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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라 장편/Bar.비타서머

시키「그대 눈동자에 건배。」-4-

by 양털책갈피 2023. 4. 11.

― 그날 밤, 시키의 방

― 스마트폰 검색 중인 시키

 

시키 「〔터치터치〕」

 

■ 토요일 날씨

┗ 토요일 비

┗ 강수 확률

┗ 비 내리게 하는 방법

┗ 인공강우

┗ 인공강우 드론

┗ 드론 물뿌리기

┗ …

 

시키 「…Fail.」

 

― 커다란 상자에서 드론을 꺼내는 시키

― 드론 『위이이이잉-』 두둥실-

 

시키 「…….」 딸깍, 딸깍

 

 

▶ 다음날(금요일) 아침,

 

― 2층짜리 작은 멘션, 출근하는 키나코

― 201호 『〔덜컹, 끼익-〕』

 

키나코 「오늘도 힘내는슷~♬」 찰칵, 잠금 확인

 

― 멘션 복도, 누군가의 실루엣

―『위이잉-』

 

키나코 「웅?」 고개 휙-

 

― 복도 난간에 기대어, 멘션 마당 위로 드론을 날리고 있는 시키

 

키나코 「(아, 분명 옆집에 사는… 근데 뭐하는 검까!?)」 당황

 

시키 「…?」 빙글

 

키나코 「아, 안녕하세요~」 꾸벅-

 

시키 「…….」 가볍게 목례

 

― 다시 아랑곳 않고 드론을 날리는 시키

― 드론 『〔마당에 물 뿌리는 중〕』 솨아-

 

키나코 「(…화단에 물이라도 주려는 걸까?)」 갸웃

 

키나코 「(아! 일단 출근이 먼저임다!)」 쫄래쫄래

 

 

― 늦은 오후,

―『〔찰칵, 끼익-〕』

 

키나코 「흐아… 지쳤다…」

 

키나코 「(요네메 씨가 없으면 역시 힘든 검다…)」 철퍼덕

 

― 외투와 가방을 대충 던져두고 이불 위에 쓰러지는 키나코

 

키나코 「(씻고 정리해야 되는데 귀찮슴다…」 뒹굴

 

― 똑, 똑, 똑

 

키나코 「한냐!」 번쩍

 

―『실례합니다.』

 

키나코 「(에에… 갑자기 이 시간에…)」 긴장, 조심조심

 

키나코 「누, 누구…?」 끼익-

 

시키 「안녕하세요.」 꾸벅

 

키나코 「아, 옆집의… 안녕하세요.」 곤방와슷

 

시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주섬주섬

 

키나코 「ㄴ, 네?」

 

― 손에 들린 쇼핑백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시키

― 테루테루보즈 3개, 롤케익 1개

 

시키 「여기, 이거.」 스윽-

 

키나코 「아, 네.」 꼬옥-

 

시키 「테루테루보즈, 창틀에 거꾸로 걸어주세요.」

 

키나코 「아, 네. 거꾸로. 네.」 끄덕끄덕

 

시키 「빵은 드시면 돼요.」 답례입니다

 

키나코 「아, 감사함다.」 꾸벅-

 

시키 「아뇨, 저야말로. 그럼. 늦은 시간에 실례했습니다.」 꾸벅-

 

키나코 「아, 네.」 꾸벅-

 

― 문을 닫는 키나코

 

키나코 「…신기한 사람임다.」

 

키나코 「(근데 보통은 휴일에 맑으라고 걸지 않슴까?)」 갸웃

 

키나코 「뭐, 됐슴다! 빵도 받았고, 어려운 일도 아님다.」 쫄래쫄래, 끈묶끈묶

 

― 창틀에 거꾸로 묶인 테루테루보즈 3개

 

키나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키나코도 비오길 빌겠슴다.」 합장

 

 

▶ 다음날 아침,

 

키나코 「Zzz~」 쿨쿨

 

― 키나코의 휴대폰 『♬~♪』 띠로링

 

키나코 「우웅…? 휴일 아침부터 뭠까?」 더듬더듬, 덥석

[Web발신]

금일 산불예방 근무 지원은 우천으로 해제되었으며, 아래의 과에 해당하지 않는 근무자들께서는 산불예방 담당 산림조경과 휴양시설팀… (더보기)

 

키나코 「비?」 빼꼼

 

― 솨아아아아아--

―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 창틀에 거꾸로 매달린 테루테루보즈들

 

키나코 「헤에- 진짜 비오는검다.」 효과 대단함다

 

키나코 「(그럼 계속 자는검다… Zzz)」 스야-

 

 

―『♬~♪』 띠로링

 

키나코 「…? 이번엔 또 누구임까-」 덥석

 

― PM 01:05

― 메이 『사쿠라코지, 어제 별 일 없었어?』

 

키나코 「아, 요네메 씨!」 벌떡

 

― 키나코 『없었슴다!』 나잇스!

― 메이 『그래? 그럼 다행이고.』

 

키나코 「(요네메 씨가 먼저 메시지 보낸 거 처음임다~)」 슷슷

 

키나코 「아, 그러고보니 요네메 씨-」 터치터치

 

― 키나코 『요네메 씨 오늘 산불근무 아니였슴까?』

― 메이 『응.』

― 메이 『너는?』

― 키나코 『저는 원래 없었슴다!』

― 키나코 『둘 다 모처럼 진짜 휴일임다!』

― 키나코 『요네메 씨는 오늘 뭐 하실 검까?』

 

키나코 「…그래도 비오니까 뭘 하기엔 역시 무리겠, 오잉?」

 

― 메이 『〔침대 위에 놓인 아이보리-베이지색 원피스 사진〕』 ※ 슈스2기 엔딩 의상

― 메이 『이 옷 어때?』

 

 

키나코 「에?」

 

― 키나코 『예쁨다.』

― 메이 『그래?』

― 메이 『너무 애들 옷 같지는 않아?』

 

키나코 「후웅-?」 갸웃

 

― 키나코 『겉보기엔 괜찮은데…』

― 키나코 『솔직히 입어보기 전엔 모를 것 같슴다.』

― 키나코 『무슨 일 있슴까 ㅇㅅㅇ?』

― 한참 기다려도 표시되지 않는 읽음 표시

 

키나코 「헌옷정리? 대청소? 아니면?」 탐정슷슷

 

―『♬~♪』 띠로링

 

키나코 「아, 답장 온 검다 ♪」

 

― 메이 『〔방금 전 원피스를 입은 메이〕』

 

키나코 「얼렐레?」

 

― 메이 『어때? 괜찮아?』

 

키나코 「〔초고속 타이핑〕」 토도도도돗

 

― 키나코 『엄청 귀엽슴다! 잘 어울림다!』

― 키나코 『근데 진짜 무슨 일임까????』

― 메이 『밖에 잠깐 나갈 일 있어서.』

― 메이 『준비 중.』

 

키나코 「헤에-」

 

― 키나코 『지금 말임까?』

― 키나코 『아직 밖에 비옴다!』

― 메이 『지금은 아니고.』

― 메이 『이따 저녁 때쯤에.』

 

키나코 「저녁, 저녁, 저녁이라…」 흐음

 

키나코 「(맨날 셔츠에 바지만 입던 요네메 씨가, 비도 오는데 원피스 입고 주말 저녁에 외출? 그렇담~!!)」 와쿠와쿠

 

― 키나코 『혹시 데이트임까?』 슷

 

 

메이 「!」 움찔

 

메이 「데이트…」 중얼

 

메이 「…….」 토독, 톡...

 

 

― 메이 『아니.』

 

키나코 「에에… 재미없슴다.」 쳇

 

― 키나코 『그렇슴까.』

― 키나코 『그래도 중요한 일인 것 같으니 잘되길 바라겠슴다!』

― 메이 『그래.』

― 메이 『고마워, 잘 다녀올게. 월요일에 보자.』

 

키나코 「에이, 좋다 말았슴다. 연애 얘기가 친해지는데 직빵인데 말임다.」 뿌꾸-

 

키나코 「(…근데 암만 생각해도 데이트 같슴다)」

 

 

메이 「(…데이트는 아니지)」

 

메이 「…아직은.」

 

 

▶ 그날 저녁, 오후 7시

 

― Bar.비타서머, 건물 앞

― 우산을 쓴 채, 시간을 확인하는 원피스 차림의 메이

 

메이 「30분 정도 남는데, 너무 일찍 왔나… 7시부터 열려 있다고는 했지만.」 서성서성

 

메이 「(비도 오고, 그냥 늦게 올 걸…)」 찝찝

 

메이 「(평소에 입지도 않던 옷이라 괜히 어색하고…)」

 

메이 「(치마 입고 돌아다니는 건 교복이 마지막이었단 말이야…)」

 

메이 「그렇다고 계속 여기 있을 수도 없는데… 일단 입구까지는 가자.」

 

― 우산을 접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메이

― 메이 『〔출입문 손잡이 덥석〕』 빙그르...

 

메이 「…아, 우산꽂이 여기 있구나. 이건 됐고-」 슈욱- 툭

 

메이 「…나 이상한 거 없지?」 두리번

 

메이 「(바에 하늘하늘한 옷 입고 가도 되지 않나? 아! 설마 행사가…)」

 

― 메이의 상상,

―『오늘 밤 불태워 보자고!! 후우-!〔불을 뿜는 바텐더〕』 화르륵

―『호우!!』 『이예이~!!!』 『우효-!!』…

 

메이 「…그냥 돌아갈까.」

 

― 시키 『…요네메 씨.』

― 시키 『가게에 행사가 있어. 괜찮으면 와 줘.』

 

메이 「…그래! 놀림감밖에 더 되겠어? 시비걸면 다 뒤집어버리면 되지!」 ※ 안됨

 

메이 「(하나, 둘, 셋!)」 끼익-

 

―『딸랑, 딸랑~♪』

― 불이 꺼진 프론트바, 평소보다 늘어난 홀 테이블과 자리에 앉은 사람들

― 홀 한켠, 간이 무대 위 악기를 조율 중인 직원들

 

메이 「어라? 바에 불이… 아, 저쪽이구나.」

 

―『안녕하십니까, 손님?』

―『죄송하지만, 홀 좌석이 가득 차서 사이드로 안내해드려도 괜찮으실까요?』

 

메이 「…네? 아, 네.」 깜짝

 

― 웨이터의 안내에 따라 홀 뒤쪽 가벽 앞에 서는 메이

―『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꾸벅

 

메이 「(아예 내부를 싹 바꿨네.)」 두리번

 

메이 「(무대랑 악기랑… 근데 사람 진짜 많네. 테이블이 몇 개야?)」 하나, 둘, 셋...

 

메이 「…옷은 나랑 비슷하군.」 끄덕끄덕

 

메이 「(그런데 와카나 씨는 어디 있지? 바는 불도 꺼져 있고)」 흐음-

 

―『〔두웅---〕』 베이스

―『〔빰-〕』 신디사이저

 

메이 「!」 움찔

 

메이 「(아, 깜짝이야…)」

 

― 손님들에게 가볍게 사과 인사를 하는 직원

― 다시 조절하는 엠프 음량

 

메이 「…여기 라이브 카페 같은 곳이었구나.」 신기

 

―『〔짤랑~〕』 얼음 소리

― 메이의 팔뚝에 닿는 차가운 유리잔

 

메이 「꺄악-!!」 깜짝

 

나츠미 「냐하~♪ 그때 그 언니네요?」 서빙 중

 

메이 「아, 그때 그… 안녕하세요…」

 

나츠미 「역시 그때 억지로 끌고 들어온 보람이 있네요? 이벤트 날에 직접 찾아오고~」

 

메이 「뭐어- 딱히.」 심드렁

 

나츠미 「에이, 튕기지 말고요.」

 

메이 「튕기긴 누가 튕겼다고… 그냥 와카나 씨가 와달라고 부탁했으니까 온 거예요.」

 

나츠미 「흐응- 부탁?」 훗

 

메이 「왜요? 왜 웃어요?」

 

나츠미 「그건요, 부탁이 아니라 『약속』이랍니다~?」 방긋

 

메이 「아, 아니거든요…!」 화끈

 

나츠미 「어머? 약속이 뭐 어때서요?」 니히히

 

― 메이에게 잔을 건네는 나츠미

 

나츠미 「자, 여기요!」 찰랑-

 

메이 「…….」 물끄럼

 

나츠미 「시ㅋㅣ… 아니, 와카나가 얘기해서 알고 있어요. 금요일 밤마다 오는 눈매 무써-운 사람이 있다고. 항상 그거 마시죠?」

 

메이 「그렇긴 한데…」

 

나츠미 「우리 가게에서 블루베리 상그리아는 딱 한 손님만 주문하는데, 누군지 참 궁금하지 않아요?」 히죽

 

메이 「…잘 마실게요. 고마워요.」 흥칫

 

나츠미 「특별히 오늘도 첫 잔은 무료랍니다? 그럼 재밌게 보다 가요~ 와카나, 노래 잘 하거든요. 공연 끝나고 봐요~」 살랑-

 

― 다른 손님에게 음료를 건네주러 가는 나츠미

 

메이 「뭐야 진짜… 그냥 술만 주고 가면 되지.」 홀짝-

 

메이 「(…근데 그러면, 와카나 씨가 노래하는 건가?)」 힐끔-

 

― 그 순간, 서서히 밝아지는 무대 조명

― 주황빛으로 물드는 무대, 박수와 작은 환호를 보내는 홀 손님들

 

메이 「…….」 괜히 긴장

 

―『아아, 마이크 테스트.』

―『네! 오늘도 Bar.비타서머를 찾아주신 소중한 가족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벤트의 MC를 맡은, 비타서머의…』

 

메이 「〔손등 박수 짝짝〕」

 

메이 「(컵을 들고 있으니까 박수 치기 힘드네)」 짝, 짝-

 

―『그럼 오늘의 무대도 저희 비타서머의 술과, 분위기와 함께 취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무대! 박수로 맞아주세요!』

― 무대를 내려가는 MC, 그리고…

 

메이 「…!」 깜짝

 

― 검은색 오프숄더 블라우스와 퀼로트를 입고 무대에 올라오는 시키

― 시키 『〔무대 중앙의 의자에 앉는 시키〕』 스윽-

 

시키 「…♪」 싱긋

 

― ♬~♩♪

― 시키 『…하아.』

 

 

시키 『누군가의 마음은 난해하면서 짧아, 말·마음을 주고 받는 일도… 잘 안돼-」

 

메이 「…….」

 

시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서 다행이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다행이야-』

 

― 나츠미 「〔메이 힐끔〕」

― 메이 「…….」 멍-

 나츠미 「…♪」 

 

시키 『나의 목소리, 너의 목소리, 벽을 부수고 봐 녹아들어-』

 

시키 『처음으로 싹튼 마음을 바라보고 있어-』

 

시키 『…Glass Ball Rej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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