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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집/리에라 단편

시키(21)「New Year Update」

by 양털책갈피 2023. 1. 1.

▶ 1월 1일, 약 오전 4시. 이누보사키(犬吠埼)

※ 이누보사키, 일본의 일출 명소 중 하나

 

― 이누보사키 등대 근처 주차장

― 운전석 시키, 조수석 메이, 뒷좌석 키나코&나츠미

 

시키 「도착.」 부릉부릉, 핸들 빙글빙글

 

메이 「생각보다 금방 오네.」

 

시키 「응.」 주차 중

 

나츠미 「으음- 어두워서 사람이 있는지는 잘 안 보이네요.」 창밖 기웃기웃

 

키나코 「확실히. 가로등 없는 곳은 깜깜함다.」

 

메이 「걸을 수 있으려나…」

 

키나코 「아, 메이 쨩은 눈이 나쁘니까…」

 

나츠미 「그럼 선배들 도착하기 전까지 차에 있죠. 춥기도 춥고.」

 

메이 「안 돼. 자리 잡으려고 일찍 온 거잖아.」

 

키나코 「하지만 걷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됨다!」

 

나츠미 「해변은 모래사장이라 더 위험하다구요?」

 

메이 「안경이라도 쓰면 어떻게든 되겠지.」 안경케이스 달칵-

 

시키 「메이.」

 

메이 「왜?」 안경 장착

 

시키 「시력은 원근감의 문제. 지금은 어두운 것 뿐이니까, 안경은 큰 효과 없어.」

 

키나코 「에, 그렇슴까?」

 

시키 「응.」 끄덕

 

나츠미 「뭐어-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좋지 않겠어요?」

 

메이 「그건 그렇겠지. 흐음… 일단 휴대폰 라이트도 켜야 되나. 방전되면 곤란한데.」

 

시키 「괜찮아. 이럴 줄 알고 손전등 챙겨왔어.」

 

메이 「뭐? 진짜야?」

 

시키 「키나코 쨩, 내 가방 좀.」

 

키나코 「아, 하이!」

 

― 뒷좌석에 놔둔 시키의 백팩을 건네는 키나코

― 시키 「〔가방 뒤적뒤적〕」

 

시키 「여기. 이거.」 묵직-

 

메이 「으앗… 뭐야, 왜 이렇게 커.」 께름칙

 

나츠미 「손전등이 아니라, 캠핑할 때 쓰는 램프 아니에요?」

 

시키 「응. 캠핑하려고 사둔 거 맞아. 텐트 천장에 달아두는 거.」

 

메이 「(그런 것 치고는 진짜 너무 큰데…)」

 

키나코 「밝기는 어떻슴까?」

 

시키 「이거, 3km 밖에서도 보여. 특수 소형전구 1000개를 사용. 우주비행사가 쓰는 랜턴.」 고글 장착

 

나츠미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길 해요.」 농담두

 

키나코 「키, 키나코는 눈 감고 있을 검다!」 꼬옥-

 

메이 「넌 또 겁을 먹고 그러냐. 10년 전 개그 만화에서나 할 소리인ㄷ… 『달칵-』 

 

― 화악……

 

 

 

 

 

 

 

 

 

 

 

시키 「〔전원 off〕」 달칵

 

메이 「야이 미친.」


【New Year Update】

 

― 차에서 내리는 네 사람

 

시키 「잠깐 트렁크 좀. 먼저 가고 있어도 돼.」 총총총

 

메이 「그래~ 아, 안경에 김 서리네.」 뿌옇

 

키나코 「손수건으로 닦아도 되는검까? 빌려주겠슴다.」 주머니 뒤적

 

메이 「땡큐.」 슥삭슥삭

 

나츠미 「다들 준비된 건가요? 챙길 거 챙겼고?」

 

키나코 「키나코는 됐슴다! 에, 나츠미 쨩. 그 옷으로 되는검까?」

 

나츠미 「일출 생중계 하는데 귀엽지 않은 옷을 입으면 그림이 별로잖아요? 조금 춥긴 해도, Money를 생각하면 버틸 수 있답니다!」 엣헴

 

메이 「너 그러다 해뜨기 전에 병원간다. 키나코, 여기.」 손수건

 

키나코 「아, 네! 앞은 잘 보임까?」

 

메이 「안경 썼으니까 구분은 돼. 어두워서 그렇지. 그리고 나츠미 너는 바람막이 줄테니까 그거 입고. 중계 때 벗어도 되잖아.」 주섬주섬

 

나츠미 「후후훗~ 그건 메이가 제 계획을 몰라서… 느아!!!」 탄식

 

메이 「으앗, 깜짝이야!」

 

키나코 「나츠미 쨩, 왜 그럼까?」

 

나츠미 「조명을 깜빡 했어요! 아-! 정말! 어두워서 잘 안 찍힐 텐데.」 힝구

 

메이 「해 뜰 때쯤에는 밝으니까 괜찮잖아.」

 

나츠미 「브이로그에 쓸 것도 필요해서 지금부터 촬영할 생각이었다구요!」

 

키나코 「그럼 아까 시키 쨩이 가져온 랜턴을 쓰는 건 어떻슴까?」

 

메이 「그거 키면 사람들이 해 뜬 줄 알아.」

 

나츠미 「아직도 눈앞에 별이 돌아다닌다구요?」

 

키나코 「키나코는 눈 감고 있어서 잘 몰랐슴다.」 에헤헤

 

메이 「…어쨌든 가자. 어두우면 가로등 아래서만 찍든가.」

 

나츠미 「어쩔 수 없네요.」

 

 

▶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

 

― 백팩 하나씩 메고 있는 키나코, 메이. 카메라 가방을 멘 나츠미

― 휴대폰으로 L튜브 촬영 중인 나츠미

 

나츠미 「냐하-! 오니나-앗취!!!!」 재채기!

 

키나코 「나츠미 쨩, 괜찮슴까?」

 

나츠미 「으으, 역시 이건 무리였던 건가요… 앳취!」 콜록콜록

 

키나코 「큰일임다! 이러다 나츠미 쨩이 해뜨기 전에 죽슴다!」

 

나츠미 「추워도 죽지는 않는다구요?」

 

메이 「그러게, 멋낸다고 얇게 입으니까 그렇지. 해돋이 보러가는데 달랑 자켓만 입는 사람이 어딨어?」 훌쩍

 

시키 「옛날에 홋카이도에서도 그랬지.」 +배낭

 

메이 「아, 깜짝이야. 너는 안 춥냐? …뭐야, 그 후토마키같은 옷은.」

 

시키 「롱패딩. 따뜻해. 들어올래?」

 

메이 「됐거든.」

 

키나코 「시키 쨩! 나츠미 쨩을 부탁함다!」 낫쮸 질질질

 

시키 「응. 자, 어서 와.」 푹신-

 

나츠미 「…? 들어오라더니, 지퍼 그대로 아닌가요?」

 

시키 「지퍼 끝까지 내리기 힘들어. 그러니까 나츠미 쨩이 벗겨줘.」

 

메이 「야-! 말 이상하게 하지마!」

 

― 꿈틀꿈틀 시키낫쮸

― 시키의 롱패딩 안에 안겨 움직이는 나츠미

 

시키 「나츠미 쨩, 어때?」 꼬옥-

 

나츠미 「움직이기 불편한데스노. 촬영도 못 하고.」 뒤뚱뒤뚱

 

키나코 「L튜브는 키나코가 찍겠슴다.」 띠링♪

 

메이 「그냥 패딩 벗어서 줘. 둘이 입지 말고.」

 

시키 「안 돼. 둘 다 내 꺼야. 패딩도, 나츠미 쨩도.」

 

나츠미 「저는 허락한 적 없는데요?」 뒤뚱뒤뚱

 

시키 「그리고 나도 추워. 지금 따뜻해서 좋아.」 나른

 

메이 「그렇게 걸어서 언제 자리 잡으러 가겠냐. 있어 봐, 바람막이 줄 테니까, 위에 덧대서 입고, 핫팩 넣어둬.」

 

― 가방에서 얇은 겉옷과 핫팩을 꺼내주는 메이

 

나츠미 「아, 고마워ㅇ… 저기, 시키? 이제 됐으니까…」

 

시키 「싫어. 놓치지 않을 거야.」 꼬옥-

 

나츠미 「놓아주세요!」 버둥버둥

 

시키 「히히, 못 가.」

 

키나코 「키나코가 꺼내주겠슴다.」 샤샷, 쑤욱-

 

메이 「자, 여기.」

 

나츠미 「정말이지, 시키도 참 이상합니다. 아, 메이. 고마워요!」 주섬주섬

 

메이 「쟤 이상한 거 하루이틀 아니잖아. 핫팩 어떻게 쓰는지는 알지?」

 

나츠미 「네! 이걸로 문제 없는 거예요!」 엣헴

 

키나코 「그래도 추우면 얘기하는검다.」 헤헤

 

시키 「…그럼, 메이.」 활짝

 

메이 「아, 좀 그만하라고.」

 

시키 「메이는… 나한테만 차갑고.」

 

메이 「아, 알았어!」 폭-

 

시키 「메이, 사람 홀리지 마.」

 

키나코 「CEO!! 조회수 잘 나올검다!」 슷슷

 

나츠미 「…키나코, 셀카 모드로 찍고 있었어요.」

 

― 화면을 가득 채운 키나코와 나츠미의 얼굴

 

키나코 「╭*∞(·ㅅ·)∞*╮?」

 

 

▶ 해변 도착

 

― 여기저기 자리 잡은 사람들

 

메이 「벌써 도착한 사람들이 있네…」 춥지도 않나

 

키나코 「그래도 혼자인 사람보단 일행이 대부분 임다. 자, 리에라 다같이 볼 거니까 덜 붐비고 찾기 쉬운 곳에 자리 잡는검다.」 두리번

 

메이 「음- 그냥 아까 언덕 위에서 보는 게 나을려나?」

 

나츠미 「경치는 좋겠지만, 사람들이 계속 오가니까 어수선하지 않을까요?」

 

메이 「그런가-」 흐음

 

시키 「〔정체불명의 기계 만지작〕」 달칵, 꾹, 꾹

 

― 띠리링~

 

시키 「여기서 75.12m 앞. 거기에 자리 잡으면 돼.」

 

메이 「…뭐야 그거?」

 

시키 「해돋이 시뮬레이터. 최근 4년 동안 밀집도와 경치를 분석해서 가장 좋은 장소를 도출했어.」

 

키나코 「역시 시키 쨩임다!」 굉장함다!

 

― 시키가 정한 지점,

― 접이식 의자를 펼치는 키나코

 

키나코 「다들 여기 앉는검다.」 4개나 준비했슴다

 

시키 「Thanks.」 풀썩-

 

메이 「〔가방 뒤적뒤적〕」 착석

 

나츠미 「그런데 이렇게 도구 펼쳐놔도 되는 건가요?」 삼각대 설치 중

 

키나코 「의자 정도는 괜찮지 않겠슴까?」

 

메이 「텐트나 돗자리만 아니면 되는 걸로 알아. 지금은 넷 뿐이라 넓지도 않고.」

 

시키 「누가 치우라고 하면 그때 치워도 돼.」

 

나츠미 「하긴, 관리인이 없지는 않을테니까요.」

 

메이 「찾았다. 이거 담요인데, 각자 하나씩 받아. 나츠미 꺼는 의자에 둘게.」 툭-

 

나츠미 「아, 네!」 끼릭끼릭

 

키나코 「역시 메이 쨩은 철저함다!」

 

메이 「시키랑 캠핑 다니면서 이것저것 알아봤으니까.」 훗

 

시키 「자. 우리 아침 겸 야식.」 배낭, 컵라면 툭

 

메이 「오, 웬일이야? 먹을 걸 다 챙겨오고.」

 

시키 「근처에 편의점 없을 것 같아서. 키나코 쨩은 큰 컵.」

 

키나코 「키나코만 큰 사이즈 입니까?」

 

시키 「응. 뭔가 잘 먹을 것 같아서.」 엄지 척

 

메이 「어이.」

 

키나코 「나츠미 쨩, 키나코 잘 먹게 생겼슴까?」

 

나츠미 「…? 원래 이것저것 잘 먹지 않았나요?」 설치 끝, 착석

 

키나코 「응, 그렇슴다. 시키 쨩, 잘 먹겠슴다!」 헤헤

 

시키 「아, 보온병에 물. 깜빡 했다.」

 

메이 「하-? 진짜야?」

 

시키 「물은 있는데, 보온병이 아니야. 차가워.」

 

키나코 「그럼 어떻게 함까?」

 

나츠미 「근처에 온수 파는 곳이…」 검색 중

 

메이 「불을 피우는 건… 역시 안 되겠지.」 코펠도 없고

 

시키 「어쩔 수 없지. 잠깐 기다려 봐.」 배낭 덥석, 벌떡

 

― 어딘가로 향하는 시키

 

메이 「야, 어디 가!」

 

―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에게 차례차례 접근하는 시키

― 시키 「〔솰라솰라~〕」

 

나츠미 「뭐하는 걸까요?」

 

키나코 「혹시 물을 산다거나, 그런 거 아님까?」

 

메이 「아니, 이 시간에 모르는 사람들한테 위험하게!」 흠칫

 

나츠미 「그래도 분위기가 이상한 것 같지는 않은데-」 흐음

 

키나코 「시키 쨩이 위험한 일은 하지 않을검다.」 기웃

 

메이 「그건 그래도… 안 되겠다. 나도 다녀올…」

 

―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내 건네는 시키

― 시키 「〔인사 꾸벅- & 복귀 중〕」 총총총

 

시키 「여기, 뜨거운 물.」 쨘

 

키나낫츠 「오오-」

 

― 컵라면에 물 붓는 키나코와 나츠미

 

메이 「가서 뭐한 거야?」

 

시키 「물물교환.」

 

나츠미 「온수랑 다른 물건이랑 바꾼 건가요?」

 

시키 「응.」

 

키나코 「뭐랑 바꾼검까?」

 

시키 「술.」

 

메이 「아니, 해돋이 보러 오면서 술은 왜 챙겨? 게다가 운전하는 놈이?!」 어이없음

 

시키 「이렇게 쓰일 일이 있을까 봐.」 브이-

 

메이 「그냥 처음부터 온수를 제대로 챙기라고!」

 

키나코 「어찌되었든 해결되면 되는검다. 메이 쨩도 물 받는검다.」 달칵, 쪼르르-

 

메이 「…보온병은 다시 돌려주러 가야 하는 거지?」

 

시키 「응. 다 쓰면 드론으로 보내준다고 했어. 나츠미 쨩이 드론 촬영하고 싶다고 해서 챙겨온 거 있거든.」

 

나츠미 「엣, 냐-하~ 시키도 참, 센스가 100만 L튜버 급이라니까요!」 냐하-

 

시키 「분당 2만 엔.」

 

나츠미 「낫츠-!」

 

시키 「농담.」

 

키나코 「메이 쨩, 물은 이 정도면 되겠슴까?」

 

메이 「응? 어… 고마워.」

 

키나코 「식기 전에 먹는검다~ 다음 시키 쨩.」

 

시키 「응.」 쪼르르

 

메이 「(…아, 선배들 언제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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