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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라 장편/Bar.비타서머

시키「그대 눈동자에 건배。」-2-

by 양털책갈피 2023. 4. 4.

▶ 메이의 집

 

― 어쨌든 집에 잘 돌아왔다

― 샤워 후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는 메이

 

메이 「(시부야… 바 비타서머…)」 터치터치

 

― 지도/리뷰 (1/302)

―『Bar. ビタサマー』(비타서머)

 

메이 「헤에- 꽤 유명한 곳이었네.」 리뷰 개수 봐

 

메이 「(음, 가게 사진 말고는 딱히 없나? 개업한지 2년…)」 스크롤-

 

메이 「아.」 발견

 

신장개업! Bar.비타서머-!

점장 코멘트 : 비타서머의 가족들

―〔홀 배경의 직원 단체사진〕

 

메이 「(개업 때부터 있었구나. 이 사람)」 빤히-

 

메이 「(2년 전이면…)」

 

메이 「생각보다 어릴 수도 있겠네. 되게 어른스러워 보이던데. 그럼 이때는 대학생 땐가?」

 

메이 「…….」

 

메이 「나 뭔 소리하는 거냐… 그게 뭐 어쨌다고.」 으엑

 

메이 「…그 꼬맹이는 사진에 없네.」 ※ 나츠미

 

―『걱정하지 마. 이제 좋아하게 될 테니까.』

―『오늘, 힘든 일은 없었어?』

 

메이 「…….」 발그레

 

메이 「그러고보니 이름도 모르네. 아, 아까 사진에는 혹시… 없구나.」

 

메이 「(명찰은 있었는데… 제대로 못 봤고)」

 

메이 「…에이, 됐어! 이제 볼 일도 없는데! 다시 안 갈 거잖아!!」 버럭

 

메이 「다시 가면 꼭…」

 

―『다음에 오면 그때는 블루베리로 만들어줄게.』

―『그러니까 다시 와 줘.』

 

메이 「꼭…」 웅얼

 

메이 「…취했다. 취했네. 빨리 자야겠어.」 벌떡, 전등 off

 

―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메이

 

메이 「(아무튼 다시 갈 일도 없고, 주말에 푹 쉬면 생각도 안 나겠지)」

 

 

▶ 하지만 다음 주,

 

― 월요일,

 

키나코 「요네메 씨-! 여기! 작년 우편 영수증 전부 가져왔슴다!」 뒤뚱뒤뚱

 

메이 「어- 수고했어. 일단 거기 책상에 두고.」 다른 업무 중

 

키나코 「여기 두면 됨까?」 쿵-

 

메이 「그래- 거기 두… 야!!」

 

키나코 「에?」

 

― 기우뚱-

― 우수수수수수… 팔랑팔랑…

 

메이 「…….」

 

키나코 「죄, 죄송함다!!」

 

 

― 화요일,

―『〔옆부서에서 들리는 고성〕』 쿠웅- 와장창-!

 

키나코 「한냐!!」 깜짝

 

메이 「하아…」 지끈지끈

 

키나코 「무, 무슨 일임까?」 덜덜

 

메이 「…여권창구에서 또 난리겠지. 신경 쓰지 말고, 일 해.」 우리 일 아니야

 

키나코 「네… 근데 진짜 괜찮은검까?」

 

메이 「몰라, 알아서들 하겠지. 하루이틀도 아니고.」 에휴

 

 

― 수요일,

 

메이 「…….」 자판 타닥타닥

 

키나코 「(오늘은 큰 일도 없고, 평화로운슷~)」

 

―『아, 요네메 씨. 지금 바빠?』

 

키나코 「(과장님?!)」 깜짝

 

메이 「네…? 무슨 일 때문에…」 흠칫

 

―『아아- A4 용지 다 떨어져서. 문구사 좀 다녀와야 되는데, 지금 갈 수 있는 게 요네메 씨 뿐이네~』

 

키나코 「제가 가겠슴다!」

 

―『응? 사쿠라코지 씨 면허 없잖아?』

 

키나코 「아, 그렇긴 한데 그냥 걸어서…」

 

―『안 돼. 걸어가긴 멀어. 관용차 있으니까, 요네메 씨가 지금 좀 다녀와줘. 오면서 간식거리도 좀 사오고. 그럼 수고해~』

 

메이 「…….」

 

키나코 「제, 제가 킥보드 타고 다녀오겠슴다!」

 

메이 「…아니야, 됐어.」

 

 

― 목요일

― 점심시간, 자리에 돌아오니 모니터에 잔뜩 붙은 포스트잇

 

메이 「…사쿠라코지, 이거 뭐야?」

 

키나코 「아… 팀장님께서 오후 반차 내셔서…」

 

메이 「응.」 끄덕

 

키나코 「다른 분들은 출장 중이시고, 그래서 대직자가 요네메 씨라고…」

 

메이 「…….」

 

 

― 금요일,

― 퇴근시간. 퇴근 준비 중인 메이와 키나코

 

키나코 「요네메 씨, 수고 많으셨슴다.」 꾸벅

 

메이 「그래~ 너도~」 퀭

 

키나코 「집에 돌아가실 수 있으심까? 영혼이 없슴다.」 걱정임다

 

메이 「왜, 데려다주려고?」

 

키나코 「아, 그건… 그래도! 요네메 씨가 원하시면 현관 앞까지 같이 가겠슴다! 버스는 다른 거 타면 됨다!」

 

메이 「…됐어. 빨리 퇴근 해.」 가방 주섬주섬

 

키나코 「그래도… 신경 쓰여서 좀 그렇슴다.」 힝구

 

메이 「…어차피 퇴근하고 들를 데 있어.」 벌떡, 드르륵

 

키나코 「에?」 ㅇㅅㅇ?

 

메이 「먼저 간다. 다음주에 보자-」 뚜벅뚜벅

 

키나코 「…갑자기 생기가 돌아온 검다. 에? 그보다 다음주?」 갸웃

 

 

▶ Bar.비타서머

 

―『딸랑, 딸랑~♪』

― 프론트바의 진열장을 정리 중이던 시키와 눈이 마주치는 메이

 

메이 「…여, 여어.」 꾸벅

 

시키 「어서 와(おかえり).」 싱긋

 

메이 「앉아도 되지?」 쭈뼛

 

시키 「응. 얼마든지.」

 

― 프론트바 의자에 앉는 메이

― 드문드문 보이는 바와 홀의 손님들

 

메이 「오늘은 사람이 좀 있네?」

 

시키 「응. 그래도 내 손님은 그쪽이 처음.」

 

메이 「그, 그래? 저기 있는 사람들은?」

 

시키 「저 분들은 나말고 다른 바텐더. 지금은 잠깐 창고에.」

 

메이 「그렇구나.」

 

시키 「오늘은 어떤 거 마실래? 아니면 추천?」

 

메이 「그… 만들어주겠다고 했던 거. 그거로…」

 

시키 「…♪」 후훗

 

메이 「뭐, 뭐야? 왜 웃어?」

 

시키 「기억하고 있구나, 해서. 다시 안 올 것처럼 말했으니까.」

 

메이 「그건 그러니까…」 힐끔-

 

시키 「?」 싱긋

 

메이 「…무,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블루베리로 만든 술은 먹어본 적 없으니까!」

 

시키 「블루베리, 정말 좋아하나 봐?」

 

메이 「…됐고 빨리 만들어 줘.」

 

시키 「그래, 그래-」 샤샥, 찰칵-

 

― 잠시 후, 메이 앞에 놓이는 블루베리 상그리아

 

시키 「여기.」 달칵-

 

메이 「고마워.」

 

― 말 없이 잔을 몇 번 들었다 놓는 메이

― 가만히 메이와 줄어드는 잔을 바라보는 시키

 

메이 「후우-」 쨍-

 

시키 「오늘도 힘든 일 있었어?」

 

메이 「아니, 오늘은 없었는데. 이번주에 일이 많았어서.」

 

시키 「그랬구나.」

 

메이 「아, 힘들지는 않았고. 그냥 말 그대로. 일이 많았지. 예정에 없던 심부름도 했고, 조퇴한 팀장 대신해서 업무도 봤고.」

 

시키 「대단하네.」

 

메이 「응?」

 

시키 「말 그대로. 유능하고, 믿을 수 있으니까. 팀장을 대신할 만큼 능력도 있다는 뜻.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될 거야.」

 

메이 「그, 그런 건 아니고… 어차피 회사도 아니고 구청인데 뭐…」 머쓱

 

시키 「공무원?」

 

메이 「왜 그래?」

 

시키 「당연히 영업사원인 줄 알았어.」

 

메이 「그렇게 보여?」

 

시키 「응. 셔츠 윗단추도 풀어 헤쳤고, 처음 만났을 때 지쳐 보였으니까.」

 

메이 「민원 보는 과라서 그래. 나도 청사관리 부서였으면 좋았을 텐데.」

 

시키 「…사람들은 책임감 있는 직원이 업무를 봐주길 원해. 당신처럼 멋진 사람이 자리에 있다면, 난 그게 더 좋다고 생각해. 믿을 수 있으니까.」 싱긋

 

메이 「고, 고마워…」

 

시키 「눈매가 사나워서 조금 무섭지만.」

 

메이 「이건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시키 「컴플렉스였다면 미안.」

 

메이 「정말이지…」 상그리아 쭈욱-

 

시키 「도와주는 동료는 없어?」

 

메이 「…….」 생각 중

 

― 키나코 「요네메 씨! 도와주겠슴다!」 하이슷!

― 키나코 「그 정도는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검다!」 슷슷

 

메이 「…있어.」

 

시키 「그 사람도 좋은 사람인가 보네.」

 

메이 「응?」

 

시키 「입꼬리, 올라갔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좋은 사람, 아니야?」

 

메이 「좋은 사람… 은 맞지. 응. 일은 좀 아니지만.」 (키나코 : 너무 함다!)

 

시키 「잘 못해?」

 

메이 「아직은. 이제 막 시보로 들어온 애라서. 회사로 치면 인턴?」

 

시키 「잘 가르쳐 줘. 잘 키워야 일도 넘기고 편하게 하지.」

 

메이 「아까는 내가 업무 봐주면 좋겠다면서?」

 

시키 「그쪽이 인정하는 동료라면 똑같이 괜찮은 사람일 테니까.」

 

메이 「뭐야, 그게…」 상그리아 홀짝

 

시키 「…….」 지긋-

 

메이 「…저기, 있잖아.」

 

시키 「응?」

 

메이 「『그쪽』… 이라고 부르기는 좀 그래서. 서로 반말 하는데.」

 

시키 「신경 쓰여?」

 

메이 「신경 쓰인다기 보다는… 그냥, 그쪽 이름이 궁금해서. 알려줄 수 있어?」

 

시키 「그건 안 돼.」

 

메이 「에? 왜?」

 

시키 「직원들의 풀네임은 비밀. 가게에서 쓸 수 있는 호칭은 여기.」 명찰 톡톡-

 

―『Manager. Wakana』

 

메이 「와카나… 씨?」

 

시키 「응. 그거면 OK.」 끄덕

 

메이 「…나는 요네메.」

 

시키 「앞으로 『요네메 씨』 라고 불러주면 될까?」

 

메이 「편한대로.」 쭈욱-

 

시키 「알았어. 요네메 씨.」 싱긋

 

 

▶ 1시간 후, 메이가 떠난 뒤의 비타서머

 

― 텅 빈 비타서머,

 

시키 「〔유리잔 닦는 중〕」 슥삭슥삭

 

나츠미 「다녀왔어요~」 딸랑 딸랑-

 

시키 「…….」 지긋-

 

나츠미 「뭘 그렇게 봐요?」 흠칫

 

시키 「손님들 오는 시간대에는 스태프 문으로 다녀.」

 

나츠미 「아무도 없는 거 아니까 이쪽으로 왔다구요?」

 

― 프론트바 의자에 앉는 나츠미

 

나츠미 「욧샤-」 털썩

 

시키 「손님들 자리에 앉지 마.」

 

나츠미 「2차, 3차 손님들 오려면 멀었어요~」 냐하

 

― 드르륵, 언더바에서 땅콩을 꺼내주는 시키

― 접시 위 땅콩 『〔달그락-〕』

 

나츠미 「어머? 웬일이에요?」

 

시키 「나츠미 쨩한테 서비스.」

 

나츠미 「냐하~! 잘 먹을게요.」 냠

 

시키 「…오늘, 손님이 다녀갔어.」

 

나츠미 「네? 손님은 당연히 다녀가는 거 아니에요?」

 

시키 「아니, 말고. 지난주에 그 손님.」

 

나츠미 「?」 오물오물, 쏘옥-

 

시키 「나츠미 쨩이 데려왔던 여자 손님.」

 

나츠미 「한둘이 아닌데. 으음- 지난 주, 지난 주-」

 

시키 「…눈매 무서운 여자 손님.」

 

나츠미 「아아-! 그 사람! 에? 진짜에요? 다시 안 올 것처럼 굴더니?」

 

시키 「응. 그랬는데, 왔어. 블루베리 상그리아가 궁금하다고 해서.」

 

나츠미 「헤에- 근데 우리 가게 상그리아는 다 시트러스류 아니었나요? 레몬이랑 오렌지랑.」

 

시키 「내가 만들어줄 테니까 와달라고 부탁했거든.」

 

나츠미 「부탁? …흐응, 그랬구낭. 냠.」 모구모구

 

시키 「그래서. 나츠미 쨩한테 서비스.」

 

나츠미 「뭐랄까, 신기하네요. 시키는 항상 손님들한테 비즈니스라는 선을 딱 긋는 느낌인데. 그 손님이 그렇게 신경 쓰여요?」

 

시키 「…약간.」 끄덕

 

나츠미 「어머머~ 뭐야? 하긴, 시키는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맨날 불순한 의도의 손님들이 찾았으니까- 그런 순수한 손님은 처음이지 아마?」

 

시키 「그렇게 함부로 말하면 안 돼.」

 

나츠미 「뭐가요? 슬쩍슬쩍 번호 물어보고 그런 게 한 두 번인가? 명찰도 일부러 매니저급으로 만들어준 게 그 이유라구요?」

 

시키 「아무튼. 혹시 모르니까, 나츠미 쨩도 잘 해줘. 계속 올 수 있게.」

 

나츠미 「걱정도 참. 돈 벌어야 되는데 내가 내칠까봐요? 그보다 땅콩만 먹으니까 텁텁해서 그러는데, 나도 한 잔 만들어줄 수 있어요?」

 

시키 「…돈은 내고 먹어. 알콜 없는 거로 줄게.」 샤카샤카-

 

나츠미 「진짜 좋았나 보네~」 냐-하-

 

― 노랑과 주황, 분홍이 섞인 알록달록한 느낌의 칵테일

 

나츠미 「신 메뉴죠?」 스윽, 꼴깍

 

시키 「응. 먹어보고 평가 부탁해.」

 

나츠미 「…평범하게 달고 새콤한데요? 나쁘지 않아요.」

 

시키 「그래. 알았어.」 메모 슥슥

 

나츠미 「이거 이름은 정했어요? 뭐예요?」

 

시키 「펑키 코코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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