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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모음/라이브 후기

[팬미 후기] 리에라 6th(진) 후기

by 양털책갈피 2024. 8. 31.

0 . Intro


1 . 젠부 쿠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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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 전, 코코마루의 합류와 함께 시작된 니지타비에서 "적당히 봐야지~" 했다가 60만원치를 봤는데, 그때의 기억을 발판 삼아 이번엔 그냥 싹 다 샀다. 일괄로 사면 할인까지 해준다니, 이걸 안 삼? ㅋㅋㅋ

 

 

[니지타비 후기] 레오니 희망사항 + 코코마루 이야기

0 . Intro 더보기 1 . 니지타비 더보기 전체 18공연 중 12공연을 온라인 뷰잉으로 봤다. 12공연 볼 돈이면 한 번은 직관을 했을 텐데. 뭐 어쨌든 이렇게 됐다. 볼거면 그냥 6, 70 주고 올콘으로 할 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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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쓴만큼 뽕 뽑으면 그만이죠? 리에라 유닛 팬미만 227개 무대를 386번 봤다, 이 말이야. 이 개짓거리를 왜 하고 있는지는 대충 아래를 참고하길 바란다. 그리고 대학에서 배운 게 통계내고 데이터 분석하는 거라 그렇다. 혹시 경제학과를 꿈꾸는 친구가 있다면, 제발 가지 마라. 진짜 가지 마라.

 

 

[개짓거리] 2024년 상반기에 아카이브를 몇 번이나 봤을까

※ 술 마시고 작업함.0. 개짓거리의 발단1. 단순 통계먼저 요약행 기능을 통해 본 테이블의 합계 통계부터 내보겠다. 생략된 부분을 포함, 총 793개 무대를 1500회 시청했다.  이어서 곡은 총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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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최종장 1일차 비타서머는 안 봤다. 시발놈들이 곡에다가 무슨 개지랄을 해놓은 거야. 다 디졌으면 좋겠다.

 

뭐 그건 그거고.

 

이 20개짜리 공연을 어떻게 후기를 써야 하나 짱구만 굴리다가 시간이 이렇게 되어버렸는데, 몇몇 곡들은 넘어간다 쳐도 전력라이엇, 카메리아, 땡큐모닝, 아이코토바! 처럼 첫 피로인 곡들이 있는데다가, 4th 후기에서 그토록 원하던 사쿠의 솔로무대까지 나왔으니, 어쨌든 쓰긴 써야겠다 싶었다.

 

 

[라이브 후기] 리에라 4th 도쿄 - 5yncri5e!

※ 데이터 주의. 움짤 많음 0 . Intro 더보기 1 . 솔로곡 찍어! 더보기 ① Butterfly Wing 本当の 『マルガレーテ』を 教えてあげる 유이나는 치바&아이치 공연 때부터 느꼈지만, 3rd와 비교가 안 된다. 3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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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라이브 후기 안 쓴지도 좀 됐고, 그렇게 내린 결론이 "할 말이 있는 곡만 쓰자"가 되시겠다. '이 노래 왜 없지? / 이 무대 왜 없지?' 하는 건 (이 앞에 후기를 준내게 많이 써서) 진짜 쓸 말이 부족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 좀 바라고, 비타서머 제외 227개 무대를 다 쓰는 건 아무도 바라지 않을 이야기 아니겠나. 그렇게 227개 무대에 몇 가지 기준을 세워서 곡 하나하나 엄선했다. 무대는 웬만하면 최종장 무대로 움짤을 딸 거다. 회장의 스케일을 무시 못 한다.

 

취향이 반영되기도 했고, 원활한 로딩을 위해 다루지 않고 넘어가는 곡도 꽤 있다. 그래서 솔로, 유닛 양쪽 모두 분량의 편차가 있을 텐데, "이 양반 누구누구 편애하네" 이런 소리는 안 했으면 한다. 편애를 할 거면 애초에 쓰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까지 후기 꼬박꼬박 읽었으면 그런 소리 못 할 거 다 안다.

 

설마 글도 못 읽는 돌대가리가 럽라 팬덤에 있진 않겠죠

 

토크 파트도 니지타비 후기 때처럼 조금 언급을 하고는 싶었는데, 그냥 쳐낼 거 쳐내고 핵심만 보자.

 

뉴네오신빅영크레이지섹시만마루함바그캣츄
사카쿠라의 호흡

카게아소비 코너는 꼭 보자. 매번 재밌다.


2 . Cat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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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ディストーション

최종장 2일차
캣츄 더 록 !

 

고시엔에서 맛보기로 보여준 이후 수많은 캣붕이와 록붕이들의 애간장을 태웠을 캣츄의 첫 타이틀 넘버 디스토션. 아마 캣츄가 처음 결성되었을 때 사람들이 기대/예상했을 음악은 디스토션이지 않을까 한다. 음악에 재능이 넘치는 아이돌이 보여주는 발랄한 무대 퍼포먼스와 깨끗한 고음이 강점인 보컬리스트들이 어우러지는 상쾌한 밴드 사운드, 공식이 알터네이트와 카게아소비를 하드 록으로 만들어서 셋 다 긁고 으르렁대고 했지만, 역시 깨끗한 음색이 전면에 배치되니 아이돌 느낌이 확 살아났다.

 

다른 곡들에 비해 대중적인 편곡이라 감상이든 해설이든 악곡 구성에서 할 말은 적은 것 같고, 무대의 이미지와 에너지에 대해 다룰 텐데, 한 마디로 요약하면 역시 "캣츄 더 록" 이다. 관객을 전율케 하는 다른 곡들과 달리, 가수와 관객이 함께 즐기는 록 페스티벌의 느낌이 매우 즐거웠다. 특히 회차를 거듭할수록 라스사비에서 울려퍼지는 "이이네!"가 여간 재밌는 게 아니었다. 캣츄는 역시 록스타다. 아마 캣붕이는 물론, 캣츄에게 큰 관심이 없던 이들도 디스토션만큼은 고평가하지 않을까.

 

그런김에 SS 하나 홍보도 하겠다. 내가 쓴 거 내가 하겠다는데 뭐 어떰ㅋㅋ

 

 

[해설편] 【캣츄 더 록】 : 메이킹 필름

스미레(26) 「무명(無名)의 런웨이」카논(26) 「겁쟁이와 노랫소리」메이(25) 「보물을 찾아 떠나는 어른」스미카논(26)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메이(25) 「We Are Champions」0. Intro = BGM더보기1.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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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全力ライオット

최종장 2일차
닽냥이 & 얍쾡이 & 페랑이

 

디스토션의 대중성과 알터네이트의 하드록 사운드를 모두 챙긴 전력 라이엇. 무대가 너무 개쩔다보니 이제 음원이 심심해졌다. 전력 라이엇이면 음원이 절대 심심한 게 아닌데, 그렇게 됐다. 아이치와 미야기 투어 때는 그럭저럭 음원과 라이브가 비슷했는데, K-아레나 오자마자 바로 라이브가 풀악셀 밟고 승천했다. 진짜 개쩔었다. 이게 라이브고, 이게 록이다. 휘몰아치는 기타와 드럼이 날 미치게 한다.

 

그리고 다테, 야부, 페이 세 사람이 보여주는 고전 록 보컬도 말이 안 된다. 영미권 록커들이 자주 보여주는 깡 두성으로 꽉 찬 고음을 발사하는 천둥호랑이 페이, 흉성과 두성을 오가며 곡의 긴장감을 높이는 승냥이 그로울링 다테사유, 꾀꼬리 같은 목소리는 어디가고 소리를 거칠게 긁어내는 살쾡이 야부까지. 특히, 2절 후렴 들어가기 전에 こんなに를 그렇게 긁어주는 건 진짜 미쳤다. 이게 그 뭐만 하면 부끄러워서 얼굴 빨갛게 달아오르는 얍부가 맞냐? 정말 볼따꾸가 웅장해진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엔딩 포즈. 야 이거 누가 봐도 보헤미안 랩소디잖아ㅋㅋㅋㅋㅋㅋ 내 인생 최고의 아티스트 TOP10 뽑으면 무조건 들어갈 Queen을 이렇게 리스펙 해준다고? 난 캣츄가 마약하고 살인을 저질러도 팬으로 남을 거다. 이미 전력 라이엇으로 도파민 주입하고 내 대가릴 깨서 죽였는데, 그 까짓 게 뭐 대수인가. 원래 록커는 사고도 좀 치고 해야 한다.


影遊び

미야기 2일차 낮부
카게아소비는 저평가 되었다.

 

"캣츄의 대표곡은 무엇이냐?" 를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은 디스토션과 알터네이트를 말할 것이다. 그리고 록에 미친 캣붕이가 있다면 전력 라이엇을 슬며시 추천 리스트에 올릴 것이다. 반면에 카게아소비는 앞선 세 개의 곡보다 언급이 적을 수밖에 없다. 매우 특이한 장르에 곡의 분위기도 고딕풍의 음산함이 깃들어 있고, 무엇보다 다른 곡들과 달리 콜하는 재미가 없어서 아이돌 팬덤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4th 후기에서도 잠깐 다뤘을만큼 카게아소비가 호불호를 탈 수밖에 없는 약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도리어 그 약점이 럽라 전체를 관통하는 카게아소비만의 강점이다. 좀 더 비약하면, 아마 일본 가요계 전체에서도 강점이 될 거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보자, "그대들은 다른 곳에 가서 카게아소비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가?" 난 적어도, 리에라 4th 이후로 카게아소비와 같은 족보의 노래를 단 한 곡도 못 들어봤다. 그 어떤 밴드를 찾아가도, 그 어떤 보컬그룹을 찾아가도, 이 사운드는 오직 캣츄에게서만 들을 수 있다.

 

차갑고 열정적이면서 음울하며 희망적인 이 노래에 단 한 번이라도 빠져들면, 다시는 못 벗어난다. 대중성을 포기하고 예술을 선택한 음악이 이것이다. 그리고 움짤은 카게아소비 무대 중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미야기 2일차 낮부를 고르긴 했는데, 사운드는 최종장 1일차가 좀 더 좋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역체아소비는 2024 고시엔 2일차다.


3 . KALEIDO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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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カメリアの囁き

최종장 1일차
한계돌파 유이나

 

카레스코의 고중저 성부 구성이 리유-유이나-나기로 이루어짐은 웬만큼 노래를 들어보면 다들 알 거라 생각하는데, 카레스코 1집으로 넘어오며 이 구성에 스펙트럼이 조금 달라졌다. 일단 첫째, 리유가 가성음역까지 고음역을 넓혔다. 본래 트리오 보컬팀이면 최고음역 담당이 가성으로 미친 애드리브 보여주는 게 정석이고, 리유의 보컬 실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견된 사안이었다. 이어서 둘째, 유이나가 커버하는 음역이 넓어졌다. 리유가 가성으로 고음을 뚫으면서 음역을 재분배한 것인지, 유이나가 평소보다 조금 더 높은 음까지 커버하기 시작했다.

 

이번 유닛 팬미 투어를 쭉 보면서 느낀 건 유이나의 보컬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이었다. 11명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 '보컬 트레이너가 새로 붙었나?' 할 정도로 사람이 바뀌었다. 더욱 놀라운 건 투어 중에 꾸준히 성장했다는 것이다. 유이나의 보컬이 약한 편은 아니지만, 당장 4th와 5th 때만 해도 일정 수준을 넘어가는 고음에선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걸 이번 투어를 통해 뚫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 결실이 카메리아라는 역대 최고의 카레스코 무대로 이어졌다. 진짜 보면서 소름 돋았다. 카메리아의 후렴처럼 최고음역을 담당하는 멤버가 가성을 쓰면 이를 받쳐줄 진성 고음역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컨덕터 역할을 유이나가 맡았는데 진짜, 진짜- 잘했다. 유이나가 지금 당장은 최종장 카메리아가 자기 인생 무대라고 말하고 다녀도 될 정도다. 지금 당장인 이유? 앞으로 더 잘할 테니까.


② ニュートラル

최종장 1일차
나기쨩은 못 하는 게 뭘까

 

상술할 카메리아가 신곡으로 너무 잘 뽑히는 바람에 타이틀인 뉴트럴은 뭐라고 말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도 그럴게, 뉴트럴은 다른 세 곡들과 이질적인 면이 있다. 벨로아, 볼 수 없는 블루 보다 좀 더 화려한 편곡, 그러나 세 사람 중 누군가가 확 눈에 띄지는 않는 무대, 그런데 곡의 구성은 중음역 담당인 유이나가 메인… 좀처럼 양립하기 어려운 감상이 맞부딪친 그런 무대였다. 이게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다가 내가 매우 좋아하는 한국 보컬 그룹 V.O.S가 떠올랐다. 카레스코의 뉴트럴은 V.O.S와 닯았다. 누군가 한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 아닌, 세 사람의 조화로 곡을 만든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편곡과 무대의 괴리가 해결되었다.

 

그리고 V.O.S와 매칭했을 때, 뉴트럴의 페이스 메이커는 나기였다. 상대적으로 저음역을 담당하는 보컬이 착실하게 곡의 바탕을 만들어두고, 자신의 동료들이 그 위에서 날뛸 수 있게 해준다. 조금 가볍게 말하면, 3성부 구성에서 저음 담당은 곡의 저점을 보장하는 역할이다. 나기가 리에라와 카레스코에서 항상 이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니 잊기 쉬운데, 나기도 보컬이 매우 화려한 스타일에 속한다. 기본이 뮤지컬 발성이고, 음역과 무관하게 소리의 깊이가 매우 깊다. 당장 솔로곡 들어보면 이 누나 왤케 잘하지 이 생각이 들지 않나.

 

그런데 그 화려함을 철저하게 숨기고 볼 수 없는 블루에서는 리유에게, 뉴트럴에서는 유이나에게 곡의 고점을 맡긴다. 그리고 이게 역설적으로 고저점 차이가 사라지게 만들어서 눈에 띄는 멤버가 사라진다. 저점이 고점 수준으로 높으면, 그때부터는 그냥 "잘한다"의 영역이다. 기복이 있는 것보다야 그냥 미친듯이 잘하는 게 낫지.

 

아, 근데 카메리아는 셋이 주도권 두고 보컬 전쟁해서 파트마다 메인보컬이 바뀐다. 그거도 매우 좋다.


③ 色づいて透明

니가타 1일차
리유의 소망은 현실이 된다

 

(지금은 비공개 처리 되어있지만) 한때 이 블로그를 뜨겁게 달궜던 게시글이 있었다. 바로 현직(정확히는 전직에 가까운) 뮤지컬 배우가 니지쨩과 리에라쨩을 보고 감상을 남겨준 후기글이다. 그 후기에서 리에라 3rd의 무대 중 정말정말 극찬한 무대가 있는데, 바로 이로토메다. 한국어로 번안해서 쓰고 싶을만큼 탐나는 곡, 일본어를 전혀 모름에도 이 곡의 메세지가 전달되던 놀라운 곡, 수많은 무대들을 봤음에도 넋 놓게 보게 되던 곡, 그 곡이 바로 이로토메다.

 

그 이로토메가 카레스코에 의해 재탄생했다. 이번 니가타 투어는 이로토메 단 하나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 진짜다. 니가타 무대 중에 가장 많이 돌려본 게 이로토메고, 그 숫자도 압도적이다. 말이 안 된다. 이건 정말 대중문화와 순수예술을 아우르는 마스터피스다. 처음 전주 나올 때부터 전율했고, 무대를 보면서도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로토메 하면 떠오르는 논쨩의 소우주 눈빛은 리유가 받아갔다. 사람 눈이 어찌 이렇게 반짝일까.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을 뿐, 3rd 때의 리유도 아마 이 눈빛이지 않았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겹쳐지고, 무대가 끝난 뒤 카레스코 세 사람의 반응을 보니 캐스트들도 이로토메에 대한 인상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다. 셋 모두 격앙된 톤에 돌고래 소리도 나오고, 직접 정말 부르고 싶었다고 코멘트까지 했다. 팬도, 업계인도 감탄한 이로토메는 이걸 부르는 캐스트에게도 특별하고 아름다운 곡이었다. 여러분 이로토메 듣고 구원받으세요.


4 . 5yncri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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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Thank you Good morning

최종장 2일차
안심하고 잘 자, 내일 봐

 

제목에 굿모닝이 들어가지만 도무지 아침에 들을 만한 곡은 아닌듯한 땡큐모닝. 오히려 자기 전에 미리 아침 인사를 하는 듯한 노래다. 이른 아침에 잠든 얼굴을 보고 인사할 수밖에 없어서 그 전날 밤에 건네는 아침 인사, 좋은 밤에 좋은 꿈 꾸고, 다른 시간이지만 우리에게 아침은 무사히 올 테고 좋은 아침이 되길 바라는 그런 마음. 웬지 모르게 부성애가 느껴진다. 하필 노래도 키나코가 센터인데다, 캐스트에도 울트라 슈퍼 막내 사쿠와 12년생이라 해도 믿을 논쨩에, 잊기 쉽지만 04년생 응애 모링이, 동안으로는 어디 가서 안 꿇리는 나코까지. 곰탱이 빼고 다들 딸래미 느낌이 있다. 그럼 쿠마가 아빠하지 뭐.

 

센터가 논쨩이니 하는 말인데, 논쨩은 자신감이 없는 것 치고는 센터를 주면 기가 막히게 한다. 미라뉴스도 그렇고, 키라큥도 그렇고, 아자토사 대마왕이라 그런지 애교 섞어서 잘 부른다. 계산 반, 본능 반인 듯 한데, 뭐가 어쨌든 씹덕들 머리 부수는 쪽으로 도가 텄다. 그런 애가 팬미 투어에서 두 번인가 소감 얘기하다 울었는데, 보는 오타쿠들 마음 아프게 그러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 잘해놓고 울기는 왜 울어. 그러면서 페이, 모링이, 사쿠한테 언니 취급 받고 싶어하고 말이야. 훙훙이는 그냥 쿠로네 잘 깨우고, 많이 먹고, 푹 자고, 친구들이랑 사이 좋게 지냈으면 한다. 공부는 귀여우니까 안 해도 된다.


② Jellyfish

최종장 1일차
밤해파리 때문에 잠들 수 없어

 

이번에 젤리피쉬 후기를 쓰기로 했을 때, 걱정거리가 2개 있었다. 하나는 "움짤은 어디를 떠야 하는가", 다른 하나는 "과연 후기에서 이런 표현을 써도 될까" 이다. 없는 얘기 지어내는 건 글 짬밥이 있으니 그닥 어려운 일이 아닌데, 차고 넘치는 이야기를 줄이는 건 짬이 있어도 너무 힘들다. 젤리피쉬가 딱 그 케이스다. 할 말도 많고, 다루고 싶은 포인트도 많다. 일단 움짤은 센터이자 가장 충격받은 사쿠로 결정했다. 내가 알던 그 사쿠 맞냐. 애가 왤케 잔망해졌어.

 

감상은 하나로 요약하면 "살다보니 리에라에서 섹시가 테마인 곡이 나오는구나". 고시엔에서 1절만 보여줬을 때 대충 감이 오긴 했는데, 결과물을 까고 보니 더 엄청난 무언가가 나타났다. 본래 쿠마가 선을 야하게(...) 쓰는 터라 쿠마파트는 그려러니 했는데, 다른 멤버들도 작정하고 요염하게 표현하니 문화충격이었다. 이게 뭔 일이고. 물론 꼬맹이 하나는 아무리 애써도 섹시와는 거리가 멀긴 했다만, 기럭지와 관록이 받쳐주는 나코와 모링이는 쿠마 못지 않은 관능미가 나왔고, 심지어 사쿠도 춤선이 달라졌다. 사쿠가 춤에서는 완성됐다고 4th 때부터 말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더 완성할 게 남아있었다. 사쿠는 정체가 뭘까.

 

그리고 추측건데, 이 섹시함의 근원은 춤과 노래보다도 저 의상이 한몫하는 느낌이다. 멤버 전원의 각선미를 진짜 잘 살렸다. 특히 모링이는 긴 바지를 입었는데도 웬만한 선배들보다 더 섹시하다. 카린이나 츠즈리가 실존하면 이런 느낌일까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신기하다. 


③ Dancing Raspberry & A Little Love

최종장 1일차
최종장 2일차
역대 최고의 카메라워킹

 

이번 최종장 전체에 해당하는 말인데, 카메라워킹이 역대 모든 뷰잉들을 다 합쳐서 가장 좋았다. 모든 무대를 체크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카메라 찐빠가 없다. 가끔 담당 파트가 아닌 멤버를 비추긴 했지만, 그것도 1-2초만에 전환되어서 거슬리는 정도도 아니었다. K-아레나 스태프가 열일한 건지, 공식이 고용한 카메라 담당자가 열일한 건지, 혹은 원래 있던 인원들에게 줄빠따라도 한 건지, 진짜 좋았다.

 

그리고 그 최대수혜자는 역시 싱크라다. 안무가 핵심이 되는 그룹에게 카메라워킹은 날개와도 같다. 싱크라가 댄싱전대에 다들 춤 잘 추는 건 알았다만, 이렇게 캐스트 각자의 매력까지 꽉꽉 눌러담아 잘 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면서 감탄했다. 싱크라가 고시엔 때 각자 기교와 애드립으로 보컬에서 초고점을 보여줬던 터라, 팬미 투어 내내 보컬에 먼저 집중했는데, 최종장은 보컬이 뒷전이 되고 안무부터 보게 됐다. 카메라 담당이 누군지 몰라도,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진짜.

 

후기로 가져온 건 싱크라의 라즈베리 & A Little Love 인데, 최종장 카메라 얘기를 하려니 이 두 곡이 남아서 그냥 둘 다 들고 왔다. 우열을 가리기 버겁다. 그래서 오사카의 팝토킹이나 후쿠오카의 키라큥을 가져올까도 고민했는데, (실제로 그 두 무대도 되게 재밌게 봐서 할 말도 있었으나) 저 카메라워킹을 도저히 언급 안 할 수가 없었다.

 

가져온 김에 보컬 얘기 딱 하나만 하면, 모링이가 100% 오니낫츠였다. 나츠미 목소리로 노래하는 게 가능했구나.


5 . 솔로곡(순서는 나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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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리쨩

최종장 1일차
물붕이 마음에 타앙~ 쿠쿠-!

 

리쨩을 비롯한 1기생들에게 있어 이번 유닛 투어가 의미를 갖는 부분은 역시 오래전의 솔로곡을 다시 선보인 것에 있을 것이다. 과거의 팬미투어와 2nd 라이브 이외에 부른 적이 없다보니, 이 곡들을 보고 싶으면 초고대 자료를 봐야만 했고, 그때와 지금의 실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아카이브를 오지게 돌려보는 내 입장에서 항상 아쉬움이 남았더랬다. "이걸 지금 하면 얼마나 잘할까"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하지 않겠나.

 

그런 상황에서 레디스테 미즈선데를 보니 든 생각은, 리쨩은 역시 탕쿠쿠다. 캐스트들 중에 "이 캐릭터면 ㄹㅇ 이렇게 할 거다" 라는 인상을 주는 케이스들이 있는데, 이 분야 최정상에 리쨩과 쿠쿠가 있다. 화창하고 발랄한 곡을 할 때면 리쨩은 언제나 쿠쿠가 된다. 옛날보다 보컬 실력이 늘었으니 조금은 리쨩만의 스킬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쿠쿠가 실력이 늘어서 왔다. 포지티브하게 봐도, 우산 사이로 봐도, 탕쿠쿠다.

 

별무리 크루징은 쿠쿠가 아니라 리유였다. 그건 4th 때부터 이어진 전통이다. 일관되게 리쨩스럽게 하고 있으니, 쿠쿠도 아마 그렇게 하겠지.


② 나기

최종장 2일차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미드나잇 랩소디미열왈츠는 언제나의 나기였다는 감상이다. 우아하고, 단아하고, 때때로 강렬했다. 이런 걸 보면 나기가 참 치사한 사람인 게, 하던대로만 해도 이미 레벨이 높아서 라이브의 넘버링과 회차가 달라져도 그 감상이 크게 달라지질 않는다. 그렇다고 실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완성된 예술성에 첨언을 하려니 뭐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최종장 리버브는 진짜 이게 뭐지 싶었다. 나기는 여기서도 보여줄 게 더 남았었구나. 앞선 회차들에서도 리버브를 했으니 전주 나올 때 각오는 했는데, 역시 회장의 스케일과 맞춤형 의상은 얘기가 다르다. 첫 소절 들어가는데 소리가 아예 다르다. 아마 무대 조명이 꺼지기 전까지 숨도 안 쉬고 봤을 거다. 정말 "아오야마 나기사" 라는 인간 자체에 경외가 드는 무대였다. 일본 뮤지컬계는 도대체 어떤 인재를 럽라에 빼앗긴 걸까.

 

그런 것과 별개로 움짤 뜨는 건 좀 힘들었다. 리버브는 무대 통으로 봐야 제맛이다. 


③ 나코

후쿠오카 1일차
꿈꾸는 이가 불안을 떨쳐내는 드라마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무대들을 보다보면 각 무대들이 하나의 뮤지컬 넘버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대부분은 애니 스토리를 따라가는 구성이거나, 안쨩-카오링-나기-낫스처럼 연극의 느낌을 잘 담아내는 캐스트들의 솔로 무대들인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나코의 솔로곡 무대들에서 그 인상을 받았다. 그것도 세 곡이 따로 노는 것도 아닌, 일련의 스토리 라인으로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어딘가 결연하고 비장미 넘치는 유우카케, 소중한 사람을 위해 그리고 그 사람으로부터 받고 싶은 위로를 담은 키미하나, 끝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희망과 각오를 노래하는 플라하이. 이 세 곡의 연속성이 너무 좋았다. 전체적인 서사가 1기에서 음악과를 관두고 리에라에 합류하는 과정과도 겹치고, 나코가 바라보는 치사토의 세계는 아마 이런 모습이었을 것 같다. 특히, 키미하나는 누가 봐도 대회 끝나고 결과 발표 전에 카논한테 전화 걸고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는 감성이었다. 

 

이 기분 그대로 SS 쓰면 치-쨩이 주인공인 미래시점 if물 하나 나올 거다.


④ 쿠마

최종장 2일차
삶의 원동력은 첫째도 욕망, 둘째도 욕망, 셋째도 욕망이다.

 

시키의 이미지와 쿠마의 퍼포먼스 때문에 다소 자극적인 맛의 러브송으로 여겨지는 글라스볼은 그 면면을 뜯어보면 매우 난해한 곡이다. 가사를 뜯어보면 처절하고, 무대 위에선 관능적이고, 최종장에서의 연출은 매콤했다. 글라스볼이라는 소재 때문에 인연과 자유를 갈망하는 노래로 해석되기도 하고, 하여튼 이 노래는 담당인 쿠마처럼 그 매력이 다채롭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글라스볼은 처음부터 끝까지 욕망으로 점철된 곡이란 거다. 그것이 자유인지 사랑인지는 듣는 사람 마음인 것 같고, 자신을 구속하고 세상과 격리하는 글라스볼을 거부하라는 제목부터가 하고 싶은대로, 바라는대로 하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시키는 메이를 갈구하는 것이고. 청자로 설정된 너가 다른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에 대놓고 "붉게 물드는 무의식" 이란 표현도 나오는데, 이건 당연히 메이의 이야기 아닌가.

 

사실 모든 문명의 발전과 발명은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비롯되었으니, 이러나저러나 사람의 본능을 건드리는 그 감각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⑤ 얍부

최종장 1일차
장미에 비가 내린 날

 

글라스볼 리젝션과 짝을 이루는 아카네 코코로. 다른 거 다 건너뛰고, 최종장 1일차의 충격부터 얘기하겠다. 논쨩이 오니포즈 하며 나가길래 당연히 모링이일 줄 알았더니 야부가 방심했구만 하며 걸어나오고, 붉은깃독꾀꼬리의 열정적인 무대가 이어지는...가 했더니, 갑자기 쿠마가 나왔고, 야부는 울었다.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이번에 공식과 야부와 쿠마는 메시지지자들을 죽이려고 뭘 어디까지 연출을 준비한 걸까.

 

야부가 소심한 편에 섬세한 성격인 건 진작에 알았다만, 노래하다 울 줄은 몰랐다. 야부 평소 말투를 보면 연기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역으로 행동은 울고도 남을 사람이라 참 묘하다. 울면서 노래할 건 또 다 하고, 눈은 시뻘겋게 된 채로 저렇게 하고, 정말 야부오시들은 이 날 관 짜고 무덤에 누웠을 거다. 내가 울폭은 아닌데, 야부 울 때 오시헨할 뻔했다. 하필 캣츄로 닽얍페 3인방 오시미터기가 미친듯이 올라가 있어서 위험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웃참으로 본 녀석들은 뭐지. 감정이 없는 건가, 공감능력이 없는 건가.


⑥ 이나

최종장 2일차
Sing a song reach for the sky

 

(카레스코 파트에서 언급했지만) 이번 투어를 통해서 이나의 보컬이 크게 스텝업 했고, 이것이 음역, 호흡, 성량, 완급조절 등 전분야 걸친 것이면서 동시에 마르가레테를 체화하는 것까지 드라마틱하게 성장했음을 솔로곡을 통해 얘기하고 싶다. 말이 안 된다. 진짜 뭘 어떻게 했으면 이렇게 성장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이나가 프로젝트에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약간씩 불안요소가 있긴 했어도 실력면에서 흠잡을 부분이 없었고, 보컬의 체급 자체는 높은 편에 속했다. 그런데 그 높은 것에서 더 높아지니, 리유와 나기처럼 더 올라가고 더 보여줄 것이 있었는가가 의문인 그런 상황이다.

 

생각건데, 이나가 실력의 특이점을 지나쳐 고점을 뚫은 게 아닐까 한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럽라에서 실시간으로 재능이 개화하는 순간을 본 것 같다. 최종장 에델슈타인 볼 때 지금 이 가사가 이나 본인의 이야기가 아닐까 할 정도였고, 본인도 그걸 알기에 저런 표정들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이나가 친구였으면,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이렇게 말했을 거다. "너 오늘 ㅈㄴ 잘했다."

 

근데 이나라면, 지금 여기에서 고점 더 뚫을 것 같다.


⑦ 사유 

아이치 1일차
언젠가 만날 너를 위해

 

4th 후기에서 사유링의 유일한 이해자는 시부야 카논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닛 팬미는 그때 사유가 카논에게서 받은 위로를 카논에게 돌려준 느낌이었다. 키라라라에서 카논이 되어 노래했고, 아이치와 미야기에서 카논을 위해 아오맛떼, 프플 두 곡을 불러준 느낌이다. 옛날 카논과 사유의 파워풀한 보컬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나 역시 쭉 뻗는 맑은 고음이 예전같지 않음에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지금의 카논과 사유이기에 소화할 수 있는 감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감성이 아오맛떼에서 그 무엇보다 찬란히 빛났다. 정말 이게 02년생의 어린 친구가 낼 수 있는 감성인가. 말이 안 된다.

 

늘 하는 말이지만, 캐릭터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그 캐릭터의 담당 배우이다. 시부야 카논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다테 사유리이고, 이건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시할 수 없는 진리다. 무대를 그만두는 그 순간까지 배우를 지탱하는 건 그 배우가 있기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이고, 사유링과 카논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사유링의 무대와 노래에서 항상 카논을 향한 사랑이 느껴진다. 저 표정을 봐라, 저게 진심이고 정성이고 사랑이다. 우리가 그 마음을 느끼기에 사유의 노래에 감동하는 것이다. 저 사랑을 지켜볼 수 있는 것에, 우리는 아직 세상을 살아갈 만하다.

 

그리고 별 건 아닌데, 하츠네 미쿠의 노래 중에 《EARTH DAY》 라는 곡이 키라라라랑 꽤 닮았다.  


⑧ 논쨩

최종장 1일차
어린 아이가 사랑받고 있음을 알았을 때

 

의상, 외모, 목소리, 안무 등등을 포함해 모든 부분에서 어린 아이 그 자체인 논쨩과 비기너즈록. 사람 홀리는 것에 도가 텄고, 대체불가능한 매력을 가진 논쨩은 오늘도 훙훙하다. 세상에서 누가 아침밥을 저렇게 먹냐. 진짜 까놓고 말해서 논쨩을 싫어하면 그 새끼는 사람 새끼가 아니다. 진짜 그런 놈들은 왜 살아 있냐? 산소 아깝게.

 

논쨩이 투어 중에도 그렇고 점점 노래에 애드리브와 잔기술이 늘고 있는데, 3rd의 그 두려움 많은 꼬맹이가 자신감 풀 충전하고 확신을 갖고 무대에 서니까 이런 장면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 자신감이란, 자신이 관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자각한 것이다. 내가 뭔짓을 해도 팬들은 좋아해주니까, 나도 잘하는 것보다 즐겁게 하고 싶다. 그런 얘기다. 늘 하는 말이지만, 무대에서 즐기는 자는 뭘해도 멋있다. 논쨩은 멋보다는 귀여움이지만.

 

여담으로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알았다" 의 케이스가 선배들 중에도 있는데, 바로 체미다. 체미 초기 모습 생각하면, 논쨩이랑 닮았다.


⑨ 페이 

최종장 1일차
Guns N' Roses : 페이튼 나오미는 역사다

 

이번 유닛 팬미 모든 무대 통틀어서 최고의 무대를 꼽으라면, 최종장 1일차 미테로! 다. 늘 하는 말이지만, 나는 록붕이다. 미테로!는 리에라 솔로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고, 최종장에서 솔로곡을 한다면 제발 미테로! 이길 혈서를 쓸 각오로 바랄 정도였다. 그리고 1일차 첫빠따가 미테로! 아, 죽어도 좋다. 심장을 뛰게 하는 드럼 비트, 짧게 치고 빠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기타 리프, 그리고 지상 최고의 록 스타 페이튼 나오미의 등장과 나레이션. 이게 록이다. 이게 페스다. 그리고 이게 음악이다. 이곳에서 록은 새 지평을 열고 있다.

 

페이를 보며 항상 고맙고 기대를 하는 이유, 단순하게 페이가 노래를 오지게 잘하는 것도 있지만, 페이의 노래 스타일이 80년대 미국 록 보컬 재질이라서가 가장 크다. 꽉찬 두성으로 고음을 뽑아내며 지치지 않는 에너지, 여기에 더해 터프하고 파워풀한 무대 매너. 괜히 페이에게서 영미권 록밴드의 프론트맨을 겹쳐 보는 것이 아니며, 신디 로퍼를 비롯한 전설적인 여성 보컬들과 기량을 맞춰 보는 게 아니다. 페이는 순수하게 음악에 미쳤다. 페이가 마이크를 들고 있는 그 시간, 전세계 음악의 역사는 새로 쓰일 것이다. 페이는 그럴 위인이다. 어떻게 이런 애가 멘헤라에 오시헨하면 죽어버릴 거라고 팬들을 협박하는지 참 허허허.

 

히로인즈 런웨이와 스태프레는 안타깝지만 생략하겠다. 내가 지금 미테로! 얘기만 해도 자리가 모자라다. 


⑩ 모링

최종장 2일차
천재적인 아이돌 님

 

진짜 표현이 저급하고 상스럽고 버릇 없는데, 도저히 이 표현 말고는 모링이를 나타낼 말이 없다. 얘 왜 이렇게 불여시스럽지? 보면서 이런 강한 어휘 말고는 떠오르지가 않았다. 사람 홀리는 것에 도가 텄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도 저렇게는 못 꼬신다. 성별 상관 없이 모링이한테 빠지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고 제3금융권에 사채까지 끌어다 쓰다 스미다강 하류에서 드럼통으로 발견돼도 후회 없이 살았다 말할 그런 인생이 될 것 같다. 모링이오시들이 이래서 모링이오시 하는구나.

 

보는 사람들 다 꼬시는 천재적인 아이돌力을 빼놓고 봐도 연기와 목소리가 완전 오니낫츠 그 자체였다. 4th까지만 해도 이렇게 오니낫츠 하지는 않았는데, 투어 내도록 아이쵸다에서 낫쮸함을 뿜어내는데 의상까지 갖춰 입고 큰 무대에서 하니 낫쮸가 K-아레나에 강림했다. 이 무대를 만들기 위해 모링이가 얼마나 노력했을지 가늠도 안 될만큼 정말 잘했고 완벽했다.

 

그런데 진짜 볼손실은 중대사항인데 이렇게 해버리면 뭐 어쩌란 건가. 모링이 실력주머니는 볼이 아닌 건가. 


⑪ 사쿠

최종장 1일차
꽃봉오리는 말이야, 언젠가 피어나는 거야 

 

솔로곡이 없어서 또 카노강 오리알이 되는건가 했던 사쿠는 리에라의 노래 프라이머리를 솔로곡으로 선보였다. 팬으로서 들었을 곡을 솔로곡으로 이어받아 부른다니, 각본도 이렇게 쓰면 신파라고 욕먹는다. 처음에야 "와! 사쿠! 와! 솔로!" 하면서 봤지, 팬이던 사람이 동료가 되고, 팬으로서 듣던 노래를 솔로로 무대에 서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종장에서 사쿠가 울던 것도 이때부터 100% 이해가 되기도 했고, 단 한 번도 솔로로 큰 무대에 선 경험이 없었을 텐데, 이걸 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부터가 너무 장하다.

 

사쿠는 이래저래 보고 있으면 (있지도 않은) 딸 같은 느낌이다. 내가 업어 키웠다는 묘한 자부심인지 망상인지 모를 그런 감정이 있다. 다른 멤버들이 평범하게 해내는 일도 사쿠가 하면 대견하게 느껴지고,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한 모습이 보이면 언제 이렇게 훌쩍 커버린 건지 약간의 쓸쓸함도 느끼고 그런다. 그리고 언젠가 사쿠도 지금의 1기생, 니지쨩, 아쿠아, 뮤즈까지 성장할 것이란 확신과 기대가 있다. 그때가 되면 아마 마음 속으로 '우리딸 장하다' 같은 멘트를 보낼 것 같다. 지금은 사쿠가 만개할 때까지, 아빠된 마음으로 지켜보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쯤되면 망상병 계열의 정신질환 같은데, 병원을 가봐야겠다.

 

그리고 원래 움짤을 사쿠 우는 걸로 하려다가 너무 마음 아파서 관뒀다.


6 . Li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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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アイコトバ!

최종장 1일차
모든 악곡은 라이브로 완성된다.

 

이게 얼마만의 리에라 타올곡인가, 하는 반가움도 잠시, 무대 퀄리티가 미쳤다. 음원으로 들을 때는 이렇게 파티타임스러운 맛이 덜했는데, 라이브에 오니까 그냥 졸라 재밌다. 역시 라이브에 와야 완성이다.

 

전체적인 인상은 키라큥에 이은 라이브 국밥이란 예감. 아마 앞으로 매 라이브마다 나올 것 같다. 미라뉴스, 논픽션, 투비컨의 위치를 계승할 느낌이다.

 

내한 와서 해줬으면 좋겠다.


7 . Ou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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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간다- 저 바닥으로-

 

아무튼 이렇게 팬미인지 라이브인지 모를 대장정이 끝이 났고, 꾸역꾸역 후기도 다 썼다. 고시엔 때도 말했고, 4th 후기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근본이 단체보다는 솔로와 유닛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에 돈 100 가까이 쓴 거 하나도 안 아깝고 좋았다. 처자식 없고 게임도 안 하는데 돈 벌어서 뭐함? 럽라에 써야지.

 

이제 한동안 라이브 일정이 없으니, SS에 집중해야겠다. 그리고 온 김에,

 

 

[해설편] 【캣츄 더 록】 : 메이킹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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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편] 【그대 눈동자에 건배。】 : 메이킹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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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라「리에라의 마피아 게임 - 1일차」

▶ 렌렌 하우스 ― 저녁 먹고 자기 전,― 게임방에 모여 놀고 있는 리에라 전원 나츠미 「으아악! 왜 거기서 저를 던져요!」 시키 「눈앞에 있길래.」 메이 「아, 잠만. 이거 죽겠는데?」 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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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라 장편 SS들 한 번씩 보고 가라. 얘네들은 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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