니지가사키 월드컵에서도 결국 돌고돌아 유메코코가 우승했는데, 이 무대가 너무나도 존엄하기 때문에 아카이브로도 잘 돌려볼 수 없는 느낌이 있다. 랜덤재생 때 나오면 화들짝 놀라서 넘기고, 약간 심리적 장벽에 더해 눈물버튼 역할을 하니 일상에서도 피하게 된다. 최고의 무대, 최고의 악곡으로 뽑는 것과 별개로 쉽게 보기는 어려운 것. 약간 명품같은 거라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어쨌든, 유메코코를 울면서 보는 일은 이제 좀 줄어들 것 같다. Blue!가 그랬듯이 말이다.


⑫ Eutopia

란쥬에게 모든 것을 바치도록 해

 

명불허전 자타공인 란쥬의 시그니처 Top of the Top 유토피아. 곡 자체의 난이도가 다른 괴악한 곡들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란쥬로서의 정체성과 곡 그 자체로의 완성도 때문에 끝판왕으로 인식되는만큼 캐스트의 컨디션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고, 7th의 띠드는 유토피아를 역대 최고로 부를 만할 기량으로 선보였다. 아니 근데 진짜 왜 1절만 하냐고. 역체갱신 각이었는데.

 

1절만 하는 바람에 유토피아에서 얘기하고 싶던 부분이 날아가서 할 말이 좀 적은데, 일단 도입부에서 강하게 때리는 띠드의 보컬이 매우 좋았고, 짧다는 단점을 상쇄하는 롱코트 의상이야 이제 사복만큼 잘 어울리니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주목할 건 5th, 리버스 1st, 니지타비와 달리 유콜이었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후렴에 은은하게 깔리는 Top of the top! Top of the world! 의 잔향이라 할 수 있겠다. 관객들의 콜리스처럼 주고받는 느낌보다는 란쥬에 의해 세뇌당한 관객들이 주기도문 외우듯이 중얼중얼 하는 그 느낌이 있다. 이게 대마교 종람주분파의 교주 후토모모 와키나다. 그렇게 세뇌된 애들이 메가진화 질뻐기들이겠지.


⑬ EMOTION

첫 소절에서 결정된 시나리오

 

초고음을 연달아 뽑아내는 걸로 유명한 EMOTION. 5th 당시엔 공연 내외적인 이슈들로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고, 캐스트들의 후일담들로 보건데 그 어지러움을 다잡고 모두들 최고의 공연을 완성시키겠다 결연했을 것이다(실제로도 그런 분위기와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와중에 삐는 럽라 이외 대형 프로젝트에 참가하는데다 하루모에 활동까지 있었고, 가뜩이나 정 많은 성격이라 5th 라이브 당시에 멤버들 중 심리적인 여유가 가장 적었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준수한 무대를 보여줬지만, 삐의 경력과 고점을 아는 입장에서 EMOTION이 어렵긴 해도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리고 이번 7th에서 EMOTION을 부르는데, 딱 첫 소절 들어가자마자 느꼈다. 완전체가 왔다, 그토록 삐가 바라던 EMOTION이 이 자리에서 나오겠구나. 그리고 그 예감은 정확히 적중했다. 음정, 완급조절, 가성 전환, 무엇보다 카랑카랑한 삐 특유의 강렬한 목소리까지, 문자 그대로 완벽했다. 3단 고음 끝난 뒤에 삐 표정만 봐도 "와 나 오늘 진짜 잘했다" 하는 그 마음이 보인다. 참 솔직하게 예쁜 얼굴이다. 표정에 다 드러나니 뭘 더 말하겠나, 모니터링 하면서 다같이 박수 치고 그랬을 거다.

 

그리고 5th 후기 당시 염상 아닌 염상 났던 그 멘트, 이젠 지울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선배님, 정말 제대로 틀리셨습니다. 이제는 제가 왜 삐 오시가 되었는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조만간 EMOTION 클립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7

 

근데 선배님의 감상 이전에도 사실 본토에서도 삐의 보컬에 대해 의심하던 말이 많았던 터라 그 후기를 엄청 탓하고 그러진 않는다. 당시에 삐의 음정이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고. 다만, 결국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사람이 코이즈미 모에카 아닌가, 이제 삐모션으로 의심하는 건 지겨울 때도 됐다.


⑭ stars we chase

Take your hand out, we can reach

 

6th 후기에서도 짧게 언급했는데, 슈슈는 유독 발라드 장르를 할 때 슈슈답지 않게 심하게 긴장하고 떠는 모습이 있다. 개인 활동들과 단체곡들로 미루어 봤을 때, 아마 가사에 감화되어 감정적 동기화가 매우매우 잘 되는 타입이라 그런 것 같다. 공감능력이 높은 멍멍이라고 해야 되려나, 신날 땐 더 신나고 슬플 땐 더 슬픈, 사람이 순박한 성격이라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듯하다. 그 덕분에 I'm still 이나 SWC의 고뇌와 절절함이 잘 와닿는 것도 있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감정에 잡아먹히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라이브와 음원의 괴리가 꽤 큰 편이다. (물론 나는 라이브는 라이브 자체의 매력을 중시해서 상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번 7th SWC는 이전보다 훨씬 절제되고 차분한 무대였다. 일단 긴장이 줄어들어 표정과 동작에서 슈슈가 떨지 않는 게 눈에 보였고, 덕분에 슈슈의 강점인 유려하면서 강한 춤선이 자기 매력을 찾았다. 보컬도 쫓기는 느낌 없이 부드럽고 필요할 때 힘을 실어줬고, 쏟아내던 감정도 잔잔하게 고조시키는 방법으로 표출했다. 전체적으로 담당 캐릭터인 미아가 성숙해졌다는 인상이고, 그토록 잡고 싶던 별(star)을 쟁취해낸 시점이 지금이라 볼 수 있겠다. 덧붙여 슈슈도 발라드에 대한 자신만의 표현을 찾은 것 같고.

 

사실 슈슈가 평소에 보여주던 모습과 발라드 사이의 갭이 엄청나서 슈슈가 낯설게도 느껴지는데, 이 정답은 아마 본인만 알고 있을 거다. 팬으로 보기엔 언제나 예측일 뿐이니. 다만, 이전과 비교해 슈슈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를 찾자면 역시 집에 들어온 두 멍멍이겠거니, 어쨌든 무니랑 빠삐가 도움이 많이 된건가 싶기도 하고. 무니빠삐야, 너희 마마는 이렇게 대단한 분이란다. 말 잘 듣고, 애먹이지 말거라.


⑮ Future Parade

무지개가 시작되는 장소

 

아니가사키 2기를 닫는 곡이자, 유메코코와 함께 상징성으로 쌍벽을 이루는 퓨처파유메코코가 끝을 상징한다면, 퓨처파는 시작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애니 서사 기준 최초의 완전체 니지가사키 무대이면서 매니저 유우까지 조명하니, "니지가사키는 이제 시작이다" 를 선언하는 곡으로 제격이다.

 

그런만큼 조명할 부분이 많은데, 일단 전체적인 그림을 놓고보면 7th에서는 모두가 솔로곡 의상으로 무대에 섰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통일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12명 각자의 솔로 의상으로 무대에 올라 문자 그대로 바라바라(ばらばら)한 광경인데,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삼는 니지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더 잘 맞았다. 통일감이 하나도 없기에 오히려 통일감이 느껴지는 기묘함이 니지가사키다. 이게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 1절 코코의 솔로 파트 誰かの夢の鼓動が高鳴る에서 코코를 중심으로 11명의 멤버가 군무를 하는 장면, 누군가가 니지가사키의 색깔을 물어보면 이 부분을 보여줄 거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보이는 퐁과 코코의 장난기 넘치는 하트 주고 받기. 원래 있는 안무인데, 1일차에선 진지하게 한 거를 2일차에선 둘이 아주 난리났다. 그래, 니지가사키는 이런 통제할 수 없는 바라바라함이 매력이다. 캐스트 개인의 표현력도 다들 정점을 보여주는데,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무표정의 다나카. 5th 때도 그랬지만, 퓨처파만 오면 리나처럼 표정 변화를 아예 보여주지 않는다. 이게 정말 성캐일치지.

 

후렴이야 말할 것도 없는 니지가사키의 목소리. 솔로곡들과 비교하면 훨씬 쉬운 가창과 안무를 바라바라한 12명이 보여주는데 아- 이게 행복이지- 하게 된다. 무대 업스테이지 계단에 앉아 블레이드를 흔드는 야붕이를 보면 캐스트들도 물붕이들과 다를 게 없다. 제작 스태프들도 진심인 게, 약 50초 정도의 마지막 후렴에서 소절마다 조명하는 멤버가 바뀌면서 12명+1명까지 알뜰하게 다 보여준다. (물론 유메코코도 이렇게 찍어줬지만.)

 

끝으로 언급할 것 한 가지, 2일차 2절의 사가라 솔로파트에서 슈슈가 안무 실수했는데, 반응이 진짜 귀엽다. 이건 포스트를 따로 만들어뒀으니, 위에 언급한 장면들과 함께 보자. 진짜 만화 캐릭터도 아니고, 어떻게 저렇게 반응하지ㅋㅋㅋㅋㅋ

 

[라이브 후기] 니지 7th Future Parade 킬포 모음

🌈Future Parade

high-toucheels.tistory.com


4 . 클로징

더보기

TOKIMEKI Runners

우리의 정체성은 도키메키

 

정말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나와서 아직까지 니지가사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니지쨩의 데뷔곡 도키런. 솔직히 나올 거란 예상 자체를 못 했고, 심지어 라이브를 보는 중에도 생각을 못 했다. 그래서 왜 갑자기 도키런이지 의문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도키런도 애니 삽입곡이었다. 역시 설계는 대황가사키.

 

특별히 코멘트할 부분은 없다. 도키런이 희귀종인 것도 아니고, 직접 카운트 해봐야 알겠지만 아마 역대 니지쨩 노래들 중 가장 많이 시연된 무대일 텐데, 할 말이 있겠나. 다들 알아서 잘하고 잘했고 잘할 텐데. 그거랑 별개로 여기서 긴테 쏜 거는 의외였다. 이후에 바로 앵콜로 넘어간 것도 신기했고. 도키런 얘기는 기왕 할 거면 한 달 뒤에 있을 내한에서 풀겠다.


繚乱!ビクトリーロード

니지가사키 공습 경보

 

K-아레나 비사앙-!!! 을 외치게 하는 막간 애니의 마지막 부분, 그리고 예상 그대로 들어맞은 거친 요란의 시간. 이제는 아주 그냥 가스총에 리프트에 폭죽에 아주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갱스터 퐁구리도 재밌고, (내 기억이 맞다면) 요란을 처음하는 커커는 아주 신났다. 댕댕이 슈슈도 신났고, 아뮤즈의 광견 마에다는 또 무슨 개짓거리지 싶고, 삐는 겁먹었다. 아래 의상 때문에 붕 뜬 특공복 라인에 머리에는 알로하 꽃 달고 있고, 아주 놀자판이다 놀자판.

 

캐스트들의 퍼포먼스를 얘기하려 해도 이게 뭐 장르가 장르인지라 보컬이나 안무를 얘기하긴 그렇고.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 거 같다. 아웃트로 편곡 맛깔나게 했는데 짧아서 조금 아쉽더라. 근데 그래서 내한에서 요란 해줄라나.


Level Oops! Adventures

히히, 난장판이다

 

사실상 리버스 유닛곡으로 생각하고 있던 레벨웁스. 리버스 퍼라의 그 무대와 비교하면 오히려 정상적인 무대였지만, 정신 없기는 똑같다. 아 근데 진짜 "그" 안무 없는 건 좀 아쉽다. 12명 단체로 광란의 기차놀이(?) 한 번 해주지. 물론 그 부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삣삐 체미 일기토가 있긴 했는데, 카메라에 둘만 잡히니 전경을 볼 수 있던 것도 아니어서 참 아쉽다.


トワイライト

석양이 스러지면 맑음이 내린다

 

1일차 기준, 그 정신나간 요란 다음이 트와일라잇인 건 누구 발상일까. 그래도 다짜고짜 서정적인 곡은 (비트는 평범한 텐션곡이랑 비슷하다) 아니라서 분위기 전환은 스무스하게 잘 된 느낌이다. 크게 짜여진 무대 각본 없이 캐스트들끼리 잘 노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 그리고 의외로 알로하 셔츠랑 되게 잘 어울린다. 오히려 이게 에이가사키 삽입곡 같다. 이랬는데 설마 에이가사키에 수록된 건 아니겠지ㅋㅋ


Hurray Hurray

가장 "러브라이브" 다운 "니지가사키"의 노래

 

니지가사키와 깃발에는 감동이 있다. 6th의 뉴이어마치와 함께 깃발하면 떠오르는 단체곡 호레호레는 개성 넘치는 니지가사키가 가진 가장 러브라이브 시리즈다운 곡이라 생각한다. 이게 콕 집어서 어떤 부분이 럽라답냐 말하긴 어려운데, 곡 전반에 "지금이 최고" 라는 감성이 깔려 있는 느낌이다. 평소에 후기에서 "청춘감" 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호레호레에도 그 청춘감이 있다. 다만, 다른 곡들과 달리 이것이 애상에 가깝다는 것이지만.

 

퍼포먼스 부분에서 가장 좋았던 건 역시 2절 세츠나-아이로 이어지는 솔로 파트와 그 사이에 보여주는 파도타기 안무. 시각적인 기술도 이유가 되겠지만, 가사와 곡의 분위기, 그리고 이전까지의 라이브와의 대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무대 담당자, 안무가, 캐스트까지, 모두가 이 곡의 해석과 표현을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었고 이것을 유지해 나가려는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내가 약속한 게 있어서 더 얘기는 못 하겠는데, 그냥 이 부분을 보고 아주 에모이했다.

 

그리고 1일차에서 코코가 마이크 고쳤는데, 그 모습도 너무 멋있었다. 세츠나라면 이렇게 하겠지.


⑥ Fly with You!!

비장함에서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비행(Fly)

 

6th에서 플라윋유를 비행(fly)으로 비유했는데, 역시 그 감성은 유지되었다. 차이가 있다면, 6th에서는 굉장히 결연하고 선언하는 느낌이 강해서 비장미가 넘쳤다. 반면 이번 7th에서는 즐겁다는 인상이 가득했다. 캐스트들이 긴장보다는 재미를 느끼며 이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구나, 보는 입장에서도 순수하게 벅차오르는 감정에 텐션이 올라가는 그 뜨거움이 있었다.

 

하여 비유를 하자면, 6th는 이륙, 7th는 비행 그 자체라고 하면 되겠다. 다음 라이브에서는 활강이 될지, 착륙이 될지 모르겠다만, 어쩌면 이대로 쭉 날 수도 있을 것 같고. 뭐 그건 그때 가서 까보면 알겠지. 그냥 지금은 이 비행이 어디로 가든 이어지기만 하면 된다. 


⑦ どこにいても君は君

캠프파이어 엔딩곡

 

이건 뭐라고 줄이지, 도코키미? 뭐라고 줄여도 알아 듣겠지. 도코키미는 에이가사키의 테마곡이다 보니까 지나가면서 듣기는 많이 들었는데, 역시 풀버전을 듣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라이브로 확인한 감성은 여행지에서 모닥불 피워두고 부르는 컨트리 뮤직이었다. 둥글게 앉아서 기타 치고, 박수 치고, 젬베 치면서 부르는 그런 거. 에이가사키를 안 봤지만, 이국적인 휴양지를 무대로 하는만큼 그 분위기를 정말 잘 살린 곡이라는 평이다. 자막까지 띄워서 다같이 부르자는 거 보면 어느 정도 이런 감성을 노린 것도 같다.

 

분위기로 닮은 건 세카오와 노래 중에 모든 것이 부서진 밤에라는 곡이 있는데, 그 노래 닮았다. 물론 가사는 전혀 딴 판이지만. 움짤은 어디 뜰까 하다가 마지막 아웃트로에 13명 한 번씩 다 비춰주길래 그냥 싹 다 긁어왔다. 모바일 데이터 끄고 데탑으로 봅시다. 물붕이 용량이 중요한가, 우리 누나(누나 아님)들이 중요하지. 


5 . 마무리

더보기
솔직히 알로하 셔츠가 이쁜지는 잘 모르겠음. 근데 나마들한테 어울리니까 좋았쓰

걱정 정말 많이 하고 봤던 라이브였는데, (현장은 몰라도) 뷰잉으로는 크게 거슬리는 것 없이 정말 재밌게 잘 봤습니다. 내한에 우려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일단 당장은 걱정보단 설렘을 안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에 개인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일이 있어서 SS든 후기든 밀릴대로 밀려 있는데요, 뭐라 확답은 못 드리겠습니다. 그냥 저 하고 싶은대로 하려고요. 몇 년전처럼 블로그 조회수가 막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잘 나와서 저한테 좋을 것도 없어요. 이게 뭐 광고수익이 있겠습니까, 뭐가 있겠습니까. 어디 이상한 곳에 퍼가고 인용돼서 욕만 먹었는데ㅋㅋ

 

관객 민도 다음으로 걱정인 건 당장 리에라 뷰잉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건데요, 돈은 있으니 볼 수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쿠아 피날레는 솔직히 걱정 없습니다. 아쿠아가 누군데, 아쿠아가 더 잘 알고 잘 할 겁니다. 그런 확신이 있어요. 사실 럽라 파면서 캐스트가 문제였던 적이 있겠어요, 다 오타쿠 잘못이지.

 

여름과 비교하면 건강상태는 많이 좋아졌으니, 딱 죽기 전까지 덕질할 생각입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니지쨩과 리에라의 마무리는 보고 가고 싶네요. 그걸 보면 죽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지만요.

 

다음 포스팅은 나츠마리 11월호거나, 아니면 짧게 리에라 리리이베 얘기, 혹은 오하라 탐정일 것 같아요. 뭐가 됐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쪄오겠습니다.

 

언제나 러브라이브 시리즈, 우리 니지쨩, 퐁구리, 공장장, 마에다, 루루땅, 무라낫츠, 아카링, 커커, 츙룽, 다나카, 삣삐, 슈슈, 호밍밍, 야붕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또 봐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