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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집/니지가사키 단편

리나「시오리코 쨩, 안에 있어?」 똑똑

by 양털책갈피 2021. 5. 4.

▶ 점심시간, 학생회실

 

리나 「대답이 없네.」 서류 팔랑팔랑

 

― 조용…

 

리나 「미후네 회장님- 문 좀 열어, 아. 열려 있구나. 실례하겠습니다.」 끼익, 쫄래쫄래

 

시오리코 「Zzz」 책상에 엎드려 자는 중

 

리나 「(자고 있네. 이렇게 엎드려 자면 허리에 안 좋을 텐데)」 물끄럼

 

시오리코 「Zzz」 새근새근

 

리나 「시오리코 쨩~ 일어나~」 소곤소곤

 

시오리코 「Zzz」 스야-

 

리나 「아이 씨는 이렇게 하면 바로 일어났는데. 아.」

 

― 유선 이어폰 ♬~ ♪♩

 

시오리코 「Zzz」 쿨쿨 ♬~♪

 

리나 「유선 이어폰… 시오리코 쨩답다고 해야 하나.」

 

리나 「(무슨 노래 듣는 걸까. 시오리코 쨩, 이미지만 보면 클래식이나 엔카만 들을 것 같은데)」

 

시오리코 「…….」 싱긋

 

리나 「아, 웃었다.」

 

― 유선 이어폰 「〔어딘가 익숙한 여자 보컬〕」 

 

리나 「시오리코 쨩, 소리가 이렇게 크면 귀에도 좋지 않아.」

 

시오리코 「Zzz」 들릴 리가 없음

 

리나 「…잠깐 실례.」 뾱-

 

― 코코로 Fuwa Fuwa 카라다 Awa Awa~

― (번: 마음이 Fuwa Fuwa 온몸이 Awa Awa)

 

리나 「…?」

 

― 재생 중 : Fuwa Fuwaアワー!(QU4RTZ)

 

리나 「…….」 느낌표..! 

 

시오리코 「하암… 에? 리나 양?」 꿈뻑꿈뻑

 

리나 「아, 시오리코 쨩. 일어났어?」

 

― 이어폰 한쪽을 나눠 듣고 있는 리나

 

시오리코 「…?」 상황 파악 중

 

리나 「행복한 표정으로 듣고 있어서 뭘 듣는 걸까, 궁금해서. 여기.」 다시 꽂아줄게

 

― 뾱-

― 쏘옥-

 

시오리코 「……!」 덜커덩-!

 

리나 「시오리코 쨩?」

 

시오리코 「모, 못 들으셨죠?」 벌떡

 

리나 「시오리코 쨩, 엎드려 자다가 갑자기 일어서면 척추에 안 좋아. 기지개부터 켜고.」 

 

시오리코 「아, 네.」 팔 쭉쭉

 

리나 「응, 응. 아주 좋아.」 

 

시오리코 「…저, 그래서 리나 양?」 우뚝

 

리나 「응?」

 

시오리코 「정말 아무것도 못 들으신 거죠?」

 

리나 「응. 후와후와 아와아와만 들어서 몰라.」

 

시오리코 「다 들으셨잖아요!」 크왕!

 

리나 「무슨 노래인지 전혀 모르겠는걸. 『아와와-』」 

 

시오리코 「…됐어요. 이 얘긴 안 할래요.」 의기소침

 

리나 「시오리코 쨩, 동료 멤버의 노래를 듣는 건 이상한 게 아니야.」 

 

시오리코 「그런 문제가 아니라…」

 

리나 「(뭐지 이 반응)」


【아날로그 하트 소녀】

 

▶ 잠시 후, 회의 테이블의 두 사람

 

시오리코 「웃지 말고 들어주세요.」 

 

리나 「나는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어.」

 

시오리코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리나 「농담이야. 『데헷페로~★』」

 

시오리코 「왜 저를 배려심 없는 독설가로 만드시는 건가요…」 

 

리나 「시오리코 쨩의 그런 리액션도 만만치 않아.」 쌍방이야

 

시오리코 「…아무튼, 리나 양. 이어서 얘기할게요.」 

 

리나 「응. 편하게 말해도 돼.

 

시오리코 「요즘… 동호회 분들의 노래를 듣고 있는데요.」 

 

리나 「응.」 끄덕끄덕

 

시오리코 「그중에 쿼츠 분들의 노래를 들으면 자꾸 눈이 감겨요.」 

 

리나 「자장가구나.」

 

시오리코 「자장가라고 하기엔 조금…」 부끄 

 

리나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돼. 처음부터 그걸 바라고 부른 노래니까. 나도 쿼츠 노래는 편하게 쉬고 싶을 때 자주 듣고. 숨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시오리코 「그래도…」 

 

리나 「이제 다 똑같은 동호회 멤버니까.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지 마.」 나데나데 

 

시오리코 「…실은 그것뿐인 게 아니라서요.」 

 

리나 「?」 

 

시오리코 「일단, 앞의 이야기에 이어서. 쿼츠 분들의 노래를 듣지 않으면 잠을 못 자요.」 

 

리나 「(…느낌표)」

 

시오리코 「혹시 리나 양도 그러신가요?」

 

리나 「음- 일단 하나 집고 가면. 〔리나쨩 보드 슥삭슥삭〕」

 

시오리코 「?」 

 

리나 「나는 원래 잠을 잘 못 자. 『나는 방과 후 인섬니아』」

 

시오리코 「그런데 리나 양은… 어제도 그렇고, 낮잠 잘 자던데요?」 

 

리나 「낮잠은 별개니까. 그리고 그건 카나타 씨 때문이기도 하고.」 스야~

 

시오리코 「카나타 씨는 어쩔 수 없긴 하네요.」 끄덕 

 

리나 「쿼츠의 자장가 노선도 카나타 씨랑 엠마 씨 지분이 크지.」 끄덕

 

시오리코 「…혹시 밤 늦게까지 게임하고 그러시는 건 아니죠?」 

 

리나 「『아와와와』」

 

시오리코 「너무 늦게까지 하진 말아주세요.」 

 

리나 「응.」 끄덕

 

시오리코 「불도 제대로 켜고 하시고요.」

 

리나 「응. 그래서 시오리코 쨩. 그 다음은?」 

 

시오리코 「어디까지 얘기했었죠?」 

 

리나 「쿼츠의 노래를 듣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 까지 얘기했어.」

 

시오리코 「아, 그렇군요. 그리고… 그 뒤로 쿼츠 분들의 노래를 들으며 잠에 들다 보니, 이제는 쿼츠 분들의 노래만 들으면 자꾸 눈이 감겨요.」 

 

리나 「그 이야기 아까 맨 처음에 했어.」

 

시오리코 「네? 그랬나요?」 깜짝 

 

리나 「응. 여기서 29줄 올라가면 나와.」

 

시오리코 「네? 무슨 얘기예요?」

 

리나 「쉿. 『제 4의 벽』.」

 

시오리코 「제가 아직 잠이 덜 깨서… 조금 쉽게 설명해주시면-」 

 

리나 「여기서 설명하면 엄청 길어지는 이야기야. 디지털하고 텐노지 테크놀로지컬한 이야기니까. 지금은 시오리코 쨩의 이야기로 충분.」

 

시오리코 「…알겠습니다. 그럼 이걸로 제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네요.」  끄덕

 

리나 「그러게. 솔직히 고민이라 하긴 애매한 것 같지만.」

 

시오리코 「제 입장에선 고민이었어요. 거리감이라든가, 아직 어려워서…」 

 

리나 「신경 쓸 필요 없어. 앞으로도 쿼츠 노래 들어주면 나도, 카스미 쨩도, 선배들도 기쁠 거야.」

 

시오리코 「네! 그럼 앞으로도 신세지겠습니다.」  꾸벅

 

리나 「별 말씀을. 그리고 아까 타이밍을 놓쳐서 얘기 못한 건데.」

 

시오리코 「?」

 

리나 「낮잠 자던 거. 시오리코 쨩도 똑같다요?」

 

시오리코 「아, 그건 제 의지는 아니었어요. 자동재생으로 쿼츠의 노래가 나와서 저도 모르게…」 

 

리나 「…아. 그래서 고민이구나.」

 

시오리코 「아, 생각해보니 그것도 고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리나 「고민 아니었어?」

 

시오리코 「그건 딱히… 오늘은 우연히 자동재생으로 나온 것 뿐이라, 평소에는 낮잠을 자게 되는 일은 없어서요.」 

 

리나 「하긴. 안 들으면 그만이니까. 재생목록에서 빼도 되고.」

 

시오리코 「그건 안 돼요!」 

 

리나 「응?」 움찔

 

시오리코 「쿼츠 분들의 노래만 따로 뺀다니, 그건 차별이라고 생각해요.」

 

리나 「중간에 듣고 픽- 잠드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 아니면 바로 다음곡으로 넘겨버린 다거나.」

 

시오리코 「한 번 재생하기 시작한 곡은 끝까지 듣는 게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리나 「역시 시오리코 쨩은 이상한 부분에서 고지식하구나.」

 

시오리코 「고지식이 아니라, 어중간한 태도를 지양하는 거예요.」  츄.토.한.파

 

리나 「(아마 세상에서 시오리코 쨩만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 흐음-

 

시오리코 「무슨 생각하세요?」 

 

리나 「아무것도. 그보다, 이젠 내 쪽에서 본론.」 서류 팔랑-

 

시오리코 「아, 이건-」  팔랑-

 

리나 「1학년 정보처리학과 관련 해서 교무실에서 부탁받은 건데, 〔리나쨩 보드 : 이하 생략〕」

 

― 드르륵

―「카스미 양! 적어도 노크는 하고 문 열어!」

 

시오리코 「시즈쿠 양?」

 

리나 「카스미 쨩?」

 

카스미 「아, 리나코도 여기 있었구나. 라인 몇 번이나 보냈는데 둘 다 보지도 않고, 여기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했던 거야?」 저벅저벅

 

시오리코 「…정말이네요. 라인이 수십 통이나 와 있었어요.」 스마트폰 확인 중

 

리나 「그냥 잡담이랑 서류 작업 이것저것.」

 

카스미 「잠담하면서 어떻게 휴대폰을 한 번도 안 봐?」 

 

시즈쿠 「원래 다른 사람이랑 얘기할 때 휴대폰 확인하는 건 예의가 아니야, 카스미 양.」

 

시오리코 「자, 그만 싸우세요.」

 

리나 「평소의 시즈카스니까 신경쓰지 마. 시오리코 쨩.」

 

시즈쿠 「아하하…」

 

리나 「…? 그보다 라인에는 아무 말도 없는데?」

 

시오리코 「그러게요. 저희 둘만 계속 부르고 있고 용건은 없네요.」

 

시즈쿠 「카스미 양, 얘기 안 했어?」

 

카스미 「둘이 답장을 해야 보내지.」

 

시즈쿠 「…….」

 

리나 「카스미 쨩.」

 

카스미 「아, 에헴! 리나코, 시오코, 이번 주 주말에 우리 집에서 파자마 파티하자!」

 

리나 「파자마 파티?」

 

시즈쿠 「주말에 카스미 양네 부모님께서 결혼기념일 여행을 가신다고 해서. 이미 카스미 양이 허락도 다 받았고. 둘 다 시간 괜찮지?」

 

리나 「응, 나는 상관 없어.」

 

시오리코 「주말이면 이틀 뒤네요. 알겠습니다, 저도 일단 허락을 구해보겠습니다.」

 

카스미 「좋았어! 넷이서 밤새도록 놀자!」


+) 후일담, 이날 오후 하굣길

 

아이 「파자마 파티?」

 

리나 「응. 카스미 쨩이 초대해줬어.」

 

아이 「잘 됐네, 리나리! 아이 씨도 가고 싶다~」

 

리나 「미안, 1학년끼리 놀 생각이라 아이 씨 자리는 없을 것 같아.」 리나쨩 보드 『다음 기회에』

 

아이 「에이, 그냥 해본 말이야. 나도 이번 주말에는 가게일이 바쁠 것 같아. 그리고 1학년 후배들이 논다는데 아이 씨가 눈치 없이 끼면 그렇잖아?」 머리 쓰담쓰담

 

리나 「아이 씨, 다음에 같이 놀자. 우리 집에서.」

 

아이 「응! 좋아, 리나리! …그보다 시오티랑 같이 논다, 음.」 곰곰

 

리나 「아이 씨?」

 

아이 「(나도 시오티와 놀기 위해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만들어야겠어. 아이 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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