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짓거리] Novel AI는 정말 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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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개짓거리의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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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 이리 복잡해

발단이야 아무튼 그런 거고, 마침 하스 3rd 땜에 돈도 굳었겠다, 노벨AI를 구독해서 써보기로 했다.

 

근데 인터페이스가 드럽게 복잡하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열심히 구글링해서 대략적인 가이드를 안내받았고, 예시로 나와 있는 거 몇 개 집어넣고 하다보니 대충 감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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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연어 처리가... 안 된다?

앞서 GPT의 이미지 생성은 써봤다고 했는데, GPT의 이미지 생성 프롬프트는 자연어 처리가 가능하다. 자연어는 쉽게 말하면 일상언어로, 우리가 편하게 쓰는 어휘와 어구라고 보면 된다. 그 반대는 통제어로, 명령을 처리하는 DB 또는 어플리케이션에서 지정한 어휘만을 가르킨다. 즉, 일종의 도구적 전문용어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이 활용하기엔 더 편리하며(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텍스트 마이닝), 통제어는 불편하긴 해도 전문가 수준으로 지식이 쌓이면 모든 어휘가 약속대로 움직이기에 원하는대로 조작하기 편해진다. 특히 자연어는 동음이의어 같은 걸 처리하는 게 힘들기도 하고.

 

문제는 통제어도 단점이 한둘이 아니란 건데, 적응하는 거야 쓰다보면 느는 거지만 진짜 문제는 "내가 원하는 것이 통제어로 없을 때" 이다. 근데 웬만하면 다 있겠지~ 라고 낙관했는데... 이 결과는 나중에 나온다.

 

아무튼, GPT는 자연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충 이런 게 가능하다.

 

구름 위에서 팬더랑 개구리가 몬스터 에너지 마시는 그림을 그려줘.

 

차이바오와 삣삐의 몬스터 액션

하면 이런 게 나오고,

 

어두운 방 안에 촛불이 하나 켜진 테이블이 하나 있고, 그 테이블 위에 바닐라 색깔의 꽃이 꽂힌 화병이 있어. 이외의 가구는 아무것도 없고, 구도는 테이블과 촛불, 꽃에 맞춰 줘.

 

대성이 토모리 부를 때 쓸 법한 이미지

하면 이런 게 나온다. 퀄리티를 떠나서 일단 내가 생각하는대로 그림을 그려준다, 이 말이다.

 

근데 노벨AI는 통제어 프롬프트를 쓴다. 그러니까 내가 "선글라스를 쓴 오로치마루가 에소프레소를 마시고 표정을 찡그리는 그림" 을 그리고 싶다면,

 

남자 캐릭터 1명, 오로치마루, 나루토, 공식 그림체, 긴 머리의 남자, 창백한 피부, 찡그린 표정, 선글라스, 에소프레소 마시기 

 

이런 식으로 프롬프트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영어로. Oh,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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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렌・아이 : 코이스루 크레센도

일단 코이센도의 퍼스널리티 렌과 아이를 뽑아보자. 대략 생각 중인 구도는 

 

이렇게 렌과 아이가 저 동그라미 위치에서 가운데를 향해 서로 손하트를 만드는 그림이다. 그래서 일단 렌과 아이를 같이 그리려고 했는데...

 

2girls, miyashita ai, hazuki ren,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heart hands duo, 5fingers, small fingers, smile,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white background

 

너 시발 누구냐. 내 렌쨩 어디 갔어. 손가락 지랄난 건 둘째 치고, 진짜 쟤는 누구냐. 렌렌이 없는 건가 싶었는데, 알아보니 이 븅신같은 AI는 한 번에 두 명을 생성하지 못 한다더라. 뭐 이런 놈이 있냐.

 

그렇게 생각을 바꿔서 렌과 아이가 각각의 자리에서 손하트 하는 걸로 만들기로 했다.

 

우선 아이상부터. AI 다케니.

1girl, miyashita ai,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heart hands, 5fingers, small fingers, smile, closed eyes, teeth,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white background

 

수십차례 도전 끝에 생성된 그럴 듯한 이미지 하나. 아이상은 웃는다면 눈이 닫히고 이가 드러나게 웃겠다 싶어서 눈 닫고 이빨 보이게를 입력하니 원하는대로 만들어줬다. 근데 정작 중요한 하트가 완성되지 못한... 일단 손가락이 이상하지는 않으니 합격으로 치겠다.

 

이어서 렌렌이다.

1girl, hazuki ren,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heart hands, 5fingers, small fingers, smile, one eye closed,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white shirt, jeans, white background

 

마찬가지로 수십차례 도전 끝에 나온 렌렌. 아이에 비하면 훨씬 완성도 높은 느낌인데, 일단 하트가 완성됐다. 의상도 지정할 수 있길래 흰 셔츠에 청바지로 주문했는데, 흰 티에 멜빵바지가 나왔다. 왤까. 일단 렌렌이 잘 나오긴 했는데, 렌렌 이미지에 안 맞는 부분들이 꽤 있다. 손가락이 너무 긴 건 둘째 치고, 귀에 피어싱이 있고, 어깨에 속옷 끈이 보인다. 렌렌 성격상 받춰 입는 티셔츠겠지만, 저게 보이게 입을 친구는 아니다. 배경 지우는 김에 리터치도 하자.

 

렌아이 초안

그렇게 완성된 첫번째 안. 아이는 조금 정면에 가까웠는데, 오브젝트 왜곡을 통해 몸을 좀 돌렸다. 렌렌은 앞서 말한 부분들을 직접 리터치했다.

 

이렇게만 보면 일단 초보자가 1시간 걸려서 만든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솔직히 거슬리는 게 있다. 일단 아이와 렌의 의상을 통일하는 게 좋을 것 같고, 아이의 하트가 미완성이며, 렌렌의 중지가 너무 길어보인다. 이걸 다 수정해보자.

 

1girl, miyashita ai,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heart hands, 5fingers, small fingers, smile, closed eyes, teeth,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white shirt, jeans, white background

 

렌렌을 만들 때 사용한 의상 프롬포트를 입력하니 흰 후드에 멜빵바지 아이상이 등장했다. 하트도 완성했다. 욧시 좋았쓰!

1girl, hazuki ren,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heart hands, 5fingers, small fingers, smile, one eye closed,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white shirt, jeans, white background

 

렌렌은 첫 이미지를 바탕으로 계속 이미지를 돌려서 가장 그럴 듯한 길이의 손가락을 가진 렌렌을 뽑았다.

 

하즈키 렌과 미야시타 아이의 코이스루 크레센도

굉장히 교육방송스러운 무언가가 완성되었다. 둘의 카메라 구도가 달라서 같이 두니 어색하지만, 이 정도면 만족한다. 대충 리터칭 제외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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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츠미・마리 : 머니는 언제나 샤이니

머니샤니의 구도는 일러에 맞춰 가기로 했다. 일단 렌아이에서 둘이 동시에 뽑히지 않는 걸 알았으니, 굳이 뭘 걸 필요가 있나. 나오는 거에 맞춰 구도 짜면 된다. 단, 둘 다 선글라스를 끼고 멋있는 의상을 입고 있으면 한다. 부티나게.

1girl, ohara mari,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skirtsuit, white background

 

그렇게 등장한 멋진 이사장님. 이후에 실험해봤는데, 뮤즈와 아쿠아는 별다른 태그가 없어도 알아서 잘만 나온다. 이제 이 마리를 토대로 오니낫츠를 만들어보자. 베이스 일러를 마리의 이 일러로 지정하고, 이름을 오니츠카 나츠미로 바꾼 다음, 나츠미의 핵심인 투톤 컬러 헤어를 태그로 만들자.

1girl, onituka natumi,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multicolored hair with blonde and pink,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skirtsuit, white background

 

마리의 심복 같은 느낌으로 오니낫츠가 뽑혔다. 근데 좀 아쉬운 게 보인다. 일단 첫째, 머리에 해파리가 없다. 둘째, 머리 길이가 짧아보이고 숱도 적어보인다. 사실 오니낫츠 머리야 일러마다 다르게 나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이건 좀 아니다. 머리를 길게 해보자. 문제는 이 이미지가 마리를 기반으로 뽑혀서 마리 머리길이에 맞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무엇보다 저 의상의 통일감을 망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생각한게,

 

이런 식으로 대충 리터칭한 다음에 이 이미지를 바탕으로 재생성시키면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1girl, onituka natumi,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multicolored hair with blonde and pink,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skirtsuit, white background

 

성공했다. 이제 마리와 낫쮸 둘 다 누끼 따고 적절한 배경과 라디오 이름을 합쳐서 이미지를 만들어주면 된다.

 

머니샤니 초안

뭔가 3류 만화의 특전같은 짤이 완성됐다. 합치는 중에 알았는데, 마리가 낫쮸보다 선이 흐리고 채도가 낮아서 필터 좀 먹었다. 원래 여기에 지폐 날리는 것까지 넣으려고 했는데, GPT와 NAI 둘 다 지폐 날리는 걸 못 만들더라. 쓸모도 없는 기계 새끼들. 근데 다 만들고 나니까 낫쮸 해파리를 반대로 달아준 걸 알았다. 리터칭 일러의 해파리를 반대로 옮기고, 다시 뽑아주자.

 

1girl, onitsuka natsumi,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multicolored hair with Yellow and pink, rich hair, rest one's chin on one's hand, alternate costume, long sleeves, skirtsuit, sunglasses, yuigaoka school uniform, white background

 

그렇게 등장한 또다른 낫쮸. 태그에 아예 유이죠 교복을 넣어서 교복 위에 마리가 빌려준 옷을 입은 느낌으로 만들었다. 이제 필요한 부분 리터치하고 마리 옆에 세워주면,

 

나츠미와 마리의 Money is always Shiny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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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카논・시즈쿠 : 모노크롬 플라이트

원래 카호와 마루의 하나사쿠 도쇼칸으로 하려 했는데, 아직 하스노소라를 모르겠지 싶어서 카논과 시즈쿠로 틀었다. 생각 중인 구도는 채색 없이 흑백 느낌의 일러스트로, 카논과 시즈쿠 모두 눈을 감고 정면을 향해 서있는 그런 모습이다. 과연 에모이한 것까지 만들 수 있을까.

 

1girl, shibuya kanon,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smile, closed eyes, closed mouth, long sleeves, headphones around neck, monochrome, white background

 

흑백 느낌에 헤드폰을 목에 건 카논을 그려달라 했더니 원트에 바로 나왔다. 욧시, 시즈쿠로 가자. 생각보다 금방 끝날 느낌이다. (물론 눈썹인지 눈꺼풀인지 두 겹이라 리터칭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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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즈쿠가 태그에 없냐?????

 

 

진짜 상상도 못한 사태에 직면했다. 시즈쿠가 태그에 없다. 통제어에 없다. 그럼 시발 어케 만들라는 건데. 아니, 2기생도 있고, 토마리도 있고, 심지어 토모리까지 있던데 왜 시즈쿠가 없냐? 그렇게 "시즈쿠를 모르는데 시즈쿠를 만들기" 가 시작되었다.

 

1girl,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long hair, straight hair, smile, closed eyes, closed mouth, long sleeves, hair ribbon, monochrome, white background

 

어떻게든 시즈쿠를 만들어보려고 발악을 했는데, 얼굴이 좀 시즈쿠 느낌이다 싶으면 리본이 다른 곳에 붙어있고, 리본이 그래도 뒷통수로 가면 시즈쿠가 아니라 카나타가 나오고, 로우 포니테일을 하니 단명머리가 나왔다. 시즈쿠 만들기가 실패로 끝나는가 싶을 때쯤, 일단 리본을 머리 뒤로 보내기 위해 그냥 포니테일을 입력한 다음, 풍성한 머리인 rich hair를 입력했다.

 

1girl,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long hair, straight hair, ponytail, rich hair, smile, closed eyes, closed mouth, long sleeves, hair ribbon, monochrome, white background

 

뭔가 시즈쿠 느낌이 나는 일러가 나왔다. 근데 우미 같아서 조금 손보기로 했다. 너무 파랑파랑한 이미지라 필터를 씌워 색깔을 조금 물색에 가깝게 바꾸고, 리본의 형태를 좀 더 다듬어 시즈쿠의 리본처럼 만들었다. 그 다음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재생성 시켜보니,

1girl, love live!, official art, upper body, portrait, long hair, straight hair, ponytail, rich hair, smile, closed eyes, closed mouth, long sleeves, hair ribbon, monochrome, white background

 

아 솔직히 이제 이건 시즈쿠지ㅋㅋㅋㅋㅋㅋ 더듬이쪽 머리가 카스미처럼 비대칭이긴 한데, 그냥 좀 봐줬으면 한다. 이렇게 통제어에 없는 시즈쿠를 구현하는데 성공했고,

 

카논과 시즈쿠의 Monochrome Flight

대충 뽑힌 일러 바탕으로 적당히 만들었다. 코이센도, 머니샤니랑 다르게 이쪽은 ㄹㅇ 정해둔 게 없어서 그냥 막 집어넣은 거다. 나중에 아이디어 구체화 되고 시즈쿠 태그 생긴 뒤 만들어도 되겠지. 이건 대충 2시간 걸렸다. 카논 3분, 나머지 시즈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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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

솔직히 반나절 뚝딱 거린 게 전부라 2%도 안 쓴 것 같긴 한데

솔직히 이 녀석이 그렇게 신이라고 추앙받을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다. GPT 처음 나왔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혁명이다 혁신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아직 몬가몬가다. 더 발전하면 모를까, 당장 이 녀석이 모든 창작을 대체하진 않을 듯하다. 일단 더 배우면 다를 수 있겠지만, 시즈쿠가 통제어에 없는 시점에서 맘 상해서 구독 취소했다. 한 달 안에 무언가 혁신적인 개짓거리를 하지 않는 이상, 이 녀석 볼 일은 없을 거다. 물론 "당장"인 게 중요하다. GPT도 첨 나왔을 때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물론 지금은 AI로 만든 일러를 레퍼런스로 그림쟁이 찾아가서 "네 그림체로 이렇게 그려줘! 돈 줄게!" 하는 게 더 나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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