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 Intro


1 . 리에라
① 青春HOPPERS

"러브라이브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이 무대를 보라."
후기 시작부터 이런 말을 꺼내긴 좀 그렇지만, 이번에 아시아투어 후기를 쓸 생각이 없었다. 정확히는 앞으로 후기를 쓸 생각이 아예 없었다. 니지 내한을 기점으로 덕질의 동력을 상실한 상태였고, 언제부턴가 럽라 내부적으로도 어수선했고, 근래에 개인사가 겹쳤고, 특히 1월에 누마즈를 다녀오면서 "내가 이제 더 덕질할 의미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웃기는 말이지만, 이제는 내가 럽라에서 있을 자리가 없다고 느꼈다. 이 무대를 보기 전까지는.
청춘홉퍼는 리리이베 때 처음 봤고, 그때도 "와, 이 무대 하나만을 위해서 후기를 써야 되나?" 할 정도로 충격적인 곡이었다. 그런 곡을 페스급 공연에서 리에라가 선보였고, 리리이베에서 느낀 감상 그대로다. "이 무대 하나를 리뷰하기 위해 아시아 투어 후기를 쓰겠다."
11명 개개인의 퍼포먼스도 최고점을 찍었고, 멤버들 간의 호흡도 역대 리에라 무대 중에 가장 잘 맞았고, 무엇보다 이번에 처음으로 리에라의 목소리를 들었다. 감히 말하건데, 리에라가 아쿠아에 필적하는 수준까지 올랐다고 본다. 중간의 댄스 브레이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리에라의 목소리도 찾았고. 이를 초과하는 퍼포먼스는 상상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수준일 것이다.
그리고 이 무대뿐 아니라 아시아투어 전체를 관통하는 생각인데, 다테가 정말 보법이 다르다. 이번에 다테에 대해 딱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거다. "러브라이브!의 정당한 계승자."
② キラーキューン☆

역대 최고의 키라큥
2024년 아카이브 시청 통계에도 나왔지만, 키라큥은 총 재생횟수 2위에 랭크된 곡이고 4th부터 유닛팬미까지 언제 어떤 무대든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 리에라의 시그니처 곡이다. 그러니 당연히 요코하마에 나올 것이 분명했고, 그 무대의 완성도는 그 수많은 키라큥을 전부 범부로 만들어버릴 마스터피스였다.
늘 하는 말인데 라이브의 묘미는 음원과 전혀 다른 돌발상황과 캐스트들의 애드립이고, 이번 키라큥은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음원은 박살내고 하고 싶은대로 재밌게 하는 게 정말 좋았다. 단체로 뭔가 싱크라화 되어버린 그 맛이 보통 맛있는 게 아니다.
특히나 빛났던 건 1기생들. 다테의 엄청 큰 목소리와 스크래치, 리유의 진짜가짜랩, 나코의 애교 섞인 마무리, 페이의 돌고래 큥큥, 나기의 렌렌모드. 1기생들이 나서서 이렇게 난장판으로 불러주는 게 내 기억에는 없었다. 여기에 한술 더 뜨는 훙훙이의 하이라이트 애드리브, 야부의 진심어린 이미와칸나이. 어떻게 가장 얌전한 사람이 쿠마모링유이사쿠.
③ TO BE CONTINUED

페이튼 나오미"도" 있으니까
각 그룹별로 3개의 무대만 리뷰하기로 결정했을 때, 리에라의 마지막 한 자리는 어떤 곡을 해야 하나 끝까지 고민했다. 그 후보는 투비컨과 논픽션이었는데, 고민 끝에 투비컨으로 결정했다. 일단 두 곡의 포지션이 상당히 겹친다고 생각하는데, 두 곡 모두 "우리 페이튼 나오미 있으니까 이거 해보자" 하는 곡이라는 것. 페이에게 캐리롤을 맡기는 곡들이고, 지금까지 페이가 그걸 모두 이론대로 수행해준 곡들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논픽션 보다 투비컨이 좀 더 리에라에게 적합한 곡이라 생각했다. 논픽션이 페이가 있으니 하는 곡이라면, 투비컨은 페이도 있으니 하는 곡이다. 리에라의 모두가 빛나는 것을 상정하고 만든 곡에 하이라이트를 페이에게 쥐어준 곡, 그런 곡이 투비컨이다. 그렇기에 멤버 각자가 킬링파트를 하나씩 담당하고, 그 중에서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파트의 사람에게 오시로서 충성을 바치게 되는 구조다. 나만 해도 투비컨의 쿠마에게 반해 쿠마오시가 된 것도 10% 정도 있으니 말이다.
한편으론 이번에 투비컨이 나올 거란 생각 자체를 못 했다. 언제나 리에라의 앵콜 파트를 책임진 곡이라 합동에서 리에라 단독으로 꺼내기 어려운 곡이었고, 투어의 마지막은 뮤즈가 장식하니 이 곡이 낄 자리가 없었다. 근데 그런 거 모르겠고 우리는 하고 싶고 잘하는 곡 하겠다는 듯이, 리에라만의 무대로는 이번에도 앵콜의 자리를 차지한 게 어찌보면 그룹고시엔을 상정한 건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그리고 오해할까봐 하는 말인데, 논픽션은 서사부터가 스미레를 위한 곡이니 페이를 위시한 설계가 맞다. 근데 그걸 깨고 다른 멤버들이 직접 킬링파트를 발굴해내는 거지. 오히려 그래서 "저 친구 미친 친구구나" 하는 게 있긴 하다. 그럼에도 투비컨을 택한 건, 지금까지 논픽션을 너무 많이 다뤘다.
2 . 아쿠아
① KU-RU-KU-RU Cruller!

매니저, 여기 콜라 한 잔. 각설탕 2개 더 넣어서.
아쿠아가 불렀을 때와 와이와이와이가 불렀을 때 가장 차이가 큰 곡이 쿠루쿠루라고 본다. 본래 하우스풍에 재지한 사운드가 있으니, 9인이 부를 때도 사교장의 느낌이 나면서 칵테일바의 달짝지근한 향이 있었다. 근데 와이와이와이 셋이 부르니 갑자기 분위기가 콜라텍으로 바뀌었다. 압도적으로 그윽하신 한 분의 파트가 늘어나서 그런 것 같긴 한데, 후리가 원래 또 이런 노래를 잘하긴 하지.
컁후리슈카 세 명의 실력과 안정감을 굳이 언급해야 할까 싶긴한데, 가장 감탄(?)한 건 슈카였다. 내한에서 저 보컬을 들어봤으니 그 레벨을 알고는 있었다만, 이번에 유독 더 눈에 띄었다. 슈카 특유의 흉성에서 밀어올리는 보컬톤은 진짜 사기다. 세 사람 중 저음역을 슈카가 담당하니 사람 목소리로 베이스 치는 격으로 소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쿠루쿠루 장르가 장르라 더 부각된 것도 있고, 슈카 차력쇼는 밑에 유메유메 가서 더 얘기하겠다.
② Deep Resonance

무대 위에서 불화가 있을 때
예전에 리에라 5th의 Stella!에서 사유나코페이 셋이 보컬로 싸우면서 자웅을 겨루는 것을 보고 "무대 위에서 불화가 있다" 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표현을 딥레조에도 써야겠다. 와이와이와이 셋이 보컬로 싸우고 있다. 아니 근데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딥레조는 원래 컁의, 컁에 의한, 컁을 위한 곡이잖아. 다들 말은 안 해도 이 곡은 "코바야시 아이카 있으니 캐리롤 한 번 주자" 라는 느낌으로 만든 곡 맞잖아. 근데 그런 곡에서 슈카와 후리가 컁한테 "노래 내놔" 를 시전하고 있는 거다.
고시엔 때 쿨조에서 딥레조를 했고, 당시에 미유땅-쿠마-낫스라는 베테랑 or 미친깡 조합을 줬는데도 노래를 안 뺏긴게 컁이었다. 그나마 타노상 우대로 캐리롤을 아사밍과 양분했던 거였는데, 와이와이와이는 셋이서 곡의 주도권을 두고 계속 싸운다. 컁이 도입부에서 약간 내려놓듯이 섬세하게 들어가니까, 후리는 개인활동에서 보여주는 보컬색으로 색채를 덮어씌우고, 슈카는 보컬 힘으로 컁을 밀어버리려고 한다. 이게 참 컁을 상대로 싸움을 걸고 합을 맞출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다른 부분도 아니고 보컬 테크닉과 성량에서 싸움을 거는 건 그냥 미친 사람들이다.
③ ユメ語るよりユメ歌おう

노래를 잘하고 싶다면, 슈카를 공부해라
슈카의 보컬에 대해 지나가듯이 말한 적 있는데, 이번에 드디어 제대로 다룰 각이 나왔다. (개인적인 견해니까 걸러듣길 바라는데) 아쿠아의 "3대장 킹컁냐" 라고는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캐스트 개인의 컨디션 고점과 특색, 시그니처 쿠세들의 집합체로서 Top3라는 게 내 견해다. 쉽게 말하면, 킹컁냐는 킹컁냐니까 저렇게 부르고 꺾고 올리고 접고 하는 게 된다는 것이고, 이들을 보고 보컬 배우면 목 망치기 딱 좋다. 아무나 못 내는 소리를 재능에 노력으로 깎아온 게 킹컁냐다.
반면에 슈카는 "평범한 사람이 극한으로 보컬을 깎은 형태" 라고 본다. 이건 내 경험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지식들을 종합해서 내린 결론이다. 슈카의 보컬 특징은 흉성과 두성을 연결해서 소리를 내는 거다. 이걸 발성학에선 믹스보이스라고 부르는데, 두 발성의 장점을 합쳐놓은 방법이라 보면 된다. 그러니까 흉성의 풍부한 볼륨에 두성의 고음역이 합쳐지는 효과가 나온다. 이건 노래를 잘하고 싶으면 당연히 습득해야 하는 기술이다.
장담컨데, 럽라 캐스트들 전체에서 이 목소리를 가장 잘 쓰는 사람이 슈카다. 믹스 보이스의 가장 교과서적인 모습과 활용을 보여주고 있고, 혹여나 노래를 잘하고 싶다면 슈카를 공부하면 된다. 여기에 두성을 더 끼얹어서 고음역을 확 높이면 페이가 되고, 흉성을 극대화해서 울림을 크게 주면 코코가 된다. 근데 그 둘은 타고난 신체가 받쳐주니 되는 거고, 범인은 슈카를 바라보고 공부하면 충분할 거다.
(물론 공부한다고 슈카만큼 잘 부르게 될 일은 거의 없다. 저 누나가 말이 "평범" 이지, 체력과 성대의 피로 관리는 비범이다. 우리같은 사람은 연습해도 슈카처럼 부르면 딱 1곡 하고 리타이어다.)
3 . 니지
① 未来ハーモニー

POS : 하야시 코코
이번에 니지쨩 6명의 컨디션이 가히 내한급으로 좋긴 했는데, 특히나 눈에 띄는 건 당연히 코코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미래하모니의 간드러지는 고음 때문이다. 코코의 시그니처라고 하면 보통 믿기본의 인간베이스를 떠올리며 도쿄돔을 진동한 저음을 생각하는데, 아시아투어에선 정말 반전매력이란 말 그대로였다. 코코의 고음이 전율케했다.
본인이 센터임에도 결석한 카스밍을 대신하여, 세츠나가 1절의 카스밍 파트를 맡았는데, 진짜 듣자마자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코코가 저 음역대에서 저 성량으로 저 힘으로 소리를 쏘아올리고 밀어붙인다고? 이제까지의 코코를 생각하면 절대, 상상조차 못했을 차력쇼였다. 딱히 코코가 저평가를 받은 적이 없긴 하다만, 지금까지의 칭찬과 감탄과 예상들이 전부 저평가가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코코에 대해 너무도 몰랐습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② Just Believe!!!

도쿄돔 영역전개
이차페 이후로 믿기본을 듣고 보고 있으면 묘하게 도쿄돔의 그 감상이 올라온다. 원래 니지가사키가 자랑하는 벅차오름의 정수가 이곳에 있다고 말한 바 있고, 동시에 그 감정을 말로 풀어내기가 어려워 묘하게 믿기본의 문장이 짧고 그랬다. 이번에도 큰 차이가 없겠지만서도, 그래도 최선을 다해 하나하나 풀어봤다.
일단 가장 먼저 뇌리에 박히는 건 "이 곡은 12명이 부르는 걸 상정한 곡" 이란 느낌. 내한에서 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온뷰로 보니까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반반가사키가 되니까 확실히 사운드의 볼륨이 줄었다는 느낌이다. 니지가 솔로 위주다 보니 그래도 단체곡에서 누군가의 빈 자리가 덜 체감되는 그룹인데, 이번 믿기본은 달랐다. 요코하마의 멤버 구성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보컬 힘으로 밀어붙이는 저돌적인 슈슈와 멤버 전체의 조화를 이끄는 아카링이 빠진게 두드러진 느낌이다. 이번 멤버들은 다들 각자의 음역에서 섬세함에 강점이 있는 멤버들이고, 확실한 엑셀은 코코뿐이니까.
그럼에도 역시 믿기본은 그 도쿄돔의 힘을 갖고 있다. 이건 퍼포머의 수와 컨디션을 떠나서 곡의 이미지이고, 한 번 도쿄돔에서 피로한 뒤로 곡 자체가 도쿄돔을 자신의 것으로 합병한 거라 본다. 이제 웬만한 회장에서 믿기본을 하면, 그 장소가 도쿄돔이 될 거다.
③ NEO SKY, NEO MAP!

세상의 끝 멜로디 4분 38초
내 손으로 후기를 쓰기 시작한 게 니지 유닛라이브 때부터니, 정말정말 좋아하는 곡임에도 네오네오를 다룰 수 있는 상황이 없었다. 다른 건 둘째 치고, 네오네오의 포지션을 대체할 수많은 발라드 계열 곡들이 나오고, 이에 더해 신멤버까지 있었으니, 애니 1기의 엔딩이자 9인곡인 네오네오를 또 할 거라는 생각 자체를 안 했다. 그런데 짜잔, 절대라는 건 없군요.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니지타비에서 부른 게 마지막이고, 그 마저도 단 4명(아땅카코)으로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어쨌든 "라이브" 단위에서 부른 건 쿼츠 퍼라, 동호회 명의로는 3rd가 마지막인 그런 곡이 네오네오인데, 진짜 전주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들릴 때 숨을 못 쉬었다. 와 이걸 진짜 해준다고?
네오네오의 매력은 2절 후렴이 끝난 뒤에 오는 변주에 있다. 후렴 종료와 함께 들려오는 박수 소리 위에 학년별로, 2학년 한 사람씩,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보컬. 그리고 합쳐지는 모든 멤버들의 목소리, 그 이후에 화려하게 리프하는 현악기에 리드미컬한 피아노 사운드, 노래가 갖는 그 스케일이 럽라 전체에서도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네오네오의 반주를 단 한 번도 라이브 사운드로 연주한 적이 없음에도, 이미 머리와 마음은 회장에 오케스트라를 대동했고 멤버들은 피아노를 사용하는 밴드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사운드가 딱 후카세 사토시가 추구하는 사운드다. 세카오와의 곡과 콘서트에서 자주 느꼈다.
4 . 하스
① ファンファーレ!!!

우하하 빵파레
내가 미라파, 특히 린린한테 정말 미안한데, 104기부터 미라파 곡을 상승기류 빼고는 진짜 두 번 안 들었다. 라이브도 아예 안 봤다. 나 빵빠레 라이브를 이때 첨 봤고, 풀 사운드로 듣는 건 두번째였다. 나보고 미라파 안티라고 하면 뭐라 변명할 말은 없는데, 노래 취향이 정확히 반대로 대쉬하는 와중에 민도는 개작살나서 감상도 안 되고, 까놓고 이걸 본다고 좋은 말을 해줄게 "헤헤 코나 이쁘다, 린린 이쁘다, 캉캉 이쁘다" 이거 말고는 없었다. 이건 아마 이렇게 특수한 공연이 아니면 웬만해선 유지될 기조라고 미리 언질을 좀 하려한다.
암튼 그래서 팡파레를 이때 처음 봤는데, 감상은 언제나의 미라파다운 그 말. 아따 어지럽다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만취공중해적단 미라파티티나 도도도 보다는 정돈된 분위기라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캉코나 안 본지 오래되긴 했는데, 이 둘은 크게 변한 게 없구나 싶었다. 내가 기억하던 언제나의 꾸깃함과 완벽주의자였다. 그리고 린린은 확실히 미라파티티에서 벗어나니 제 실력이 나온다. 사람이 후리-체미과에 속하는 것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린린은 타고난 목소리부터가 개성적이란 것. 그리고 린린 랩, 이 사람이 하스의 랩 자원이구나. 아 진짜 잘한다.
셋 다 연습 참 많이 했을 텐데, 이게 취향은 어쩔 수가 없다. 차분한 감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 그렇고. 미라파는 내가 아니라 딴 놈들이 애껴주겠지. 난 셋이 나온 셔플 무대 위주로 돌려봐야겠다.
② Proof

자신감이란 나만이 가진 나약함이 빛을 내는 것
이번 104기 곡들 중에 유일하게 3rd 라이브로 본 적 있는 곡이 Proof 다. 하스 최애 유닛 돌케니까 본 것도 있고, 하스 최애 낫스 볼 생각으로 본 것도 있고, 돌케 곡들을 최신호로 보고 싶던 것도 있고, 암튼 그래서 낯선 하스 라인업에서 유일하게 반갑던 곡이다.
3rd 때도 느꼈지만, 낫스와 코토코가 의도적으로 후후에게 캐리롤을 몰아주고 있다. 낫스라면 더 지를 수 있고, 코토코라면 더 파고들 수 있을 텐데, 둘 다 후후의 목소리를 보조해주는 걸 보면 104기 돌케의 방향을 이렇게 잡은 것 같다. 하스 스토리도 그렇고, 104기 돌케는 카치마치의 성장기라 보면 되겠다.
후후는 어떨지 몰라도, 카치마치는 등장 당시의 캐릭터성이 노력파라 결국 자신의 결핍을 채우는 것이 골자가 되는 아이다. 모자람을 채우는 것이 매력이 되기에, 그 모자람과 비어있음, 균열과 상처를 직시해야 할 서사적 의무가 있고, 그것이 곧 연기와 라이브에서 드러나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후후가 악에 받쳐 내지르는 샤우팅이 그 누구보다도 카치마치했다.
의도든 아니든, 지금의 후후에게는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라는 말을 하게 만드는데, 마지막 표정 보면 자신감이야 체스토- 한 것 같고, 노래할 때 카치마치가 접신하는 거라고 생각하련다.
③ 月夜見海月

덧없음에 유영하는 꽃잎이 시들지 않음을
이번 하스곡 무대 중에 가장 좋았던 곡이 달해파리다. 음원으로 나왔을 때부터 느꼈지만, 곡의 완성도가 엄청 높다. 농담 아니고 호리호리 보다 더 완성도 높은 곡이라 생각한다. 목에 폭탄 목걸이 채우고 물어보면 스리부 최고의 악곡이 달해파리 라고 말할 거다.
오리엔탈 발라드의 매력을 살리면서, 스리부만의 감성, 가사에 담긴 은유, 안무의 적절성, 캐스트의 연기와 보컬합, 그냥 다 완벽하다. 순수하게 "무대의 예술적 완성도" 로 아시아투어를 평가하면 이 무대가 1등이다. 앞으로 어떤 라이브와 무대가 등장하든, 예술성에서 이 무대를 이기는 건 정말 힘들 거다. 순수하게 아름답다.
그리고 가장 놀란 건 보컬인데, 같은 러닝 타임에서 파트 배분이 세 사람으로 늘어나니 츄케의 피로 관리가 수월해지면서 카호의 명랑한 진성이 곡 끝까지 힘을 잃지 않게 됐고, 그 덕분에 애처로운 우이사마의 보컬이 곡의 분위기를 리드하는 중임에도 코즈에와 카호의 합이 절묘하게 딱 들어맞고 있다.
여기에 둘의 조화를 담당하는 히쨩의 보컬이 자기만의 색깔과 매력을 갖고 있다. 공기가 잔뜩 섞인 독특한 창법이 중심을 잡아주니 스리부의 개성 강한 둘이 제대로 조화를 이룬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스리부는 반쪽짜리라는 느낌도 있다. 스리부 원리주의자들한테는 미안한데, 난 긴코와 히쨩이 합류했기에 스리부가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5 . 뮤즈
① 僕らのLIVE 君とのLIFE

"전설개막"
내가 뮤즈 누님들을 상대로 뭐가 어떻다 저렇다 얘기할 건 없어 보이고, 보라라라는 그냥 위의 한 마디면 되는 거 아닌가 한다. 태초에 이 곡이 있었다.
② Wonderful Rush

어 그래 맞아 누나야
아 근데 WR은 감상 좀 풀자. 무대와 캐스트의 체급론을 자주 설파하는 입장에서, 진짜 Pile의 원더풀 차력쇼는 보고 이게 뭐지 했다. 저 누나 뭐지 진짜, 와 진짜 깜짝 놀랐다. 원래 음원에서 가성으로 하는 부분인데다 코토리 센터니까 가성으로 적당히 부드럽게 넘기는 식으로 해줄줄 알았다. 근데 그걸 거기서 냅다 진성으로 발사해버린다.
예전에 아이리 누나와 큰돌형 방송에 Pile이 나왔을 때, 애니송 맛있게 부르는 요령을 보여준 적 있다. 대충 발음을 강하고 끈적하게 씹으면서 한 음절씩 뱉어내면 되는 건데, 저걸 두성으로 고음 발사하면서 하라고는 안 했다. 그 창법이 왜 저 미친 음역에서, 심지어 두성으로 쩌렁쩌렁 울리는지... 그래, 어찌보면 당연했다, 저 누나 가수다.
그리고 지금 호칭이 꾸준히 Pile인데, 저 무대를 보고 차마 과붕이/파붕이라고는 못 부르겠다.
③ タカラモノズ

스쿠페스 살려내라
앞선 단스타나 WR와 마찬가지로 타카라모노즈를 선곡할 거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일단 나는 못 했다. 정규 타이틀을 하는 동시에 애니 수록 중에 후배들과 하기 좋은 곡들을 고르는 상황이라, 어쨌든 한 곡은 빈 자리가 있긴 했는데, 그걸 이렇게 판을 뒤트시네.
솔직히 1일차랑 똑같이 갈 줄 알았다. 3명뿐이라지만 다들 바쁘신 몸이고, 한편으론 다시 안무를 익히고 파트를 배분하고 리허설에 연습에 쉬운 스케줄이 아니잖나. 그러니 쉽게쉽게 양일 같게 가는 것도 납득되는 템포였다. 그런데 이 누님들, 역시 범부는 예상할 수 없는 프로의식이 만땅이시다.
그리고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슼페의 주제가를 고른다니, 후에 갤주님께서 선곡(+파트 배분) 우리가 했다고 하시는 것 보면 이거 슼페 시리즈 부활 암시인가.
6 . 콜라보
① 愛♡スクリ~ム!

크아아ㅏ아ㅏㅇ아아악 쿠마야ㅏㅏㅏㅏㅏㅏㅏㅏ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아아악 끼에에에에에에엑 쿠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와 진짜 내가 뭘 본 거야 크아아아악 아 진짜 보면서 비명 질렀다. 쿠마가 조금만 더 부끄러워 했거나, 앞머리를 내 취향으로 넘겼으면 진짜 보다가 뇌혈관 터져서 죽었을 거다.
진정하고, 노래 얘기를 하면, 음원으로 들을 때랑 인상이 다른 걸로 치면 아이스크림도 럽라 전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것 같다. 음원은 굳이 따지면 테크노팝이란 느낌이었는데, 라이브로 보니 하우스 록에 가까웠다. 퐁 덕분에 발라드 느낌도 있고, 후리 덕분에 뮤지컬 느낌도 있고. 베라에서 4가지맛 골라먹는 그거처럼 한 곡에 다양한 맛이 들어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쿠마 땜에 정신이 없긴 했는데, 후리는 뭐 음원 그대로 부른다. 저 누나도 이상해, 목에서 루비 목소리가 자동으로 나와.
② 夢で夜空を照らしたい

2기생을 조심하십시오
리에라 5th 때 2기생 넷이서 바이시챠를 "이 노래 우리 꺼" 로 강탈한 바 있는데, 유메테라도 비슷하게 흘러갈 뻔했다. 곡 설계가 뺏고 지키고 그런 곡이 아니었으니 망정이지, 오모히토 정도만 됐어도 와이와이와이 vs 2기생 찍었을 거다. 다행히도 쿠마의 돌발행동(?) 제외하면 일곱 명이 한 팀으로 조화롭게 잘 이끌어갔다. 그래, 유메테라는 이런 맛이지.
가만보면 2기생 네 명이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서로 보컬합을 맞추는게 럽라 내에서 가장 뛰어난 느낌이다. 애초에 학년 단위의 곡이 많지 않긴 하다만, (정식 그룹 및 유닛을 제외하고) 듀오-트리오-콰르텟 조합들을 놓고 보면 2기생 넷이 가장 퍼포먼스 완성도가 좋다. 특히 4명이 한 유닛인 케이스가 극히 드물고, 하필 정체성이 조화인 쿼츠가 있어서 이 부분이 더 부각된다. 얘들은 화음이 메인이 아닌데도 이만큼 한다는 거니까.
억지로 끼워맞춰 보면 싱크라 셋이 원래 호흡 맞추던대로 하고, 거기에 꾀꼬리 보이스 야부가 소리를 묶는 식으로 합을 맞추는 게 아닐까 한다. 뭐가 됐든 2기생만의 무대가 자주 나왔으면.
③ Hop? Stop? Nonstop!

쿠루린 매드무비
미라파와 음악취향이 정반대로 흘러가서 쿠루린 목소리를 거의 못 듣고 살았는데, 이번에 홉스논스로 쿠루린이 등판하고 게다가 6명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바, 앞으로 쿠루린 보고 싶으면 이 무대를 보게 될 것 같다. 예상은 했지만, 진짜 잘한다. 저런 사람이 럽라에 와주다니, 하스 공식은 쿠루린한테 수고비 얹어줘라.
홉스논스는 앞의 유메테라와 비슷하게 와이와이와이 셋이 의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려는 게 보였다. 다만, 그 이유는 달라보이는데 유메테라는 곡 자체가 조화니까 그런 거고, 홉스논스는 콧캉린 셋에게 하이라이트를 맡긴 느낌이다. 베테랑인 본인들이 서포트하면서 후배들에게 기회주기, 이게 끌어주고 밀어주고의 좋은 사례다.
그런 상황에서 하스 3인방 중 가장 눈에 띈 사람이 쿠루린이다. 일단 목소리가 사기다. 소리가 단단한 와이와이와이 셋과 확실하게 대비되는 공기 가득한 둥실함이 시선을 확 끈다. 여기에 같이 온 길쭉이 둘... 한 명은 쫄았고 한 명은 히히 신난다 상태라, 기합 넣고 정확하게 포인트 잡는 쿠루린의 하드캐리가 돋보일 수밖에.
KTK가 신나서 헤실헤실 하는 건 늘 있는 일이니 그렇다쳐도, 캉캉이 쟤는 왜 선배만 보면 쪼는 걸까.
④ TOKIMEKI Runners

평행세계의 니지가사키
니지의 콜라보 곡은 일단 요란이 확실했던 게임이었고, 남은 한 곡이 뭘까 했는데 까보니 짜잔 도키런? 진짜 의외였다. 하필 앞에 아쿠아는 유메테라가 나왔기 때문에 정규 타이틀은 안 하겠지 했다. 이럴 때 역발상을 줘서 바로 1집 타이틀 도키런. 관객들이 정답 못 맞히게 자기들끼리 내기라도 한 건가.
이번 도키런의 전체적인 감상은 이 모습이 평행세계의 니지쨩일 수도 있겠다 하는 것이다. 페이, 사쿠, 코나 (+나이 불명인 후후) 를 제외한, 니리하에서 차출된 멤버 12명이 모두 기존 니지쨩의 나이인 94~02 사이에 있는터라, 세계관이 이리저리 뒤틀리면 이 사람들이 니지에 있었을 수도 있지 않겠나. 그만큼 니지애니의 상징인 페스의 느낌도 있고.
그리고 이 무대에서 "저 녀석 뭐지" 싶었던 인물이 있는데, 바로 다테사유. 사람이 16명인데 혼자 소리 다 뚫고 나온다. 도대체 이차페 때 안쨩이랑 무슨 회담을 가졌던 걸까.
⑤ 繚乱!ビクトリーロード

요코하마 때려부수기
1일차에 안 나와서 식겁했던, 그러나 역시는 역시였던, 럽라 패밀리 최고의 콜라보 곡 요란. 크으, 시작할 때 와이와이와이가 자기들 멋대로 정체불명의 멘트를 선창하고, 후배들이 이이요~로 화답할 때부터 뽕이 찬다. 그리고 100% 퐁의 짓이 확실한 한 박자 늦은 소심한 이이요. 정말 코코로가 뽀무뽀무하다. 이번 요란의 초대손님은 훙훙이-슈카-후후-다테사유-츄케-후리-유이나-코나-컁 9명이었는데, 짧지만 1명씩 다 리뷰해야겠다.
첫 빠따 훙훙이. 맨 앞에 인트로에서도 가져다 썼지만, 진짜 아이돌력이 미쳤다. 진짜 귀엽다. 메이저리그의 강한 2번 타자, 사이토상. 아쿠아의 대선장+와타나베 요우! 이 두 파트의 보이스 체인지가 스바라시하다. 역시 슈카는 슈카야, 어떤 곡을 줘도 여유로워. 다음은 슈슈인지 후후인지 헷갈리는 얼굴의 카치마치 후우카. 앞의 둘과는 다르게 살짝 얼었나 했는데, 어쨌든 간바루죠 체스토-!!!! 성공하면 된 거다. 개인적으로 겁먹은듯한 얼굴이 귀여웠다.
다음은 이번 아시아투어의 최강자이자 4번 타자 다테사유. 진짜 저건 뭐지. 차력쇼도 아니고, 시부야 카논이 그대로 튀어나와서 요란했다. 목소리가 다테가 아니라 시부야였어. 스탠드술사가 따로없다. 다음은 진 응애머장 츄케. 츄케 다른 건 모르겠고, 츄케인게 딱 보이자마자 회장 전체에 벼락이 떨어졌다. 함성 보소.
이어서 2절의 시작을 알리는 후리. 가사에 루비 관련된 건 하나도 없고 전부 코튼캔디다. 이게 쿠로사와 루비야, 욧샤욧샤 에이오야. 그래도 간바루비는 하니까 된 건가. 7번 타자는 굵직한 보이스로 기강 잡고 들어가는 리에라의 광인 유이나. 의도된 건지 실수인지, 암튼 재밌었으니 좋았쓰!
이어서 등장하는 우리의 김코나. 하로메구한 몸짓과 얼굴로 어김없이 가사를 까먹는다. 그래, 이래야 우리 김코나지ㅋㅋㅋㅋㅋ. 마지막에 등장한 역전의 캐리머신 컁붕이. 요시코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고 요하네와 환일로 가득채운 걸 보면 요시코가 확실하다. 컁이 재밌어 하는 게 눈에 보여서 좋았다.
끝으로, 요란 2일차에서 언급을 안 할 수 없는 코코의 요코하마 때려부수기. 뮤지컬 배운 사람이 성악 발성으로 마지막 소절에 뭔 짓을 하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 와 개쩔었다. 이번 아시아투어는 역시 코코 vs 다테 MVP 경쟁이 확실하다.
⑥ MIRACLE NEW STORY

다테야 놀자
요란에서 코코가 역체퍼포먼스 보여줬듯이, 다테는 1일차 미라뉴스에서 또 보여줬다. 홈그라운드 리에라 포함해서 니지와 하스 모두 다 잘하긴 했는데, 이들을 휘어잡고 곡을 끌어가는 건 역시 다테였다. 이야- 얘 뭐지 진짜, 아시아투어에서의 체급이 말이 안 된다. 이번 후기는 절반이 다테 칭찬이다. 중간중간 애드립 넣는 것도 거의 뭐 이나미 2호다. 안쨩이 출연을 안 한 게 아니라 다테한테 빙의한 거 아닐까.
그래서 다테 칭찬 그만하고 다른 분들을 보면, 미라뉴스에선 일단 체미부터 말하련다. 이 누나, 동생들이랑 있는데 하나도 안 밀린다. 내가 얼빠는 아닌데, 아 진짜 예쁘다. 다음은 낫스. 보통 낫스 하면 깡이 넘치는 보컬인데, 이번에 확 들어온건 슬쩍슬쩍 나오는 귀여운 포징과 안무다. 사야카가 저렇게 뽀짝할까 잘 모르겠다.
페이의 쩌렁쩌렁 울리는 천둥페랑이도 나왔고, 중간에 나코 둠칫둠칫도 봤고, 쿠마의 미친 섹시 웨이브도 봤고, 오랜만에 시청각적 과부하가 걸리는 무대였다. 닽대장의 미라뉴스에는 감동이 있다.
⑦ 水しぶきのサイン

청춘의 물보라
리에라 멤버들이 미즈시부 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는데, 그 떡밥이 이거였구나. 7th의 알로하 셔츠와 함께 하니, 이거 참 제 청춘이 아오아오 합니다 허허허.
콜라보라고는 하지만 미유땅, 츙룽, 코코 세 사람만 추가된 터라 언제나의 리에라다우면서도 소리가 풍성한 색다른 무대였다. 전체적인 방향은 유메테라처럼 소수인원으로 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베테랑 아이돌 미유땅과 성악 자원 츙코 듀오를 붙여준 건 신의 한 수였다.
사실 리에라의 목소리를 들은 무대가 청춘호퍼 말고는 없던 것 같은데, 정작 이번 미즈시부에서 리에라+땅츙코의 목소리가 들리다니, 객원 세 사람의 밸류가 여기서 드러난다. 리에라의 목소리를 아래에서 미유코코가, 위에서 츙룽이 감싸며 품어주는 것, 누가 셔플했는지 몰라도 보통 음악 이해도가 뛰어난 분이 아니다.
그리고 유이나의 하드 트롤링(?)에도 흔들리지 않은 사쿠, 장하다.
⑧ Dream Believers

드림팀 빌리버스
도입부에서 심장을 쥐어짜는 미친 무대 도리비리. 앞선 미라뉴스의 멤버들이 퇴장하기 전에 시작하면서 그 웅장함에 경건함까지 더해져서 곡이 갖는 스케일에 소름이 돋았다. 역시 사람은 많고 봐야 하는 건가ㅋㅋㅋㅋ 이대로 다같이 하나 했는데, 결과적으론 니지와 리에라의 화음 자원 6명만 남고 퇴장했다.
미즈시부 때의 땅츙코 트리오가 이번에도 등판했고, 리에라에선 나코나기이나 셋이 투입됐는데, 멤버 조합을 보다시피 하스의 저음을 받쳐줄 멤버들로 꾸렸다. 기존의 하스에서 저음 진성만 담당할 멤버가 우이사마 정도뿐이었고, 때문에 콧땅, 후후, 코나를 강제로 저음으로 돌려 쓰는 기조가 있었다. 그렇다보니 저 셋에게 부담이 가중되기도 했고, 특히 코나는 포변 당한 것과 마찬가지라 9명의 목소리에서 코나의 소리를 짚어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미유땅, 코코, 나코, 나기, 유이나가 확실하게 중저음을 담당하면서 하스 멤버들을 밀어올려주니 9명 각자의 목소리가 모두 살았다. 특히 코나. 다같이 부르는데 코나 목소리가 자기 음역에서 정확히 다 뚫고 나오는데 굉장히 신선했다. 김코나의 밸류를 늘 높게 평가하던만큼, 이번에 다들 코나가 왜 대단한 친구인지 알았으면 한다. 이제 가사만 덜 까먹으면 된다.
근데 서포팅 하라고 데려다놓은 멤버들이 저마다 "히히 발사" 하면서 볼륨을 크게 주니까 무섭더라. 상대적으로 음역이 높은 나코와 이나, 아예 고음역인 츙룽은 안 그랬는데, 코코랑 나기는 자비가 없다. 그리고 미유땅은 마지막에 라라라~ 하며 끝날 때 소리 다 뚫더라.
⑨ On your mark

??? : 노나카 코코나! 노래해 봐! 할 수 있잖아?
카치마치 합류 후부터 사야카가 비중을 줄이고, 동시에 낫스도 무대에서 캐리롤을 후후에게 맡겨왔음은 돌케를 본 사람이면 다 알 거다. 이 기조는 아시아투어에서도 이어졌다. 딱 하나, 온유맠 빼고. 정말 오랜만에 팔문개방 노나카 코코나를 봤다. 내가 저 모습에 낫스오시가 됐다니까.
그럴만도 한 게, 여기에 차출된 니지쨩 3명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잘했다. 하스의 싹을 밟을 생각으로 나온 건지, 체미-마에다-퐁구리 세 명 모두 지금까지 보여줬던 역대 최고의 폼을 재현했다. 7th를 기점으로 레벨이 아예 다른 퐁, 고시엔 논픽션 때의 전설을 다시 보여주는 체미, 곡의 주인인 루리노를 시즈쿠만의 해석으로 완벽하게 대체하는 마에다, 온유맠 뺏으러 온 언니들이 저런 사람들이니 낫스가 팔문개방하지ㅋㅋㅋㅋㅋㅋㅋ
낫스가 좀 살살 하려나 어쩌나 하면서 보다가 니지쨩 3명이 개미친크레이지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아 이거 하스 비상인데...' 하자마자 바로 "히라케-!!!" 크으----- 노나카 코코나는 전설이다.
⑩ Dancing stars on me!

Dancing "Stars" with "Me" ?!
뮤즈 애니 OST, 나아가 뮤즈의 모든 곡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을 뽑으라면 난 아마 단스타 고를 거다. 그리고 그 곡이 이번에 하스 응애들과 콜라보로 나오다니, (아직 볼 게 많긴 해서 죽지는 못 하겠고) 뮤즈에 있어서 여한이 없다고 말하련다.
하스의 104기 유닛 의상도 묘하게 할로윈 가장 느낌이 있어서 잘 어울리기도 하고, 츤-웃치-파붕이는 물론이고 하스의 9명까지 각자의 파트에서 매력이 넘쳤다. 이번 셔플 곡들 중에 "무대" 와 "러브라이브" 로 가장 완성도 높은 무대는 단스타라고 못을 박겠다. 앞의 다른 무대들도 훌륭했고 재밌었지만, 앞으로의 콜라보에서 모범답안이자 이상향으로 제시해줄 건 이 무대다.
그리고 모귯토와 비교하면 1일차 버프가 있던 것도 있는데, 하스 9명의 표정이 정말 행복해보였다. 내가 그 뮤즈의 ~와 무대를 한다니, 이 벅차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보는 사람도 그 마음을 이해하기에, 나 역시 러브라이버기에, 동경하던 별들과 무대를 함께하는 저 모습이 다른 무대들보다 더 아름다울 수밖에.
개인적으로 2절에서의 낫스-캉캉-츄케 솔로파트가 제일 좋았다. 사야카, 루리노, 카호가 부르면 이렇게 불렀을 거다.
⑪ もぎゅっと“love”で接近中!

첫사랑의 설렘과 당돌함을 그대로
츤파일 내한 떄 모귯토 라이브를 처음 들었고, 당시에 이 곡의 진가를 마주하며 감탄했더랬다. 그리고 입럽 10년이 된 후에 재발견한 그 곡을 하스 응애들이 부른다니, 이 무슨 재밌는 일인가 싶었다.
그리고 마주하게된 12인의 모귯토는 물음표 투성이였다. 아니, 왜 다들 1일차보다 훨씬 더 얼었지? 긴장한 얼굴이 그대로 보이고, 음정도 어딘가 엇나가는 곳이 있고, 실수하면 죽는 데스게임마냥 다들 여유가 없었다. 1일차 단스타 그렇게 잘했는데, 차라리 떨고 긴장하면 1일차에 하지, 2일차에 이런다니 전례없던 상황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런 와중에 다들 안무와 동작은 잘 하는데, 순수하게 노래가 어려워서 그런가. 모귯토가 매력을 살리며 부르는 게 어려운 건 사실이니까. 아니면 진짜 웃치가 1일차 끝나고 빠따쳤나.
뭐 설마 그렇기야 하겠냐만은,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분위기라 긴장+긴장인 건 맞는 것 같다. 이유는 본인들이 풀지 않으면 모르겠지. 좋게 생각하면 첫사랑의 고백을 다룬 곡이니 그 설렘을 긴장으로 표현한 거라 보면 될 테고 말이다. 꿈보단 해몽이지.
그리고 그런 와중에 히쨩의 아자토사가 엄청 귀여웠다. 달해파리도 그렇고, 갑자기 막 히쨩이 치고 나온다. 아주 당돌하다.
⑫ No brand girls

오토노키자카의 공습이다
드디어 SDS 각인가-? 했던 차례에 들려오는 드럼비트와 일렉기타. 노브랜도 콘서트 막곡으로 쓰기에 참 좋은 곡이다. 현장이었다면 츤파일 내한의 몇 배는 신났겠지. 딱히 솔로파트가 구분되거나, 누구 한 명을 중점으로 비추는 무대가 아니니 전체적인 그림과 일치감으로 말하려 한다.
노브랜 하면 딱 떠오르는 건 ㅎㅇㅎㅇㅎㅇ! 콜과 그에 맞춰 턴을 하는 무대 위 캐스트들이다. 이 무대-객석이 주고받는 호흡의 일치감이 정말 좋다. 그리고 츤대장님의 MC로 시작되는 Oh yeah! 콜. 이게 락페지 크으- 이때만큼은 빌런 없이 캐스트의 신호와 곡의 설계대로 반응해주는 게 기특하다 기특해.
7 . Outro
다 쓰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죠, 네. 압니다. 일이 많아서 바빴어요.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겁니다. 개인사가 다 그렇죠.
그런 것 치고는 SS는 잘만 쓰고 있다 그죠. 요즘 조회수가 낮길래 다들 안 오나 보다- 하고 쓰고싶은 것들 먼저 썼거든요. 근데 거의 매일마다 이 글에 조회수가 찍히니까... 아, 후기 보러 오는 사람이 있구나 해서 아예 시간을 내서 썼습니다. 움짤도 금방 채울 예정입니다. 주말 사이에 다 채워야죠.
하스 3rd 후기가 없고, 이에 더해 하스 파트에서 제 개인적인 일도 말씀을 좀 드렸습니다. 솔직히 아쿠아 피날레 소식 이후로 정이 크게 떨어졌고, 그런 와중에 라이브 민도는 처박고 있고... 덕질의 원동력이 거의 없어지던 중에 니지 내한을 겪으며 다시 좀 차오르는가 했죠.
근데 1월에 누마즈를 다녀오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그 일을 겪고나니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러브라이브는 나 없어도 상관 없겠다."
그 전까지 저는 의무감으로 덕질하던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좋아하니까 하는 거지, 이 생각이 제일 컸죠. 그래서 SS도 썼고, 후기도 썼던 거예요. 그런데 정말 딱 한 장의 종이 때문에 마음이 크게 꺾였습니다. 피날레 공지도, 각종 사건사고도, 심지어 캐스트의 구설수에도 안 꺾였거든요. 근데 제가 겪은 일이 정말 사소하고 무시하고 넘어가도 될 일인데, 그게 안 되더라고요.
그 뒤로 혼자 카노강 주변을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했어요. 내가 없어도 럽라는 굴러갈 것 같고, 딱히 럽라도 나같은 팬을 원하는 것 같지도 않고. 저는 의무감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그 감정이 사실은 의무감이었고, 그런 같잖은 마음 때문에 나는 배신감을 느꼈구나. 스스로 생각해도 꼴사납고 등신 같더라고요. 내가 뭐라고 대기업 장사와 연예계 엔터테인먼트에 배신감을 느껴요. 그렇게, 그렇고, 그래서 혼자 결정을 내렸던 게 이거예요.
"블로그에서 하던 건 다 마무리하고 가자."
영탐정 오하라에 속도를 낸 것도 그 이유였고, 럽라와 하등 관계 없는 후기를 올린 것도 그 이유였어요. 벌인 일은 다 끝내고, 하나씩 정을 덜어내려는 거죠.
그런 와중에 그래도 어쨌든 아시아투어를 봤고, 충분히 재밌게 봤어요. 그런데 솔직히 22년~23년 이때만큼의 즐거움은 못 느꼈어요. 그렇다보니 결국 밀리고 밀려 한 달 넘게 걸려 후기를 써낸 거겠죠.
리에라 6th도 볼지 안 볼지 미지수예요. 후기 다 보고, 온뷰에서 거슬리는 게 없으면 한두 공연만 보려 합니다. 별로다 하면 아예 안 볼 생각이고요.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아마 2025년이 마지막으로 후기가 올라오는 연도가 아닐까 합니다. 니지타비2 는 봐야 되는데, 그것도 가봐야 알겠죠.
피날레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7:3 정도 될 것 같아요. 30%가 더 커지길 바라야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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