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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라 장편/Bar.비타서머

키나코「첫사랑을 주세요。」-2-

by 양털책갈피 2023. 10. 8.

▶ 30분 후,

 

― 프론트바에 앉은 메이와 키나코

― 스태프룸에서 콘치즈 한 접시를 들고 나오는 시키

 

시키 「여기.」 달그락-

 

키나코 「감사함다.」 꾸벅

 

메이 「저녁 먹고 나오라고 말해줬어야 했는데. 깜빡했네.」 머쓱

 

키나코 「그래도 엄-청 배고픈 건 아임다. 괜찮슴다.」 헤헤, 덥석

 

메이 「더 먹고 싶은 거 있어?」

 

키나코 「음- 옥수수 먹고 생각해보겠슴다.」 포크 빙글빙글

 

메이 「그렇냐.」

 

키나코 「잘 먹겠습니다~…」 와앙… 곁눈질 힐끔

 

메이 「…?」

 

시키 「뭔가 이상해?」

 

키나코 「아. 아임다. 잘 먹겠슴다.」 냠

 

메이 「뭐래.」 피식

 

시키 「순간 놀랐어. 혹시 뭔가 잘못 만든건가 해서.」

 

메이 「옥수수캔 열어서 담고 치즈 올린 게 전부인데. 잘못될 게 있어?」

 

시키 「그래도 조리가 필요한 안주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서.」

 

메이 「음, 하긴. 맨날 땅콩이랑 과일이었지.」 끄덕

 

시키 「원칙적으로, 프론트바는 견과류와 과일만 서빙할 수 있으니까.」

 

키나코 「〔멈칫, 시키 힐끔-〕」 눈치

 

시키 「오늘은 괜찮아.」 싱긋

 

키나코 「〔하잇스!〕」 냠-

 

메이 「…안 흘리게 할게.」

 

시키 「정리하면 돼. 괜찮아.」

 

 

키나코 「잘 먹었슴다!」 활짝-

 

메이 「아무도 안 뺏어 먹는데, 빨리도 먹었네.」

 

시키 「안주는 양이 적으니까.」

 

키나코 「아임다! 엄청 맛있어서 금방 먹은검다! 요네메 씨는 진짜 안 드심까?」

 

메이 「이따가 출출하면.」 홀짝-

 

키나코 「그렇슴까. 알겠슴다. 음- 그리고-」 시키 빤히

 

시키 「?」

 

메이 「왜, 왜 그래?」 불안

 

시키 「아, 접시 치워줄게.」 달그락

 

키나코 「네? 아, 네.」

 

― 빈 접시를 들고 프론트바 옆 스태프 통로로 향하는 시키

― 어딘가 주변을 살피는 듯 눈과 몸을 기울이는 키나코

 

메이 「…아까부터 이상하네. 뒤에 누구 있어?」 두리번-

 

키나코 「네?」 깜짝

 

― 평범한 풍경의 바 내부

― 홀의 손님들, 접객 중인 웨이터들

 

메이 「-?」 갸웃

 

키나코 「아무것도 아니에요.」 끄덕끄덕

 

메이 「스읍… 말투가 뭔가 있는데.〔달그락-〕아, 다 마셨구나.」

 

시키 「한 잔 더?」 뚜벅뚜벅

 

메이 「금방 왔네?」

 

시키 「응. 안에 전달만 하는 거니까. 그리고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수도 없고.」 스윽-

 

― 메이의 빈 잔을 가져가는 시키

 

메이 「사쿠라코지는?」

 

키나코 「아, 저도 그럼. 부탁드림다.」 끄덕끄덕

 

시키 「Ok, 잠시만 기다려줘.」 드르륵- 샤카샤카

 

― 메이의 상그리아를 만들기 시작하는 시키

 

시키 「후배 씨도 요네메 씨와 같은 걸로? 아니면 후배 씨가 좋아하는 과일 있어?」

 

키나코 「감자랑 옥수수 좋아함다.」

 

메이 「어이.」

 

시키 「…응, 그리고?」 웃참

 

키나코 「호박도 좋아함다.」

 

시키 「요네메 씨가 후배 씨를 아끼는 이유가 있네.」

 

메이 「사쿠라코지, 그건 과일이 아니야.」

 

키나코 「…아, 그렇슴다.」

 

시키 「괜찮아. 호박으로 만든 것도 있어. 도수가 좀 높지만.」 샤카샤카

 

메이 「얼마나 되는데?」

 

시키 「35도 정도.」

 

메이 「우왓… 야, 너 마실 수 있어?」

 

키나코 「술을 안 마셔봐서 모르겠슴다. 그래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슴다.」 에헤헤

 

메이 「웃으며 할 말이 아니거든?」

 

키나코 「술은 마시라고 만드는 거 아임까?」

 

시키 「주량을 모르고 마시면 위험해.」 달그락-

 

메이 「그래, 약한 거 마시다가 마셔. 아, 땡큐.」 짤랑-

 

키나코 「후웅- 그럼 살짝 맛만 보는 건 안 됨까?」

 

시키 「안타깝지만, 지금은 못 만들어. 재료 준비가 안 됐거든.」

 

키나코 「에. 그랬슴까?」

 

시키 「사람들이 호박 칵테일이 있는지 잘 몰라. 그래서 메뉴에도 없고. 보름 정도면 개인적으로 준비할 수 있어. 그때 살짝 알려줄게.」

 

키나코 「알겠슴다!」 하잇스!

 

메이 「살짝 알려주는 건 또 뭐야…」 궁시렁, 홀짝-

 

시키 「…아니면 옆집이니까, 우리집에 와도 되고.」

 

키나코 「네?」 잘못들었슴다?

 

메이 「야…! 콜록! 콜록!!」 켁켁

 

키나코 「으아아, 요네메 씨! 괜찮슴까!」 등짝 팡팡

 

메이 「괜찮… 콜록! 야, 물 좀.」

 

― 따뜻한 물을 건네는 시키

― 물을 마시고 숨을 고르는 메이, 안절부절하는 키나코

 

시키 「농담이었는데.」

 

메이 「한 번만 더 그딴 농담하면 진짜 화낸다?」 째릿

 

시키 「미안…」

 

메이 「주의준다더니 어쩌더니 진짜…」 쯧

 

키나코 「…그, 와카나 씨!」

 

시키 「응?」

 

키나코 「저는 와카나 씨한테 관심 없슴다!」

 

시키 「응. 알았어.」 끄덕

 

키나코 「진짜 진짜 하나도 관심 없슴다. 게슴츠레한 눈빛도 제 스타일 아임다!」 당당

 

시키 「그건 좀 상처인데.」

 

메이 「…풋.」 비웃

 

키나코 「그러니까 요네메 씨도 화내지 않는 검다.」 슷슷

 

메이 「화낸 적 없거든.」

 

시키 「그럼 요네메 씨는 어때?」

 

메이 「어? 나 뭐가?」

 

키나코 「아- 요네메 씨도 굳이 따지면 제 스타일은 아임다. 저는… 동글동글 귀여운 쪽이 좋슴다.」

 

메이 「굳이 그걸 자세하게 따져야 되냐?」

 

시키 「요네메 씨도 귀여워.」

 

메이 「야 이… 조용.」 스읍

 

키나코 「…아무튼 요네메 씨는 좋은 동료 선배님임다. 언제나 감사함다.」

 

메이 「…그래, 알았다.」 머쓱

 

시키 「다행이네, 요네메 씨.」

 

메이 「뭐가.」

 

시키 「이렇게 잘 따르는 『후배』가 있으니까.」

 

메이 「직장동료랑 사이 좋은 게 뭐 어때서.」 괜히 틱틱

 

키나코 「에헤헤~ …아, 그런데 와카나 씨.」

 

시키 「응.」

 

키나코 「그, 아까 전에 저기서 노래하…」 우물쭈물

 

메이 & 시키 「?」

 

키나코 「…ㄹ 때! 마셨던 거! 그거 먹고 싶슴다!」 벌떡

 

시키 「…아, 처음에 나눠준 거?」 잠깐 당황

 

키나코 「네!」 끄덕끄덕

 

메이 「그게 이거야. 내가 마시고 있는 거.」 짤랑-

 

키나코 「저도 그걸로 부탁드림다!」

 

시키 「응. 알았어.」 휘릭, 찰칵-

 

메이 「그리고 이제 앉아라.」

 

키나코 「아, 네.」 챱

 

메이 「벌써 취한 거야?」

 

키나코 「아, 아임다…」

 

메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적당히 마셔라?」

 

키나코 「네! 주의하겠슴다!」

 

― 20분 후, 여전히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세 사람

― 그때, 메이의 팔뚝에 닿는 차가운 무언가

 

메이 「그래서 얘가 그 다음에 바로… 꺄악-!!」 화들짝

 

키나코 「요네메 씨?!」 깜짝

 

나츠미 「자요, 아이스크림!」 히죽, 스윽

 

메이 「좀 평범하게 줘요! 근데 웬 거예요?」

 

나츠미 「오니낫츠 서비스랍니다~★」

 

메이 「…줄 거면 2개 줘요.」

 

나츠미 「네? 아.」 키나코 발견

 

키나코 「…….」 나츠미 빤히-

 

나츠미 「아- 맞다. 와카나가 일행이 온다고 했『〔똑, 똑〕』

 

시키 「그만. 그보다 이제 다 갈아입은 거야?」 심드렁

 

나츠미 「원래 오래 걸리는 거 알잖아요?」

 

시키 「그래도 너무 오래 걸렸어. 다른 웨이터들 바쁜 것도 생각해야지.」

 

나츠미 「알았어요. 하지만 원래 노래하던 날도 아니었는데, 급하게 바꿨다는 거. 그러니까 이해 좀 해줘요? 알았죠?」 냐하~

 

시키 「…….」

 

나츠미 「어디- 와카나 말대로 일하러 가볼게요~ 아! 일행분도 조금 이따 바로 챙겨줄게요! 그럼~!」 살랑, 뿅뿅

 

― 홀 테이블 주문을 받으러 가는 나츠미

 

메이 「여전하네… 아이스크림도 첨부터 2개 챙겨오든 하지. 사쿠라코지, 먹을래?」

 

키나코 「네? 아, 네…」 부스럭-

 

시키 「그건 직원들 먹으라고 휴게실에 둔 거야. 내가 가져다줄까?」

 

메이 「아니, 됐어. 다른 손님들 있는데 서비스로 더 받으면 눈치 보여.」

 

시키 「그렇네.」 피식

 

메이 「그리고 막대 아이스크림은 립스틱 번진단 말이야.」

 

키나코 「〔입에 아이스크림 물고 있는 키나코〕」 멈칫

 

메이 「…다시 바르면 되지, 뭐. 그래도 지금은 별로.」

 

시키 「응. 포장지는 이쪽으로. 버려줄게.」

 

키나코 「아, 네.」 바스락

 

메이 「…그, 잠시만. 말 나온 김에 화장 좀 고치고 올게.」 벌떡

 

시키 「응. 다녀와.」

 

― 잠깐 자리를 비우는 메이

 

키나코 「…저기, 와카나 씨. 아까 그 웨이터분이랑은 친구임까?」

 

시키 「응. 오픈 때부터는 아니지만, 꽤 오래 같이 일했어.」

 

키나코 「그렇슴까. 이름은 뭠까? 설마 오니낫츠임까?」

 

시키 「그건 별명. 풀네임은 비밀. 여기서는 오니츠카라고 부르면 돼.」

 

키나코 「오니츠카… 혹시 오니츠카 씨는 요네메 씨랑도 친한검까?」

 

시키 「요네메 씨가 여기 온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웨이터 중에선 아마 가장.」

 

키나코 「후웅- 알겠슴다. 아, 그리고 말임다.」

 

시키 「?」

 

키나코 「아이스크림 먹어서 그러는데, 도수 강한 걸로 주면 안 됨까?」

 

시키 「어? 괜찮겠어?」

 

키나코 「괜찮슴다. 와카나 씨가 판단하는 검다.」 끄덕끄덕

 

―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 메이

― 꽤 취기가 올라와 보이는 키나코와 말 상대하는 시키

 

메이 「무슨 얘기하고 있… 어? 뭐야. 얘 왜 이래?」

 

키나코 「오셨슴까, 요네메 씨.」 발그레

 

시키 「조금 도수 강한 걸 부탁해서. 두 달 전에 요네메 씨가 서비스로 마셨던 거.」

 

메이 「아, 그거? 근데 그거 한 잔에 취할만큼 세진 않았잖아.」

 

시키 「응. 다만, 후배 씨한텐 아직 이른 것 같아.」

 

메이 「나 원… 앞에 마신 게 있어서 그런ㄱ「요네메 씨!」

 

키나코 「요네메 씨, 물어볼 게 있슴다.」 발그레-

 

메이 「머, 뭔데?」 흠칫

 

키나코 「아까 아이스크림 받을 때 기분 어땠슴까?」 발그레-

 

메이 「어떻냐니… 어이 없다고나 할까, 놀랐지…?」

 

키나코 「알겠슴다.」 호로록-

 

메이 「얼굴 새빨간데 계속 마시려고? 그만 마셔.」 걱정

 

나츠미 「어머, 까칠하셔라~」 불쑥

 

메이 「아 씨… 깜짝이야.」

 

나츠미 「서비스를 어이 없다고 하면, 저도 상처받아요. 자! 이건 오늘의 일행분께!」 바스락-

 

― 방금 전의 막대 아이스크림을 쥐어주는 나츠미

 

키나코 「…와, 놀랐슴다. 감사함다.」

 

나츠미 「놀랄 게 있나요? 아까 준다했는데. 뭐- 아무튼! 술 깰 때는 아이스크림이 좋답니다~」

 

시키 「…볼 일 끝났지? 그럼 가서 일해.」

 

나츠미 「에이, 좀만 더 있다가요. 와카나 손님도 손님인데, 접객해야죠. 아니면 내가 분위기 좋을 때 찾아온 훼방꾼인 건가?」 냐하

 

메이 「…….」 뚜웅

 

나츠미 「그래도 걱정 마요~ 와카나와 저는 동료일 뿐이니까~」

 

메이 「예예- 알겠습니다.」 시큰둥

 

나츠미 「에이, 진짜라구요? 우린 가족같은 회사 친구, 딱 그런 느낌인데. 그쪽이랑 옆에 일행분이랑 비슷한 사이랍니다?」

 

키나코 「…저기, 요네메 씨. 와카나 씨. 물어볼 게 있슴다.」

 

시키 「?」

 

메이 「이번에는 또 뭔데?」

 

키나코 「두 분은 뭐 땜에 서로 반한 검까?」

 

메이 「야, 너 그걸 대놓고…!」 당황

 

나츠미 「어머~」

 

시키 「찬물을 어디에 뒀더라.」 딴청-

 

나츠미 「손님이 묻는데 대답 안 해요? Ms.바텐더?」

 

키나코 「빨리 알랴주는 검다.」

 

메이 「혀 꼬인 애가 말한다고 알아 듣냐?」

 

시키 「…별 거 없어.」

 

메이 「…!」 움찔

 

키나코 「그게 뭔 소림까?」

 

시키 「그냥. 첫눈에…」 화악-

 

나츠미 「어머머~ 진짜 뭐야뭐야~」

 

키나코 「그렇슴까- 헤에-」

 

메이 「그, 그런 녀석이! 여태까지 조, 좋ㅇ… 뭐 그런 한 마디도 안 했냐!」

 

시키 「미안. 요네메 씨는 그 전까지 손님이었으니까. 또 언제나 가게 안이고. 지난 번에라도 했어야 했는데…」

 

메이 「돼, 됐어! 나도 뭐, 다를 거 없고…」 쭈욱- 달그락-

 

나츠미 「정말이지. 서로서로 제대로 말을 안 하니까 지지부진 한 거잖아요. 좋아하면 바로 큥! 하고 말해야죠. 손도 잡고!」

 

시키 「그거 성희롱에 강제추행이야.」

 

나츠미 「진지하게 받지 말아줄래요?」

 

메이 「…대뜸 말한다고 받아줄지 어떻게 알아.」

 

나츠미 「그건 나중 문제죠! 눈치만 보는 사람은 질색이에요. 좋아하면 좋아한다, 반했으면 반했다! 일사천리 몰라요?」

 

키나코 「…그렇슴까.」 사뿐, 터벅터벅

 

메이 「어, 사쿠라코지?」

 

시키 「?」

 

나츠미 「?」

 

키나코 「오니츠카 씨, 첫눈에 반했습니다. 키나코랑 사귀어주세요.」

 

나츠미 「…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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