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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번역 활동

[번역] AMUSE VOICE ACTORS CHANNEL FES 2021 낭독극 - 성우는 괴로워

by 양털책갈피 2022. 9. 13.

번역 자료
: AMUSE VOICE ACTORS CHANNEL FES 2021 수록 낭독극 - 성우는 괴로워 (2021. 11. 27. )

출연진 소개(상단 좌측 -> 하단 우측)

① 이소베 카린(산죠 시오리 役)[각주:1] : 아뮤즈의 귀족. 옆동네(샤니마스) 소속. 22년 기준 러브라이브와 접점은 없음. 명문여학교 출신에 성악을 배운 진짜 귀족 아가씨.

 

② 코이즈미 모에카(모리하라 노노카 役)[각주:2] : 아뮤즈의 최종병기. 효고온나. 니지가사키 미후네 시오리코 담당성우. 아뮤보 스태프로부터 "소라마메" 라는 5천엔 짜리 청개구리를 선물로 받아 키우고 있다.

 

③ 사토 히나타(멀티걸 役)[각주:3] : 아뮤즈의 한계오타쿠. 선샤인 Saint Snow 카즈노 리아 담당성우. 일론 머스크에게 직멘을 날려서 2022년 6월 1일에 트위터 공식계정 인증마크를 받았다.

 

④ 타노 아사미(테라오 테코 役)[각주:4] : 아뮤즈의 반장(番長). 선샤인 Saint Snow 카즈노 세이라 담당성우.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실질적 맏언니 난죠 요시노가 "아사밍" 이란 별명을 지어줬다.

 

⑤ 토미타 미유(벳푸 히로미 役)[각주:5] : 아뮤즈의 매드사이언티스트. 슈퍼스타의 별손미 중 하나인 야에 담당성우. 빵을 돌로 만드는 기적을 행했다.

 

⑥ 후나토 유리에(타케야마 카즈하 役)[각주:6] : 아뮤즈의 공기청정기. 아뮤보 채널 댓글 지분 1위. 22년 기준 러브라이브와 접점은 없음. 코이즈미 모에카와의 최약체 결정전에서 전종목 참패하여 자타공인 아뮤즈 성우진 중 최약체가 되었다.

 

⑦ 마에다 카오리(우에다 나츠키 役)[각주:7] : 아뮤즈의 광견(狂犬). 니지가사키 오사카 시즈쿠 담당성우. 카메라 앞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수차례 들어올리고, 심부름 보냈더니 술을 마시면서 복귀한 전적이 있다.

 

⑧ 마키노 유이(나레이터 및 엑스트라 役)[각주:8] : 아뮤즈의 보건선생님. 옆동네(신데마스) 소속. 22년 기준 러브라이브와 접점은 없음. 아뮤보 페스 당시 첫째딸을 임신한 상태였는데, 본인 입으로 "내년 3월 출시(릴리즈) 예정, 제작 중" 드립을 쳤다.


※ 안내

- PC에서의 열람을 적극 권장합니다.

- 텍스트가 아닌, 귀로 듣고 번역한 자료라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 일부 대사들은 상황과 문맥에 맞춰 적절한 수준에서 의역되었습니다.  

 

아뮤보 채널에서 스트리밍으로 풀어줬던 페스 영상

【성우는 괴로워(声優はつらいよ)】

# 1 ; 오디션장 외부

 

― 무대 위, 무대 상수[각주:9]끝에 나레이터(마키노 유이 扮)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레이터 │ 여기는 중견 애니메이션 제작사 "히포포타바스". 회의실 안에서, 2023년 방영 예정인 애니메이션 《아가씨의 보치아》 의 주역 오디션을 치르고 있었다.

 

우에다 나츠키(마에다 카오리 扮), 한 발 앞으로 나온다.

 

우에다 │ 엔트리 넘버 34, 나가노현에서 왔습니다! 우에다 나츠키라고 합니다! 원작의 열혈팬으로서 이번 오디션에 대해 진심을 다하고자 보치아 사회인팀에도…

 

나레이터(경비원) │ 자,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저는 경비원입니다…

 

우에다 │ 앗, 죄송합니다. 오디션이 곧 시작해서 그만…

 

나레이터(경비원) 그, 오디션의 접수는 저쪽입니다.

 

우에다 │ 감사합니다! 온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레이터 │ 그녀는 우에다 나츠키. 일반 응모로부터 올라와 최종 예선까지 도달한 범상치 않은 승리의 소유자.

 

우에다 │ 실례합니다. 엔트리 넘버 34! 나가노현에서 왔습니다. 우에다 나츠키라고 합니다. 원작의 열혈팬으로서 정말로 이 작품을 좋아해서…

 

나레이터(식당 직원) │ 그… 젊은이 양반? 여기는 사내직원 식당이라우.

 

우에다 │ 으아... 죄송합니다!

 

― 우에다, 길을 찾는 시늉을 하며 무대를 가로질러 업 스테이지의 하수 계단에 다가간다. 


# 2 ; 오디션 대기실

 

― 업 스테이지, 산죠 시오리, 모리하라 노노카, 벳푸 히로미(토미타 미유 扮)가 의자에 앉아 대본을 읽고 있다. 

 

나레이터 │ 산넘고 물건너, 나츠키는 오디션 참가자 대기실에 당도했다.

 

― 우에다, 업 스테이지의 계단을 오른다.

 

우에다 │ 틀림없어. 여기야. 실례합니다!

 

E ; 문이 열리는 소리 

 

나레이터 │ 실내에는 최종예선에 올라온 다른 대기자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강해보이는 오오라를 내뿜는 한 여성.

 

― 벳푸, 다리를 꼬고 앉아 도도한 얼굴로 대본을 본다.

― 우에다, 벳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우에다 │ 저 사람은… (벳푸에게 말을 건다) 저기… 벳푸 씨 맞으신가요?

 

벳푸 │ 에?

 

우에다 │ 애니메이션 《나는 도게쟈군》 의 주인공 "도게쟈가와 이치로" 군 역의 벳푸 히로미 씨시죠?

 

벳푸 │ 네… 뭐, 맞습니다…

 

우에다 │ 우와아!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봤어요, 도게쟈군!

 

벳푸 │ (건성으로) 감사합니다.

 

우에다 │ 도게쟈 해주세요!

 

벳푸 │ 하?

 

우에다 │ 도게쟈군의 필살기, 팔꿈치 도게쟈! 엄청 좋아하거든요!

 

벳푸 │ 아… 역시 여기서는 좀 힘들겠죠?

 

나레이터 │ 벳푸 히로미는 옆에 있는 여성 매니저 후지에게 말을 건다.

 

후지(사토 히나타 1 扮), 벳푸에게 다가가 선다.

 

벳푸 │ 후지 쨩, 여기 일반인 출입 금지 아니야?

 

후지 │ 그, 그렇죠! 그렇죠! 스태프한테 말해보겠습니다.

 

우에다 │ 아, 아니에요. 저도 오늘 여기 오디션에 참가하는 사람이에요.

 

벳푸 │ 에?

 

우에다 │ 우에다 나츠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벳푸 │ …그랬구나? 잘 부탁드립니다. 벳푸 히로미입니다. 오늘 서로 최선을 다해보죠.

 

나레이터 │ 온힘을 다한 영업용 미소를 띄우고 히로미는 나츠키에게 인사를 한다.

 

우에다 │ 잘 부탁드립니다!

 

나레이터 │ 감동하며 자리를 옮기는 나츠키. 그리고 히로미는 후지에게 말을 건다.

 

벳푸 │ 귀찮네. 저런 풋내기랑 같이 보는 거야? 그래서 오디션은 싫다고 했잖아.

 

후지 │ 아… 그래도…

 

나레이터 │ 벳푸 히로미는 성우 이력 21년의 중진 여성성우. 그런 그녀가 오디션에 참가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 조명, 벳푸와 후지 두 사람만을 비춘다.

 

벳푸 │ 정말로 내가 뽑히는 거지?

 

후지 │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이번 작품, 감독이 오바야시 유미코 씨니까요!

 

벳푸 │ 유미 쨩, 조감독일때부터 귀여워했고 벳푸 씨랑 일하는 게 꿈만 같다고 말했으니까 말이야.

 

후지 │ 그 벳푸 히로미가 굳이굳이 오디션에 참가하니까, 부끄러울 일 없도록 압력을 넣어뒀으니까요.

 

벳푸 │ 나도 앞전에 메일을 보내놨다고. 뭐, 이런 참가자들 수준이라면 당연히 내가 뽑히겠지만.

 

나레이터 │ 벳푸 히로미가 매니저와 밀담을 나누는 사이, 나츠미의 옆에 한 여성 참가자가 다가왔다.

 

― 조명, 업 스테이지 전체를 비춘다.

모리하라(코이즈미 모에카 扮), 우에다에게 웃으며 다가간다.

 

모리하라 │ 벳푸 씨랑은 얽히지 않는 기 좋을기다.

 

우에다 │ 아, 그런가요? 그런데 혹시 누구…

 

모리하라 │ 모리하라 노노카. 내도 이 오디션 보는 사람이다. 잘 부탁한데이.

 

우에다 │ 왜 벳푸 씨랑은 얽히면 안 되는 거죠?

 

모리하라 │ 여 오고서부터 계속 짜증만 내고 있다카이. 오디션 보러 지발로 온 게 아인 게 틀림읎다.

 

우에다 │ 애초에, 저런 중진 성우분이 어째서 이런 오디션에?

 

모리하라 │ 뭐, 최근에 일이 줄었으이 그렇겠제. 도게쟈군의 이미지가 하도 강하게 붙어있고. 저케 자존심만 높아가꼬, 지가 남보다 높은 줄 아는 할매랑은 아~무도 일하고 싶지 않을기다. 으하하핫~!!

 

나레이터 │ 참고로 성우의 목소리는 잘 전달되기 때문에, 지금 하는 이야기는 전부 벳푸 히로미에게도 들렸다!

 

― 벳푸, 자리에서 일어선다.

 

토미타연극이라고 괜찮은 거야? 저 여자?

 

후지 │ 아하하~ 진정하세요, 진정.

 

모리하라 │ 그카고보이 나츠키 쨩, 목상태는 괘안나?

 

우에다 │ 어? 으음-?

 

모리하라 │ 내가 항상 오디션 전에 마시는 우리집 벌꿀유자차, 어떻노? 목상태가 엄-청나게 좋아진다카이! 나눠 담은게 있으이, 자!

 

우에다 │ 아, 감사합니다만… 다음에 받을게요.

 

모리하라 │ 아, 그릏나… 끙…

 

나레이터 │ 모리하라 노노카가 벌꿀유자차를 지참한데는 이유가 있다. 이야기는 한 달 전, 노노카가 여동생과 살고 있는 맨션의 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모리하라, 그녀의 동생 나노카(사토 히나타 2 扮), 한 발 앞으로 나온다.

― 조명, 모리하라와 나노카 두 사람만을 비춘다.

 

나노카 │ 언니! 오디션 합격, 축하해!

 

나레이터 │ 그녀는 노노카와 동거 중인 여동생, 나노카.

 

모리하라 │ 아직 축하받기에는 이르다. 아직 최종오디션도 남았고.

 

나노카 │ 근데 남은게 몇 명이었나?

 

모리하라 │ 네 명! 여서 최후의 1인으로 뽑히는 게 보통이 아이다… 게다가 나, 다음 주면 25살이 된다 아이가!

 

나노카 │ 그것도 축하한데이.

 

모리하라 │ 축하 받을 일이 아이다! 25살까지 성우로서 싹수가 보이지 않으면 본가에 돌아오라고 부모님도 카셨다.

 

나노카 │ 뭐, 우리 부모님이야 보수적이니까 그카시지.

 

모리하라 │ 그래가꼬 이번 오디션 뭐가 우째되든 붙어야 된다.

 

나노카 │ 상황이 그러믄, 간단하잖아.

 

모리하라 │ 에?

 

나노카 │ 다른 참가자들, 다 담가뿌면 된다!

 

모리하라 │ 뭔소리고! 무서버 죽겠네. 그캤다간 작품이 중지되서 제작이 보류될 기다!

 

나노카 │ 그거는 당연히 농담이지. 실은, 여 약이 있다.

 

모리하라 │ 약?

 

나노카 │ 이걸 먹으면, 목소리가 바뀐다. 헬륨 가스 마시면 목소리가 바뀌지 않나? 그거의 액체 버전이다.

 

모리하라 │ 바뀐다면… 어떤 식으로?

 

나노카 │ 마신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서 효과는 다양하다. 소년같은 목소리가 되거나, 노인처럼 되거나, 전장 카메라맨[각주:10]처럼 되거나!

 

모리하라 │ 진짜가! 근데 어떤 목소리가 될 지 모르면 쓰기 어렵지 않겠나?

 

나노카 │ 언니가 마실 게 아이라, 다른 참가자 세 명한테 멕이면 된다. 목소리는 성우의 생명, 그게 변하면… 오디션이고 뭐시기고 다 없는기다.

 

모리하라 │ 나노카… 니 천재가?! 그런 건 우째 만든 거고?

 

나노카 │ 뭐- 약대생이니까 ㅋ

 

모리하라 │ 약대생 레벨이 이래 높나!

 

― 조명, 업 스테이지 전체를 비춘다.

 

나레이터 │ 그러면 이야기를 오디션 대기실로 돌려보자. 노노카는 또 다른 참가자, 산죠 시오리에게 벌꿀유자차를 추천하고 있다.

 

― 모리하라, 산죠 시오리(이소베 카린 扮)에게 다가간다.

 

모리하라 │ 그쪽도 괜찮으면 어때요? 벌꿀유자차!

 

산죠 │ 아- 괜찮습니다. 분명 제 입맛에는 안 맞을 것 같아서요.

 

모리하라 │ 아… 그래요… 그캐도, 마셔보믄 목상태가 억수로 좋아질테니까!

 

산죠 │ 정말로 괜찮아요. 목상태가 좋지 않아도, 분명 제가 이길 거 거든요! ^^

 

모리하라 │ 실례지만 당신, 유명한 성우분이셨나?

 

산죠 │ 아니요? 오늘이 인생 첫 오디션이에요!

 

모리하라 │ 아, 맞나…

 

산죠 │ 오디션, 좀 처럼 시작을 안 하네요. 그러고보니 「보치아」라는 건 뭔가요? 디저트 같은 건가요?

 

모리하라 │ 모르는기가???

 

우에다 │  「보치아」라는 건, 도쿄  패럴림픽에서 일본이 금메달을 따서 주목을 받은 스포츠에요. 색깔이 있는 가죽 공을 던지거나 차서, 흰색 원에 가까이 보내는 걸 경쟁하는 종목이죠. 지상의 컬링이라고도…

 

산죠 │ 헤에~ 배고프당~

 

우에다 │ 듣고 계신가요?

 

― 조명, 업 스테이지에서 다운 스테이지로 이동한다.

 

나레이터 │ 그때, 오디션 회장에는 감독 오바야시 유미코(사토 히나타 3 扮)와 입사 일주일의 신입 스태프 타케야마 카즈하(후나토 유리에 扮)가 프로듀서 테라오 레코(타노 아사미 扮)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바야시 │ 카즈하 쨩! 이제 곧 시작 시간인데 테라P 아직이야?

 

타케야마 │ 아, 아! 확인해보겠습니다!

 

나레이터 │ 때마침, 레코가 전화를 하며 등장한다.

 

테라오 │ 아유~ 네~ 잘 알았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네에~ (전화를 끊는다) 아- 미안합니다, 기다리게 해서. 직전에 스폰서에서 전화가 와서요.

 

오바야시 │ 아하하, 괜찮습니다. 그럼 시작할까요?

 

테라오 │ 아, 그 전에 이번 주역 말인데요. 스폰서인 산죠 제과의 요청으로 산죠 시오리 씨가 하는 걸로 결정되었습니다!

 

오바야시 & 타케야마 │ 엣?

 

테라오 │ 《아가씨의 보치아》 의 주인공 "히메카와 키리카" 역은 산죠 제과 사장님의 영애, 산죠 시오리 씨로 결정되었습니다. 자, 다들 박수~

 

오바야시 │ 에, 엣.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금부터 오디션 하는 거라고요!

 

테라오 │ 응, 그러니까. 그 오디션에서 산죠 시오리 씨를 뽑는 걸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타케야마 │ 그… 산죠 시오리 씨는 1차 예선, 2차 예선에도 오지 않았었는데요…

 

테라오 │ 응, 오지 않았지. 스폰서의 따님이시니까 최종 예선에만 참가.

 

오바야시 │ 성우 경험은 있나요?

 

테라오 │ 아- 초등학교 때 학예회에선 노력했다고 하더라고. 산죠 사장님이 말야.

 

오바야시 │ 학예회요…

 

테라오 │ 응.

 

오바야시 │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중진 성우인 벳푸 히로미 씨도 최종 예선에 참가했다고요. 부디 주역에 잘 좀 부탁한다고 사무소에서도 연락이 왔었고요!

 

테라오 │ 음… 미리 말해두겠는데, 중진 성우의 압력보다 스폰서의 의견이 더 중요합니다. 애초에 지금 벳푸 히로미를 뽑는다고 누가 좋아해?

 

오바야시 │ 그건…

 

타케야마 │ 그, 그리고! 《아가씨의 보치아》 원작자인 우메키 바라코 씨도 주연은 연기파가 좋지 않겠냐고 SNS에 글을 올리셨었는데요…

 

테라오 │ 그런 풋내기 작가의 의견 같은 건 됐고요~ 몇 번이고 말하지만! 돈을 주시는 스폰서가 가장 중요합니다.

 

타케야마 │ 우메키 선생님, 가여우셔라…

 

테라오 │ 아마추어 같은 소리 하지마. 스폰서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게 프로듀서의 일이니까. 제대로 기억해 둘 것.

 

오바야시 │ 이미 결과가 정해져있다면, 굳이 오디션을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테라오 │ 아- 최종 예선은 단체로 해서 결과를 발표하니까 할 건 해야죠. 다만! 다른 참가자들의 체면을 생각해서도 부자연스럽게 해선 안됩니다. 어쨌거나 산죠 씨가 자여~~~~~언스럽게 뽑히는 걸로 오디션 진행하죠!

 

오바야시 │ …아, 알겠습니다.


# 3 ; 오디션장

 

― 산죠, 우에다, 모리하라, 벳푸, 다운 스테이지로 내려와 타케야마의 곁에 일렬로 선다.

― 오바야시, 테라오, 다운 스테이지의 하수에 나란히 선다.

 

나레이터 │ 그리고 몇 분 뒤, 카즈하가 4명의 참가자를 데리고 회장에 도착.

 

― E ; 문이 열리는 소리 

 

타케야마 │ 오디션 참가자분들 들어가실게요~

 

우에다 │ 실례합니다!

 

산죠 │ 실례합니다~

 

모리하라 │ 실례합니다..!

 

벳푸 │ 실례합니다~ 아하하! 유미 쨩!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오바야시 │ 벳푸 씨,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벳푸 │ 나, 유미 쨩이 감독이라는 말을 듣고 오디션만이라도 좋으니까 반드시 오고 싶다고 매니저한테 말해서 일부러 온거야. 그러니까, 부디부디, 아무쪼록, 잘 부탁할게 ^^

 

오바야시 │ 네, 네네! 아하하…

 

테라오 │ 자, 그러면 여러분. 자리에 앉아주세요.

 

오바야시 │ 다시 한 번 설명 드리면, 여러분은 주인공인 "히메카와 키리카" 의 대사를 몇 개 연기하시면 됩니다.

 

우에다 │ 넵!

 

타케야마 │ 음, 그러니까, 첫 번째 대사는 나눠드린 대본의 7쪽, 『보치아인지 뭔지 모르지만, 이 공으로 세상을 바꿔보이겠어!』 입니다.

 

우에다 │ 아아~ 저 이 대사 정말 좋아해요.

 

타케야마 │ 감사합니다!

 

오바야시 │ 어째서 카즈하 쨩이 감사해하는 거야?!

 

타케야마 │ 죄, 죄송합니다.

 

오바야시 │ 그러면, 누구부터 시작할까요?

 

산죠 │ 아! 자, 그러면, 제가 할 게요!

 

테라오 │ 엣. 산죠 씨. 괜찮으신가요? 첫 순서로.

 

산죠 │ 네~ 배가 고파서 빨리 끝내고 가고 싶어요 ^^

 

벳푸 │ 뭐야, 이 녀석…

모리하라 │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오바야시 │ 빨리 끝낸다고 해서 빨리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산죠 │ 에, 그런가요?!

 

벳푸 │오디션을 얕보다간 큰코다칠 걸.

 

테라오 │ 그래도 어쩔 수 없다면 괜찮습니다.

 

모리하라그런 게 된다고?

 

타케야마 │ 그러면 대사까지 3, 2, 1, 액션!

 

산죠 │ 그, 그러니까… 『보. 보. 보치아! 인지. 뭔지! 잘 모르게찌만! 이. 이. 이. 공으로! 세상을. 바꾸겠읍니다!』

 

모리하라 │ 심각하네.

 

벳푸 │ 지독하게 심각해.

 

테라오 │ 좋네요!

 

모리하라 & 벳푸 │ 하?

 

테라오 │ 그렇죠, 감독님?

 

오바야시 │ 그-으러어게요- 무척이나 꾸미지 않은 자연스런 연기가 좋았습니다.

 

타케야마 │ 그저 제대로 못 읽은 게 아닌지…

 

테라오 │ 쉿!

 

타케야마 │ 히익..!

 

테라오 │ 그러니까, 이 주인공인 "히메카와 키리카" 는 주목받으면 말을 절어버리는 그런 타입인가보죠. 그죠?

 

우에다 │ 아뇨아뇨아뇨아뇨. 원작에 그런 장면은 없다고 생각해요.

 

테라오 │ 엣?

 

우에다 │ 키리카 쨩은 주목받으면 긴장하기보다, 더 불타오르는 타입이라고 생각해요.

 

타케야마 │ 맞아요, 맞아요!

 

테라오 │ 당신… 야마다였던가?

 

우에다 │ 우에다입니다.

 

테라오 │ 일반부에서 치고 올라온 신참이구만.

 

우에다 │ 네에…

 

테라오 │ 원작 만화를 읽은 게 부족한게 아닐까나~

 

우에다 │ 네? 일단 300회 이상 읽었는데요. 

 

테라오 │ 300회? 아, 아니지! 그정도로는 아직 부족하지. 프로 성우라면 500회는 읽으니까.

 

우에다 │ 그, 그런가요?! 아직 갈길이 멀구나…

 

테라오 │ 어쨌거나 산죠 씨, 아주 잘하셨어요!

 

산죠 │ 감사합니다!

 

오바야시 │ 그러면 다음 분으로 가시죠.

 

우에다 │ 그럼, 제가 해도 괜찮을까요?

 

타케야마 │ 네! 그럼 대사까지 3, 2, 1!

 

우에다 │ 『보치아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 공으로 세상을 바꿔보이겠어요!』

 

― 벳푸 │ 이 애…

모리하라 │ 꽤 하잖아…

 

테라오 │ 미묘하네요.

 

모리하라 & 벳푸 │ 하?

 

테라오 │ 좀, 너무, 또랑또랑한 느낌이랄까~ 어떻습니까 감독?

 

오바야시 │ 그-으러어게요- 목소리가 키리카의 이미지에 너무 가깝달까요.

 

우에다 │ 에? 그러면 안되는 건가요? 저 오늘을 위해서 엄청 연구했는데…

 

오바야시 │ 연구를 너무 많이 한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일단 보류같은 느낌이랄까…

 

테라오 │ 역시 산죠씨처럼 더듬더듬하는 게 오히려 리얼하죠. 옙, 그러면 다음 분으로 가죠.

 

모리하라 │ 아, 네! 그럼, 제가…

 

오바야시 │ 자, 그럼 모리하라 씨

 

모리하라 │ 『보치아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 고, 공으로 세상을 바꿔.보.이.겠.어.요!』

 

테라오 │ 아하~ 후반부에 좀 절으셨네요.

 

모리하라 │ 네? 절었다고 캐야할지, 주목받으면 긴장하는 캐릭터라고 들어서…

 

테라오 │ 좀, 많이 저셨네요. 대사를 뭐라하는지 알아듣기 힘들었다고나 할까… 어때요 감독?

 

오바야시 │ 역시 저는 건 좋지 않죠.

 

모리하라 │ 죄송합니다…

 

오바야시 │ 그럼! 마지막 벳푸 씨…

 

벳푸 │ 아… 네. 하아.. 결국 저는 쪽이 좋은 거야? 제대로 하는 게 좋은 거야? 이젠 모 아니면 도야! 『보치아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 공으로 세상을 바꿔보이겠어!』

 

테라오 │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죠!

 

벳푸 │ 왜 그냥 넘어가는거야?!)

 

오바야시 │ 그러면 이어서, 대본 13쪽의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말고 흑백을 정해보죠. 이 보치아로!』 라는 대사입니다.

 

모리하라 │ 큰일났다, 이 흐름대로 가뿌면 산죠 씨가 무지하게 유리하다! 뭔가 선수를 치지 않으면…!

 

― 모리하라, 기침을 하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선다.

 

모리하라 │ 저기 여러분! 이 방 뭔가 건조하지 않나요? 마실 것 좀 어떻습니까? ^^

 

우에다 │ 아, 그럼 죄송하지만 잘 마실게요.

 

벳푸 │ 나도 좀 마실 수 있을까. 방이 좀 건조하기도 하고.

 

산죠 │ 저도 주세요!

 

모리하라 │ 아~ 여기, 여기! 받으세요 다들! 입맛에 맞으셔야할 텐데 말이어요~ 

 

나레이터 │ 벌꿀유자차를 마시는 참가자를 보면서 노노카는 터질 것만 같은 웃음을 참는다.

 

모리하라 │ 됐다! 이걸로 나의 승리 확정~!!


# 4 ; 오디션장?

 

― 조명, 나레이터만을 비춘다.

 

나레이터 │ 그럼 여기서 관객 여러분께 한 가지 설명을 드립니다. 이 약의 효과, 대본 상에는 빈칸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때 목소리가, OO으로 변했다.』 정도 밖에 쓰여있지 않네요. 이 OO 부분은 제가 이 장소에서 즉석으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출연자들은 제대로 대응해서 애드리브로 대사를 말할 수 밖에 없겠네요. 과연 잘들 해낼 수 있을까요? 계속해서 보시죠.

 

― 조명, 무대 전경을 비춘다.

 

오바야시 │ 그러면 재개하겠습니다. 산죠 씨의 대사부터.

 

타케야마 │ 넵, 그러면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그때, 시오리의 목소리가 「꼬부랑꼬부랑 할머니」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산죠(할머니) │ 『이러... 쿵 저러... 쿵 말하지 말고~ 흑백을 정해보죠... 이 보치아..로!』 

 

모리하라 │ 무조건 이긴다!

 

테라오 │ 이야~ 훌륭하네요!

 

모리하라 │ 지금 꺼가? 뭔가 할머니 같은 목소리처럼 되지 않았나요?

 

테라오 │ 그러니까, 이번 작품은 몇 십년이고 계속될 작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언젠가 꼬부랑꼬부랑 할머니가 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연기는 정말로 훌륭했어요!

 

모리하라 │ (그랬던기가… 꼬부랑꼬부랑 할머니가 고평가? 그러면 나도 마시는 게!)

 

테라오 │ 자, 그러면… 모리하라 씨 해보실래요?

 

모리하라 │ 아, 네.

 

나레이터 │ 노노카는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가지고 있던 벌꿀유자차를 마신다.

 

타케야마 │ 그러면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그때, 노노카의 목소리가 「코이케 유리코 도지사」로 바뀌었다.[각주:11]

 

모리하라(코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 │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 흑백을 정해보죠. 이 도쿄에서.』 

 

테라오 │ 실례지만, 연기를 잘하시긴 했는데 도쿄로 정해진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게 될 것 같아서…

 

오바야시 │ 우리 지금 《아가씨의 보치아》 를 하고 있는...

 

모리하라 │ 아니 잠깐! 거리 가깝지 않습니까? 

 

테라오 │ 밀집이 아니야! 밀집이 아니라고! 이게 밀집이면 전부 밀집 상태라고!  이 거리가 밀집이라면 말이 안 되지. 지금 장난하는 거야!?

 

오바야시 │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요?

 

모리하라 │ 집에서 느긋하게 보내려고 합니다. 

 

테라오 │ 올바른 모습이군요. 감사합니다. 코이케 씨, 자리에 앉아주세요.

 

모리하라 │ 실례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바야시 │ 어- 그러면! 다음, 마에다 씨 가실까요?

 

마에다 아뇨, 우에다입니다.

 

오바야시 │ 아, 맞ㄷ …ㅎㅎㅎㅎ

 

― 사토 히나타, 웃참 실패

― 타노 아사미, 객석을 향해 박수치지 말라고 손을 젓는다.

 

아사미야마다, "야마다" 입니까? 아니요, "우에다" 입니다.

 

아사미 & 히나타"마에다" 입니까? 아니요, "우에다" 입니다.

 

아사미 이해 안 된 사람 없지?

 

오바야시(사토 히나타) │ ㅈ, 자아! 우에다 씨 가시죠!

 

테라오(타노 아사미) │ 네! 우에다 씨 부탁드립니다!

 

타케야마 │ 그러면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그때, 나츠키의 목소리가 「전철의 차장」으로 바뀌었다.

 

우에다(전차장)『에- 다음은- 다음 도착역은-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 흑백을 정해보죠- 에또- 라인큐브시부야- 라인큐브시부야입니다-[각주:12] 에- 승차한 승객분들께서는- 발밑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에- 이 보치아로-』

 

테라오 │ 잠깐, 잠깐! 아직 돌아가지 마세요! 아직 돌아가지 마세요!

 

마에다 │ 네 ㅎㅎ

 

테라오 │ 뭔가 중간에 테츠코 씨[각주:13] 같은 느낌이 『에- 그러게요-』 같이

 

우에다(테츠코 씨)『오늘밤에, 내가 받을게.』

 

테라오 │ 아, 괜찮습니다. 본인이 먼저 하지 않아도 돼요.

 

우에다 │ 괜찮나요?

 

테라오 │ 이미 충분합니다. 우에다 씨. 자리에 앉으세요.

 

마에다 아, 우에다 맞습니다. 

 

테라오 │ 도대체 뭐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 이젠 뭐 됐어. 그럼 이제 벳푸 씨 해보실래요?

 

타케야마 │ 그러면 마음의 준비는 되셨나요?

 

오바야시 │ 무슨 마음의 준비죠?

 

타케야마 │ 그러면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그때, 히로미의 목소리가 「퉁퉁이」로 바뀌었다.

 

벳푸 │ 『어이 노진구!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말고 흑백을 정해보자고. 이 보치아로!』

 

아사미 │ 누구~ 누구야 이게~ 『진구야~ 이건 대체 누구야~ 진구야~ 어디로든 문으로 누가 데려가 줘~』 벳푸 씨, 퉁퉁이는 못 하십니까?

 

토미타 퉁퉁이는 힘들어…

 

테라오 │ 복수(리벤지)의 기회가 있습니다만?

 

오바야시 │ 복수의 퉁퉁이 하실래요?

 

테라오 │ 복수의 퉁퉁이를 할지, 새로운 주제로 할지, 선택은 벳푸 씨가.

 

― 벳푸, 나레이터에게 속삭인다.

 

토미타새로운 걸로…

 

오바야시 │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야?

 

테라오 │ 자, 그러면 한 번 더 벳푸 씨 해볼까요?

 

타케야마 │ 그러면, 벳푸 씨의 다음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그때, 히로미의 목소리가… (이거라면 할 수 있겠지-?) 「비실이」로 바뀌었다.

 

벳푸 │ 『…에엣, 오이- 노진구-!』

 

히나타엥? 치비도라에몽?

 

벳푸 │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말고 흑백을 정해보자고. 이 보치아로. 마마-! ㅠㅠ』

 

히나타 잘했으니 박수!

 

아사미 누구야 누구 ㅋㅋㅋㅋ

 

토미타 │ 이거 생각한 사람 누구야! 절대 용서 안해!

 

아사미 & 히나타  모리하야시다! [각주:14] 모리 씨 여기 계시니까.

 

토미타 │ 모리 씨 절대 용서 못해! 용서 안한다고요!

 

테라오 │ 감사했습니다, 자리에 앉아주시죠. 그럼 오디션을~

 

모리하라 │ 잠시만요!!

 

― 모리하라, 손을 번쩍 들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테라오 │ 무슨 일이죠?

 

모리하라 │ 지금 터무니없는 걸 듣고 있는데… 누군가가 정답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요!

 

벳푸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에다 │ 동의합니다.

 

오바야시 │ 누가 하실래요? 뭐, 마키노 씨가 하는 선택지도 있으니까요.

 

타케야마 │ 그렇네요-

 

― 일동, 나레이터를 바라본다.

 

마키노(나레이터)그런 건 들은 적 없어…

 

테라오 │ 자아- 그러면 마키노 씨에게 맡겨볼까요?

 

마키노 │ 마키노 유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나레이터, 마키노 유이가 되어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다.

 

오바야시 │ 그럼 후나토 씨! 아, 후나토가 아니구나.

 

타케야마 │ 카즈하입니다!

 

마키노 │ 안의 사람이랑 밖의 사람이랑 구분이 안 되네~

 

타케야마 │ 네- 그러면-

 

마키노 │ 잠시만, 누가 내주는 거야?

 

오바야시 │ 그러면 제가 내겠습니다.

 

마키노 │ 진짜냐고…

 

타케야마 │ 마음의 준비는 되셨나요? 그러면 마키노 씨의 대사까지 3, 2, 1!

 

히나타(나레이터) │  그때, 마키노 씨의 목소리가 「손오공(드래곤볼)」으로 바뀌었다.

 

마키노 │ 『옷쓰!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 ㅎ... 흐... 흑, 흑백을 정하, 정해보자고! 이 보치아로!!!!!』

 

― 마키노, 카메라를 향해 에네르기파를 쏜 뒤 백스테이지로 나가려 한다.

 

아사미 어이, 마키노 유이! 마키노 유이! 돌아가지마!

 

― 아사미, 마키노를 잡아온다.

 

마키노 │ 그야 이런 건 들은 적 없다고. 뭐야 이거! 무슨 일이냐고!

 

히나타 │  『무대 왼편에 나만 남겨두지 말라고 크리링!』

 

아사미 │ 『누가 크리링이야!』 전혀 안 닮았어 ㅋㅋㅋㅋ

 

― 아사미, 시끌벅적한 무대를 다시 테라오 테코가 되어 정리한다.

 

테라오 │ …어찌되었건, 다양한 NG컷을 해봤습니다만-

 

모리하라 │ 잠깐, 세 분은 어떠신가요? 지금 마키노 씨도 원래라면 없는 세계관이었고…

 

테라오 │ 어라? 당신 이름이 뭐였지?

 

모리하라 │ 저 노노카인데요.

 

히나타 │ 모리하라라고.

 

코이즈미 맞잖아 노노카! 노노카도 정답이라고!

 

테라오 │ 세 명이라고 하면...?

 

모리하라 │ 여기 있는데 안 한 사람 세명 있잖아요. 누군가가 대표로 정답을 보여주면 어떨까요?

 

히나타 │ 어째 말하는 게 마키노 씨는 정답이 아닌 것 같냐.

 

코이즈미 │ 마키노 씨는 원래 이 세계관에 없는 사람이니까.

 

테라오 │ 뭐 모처럼이니까, 카즈하 쨩 해보면 어때?

 

타케야마 │ 엙? 저 성우가 아닌데요?

 

모리하라 │ 성우가 아냐...?

 

마에다 │ 오마에 성우잖아 ㅋ 

 

히나타 │ 세계관 섞는 거 멈춰!

 

모리하라 │ 벌꿀유자차 마실래요? 마침 방도 건조하니까

 

타케야마 │ 가, 감사합니다. 근데 진짜 해?

 

우에다 │ 도조도조-

 

타케야마 │ 한 번도 해본적 없는데!

 

오바야시 │ 그럼 카즈하 쨩의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그때, 카즈하의 목소리가 「쿠로야나기 테츠코」[각주:15]로 바뀌었다.

 

타케야마 │에- 그러니까,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 흑백을 정해보자고. 이 테츠코랑 함께.』

 

오바야시 │ 어디랑 닮았냐고 하면, 오히려 마츠코랑 닮았어 ㅋ [각주:16] 테츠코가 아니라 마츠코 일지도.

 

테라오 │ 카즈하 쨩 미안해 시켜서. 전혀 안 닮았었어 ㅋ

 

타케야마 │ 레코 씨! 시범을 보여주세요!

 

오바야시 │ 에, 잠깐만! 그러면 제가 먼저 할게요!

 

― 오바야시, 무대 중앙으로 뛰쳐나간다.

― 테라오, 절도 있게 걸어나와 오바야시를 가로막는다.

 

테라오 │ 돌아가세요.

 

히나타 │ 야다!

 

테라오 │ 돌아가세요!

 

히나타 │ 야다!

 

아사미 돌아가세요! 아니, 돌아가라고! 부탁이니까 내가 먼저 하게 해줘!

 

타케야마 │ 자, 그럼-

 

아사미 │ 엔트리 넘버 12번 효고현에서 온 B형 타노 아사미,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타케야마 │ 그러면 타노씨의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이건 못 하면 좀 그렇지. 그때, 타노 아사미의 목소리가, 우리 회사의 선배, 「후쿠야마 마사하루」[각주:17]로 바뀌었다.

 

아사미 │ 욧샤, 할 수 있어!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말고, 아니라고 발뺌할 게 아냐. 흑백을 정해보자고~ 이 보치아로.』 감사했습니다!

 

히나타 │ 열심히 하셨네요. 근데 안 닮았어요ㅋ

 

아사미 │ 후쿠야마 선배님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나도 했겠다, 마지막은?

 

히나타 │ 아니 그러니까…

 

테라오 │ 오바야시 씨 가시죠.

 

타케야마 │ 유미코 씨, 유미코 씨

 

오바야시(?) │ 안녕하십니까! 아뮤즈에서 왔습니다. 오바야시 유미코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번째입니다!

 

타케야마 │ 그럼 사토 히나타 씨의 대사까지 3, 2, 1!

 

나레이터 │ 그때, 유미코라… 하는 사토 히나타의 목소리가 「세균맨」으로 바뀌었다.

 

히나타 │ 『하히흐헤호-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 흑백을 정해보자고! 이 보치아로!』 고생하셨습니다!

 

토미타 │ 뭔가 세균맨 보다는 냥츄[각주:18] 같은데?

 

히나타 │ 『냥츄다냥-』

 

마에다 │ 저게 더 닮았는데.

 

코이즈미 │ 세균맨 보다 낫다

 

히나타 │ 어이, 못 내보낼 수도 있어! 저작권 괜찮아?


# 5 ; 최종장

 

테라오 │ 자- 여러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걸로 오디션은 정말로 끝입니다.

 

우에다 │ 에, 지금 이걸로 끝인가요? 꽤 난장판이었던 것 같은데요, 저 아직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 했고…

 

테라오 │ 아, 그건 유감이네요. 결과는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수고하셨습니다.

 

우에다 │ 보치아 팀에 실제로 들어가기도 했고 연습도 해왔어요! 한 번 봐 주시기만 해도…

 

테라오 │ 시간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 타케야마, 오디션을 끝내려는 테라오에게 다가와 속삭인다.

 

타케야마 │ 테, 테라오 씨! 저기, 한 번쯤은 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열심히 노력한 친구인데…

 

테라오 │ 필요없단 거 알잖아, 쟤는 주연이 될 수 없다고.

 

타케야마 │ 그래도 저는 저 아이 괜찮다고 생각해요. 엄청 작품에 진심이기도 하고.

 

테라오 │ 잊어버린거야? 이미 주연은 정해져있어.

 

타케야마 │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건 말도 안돼요!

 

테라오 │ 네가 뭘 안다고 그러는 거야? 작품을 스폰서의 구미에 맞게 해내는 게 우리 프로듀서의..

 

타케야마(?) │ 이럴거라면 내 소중한 작품을 여러분들에게 맡길 수는 없어요!

 

오바야시 │ 내 소중한 작품…?

 

테라오 │ 무슨 말이야?

 

타케야마(?) │ 제가 1주일 전부터 일하게 되었지만 사실은 만화가에요! 필명은 우메키 바라코라고합니다.

 

오바야시 │ 우메키… 바라코…?

 

모리하라 │ 《아가씨의 보치아》 의 원작자라고?

 

테라오 │ 아냐, 거짓말이지? 카즈하쨩?

 

우메키(타케야마 카즈하) │ 줄곧 염원하던 애니메이션화가 결정되었고, 마침 휴재 기간과 겹쳐서 초근거리에서 애니메이션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고싶어서 여기서 일하게 되었어요.

 

테라오 │ 아냐, 아냐. 그런 건 말도 안 된다고. 당신이 그 우메키 선생님이라니…

 

우에다 │ 우메키 선생님은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으세요. 그렇지만 후두부 사진은 게재된 적이 있으시죠. 잠깐 뒷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우메키 │ 엣?

 

― 우메키, 뒤로 돌아 뒷모습을 보여준다.

 

우에다 │ 틀림 없어요! 저 후두부는 우메키 바라코 선생님이에요!

 

코이즈미 │ 저걸로 잘도 아는구만.

 

우메키 │ 스폰서의 촌탁에 따라 주연을 결정해버리는 제작사와는 함께 일할 수 없습니다!

 

― 모리하라 │ 에?

― 벳푸 │ 스폰서의 촌탁?

 

테라오 │ 우, 우메키 선생님~ 결례를 저질렀습니다! 이래저래 안 좋은 일들이 있었지만 원작을 제대로 작품 속에 녹여낼 생각이었어요!

 

우메키 │ 원작자의 의견 따위 무시해도 된다고 잘도 말하셨죠?

 

― 벳푸, 테라오와 우메키의 대화에 끼어든다.

 

벳푸 │ 기다려. 이건 이미 내정자가 있었던 오디션이야? 너무하네. 오디션은 공정해야만 하는 거라고.

 

우메키 │ 벳푸 씨도 사무소를 통해서 감독에게 압력을 넣었다고 들었어요. 모리하라 씨도 수상한 음료를 나눠줬었죠. 거기 도대체 뭐가 들어있던 거에요? 그걸 마시고 나서 다들 목소리가 확실히 이상해졌다고요!

 

모리하라 │ 그건…

 

우메키 │ 《아가씨의 보치아》 라는 작품은 응석쟁이로 자라서 노력이랑은 거리가 멀었던 주인공 키리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인 보치아에 도전하는 이야기에요. 그런 키리카를 뽑는 오디션에서 노력과 상관없이 어른의 사정으로 정해버리는게 맞나요? 애니메이션화 건은 백지로 하겠습니다.

 

테라오 │ 우메키 선생님. 정말로 면목이 없습니다!

 

― 테라오, 우메키에게 허리 숙여 사죄한다.

 

테라오 │ 이번 건, 지시를 내린 건 접니다. 감독, 그리고 지금까지 준비해준 현장 스태프들은 죄가 없습니다.

 

오바야시 │ 테라오 씨!

 

― 테라오, 말리려는 오바야시를 막는다.

 

테라오 │ 저는 제작팀에서 빠지겠습니다. 그렇지만 《아가씨의 보치아》 라는 작품을 여기 오바야시에게 맡겨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연재 개시부터 원작의 열혈팬이었고, 이 기획을 준비한 것도 다 오바야시입니다!

 

우메키 │ 한 번 잃어버린 신뢰는 그리 간단하게 되찾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실례하겠습니다.

 

― 우에다, 떠나려는 우메키를 가로막는다.

 

우에다 │ 저기! 오디션은 이걸로 끝인가요?

 

우메키 │ …네, 노력하신 우에다 씨에게는 면목이 없지만 그렇습니다.

 

우에다 │ 저, 《아가씨의 보치아》 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의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까요?

 

우메키 │ 그건… 지금 바로 말인가요?

 

우에다 │ 원작을 보면, 팀에 들어간 키리카가 보치아 대결에서 지고나서 보치아를 그만두려 할 때, 미스노 부장이 말을 건네죠. 『어째서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지 않는거지? 어째서 단 한 번의 실패로 그만두는 거야.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한 번 실패한 순간 성장하는 게 아니야. 다시 한 번 해보겠다고 발버둥칠 때 성장하는 거야.』 저는 이 대사에 몇 번이고 구원받았어요. 이런 최종 오디션에 저같은 일반인이 온 것 자체가, 실패를 하고 다시 바로잡기 위해 발버둥친 결과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여러분들이 선택한 방식이 대실패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친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아요.

 

― 우에다, 우메키를 바라본다.

 

우에다 │ 애니메이션화,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오디션도 다시 한 번 해주셨으면 합니다, 부탁드려요!

 

벳푸 │ 저도 부탁드립니다. 말 그대로에요.

 

― 벳푸, 우에다의 옆으로 함께 허리를 숙여 부탁한다.

 

우에다 │ 벳푸 씨…

 

벳푸 │ 저는 긴 시간동안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어요. 사실은 계속 알고있었어요. 지금의 저는 성우로서 수요가 없다고, 이런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언제까지고 과거에 살아서는 안 된다고, 발버둥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저, 바로 잡고싶습니다! 우메키 선생님,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우메키 │ 벳푸 씨, 고개를 드세요. 그런 말씀 하시면 곤란합니다.

 

모리하라 │ 저기! 저도, 저도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이 오디션을 망친거는 저예요.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반드시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딴 사람들을 떨어뜨는 거 말고는 할 줄 몰라서… 성우를 한다면 힘을 다할 방법이 잔뜩 있는데도… 저는 실격이라도 괜찮아요! 하지만 이 사람들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세요!

 

산죠 │ …저! 이건 애초에 저 때문이에요. 성우같은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여러분의 말을 듣고 나니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엄청 반성하고 있어요. 다들 죄송합니다!! 아버지에게도 제대로 전할게요. 제가 뽑히지 않아도 스폰서는 계속 할 수 있도록… 그러니 우메키 선생님,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오바야시 │ 저도! 저도, 감독으로서 우메키 선생님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아가씨의 보치아》, 다시 한 번 저희에게 맡겨주실 수 없으시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테라오 │ 부탁드립니다!

 

우메키 │ …알겠습니다. 정말로 단 한 번 뿐이에요.

 

― 조명, 잠깐의 암전 후 나레이터를 비춘다.

 

나레이터 │ 그로부터 반 년이 지났다. 어느 도내 홀에서는 매스컴의 기자들이 모여있다.

 

― 조명, 다운 스테이지 하수에 선 테라오를 비춘다.

 

테라오 │ 여러분! 오늘 애니메이션 《아가씨의 보치아》 제작 발표회의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 발표회를 맡게 된 프로듀서 테라오 레코입니다! 우선 이 작품에 빠질 수 없는 성우 캐스팅을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주인공인 "히메카와 키리카" 를 연기할 분은 바로 이 분입니다!

 

― 조명, 다운 스테이지 중앙에 선 산죠를 비춘다.

 

산죠 │ 『보치아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 공으로 세상을 바꿔보이겠어요!』

 

나레이터 │ 산죠 시오리가 기자들의 박수에 둘러싸였을 때, 무대의 출입구 쪽에는 세 명의 성우가 대기하고 있다.

 

― 조명, 업 스테이지 상수에 선 벳푸, 우에다, 모리하라를 비춘다.

 

벳푸 │ 의외로 재능이 있었네, 사장님 따님.

 

모리하라 │ 설마 1개월 뒤 최종 오디션에서 이겨버리다니.

 

우에다 │ 그래도 기쁘네요. 저희도 좋은 역을 받았고요. 함께 열심히 해보죠!

 

벳푸 │ 그러게.

 

모리하라 │ 자, 우리 차례라고.

 

― 조명, 나레이터를 비춘다..

 

나레이터 │ 그 뒤로 《아가씨의 보치아》가 히트했는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다만 이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얼토당토 않는 픽션입니다.


 

  1. 오디션 참가자 1. 스폰서의 딸. 낙하산. [본문으로]
  2. 오디션 참가자 2. 사투리 캐릭터. 하라구로. [본문으로]
  3. 벳푸 히로미의 매니저 후지, 모리하라 노노카의 여동생 나노카, 제작 감독 오바야시 유미코. 1인다역. [본문으로]
  4. 총괄 프로듀서. 비리 권력자. [본문으로]
  5. 오디션 참가자 3. 베테랑 성우. 안하무인 . [본문으로]
  6. 신입 스태프. 동네북. [본문으로]
  7. 오디션 참가자 4. 주인공. 노력과 열정의 상징. [본문으로]
  8. 데우스엑스마키나. 세계관 최강자. [본문으로]
  9. 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보고 섰을 때의 왼쪽 방향. 관객이 보는 입장에서 무대 우측. 상수의 반대방향은 하수(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보고 섰을 때 오른쪽. 관객 입장에서 무대 좌측). [본문으로]
  10. 일본의 종군기자 와타나베 요이치의 별명. 허스키하고 특이한 목소리와 발성으로 유명하다. [본문으로]
  11. 제20/21대 도쿄도지사. 강경보수에 속하는 여성 정치인. 코로나19 방역 대처가 고평가되며 재선에 성공, 그녀가 회견에서 말한 "소셔루- 디스탄소(사회적 거리두기)" 가 밈이 되었다. [본문으로]
  12. 아뮤보 페스 공연장. [본문으로]
  13. 쿠로야나기 테츠코. 일본의 여배우. 독특한 머리 모양과 비음 섞인 발성으로 유명하다. [본문으로]
  14. 아뮤보 소속 각본가 [본문으로]
  15. 일본의 여배우. 독특한 머리 모양과 비음 섞인 발성으로 유명하다. 이 앞에 마에다가 성대모사한 일본의 여배우 [본문으로]
  16. 일본의 여장남자 컨셉으로 유명한 방송인 [본문으로]
  17. 아뮤즈 소속, 1969년생 배우 겸 가수. 허스키하면서 끈적한 목소리가 특징. 한국에선 일본의 정우성으로 불린다. [본문으로]
  18. NHK E테레의 프로그램에 나오는 인형 캐릭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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