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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장편/영혼탐정 오하라

리코(26)「영혼탐정 오하라 : 길티키스 사건부」 -1-

by 양털책갈피 2024. 7. 6.

※ 이 SS에서 등장한 모든 인물, 사건들은 허구입니다. 아쿠아 멤버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의 이름은 스쿠페스1의 노말부원으로부터 유래했으며, 실존하는 인물, 장소, 사건과는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


그들은,

 

― “사쿠라우치 님, 무대로. 부탁드립니다.”

 

― “아, 네…!”

 

어느 날 갑자기,

 

― “꺄아악-!”

 

― “사쿠라우치 씨!”

 

― “괜찮으세요?”

 

내 눈앞에 나타났다.

 

― “아, 저기, 피아노… 피아노 앞에…!”

 

― “네?”

 

― “피아노 앞에…”

 

나는,

 

― “의자 말고는 아무것도…”

 

― “아……”

 

― “사쿠라우치 씨!”

 

―『…여러분 죄송합니다.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하여 공연을 일시중단...』

 

귀신을 보게 되었다.


【영혼탐정 오하라 : 길티키스 사건부】

CASE #01 . 귀신을 보는 피아니스트 ①

 

▶ 10월, 도쿄. 리코가 사는 맨션

 

― 엉망진창인 리코의 집

― 어두운 방 한 구석에 웅크려 앉아 맨벽을 응시하는 리코

 

리코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중얼중얼중얼

 

― 띵-동-

―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

 

리코 「!」 깜짝, 오싹

 

리코 「…….」

 

― 퀭한 눈으로 현관문을 바라보는 리코

― 띵-동-… 쿵, 쿵, 쿵

 

리코 「…….」 부스럭, 스르륵…

 

― 천천히 현관으로 나가, 외시경을 통해 밖을 보는 리코

― 초조한 듯, 손목시계와 초인종을 번갈아 보는...

 

리코 「…요시코 쨩?」 나지막

 

― 띵-동-

― 요시코 「〔입술 잘근잘근〕」 쿵, 쿵, 쿵

 

요시코 「…후우, 진짜. 경찰이라도 불러야 하나.」 휴대폰 스윽-

 

― 찰, 칵-

 

요시코 「아, 리리! …리리?」

 

― 현관에 체인을 건 채, 작은 틈으로 요시코를 바라보는 리코

 

요시코 「앗…」 흠칫

 

리코 「…요시코 쨩? 맞아?」 퀭-

 

요시코 「…츠시마 요시코 맞아.」

 

리코 「진짜? 본인 맞아? 확실해? 어떻게? 왜? 요시코 쨩?」

 

요시코 「아니, 리리… 하아, 상태가 안 좋다고는 들었는데 참…」 한숨

 

― 휴대폰 화면을 문틈으로 보여주는 요시코

― 리리의 어머니 『〔통화 및 문자 내역〕』

 

요시코 「아주머니께 부탁받았어. 리리 좀 어떻게 도와달라고.」

 

리코 「…왜?」

 

요시코 「왜냐니, 딸이고 친구고 그러니까 당연… 됐고. 일단 문 좀 열어 봐.」

 

리코 「…싫어. 가.」 스르륵-

 

요시코 「아, 잠깐만!!」 쾅-!

 

― 문틈에 발을 밀어넣어 닫히려는 문을 막아내는 요시코

 

요시코 「리리! 잠깐만! 일단 얘기라도 좀 들어 봐!」

 

리코 「싫어! 가! 가라고!」

 

요시코 「리리를 도와주려는 거야! 일단 말 좀 들어보라고!」 손잡이 꽈악-

 

리코 「돕긴 뭘 도와? 요시코 쨩이 알아? 지금 내가 뭘 보는지 아냐고!」 버럭

 

요시코 「나도 아주머니한테 들었어! 그러니까 도와주러 온 거라고!」

 

리코 「…시끄러워! 돌아가! 알아서 할 테니까!」

 

요시코 「알아서 하기는 무슨… 진짜…」 힐끗

 

― 주변을 살피는 요시코

― 요시코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집으로 들어가는 이웃들

 

요시코 「…리리, 조용히 끝내자. 여기서 더 큰 소리내면, 경찰 불러서라도 안으로 들어갈 거니까.」

 

리코 「…….」

 

요시코 「제발, 제발 그냥 열고 들어가게 해 줘. 진짜 리리 도와주려고 온 거라고.」

 

리코 「…어떻게 믿어, 그런 거. 요시코 쨩은… 요시코 쨩 맞아? 들여보냈다가, 요시코 쨩이 아니면?」

 

요시코 「아오 진짜… ㅌ, 타천사 요하네의 이름으로 아니라고 맹세할 테니까, 제발.」

 

리코 「…….」

 

요시코 「리리, 부탁할게.」

 

리코 「…알았어. 대신 잠깐 청소할 시간이라도 줘. 집 안, 말이 아니니까.」

 

요시코 「으, 응. 기다릴게. 끝나면〔쿵-〕…에휴.」 휴대폰 스윽-

 

― ♬~♪

―『여보세요?』

 

요시코 「아, 마리. 리리 만났어. 일단… 응, 마리가 말한대로. 얘기는 들어줄 것 같아. 지금은 잠깐 정리 좀 한다고, 밖에.」

 

요시코 「…응, 알았어. 꼭 데려갈게.」

 

 

― 리코의 집, 거실

― 어수선하지만 그런대로 정리된 집 안

― 거실 테이블 탁자에 앉은 두 사람

 

리코 「미안, 마실 거라던가 아무것도 없어서.」

 

요시코 「아냐, 됐어. 리리 상태 알면서 갑자기 찾아온건데…」 힐끔

 

리코 「…….」

 

요시코 「…….」 힐끗, 두리번

 

리코 「…뭘 그렇게 봐?」

 

요시코 「어? 아- 어, 그러니까…」

 

리코 「…….」

 

요시코 「…귀신이, 어디 있나, 해서.」 더듬더듬

 

리코 「…없어. 지금은.」

 

요시코 「그, 그렇구나…」

 

리코 「집에는 가끔… 밖에 많아.」

 

요시코 「으, 응… 그래서 그동안 안 나왔던 거구나.」

 

리코 「…알고 왔다더니, 진짜네.」

 

요시코 「응? 아, 뭐, 그렇지? 아주머니한테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소린가 했지만.」

 

리코 「…….」

 

요시코 「근데 리리 보니까… 밥은 어떻게 했어?」

 

리코 「그냥… 사둔 거랑 있는 거랑, 어떻게든…」

 

요시코 「배고프지 않아? 뭐라도 사올까?」

 

리코 「…됐어.」

 

요시코 「그래도 뭘 좀 먹어야…」

 

리코 「요시코 쨩도 그 말 하려고?」 싸늘

 

요시코 「어, 어?」 흠칫

 

리코 「밥을 안 먹으니까, 헛 걸 보는 거다? 아니면 뭐? 병원에 가라고? 엄마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어?」 벌떡

 

요시코 「아, 아니! 이건 평범한 인사니까! 그, 그리고! 귀신 보는 거 나는 믿는다고-!」

 

리코 「…….」

 

요시코 「…본론부터 말할게. 일단 앉아줘, 리리.」

 

리코 「…….」 털썩

 

― 핸드백에서 명함지갑을 꺼내는 요시코

― 달칵, 사샥-

 

요시코 「리리는 졸업하고 상경해서, 또 피아니스트 일로 외국이라던가, 이래저래 바빠서 못 들었을 수도 있는데.」 스윽-

 

리코 「…뭐야?」 사락-

 

―『영혼탐정 사무소』

― 탐정 오하라 마리 / 누마즈시…

 

요시코 「마리, 호텔 사업 철수하고 지금 탐정 일을 하고 있어. 그리고 뭐랄까, 평범한 탐정은 아니거든.」

 

리코 「영혼탐정…」

 

요시코 「초자연적이라고나 할까, 오컬트라고나 할까, 그쪽 사건을 전문으로 하거든. 나도 조수 겸 돕고 있고.」

 

리코 「…….」

 

요시코 「리리만 괜찮으면, 마리한테 도움을 받아보는 건 어때? 신사나 절보다 도움될 지도 모르고.」

 

리코 「…….」

 

요시코 「리리도 잘 아는 사이니까, 어떤 얘기도 편하게 할 수 있다고나 할까… 어쨌든 리리 편이 되어줄 수 있어.」

 

리코 「…엄마가 시켰어?」

 

요시코 「…아니. 아주머니는 친구라면 열어줄 지도 모르니까 찾아가 보라고만 하셨어.」

 

리코 「그럼 이건?」

 

요시코 「완전히 내 생각이야. 리리를 돕고 싶어서, 마리라면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리코 「…….」 명함 빤히-

 

요시코 「언제까지 귀신 보면서 살 수는 없잖아. 지금 리리 모습을 봐. 안색도 나쁘고, 눈도 충혈됐고, 제대로 먹지도 못 하고…」

 

리코 「…어떻게 도와줄 건데?」

 

요시코 「그건… 마리가 알 거야. 나는 조수이긴 해도, 잡일을 돕는 게 더 많고…」

 

리코 「그럼 마리 쨩이랑 얘기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네?」

 

요시코 「응, 그렇지.」 끄덕

 

리코 「…나보고 밖으로 나가자는 얘기야? 저기로?」

 

요시코 「무서운 거 알아. 리리가 말한 것처럼, 밖에 귀신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진짜 리리를 도우려면, 마리가 있는 곳으로 가야 돼.」

 

리코 「꼭… 그래야 해?」

 

요시코 「마리가 여기로 오는… 아, 아니야. 미안, 잘못 말했어.」

 

리코 「…무슨 뜻이야?」

 

요시코 「아, 그냥 내가 착각했어! 마리가 자리를 비울 수는 없거든. 아, 아무튼!」 꼬옥

 

― 리코의 손을 잡아주는 요시코

 

요시코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리리, 딱 누마즈까지만, 사무소까지만 가자. 괜찮을 거야.」

 

리코 「…….」

 

요시코 「날 믿어줘. 부탁할게.」

 

리코 「…알았어.」

 

요시코 「진짜?」 반짝-

 

리코 「잠깐이면, 상담만 하면. 그렇게 할게.」 끄덕

 

요시코 「알았어! 그럼 가자!」 벌떡

 

리코 「어? 지금 바로?」

 

요시코 「응. 아무것도 챙기지 말고, 그대로. 아, 필요하면 휴대폰이랑 지갑 정도만.」

 

리코 「가방 같은 건? 아, 옷도 외출하려면 뭔가…」

 

요시코 「괜찮아. 차에 필요한 거 다 준비해서 가져왔어. 가서 옷이랑 다 갈아입고, 챙겨나올 건 나한테 다 맡겨 줘.」

 

리코 「ㅇ, 왜?」

 

요시코 「아- 그러니까- 으음- 귀신이 리리의 어딘가에 붙어 있을 수 있어서! 일단 리리가 지닌 것들을 다 떨어뜨리고 가는 거야!」

 

리코 「…….」

 

요시코 「…미안. 나도 자세히는 몰라. 마리가 그렇게 하라고만 했던 거라.」

 

리코 「…그렇구나. 알았어, 그렇게 할게.」 스윽, 벌떡

 

요시코 「아, 조심 조심.」 덥석

 

리코 「부축 안 해도 돼. 가자.」 비척비척

 

요시코 「응. 가자.」

 

 

― 주차장, 요시코의 차 안

― 요시코가 가져온 옷으로 갈아입고 조수석에 앉은 리코

 

리코 「여기. 휴대폰이랑 지갑.」

 

요시코 「응. 땡큐.」 사삭, 스윽-

 

― 지퍼백에 지갑과 휴대폰을 넣고, 부적을 붙이는 요시코

 

요시코 「아메츠치니 키유라카스와 사유라카스와…」 중얼중얼

 

리코 「…….」 빤히-

 

요시코 「…우미노모모시즈케시. …이건 가방에 넣어둘게.」 스윽, 툭-

 

리코 「…본격적이네.」

 

요시코 「아무래도 일은 일이니까. 그럼 출발할게. 벨트 했지?」

 

리코 「응.」 끄덕

 

요시코 「오케이- 아, 혹시 말인데, 리리. 조수석에 선 바이저 내려볼래?」

 

리코 「선 바이저면, 이거?」

 

요시코 「거기 선글라스 있지? 귀신 보이는 게 무서우면 그거 쓰고 있어.」

 

리코 「응, 고마워.」 스윽

 

요시코 「좋아, 그럼 가볼까.」

 

 

▶ 저녁, 누마즈 역 근처 3층 건물

 

― 2층, 영혼탐정 사무소

―『네에- 들어오세요-』 똑, 똑...

 

요시코 「마리, 우리 왔어.」 끼익-

 

리코 「시, 실례합니다…」 쭈뼛

 

마리 「…Oh, 이게 누구야?」 벌떡, 쫑쫑쫑

 

― 다가와 곧바로 리코를 끌어안는 마리

 

리코 「에엣? 마리 쨩?」 당황

 

마리 「…고생했어. 오는데 무섭진 않았어?」 쓰담쓰담

 

리코 「으, 응…」

 

마리 「Hug는 이쯤하면 됐고, 귀신-이랬지? 얼마나 봤어? 아, 일단 앉아.」 뚜벅뚜벅

 

― 사무실 중앙의 테이블과 소파에 먼저 앉는 마리

― 뒤따라 오는 리코, 히터와 조명을 켜는 요시코

 

리코 「한 한 달 전부터…」 착석

 

마리 「아, 그거 말고. 오늘. 오면서.」

 

리코 「아, 오늘. 오늘은… 잘 모르겠어. 차에 타고 금방 잠들어서…」

 

마리 「흐응- 그럼 뭐, 다행이네. 지금 여기에는 어때? 있어?」

 

리코 「여기는… 아니, 안 보여.」

 

마리 「안 보인다, 안 보인다… 하긴, 그렇겠지. 나름대로 조치를 취해서 『그런 건』 들어오지 못 하니까.」 피식

 

요시코 「저기, 얘기 중에 미안한데.」

 

마리 「호왓?」

 

리코 「?」

 

요시코 「마리도 저녁 아직이지? 뭐 먹을래? 배달? 아니면 내가 다녀와도 되고.」

 

마리 「리코, 어쩔래?」

 

리코 「아, 나는 딱히…」

 

마리 「그래? 오므라이스 괜찮지? 요시코, 카드 가지고 가서 오므라이스랑 나폴리탄 포장 좀~ 요시코 거는 알아서~」

 

요시코 「오케- 다녀올게.」 끼익- 쿵

 

마리 「일단 안심하고, 뭐 좀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OK?」

 

리코 「으, 응…」 끄덕

 

마리 「으음- 일단, 요시코가 시킨대로 다 한 것 같고, 옷이랑 소지품이랑, 지금 아무것도 안 보이고.」 훑훑

 

리코 「…….」 긴장

 

마리 「리코한테 나쁜 게 붙은 건 아닌 것 같다.」

 

리코 「…그럼, 왜?」

 

마리 「왜 귀신이 보이냐고?」

 

리코 「응…」 끄덕

 

마리 「흐음- 글쎄? 이유는 리코가 알아야 할 텐데 말이지.」 씨익

 

리코 「어, 어? 무슨 소리야?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당황

 

마리 「Oh, 너무 걱정하지 마. 나는 진짜 리코를 도와줄 생각이니까. 다만-〔똑, 똑, 똑 〕응?」

 

리코 「!」 흠칫

 

― 똑, 똑, 똑…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 계시나요?』

 

마리 「…리코, 잠시만. 손님이 오신 것 같은데, 일단 내 쪽으로 옮겨 앉아줄래?」

 

리코 「으, 응…」 스르륵-

 

― 자리를 옮기는 리코를 뒤로하고, 사무소 문을 여는 마리

― 문앞에 선 어느 중년 여성

 

중년 여성 「오하라 탐정 사무소 맞나요?」

 

마리 「…네, 맞습니다. 제가 오하라 마리입니다. 의뢰이신가요?」

 

중년 여성 「네…」

 

마리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겠어요? 천천히 말씀 「저기…」 ? 네?」

 

중년 여성 「혹시 말인데요…」

 

마리 「…….」

 

중년 여성 「…외계인도 찾아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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