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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라 장편/캣츄 더 록!

스미레(26)「무명(無名)의 런웨이」

by 양털책갈피 2024. 4. 28.

― 무대를 비추는 조명,

― 음악이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 속에서 인사하는…

 

스미레 「감사합니다! 헤안나 스미레였습니다!」 꾸벅

 

스미레 「다음에 또 만나요!」

 

스미레 「갤럭시~!」


【무명(無名)의 런웨이】

 

▶ 3월의 늦은 밤,

 

― 상점가 귀퉁이의 작은 편의점

― ♬~♪♩

 

스미레(26) 「어서오세요-」 꾸벅

 

 

― 삑, 삑, 삑…

 

스미레 「1,380엔입니다. 포인트 카드 있으신가요?」 바스락, 바스락

 

― ♬~♪♩

 

스미레 「감사합니다-」

 

스미레 「…….」

 

스미레 「…콜록.」 마른 기침

 

스미레 「스읍, 오랜만이었어서 그런가. 기침이, 콜록.」 뒤적뒤적, 달칵-

 

― 카운터 아래에서 생수를 찾아 마시는 스미레

― 스미레의 휴대폰 『〔위이잉-〕』

 

스미레 「아, 돈 들어왔다.」 터치터치

 

― 최근 입금 내역 : 25,000엔

 

스미레 「2만 5천이면- 보자, 교통비랑 빠지고 대충-」 계산 중

 

스미레 「(나쁘지 않네) 아, 한 번 더 안 불러주려나.」

 

스미레 「(차라리 편의점을 관두고 전속으로 써달라고… 아니지, 한달 수입만 보면 편의점이 더 좋은가?)」 흐음

 

스미레 「…….」

 

스미레 「…진짜 프리터가 본업이냐고.」 한숨

 

 

― 오전 3시,

― ♬~♪♩

 

스미레 「감사합니다~」

 

스미레 「…….」 심심

 

스미레 「(손님, 없겠지?)」 힐끗

 

스미레 「〔휴대폰 터치, SNS 앱 실행〕」

 

― @_Sumire_Heanna_

― 8시간 전 | △△ 이벤트홀 #LIVE_Romance에 참가했습니다!…

 

스미레 「…….」

 

― 💬1 🔁 4 ♡ 13 📊 1.7k

 

스미레 「(답글…)」 터치

 

― @LIVE_Romance | 수고하셨습니다!

 

스미레 「(공식계정…)」 뒤로가기

 

스미레 「하아…」 지끈지끈

 

스미레 「(너무 오랜만이라 그래, 오랜만이라)」

 

스미레 「(활동을 늘리자. 그럼 뭐든 되겠지)」 스르륵-

 

― 아무 생각 없이 빠르게 스크롤하는 화면,

― @KanonShibuya

 

스미레 「…….」 멈칫

 

― 📌 메인에 올림

― 시부야 카논입니다! 3rd single…

 

스미레 「(이거도 벌써 세 달 전이잖아)」 터치

 

스미레 「2월에… 팬미팅도 했구나.」

 

스미레 「…….」

 

― ♬~♪♩

 

스미레 「아, 어서오세요.」 후다닥

 

 

― 오전 6시,

―『수고하셨어요~』

 

스미레 「네에- 수고해요-」 봉투 주섬주섬

 

― 교대 완료

― 야외 테이블, 도시락을 꺼내는 스미레

 

스미레 「…잘 먹겠습니다.」 챱

 

스미레 「(폐기 때문에라도 그만 둘 수가 없단 말이지)」 맛폰 터치터치

 

― SNS 확인,

― 💬1 🔁 4 ♡ 13 📊 1.7k

 

스미레 「(…아무것도 안 늘어났군)」 모구모구

 

스미레 「…….」

 

― LINE, 여러 채팅 목록들

― …Liella! (11)

 

스미레 「…….」 뒤로가기

 

스미레 「후우, 크흠…」 훌쩍

 

스미레 「(다들 잘 살고 있겠지)」

 

스미레 「(취업도 했고, 별 일 없으니까 연락도 안 하는 걸 테고)」

 

― 친구 목록,

― 하즈키 렌 『〔학생들과 찍은 단체 사진〕』

 

스미레 「(언제 사진이래. 졸업식 땐가?)」

 

스미레 「애들 졸업한다고 울고 그랬을려나-」 피식

 

― 천천히 멤버들의 프로필을 둘러보는 스미레

― 아라시 치사토 『〔어딘가의 여행 사진〕』

― 사쿠라코지 키나코 『〔꽃이 핀 정원 사진〕』

― 오니츠카 토마리 『〔기본 프로필〕』

 

스미레 「토마리답네.」

 

스미레 「(아직 둘이 쇼핑몰 하나?)」

 

스미레 「(아, 맞네. 나츠미 프로필에 있네)」 스르륵-

 

스미레 「메이도 기본 프로필이고. 얘는 뭐야, 이거.」 ※ 얘=시키

 

스미레 「(그래도 치사토가 자리 자주 만들고 그랬는데)」

 

스미레 「그리고 카논은…」 중얼

 

― 시부야 카논 『〔꾸벅꾸벅 졸고 있는 만마루 사진〕』

 

스미레 「…….」 터치

 

― …시부야 카논

― 마지막 메시지…『알았어. 수고해~』

 

스미레 「…….」 터치

 

― 카논 『응! 고마워!』

― 카논 『잘 다녀올게!』

― 카논 『〔파이팅 이모티콘〕』

 

스미레 「…….」

 

― 스미레 『알았어. 수고해~』

 

스미레 「…작년 12월이었네. 마지막 메시지.」

 

스미레 「그래, 뭐. 카논이야 따로 연락 안 해도 어떻게 사는지 다 나오는데.」

 

스미레 「(근데 돌아와서 어떻게 한 번도 연락을 안 하냐.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었으면서)」

 

스미레 「(…홋카이도 다녀온 걸로 뭐라 하긴 그런가)」

 

스미레 「…….」 생수 쭈욱-

 

스미레 「(하긴 그래. 옛날에 말도 없이 다녀오고 그랬지)」

 

스미레 「그 겁쟁이가 어떻게 그랬나 몰라-」

 

― 폐기 식사 끝

― 자리 정리 후 돌아가는 스미레

 

스미레 「으으… 후우-」 기지개 쭈욱-

 

스미레 「(조금만 뛰고 잘까. 피곤하긴 한데)」 흐음

 

스미레 「(일단 옷만 갈아입고, 잠깐 쉬다가 나와서 생각해야겠다)」

 

 

▶ 스미레의 자취방

 

― 찰칵, 끼익-

― 짐을 내려놓고 이불에 앉는 스미레

 

스미레 「하아…」 털썩

 

스미레 「(앉으니까 나가기 싫어지네)」

 

스미레 「글렀네 진짜~」 풀썩

 

스미레 「…….」 몽롱-

 

스미레 「씻어야 하는데…」

 

 

스미레 「Zzz...」 새근새근

 

― 위이잉~ 위이잉~

 

스미레 「?」 부스스

 

스미레 「(알람인가? 몇 시지?)」 더듬더듬

 

스미레 「(근데 알람을 맞췄던가?)」 덥석

 

― 스미레의 휴대폰,

― 착신 중 : 시부야 카논

 

스미레 「에, 카논?」 깜짝

 

― 전화를 받는 스미레

 

스미레 「여, 콜록! 여보세요?」

 

―『…미ㄹㅔ…쨩…』

 

스미레 「…? 여보세요? 카논?」

 

―『스미레 쨩… 스미레…쨩…』 훌쩍

 

스미레 「야,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어?」 당황

 

―『ㅇ…떠ㄱ… ㄴㅏ… 우… 사가…』

 

스미레 「그, 일단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 봐, 응? 아니, 일단 너 괜찮은 건 맞지? 응? 막 납치되고 그런 거 아니지?」 다급

 

스미레 「(뭐야? 얘 왜 이렇게 떨어? 뭔 일이냐고 도대체!)」 혼란

 

―『스읍… 후우… 하아, 하아… 스미레쨩… 나, 나…』 콜록콜록

 

스미레 「…! 응, 응. 그래. 얘기 해.」 외투 주섬주섬

 

― 카논 『나… 나 이제 어떡해?』

 

스미레 「…응?」

 

스미레 「(어떡하냐니? 뭔데?)」

 

스미레 「왜 그래, 무슨 일인지는 알려줘야 뭘 얘기하든 하지. 대뜸 그러면…」

 

― 카논 『…….』

 

스미레 「너 설마… 아니다. 너 지금 어디야.」

 

― 카논 『…도쿄.』

 

스미레 「도쿄인 건 당연한 거고! 너 있는 곳 주소 똑바로 얘기해! 알았지!」 찰칵, 끼익-

 

― 야구모자를 덮어 쓰고 집을 나서는 스미레

 

스미레 「지금 바로 갈 테니까.」

 

 

▶ 나카노구, 어느 골목길

 

― 택시 안,

 

스미레 「…아, 저기 앞이면 돼요. 네.」

 

―『4,600엔입니다.』

 

스미레 「아…」 멈칫

 

스미레 「…….」

 

스미레 「…저기, 기사님. 죄송한데요…」

 

 

― 오피스 건물 입구 계단에 쪼그려 앉은 카논

 

카논 「어떡해 진짜…」 고개 푹

 

스미레 「어떡하긴 뭘 어떡해.」

 

카논 「!」 깜짝, 고개 휙-

 

스미레 「뭘 얼마나 운 거야 진짜… 눈 주변이 다 시뻘겋잖아.」

 

카논 「스미레 쨩…」 울컥

 

스미레 「…저기, 카논.」

 

카논 「스미레 쨔앙-!!」 벌떡, 와락-!

 

스미레 「꺄악-! 야! 잠깐만!!」 버둥버둥

 

카논 「스미레 쨩… 나, 나이헤 어흐해- 어으아 아야아 이- 이헤 호해 오해-!」 엉엉

 

스미레 「아 좀! 진정하라면 진정하라고!」 낑낑

 

― 가까스로 카논을 떼어내는 스미레

 

스미레 「후우… 카논. 좀 설명을 해야 나도 뭐라고 말을 하고, 또 너 정신 없고 그런 건 다 알겠는데.」

 

카논 「…?」 훌쩍훌쩍

 

스미레 「그… 택시비 좀. 대신 내주라. 급하게 나오느라…」

 

카논 「…크응. …웅.」 훌쩍, 끄덕

 

 

― 카논이 앉았던 계단,

― 나란히 앉은 카논과 스미레

 

카논 「…….」 얼굴 문질문질

 

스미레 「그래, 좀 진정됐어?」

 

카논 「〔끄덕끄덕〕」

 

스미레 「도대체 뭔 일인데? 계속 어떡하냐고만 하고…」 눈치

 

카논 「…….」 훌쩍

 

스미레 「…그, 혹시 아니지?」

 

카논 「…망했어.」 꿍얼

 

스미레 「그, 그래. 망했으니까 어떡하냐는 건 알겠는데. 뭐가, 뭐 때문에… 망한 거냐고.」

 

카논 「회사에서… 크응…」

 

스미레 「…….」 긴장

 

카논 「…회사가.」

 

스미레 「…회사가 뭐?」

 

카논 「회사가 망했다고…」

 

스미레 「…하아?」

 

카논 「회사가, 소속사가, 망했어…」

 

스미레 「…그게 끝?」

 

카논 「〔끄덕끄덕〕」 패앵-

 

스미레 「아아- 깜짝이야… 난 또 뭐라고…」 탄식

 

카논 「회사가 망했다니까-!」

 

스미레 「야! 난 또 뭐 너… 어? 막 스캔들이나 표절 뭐 그런 거 떠서… 아, 됐다.」

 

카논 「뭐? 스미레 쨩! 내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벌떡

 

스미레 「아닌 걸 아니까 더 심각하게 생각한 거잖아! 아니라는 증거를 어떻게 대냐? 그러니까-!」 벌떡×2

 

카논 「…….」 울먹울먹

 

스미레 「그러니까, 그러니까… 사실을 말해도 사람들은 다 변명이라고 생각할 건데… 에이씨! 됐어!」 챱-

 

카논 「읏-!」 뿌꾸-

 

― 엄지손가락으로 카논의 뺨과 눈가의 눈물자국을 닦아주는 스미레

 

스미레 「너 팔다리 멀쩡하면 됐다. 얼굴은 말이 아니지만.」 문질문질

 

카논 「…근데 회사가 망했어.」

 

스미레 「기획사 문 닫는 게 드문 일이야?」

 

카논 「…역시 스미레 쨩은 한 번 망해봐서 담담하구나.」

 

스미레 「뭐 임마?」 꽈악-

 

카논 「아, 아, 아-!! 아파!! 스미레 쨩-!!!」 뺨 쭈욱-

 

스미레 「흥!」 휙-

 

카논 「아야야…」 얼얼

 

스미레 「말하는 거 보니 멀쩡하네 이제. 애초에 너네 소속사 사업 철수라느니, 축소라니, 작년부터 소문은 있었잖아?」

 

카논 「그건 그랬지…」 끄덕

 

스미레 「소속 인원들 다 이적 준비하고 그랬을 거고, 너도 따라서 옮기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

 

카논 「…….」

 

스미레 「매니저라든가, 코디라든가, 정 들어서 그런 거면 뭐… 어쩔 수 없다지만.」

 

카논 「못 해…」

 

스미레 「응?」

 

카논 「나도 몰랐는데… 나, 처음에 계약을 좀… 이상하게 했었나 봐…」

 

스미레 「야, 설마…」 싸아-

 

카논 「나… 다른 회사에서… 활동… 못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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