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를 벗어나, 파란 하늘과 약간의 흰 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풍경이 2월의 햇살을 타고 차창으로 들어온다. 반짝반짝 빛나는 엠마의 눈동자가 파란 바다를 담는다. 짙은 청록색에 섞인 푸른빛. 창문에 비친 모습으로 힐끗 봤을 뿐이지만, 지금 엠마의 눈은 온 세상을 비추고 있는 것만 같다. 세츠나가 봤으면 지구라든가, 생명이라든가, 조금 더 섬세한 사춘기 소녀다운 말을 했겠지?
“카린 쨩! 저기 봐!”
갈매기 한 무리가 쭉 뻗은 해안도로의 실루엣을 따라 날아간다. 고향에서, 그리고 학교 근처에서 지겹도록 본 새인데, 어쩐지 시즈오카의 이름 모를 바다를 날고 있는 이 애들은 신선하고 또 낯설다.
“엠마, 빵이나 과자 먹다가 갈매기한테 뺏기지 마.”
“카린 쨩, 무슨 소리야?”
“아니, 그냥. 여행 후기 보니까 그런 말이 있더라고.”
란쥬 「좋아하는 사람이라~ 음- 음-? 음- 아- 음-」 팔짱, 기우뚱
카린 「(…이게 뭐라고 괜히 긴장되네)」 꿀꺽
란쥬 「응! 역시 란쥬는-」
…
― 그날 밤, 란쥬의 방
미아 『너한테도 물어봤어?』 란쥬랑 통화 중
란쥬 「응. 미아도 카린이 물어봤어?」
미아 『조금 다르긴 한데. 뭐, 비슷한 얘기지.』
란쥬 「흐응- 카린한테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긴 걸까?」
미아 『…나야 모르지.』
란쥬 「다른 애들한테도 물어볼까?」 순-수
미아 『카린 얼굴 두 번 다시 안 볼 거 아니면 가만히 있어. 하지마.』
란쥬 「아, 알았어.」 당황
미아 『…그래서 너는 뭐라고 대답했는데?』
란쥬 「그냥 솔직하게 말했지!」 엣헴
▶ 같은 시각, 카린의 방
카린 「〔책상에 앉아 무언가 적는 중〕」 끄적끄적
카린 「음- 그리고-」 톡, 톡-
카린 「(노래를… 잘한다. 엄-청)」 끄적끄적
카린 「…막상 생각하려니 잘 안 나오네.」 끼-익
…
란쥬 「란쥬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좋다와!」
카린 「…? 뛰어나다니?」
란쥬 「응? 말 그대로인데?」
카린 「그건 아는데, 어떤 면에서?」
란쥬 「음- 란쥬보다 똑똑하다거나, 인기가 많다거나, 예쁘다거나, 몸매가 좋다거나- 그런거.」
카린 「그렇구나-」 끄덕끄덕
란쥬 「물론 아직까지 란쥬보다 잘난 사람은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우쭐
카린 「…지금까지 나만 라이벌이라고 생각했구나? 그래, 역시 나는 그냥 백댄서 정도지? 란쥬는 최고니까. 아- 미련한 팬더가 호랑이랑 동료이자 라이벌이 될 수 있을 리ㄱㅏ …
란쥬 「아, 아니 그러니까! 란쥬가 인정하는 거랑 이거랑은 별개니까!!」 당황당황
카린 「농담이야.」 후훗
란쥬 「…뭐야, 진짜.」 뿜뿜
…
카린 「(확실히 란쥬 말대로 장점에 끌리는 것도 있을 거야)」
카린 「(게다가 시오리코 쨩이 나랑 란쥬가 닮은 점이 있다고 했으니까, 생각이나 취향도 비슷할 수 있고)」 곰곰
카린 「(엠마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엠마의 좋은 점 때문일 테니까. 그것만 알면…)」
카린 「좋아하게 된 이유를 알면…? 달라지는 게 있나?」 중얼
카린 「(생각해보니 그렇네. 아, 몰라. 일단 적어보자)」 펜 빙글빙글
《엠마의 장점》
1.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2. 후배들을 잘 챙겨준다. (카나타도 챙긴다)
3.가ㅅ글래머다. (4cm지만!)
4. 노래를 잘한다. (엄청)
카린 「또 뭐가 있을까… 솔직히 요리는 나랑 비슷하고. 샐러드는 내가 더 잘한다고 애들이 그랬는데.」
카린 「(예쁘다… 는 좀 애매하니까. 외모는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고)」 끄덕
카린 「아! 이탈리아어를 잘한다-」 끄적끄적
카린 「(…이건 좀 아닌가?)」 갸웃
카린 「음- 하긴. 일본어는 내가 더 잘… 아니다. 맞는 것 같애.」 떠오르는 국어 점수
카린 「(…어쩌면 나 엄청 구제불능인 사람 아닐까)」
― 똑똑- 노크, 노크
― 미아 「Hi- 잠깐 실례.」 끼익-
카린 「미아? 무슨 일이야?」 늦은 시간에
미아 「…그냥. 뭐하나 싶어서.」 들어갈게
미아 「(란쥬가 했던 말 때문에 또 depressed해 있을까 싶어서 왔다고는 말 못하지)」
미아 「응? 이건 뭐야?」 엠마의 장점, 빼꼼
카린 「아, 그건…」 당황
미아 「(…이런 걸 하고 있었네)」
미아 「5번은 좀 아니지 않아? 장점이 모국어를 잘한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카린 「그치만 엠마가 나보다 국어 점수도 더 높은 걸!」
미아 「그러면 “나보다 일본어를 잘한다”라고 쓰는 게 맞지.」
카린 「아, 그런가? 하지만 시험 점수랑은 상관 없을 지도 모르니까…」
미아 「…아니다, 됐다. 나중에 어디 가서 “미아는 영어를 잘해요” 라고만 하지마.」
카린 「응, 알았어.」 끄덕
미아 「그보다 조금 의외네. 외모에 대한 건 하나밖에 없고. 방금 쓰기 시작했어?」
카린 「30분 정도 된 것 같긴 한데, 외모는 좀… 주관적이니까. 무, 물론! 엠마는 예쁘다고? 그렇다고 내가 외모만 보고 좋아하게 된 건 아니지만!」
미아 「나 아무 소리 안 했거든.」
카린 「아무튼!」
미아 「…그래, 엠마가 귀엽긴 하지.」 씨익, 끄덕
카린 「뭐야, 그 표정? 꼭 자기 여친이 칭찬받은 것처럼 웃어?」 경계
미아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서양에서는 엠마같은 인상 별로 안 좋아하거든. 나야 엠마 좋아하지만.」
카린 「에, 진짜야? 왜?」 깜짝
미아 「그런 게 좀 있어. 주근깨 있고 머리 빨간 애들한테 막 그런… 쨌든 꼴사나운 짓하는 racist들이 있다고. 그려러니 해. 무시가 답이야.」
카린 「…….」
미아 「…뭐, 엠마 성격 봐서는 그런 일로 상처 받은 일은 없는 것 같지만. 애초에 그런 일이 있었으면, 무서워서 일본까지 오지도 못 했을 거라고.」
미아 「(역시, 괜히 얘기했나. 하긴, 이런 얘긴 민감하니까)」
카린 「…근데 엠마는 갈색 머리 아니야?」
미아 「아오, 좀.」 뚜씨뚜씨
카린 「아, 아! 아파! 미아!」 투닥투닥
― 똑, 똑- 끼익-
― 잠옷에 외투를 걸친 엠마 + 손에 든 흰 종이봉투
엠마 「카린 쨩?」 빼꼼
카린 「아, 엠마.」
엠마 「복도까지 소리 다 들린다구? 둘이 뭐하고 있던 거야?」 쫄래쫄래
카린 「미아가 갑자기 때렸어.」
미아 「네가 진지한 얘기하는데 이상한 소리하니까 그렇지.」
엠마 「자, 그만 싸워- 밤에 그러면 다른 방에도 피해니까. 이거 때문에 싸운 거야?」 빼꼼
― 《엠마의 장점》
― 미아카린 「!!!!」 흠칫
카린 「아무것도 아니야!」 덥석, 휙-!
엠마 「얼레?」 당황
미아 「시, 신곡 때문에! 졸업하기 전에 뭔가 하나 해보고 싶어서!! 아까 그건…」 우물쭈물
카린 「신곡에 쓸 가사야! 가사!!」
엠마 「헤에- 그럼 신곡은 둘이서 불러? 신기하네-」
카린 「그, 그렇… 나?」 미아 눈치
미아 「…ㅅ, 3학년! 3학년 전부 다! 졸업하기 전에 최고의 노래를 만들려고! 그래서 일단 카린부터 시작하는 거지! 엠마도 줄 거야! 카나타도!」
엠마 「그런 거면 굳이 안 숨겨도 되는 거잖아. 그리고 나랑 카나타 쨩한테도 미리 얘기하는 게 좋지 않아?」
카린 「서, 서프라이즈니까! 내 노래는 나만 알고 싶달까…」
미아 「그, 그렇지? 엠마한테도 조만간 이렇게 찾아갈게.」
엠마 「음- 알았어! 기대할게, 미아 쨩!」 활-짝
미아 「무, 물론이지! 내가 누군데. 테일러 가의 미아 테일러라고.」
엠마 「열정적인 건 좋지만, 그래도 너무 소리지르고 그러면 안 된다? 너무 늦게 자도 안 되고. 미아 쨩은 아직 어리잖아.」
미아 「어린애 아닌…,
엠마 「자! 둘이 이거라도 먹고 해!」 종이봉투 부스럭부스럭
― 붕어빵×4 「(안녕하세요)」
카린 「이거 사러 나갔다 온 거야?」
엠마 「응! 갑자기 생각나서 다녀왔어.」 에헤헤-
카린 「엠마, 밤이니까 조금만 먹어야 돼. 알지?」
엠마 「얼마 안 샀어- 그럼 내일 봐, 카린 쨩, 미아 쨩. 일찍 자야 돼~」 바이바이
카린 「응, 내일 봐. 붕어빵 잘 먹을게.」
미아 「Good Night-」
― 엠마 퇴실
미아카린 「…….」
미아 「야. 나 어떡하냐.」
카린 「…미안.」
미아 「한 달 안에 세 곡, 아니지 네 곡을 어떻게 만들어!」 소리 없는 비명
카린 「미아, 일단 이거라도 먹고 생각하자.」 붕어빵 스윽-
미아 「나 팥 싫어해.」
카린 「슈크림인데?」 부욱-
미아 「그래. 먹고 생각하자.」 냠
【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
: 7화 ~ 파도 소리가 어느새 가까워졌어 ~
▶ 약 열흘 뒤 2월 3일, 시즈오카의 어느 바닷가
― 모래사장 위를 뛰어다니는 엠마
― 조금 멀리, 엠마에게 다가가는 카린
엠마 「카린 쨩~! 야-호~!!」 팔 붕-붕-
카린 「엠마, 혼자 너무 멀리 가면 안 돼-」 기다려
엠마 「그치만 너무 좋은 걸!」 폴짝폴짝
카린 「그러다 넘어지면 옷에 모래 다 묻어.」
엠마 「괜찮아~!」 마냥 신났다
카린 「정말이지…」 피식
― 점심시간, 근처 식당
카린 「왜 그렇게 신났어? 바다는 학교에서도 봤다며.」
엠마 「그래도 이렇게 깨끗한 바다는 처음이니까!」
카린 「오다이바 앞바다가 많이 더럽나?」
엠마 「수질이 아니라 풍경 얘기야. 바다에서 바로 하늘이랑, 구름이랑, 섬이랑, 나무랑, 그런 자연이 보이잖아.」
카린 「음- 그렇네. 지금까지 본 건 아무래도 도시였으니까.」
엠마 「있지 있지, 처음 보고 바로 그 생각 들었다?」
카린 「무슨 생각?」
엠마 「역시 호수랑은 다르네- 이거.」 의기양양
카린 「당연한 걸 새삼스럽게…」
―「주문받은 식사, 나왔습니다!」
― 평범한 회덮밥, 상당한 양의 튀김덮밥
카린 「우왓.」 깜짝
엠마 「헤헤- 카린 쨩, 진짜 개쩔지?」
카린 「그런 말 쓰지 말라니까… 그보다 그거 다 먹을 수 있어? 난 보는 것만으로 느끼한데.」
엠마 「음- 카린 쨩, 카린 쨩.」
카린 「왜?」
엠마 「내가 신기한 거 보여줄게.」 헤헷
― 1시간 후,
―「감사합니다~!!」
카린 「…엠마.」
엠마 「웅?」 말-끔
카린 「저녁은… 건너 뛸 거지?」
엠마 「호텔 식당에서 먹기로 하지 않았어?」 갸웃
카린 「…응. 알았어.」
▶ 밤, 호텔방 발코니에 선 카린
카린 「…….」 별 보는 중
…
― 붕어빵 먹고난 후,
미아 「후우… 카린 때문에 없던 일도 막 생기고 진짜…」
카린 「…그래도 이건 시끄럽게 한 미아 잘못도 있잖아.」 쭈굴
미아 「됐고, 카린. 내가 생각해봤는데, 나랑 약속… 아니지, Deal 하나 하자.」
카린 「딜? 설마 곡 제작비 받으려고?!」 깜짝
미아 「아니, 말고. 나는 진짜로 곡을 만들 테니까, 카린 너는 내가 곡 다 만들기 전까지, 어떻게든 엠마한테 고백해.」
카린 「뭐?!」 벌떡
미아 「쉿! 조용히! Be quiet!」
카린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소곤소곤
미아 「감기 걸린 것도, 여기 온 것도, 없던 곡 제작까지, 다 너랑 엠마 때문이라고. 애초에 엠마가 거절할 것 같지도 않은데 뭘 마음 졸이는 거냐고!」 소곤소곤
카린 「하, 하지만 그런 걸 어떻게 바로바로 정해!」 소곤소곤
미아 「아- 진짜! 그러면 내가 멋대로 일러바친다! 여행 갈 때든, 그 전이든, 엠마 생일이든! 기회는 많잖아! 알겠어!!」 속닥속닥
카린 「아, 알았어…」 끄덕
…
카린 「(그래, 할 수 있어. 멘트, 분위기… 지난 며칠 동안 쭉 계획했으니까!)」
엠마 「카린 쨩~!」 어깨 덥석
카린 「꺄악! 깜짝이야…」
엠마 「많이 놀랬어?」
카린 「당연하지! 목욕하는 줄 알았으니까…」
엠마 「머리까지 다 말리고 왔다구? 자, 담요.」 춥겠다
카린 「응, 고마워.」 주섬주섬
엠마 「별 보고 있었어?」
카린 「음- 그렇지?」
엠마 「카린 쨩 별 보는 거 좋아했구나. 처음 알았어.」
카린 「딱히 내 입으로 얘기한 적은 없으니까. 아이 말고 다른 애들도 모를걸?」
엠마 「아이 쨩은 알고 있었어?」
카린 「예전에 다이버디바 노래 때문에 둘이 플라네타리움 간 적이 있거든.」
엠마 「헤에-」
카린 「뭐, 아이가 계속 말장난해서 분위기 잡고 그런 것도 없었지만.」 피식
엠마 「다음에 나랑 가도 돼?」
카린 「어?」 당황
엠마 「아, 말이 좀 이상했나?」 머쓱
카린 「…응. 같이 가자. 플라네타리움.」
엠마 「응! 첫째 날인데, 벌써 다음 여행 계획을 세워버렸네?」 헤헤
카린 「그러게.」 씨익
엠마 「…….」 말 없이 별 보는 중
카린 「…저기, 엠마.」 엠마 옆모습 지긋-
엠마 「웅?」 빙글-
카린 「저기 보이는 별들이, 사실은 지금이 아니라 과거의 모습이래. 빛이 지구에 닿을 때까지, 그 거리만큼 시간이 늦는다더라고.」
엠마 「〔가만히 눈만 깜빡깜빡〕」
카린 「그래서 어쩌면, 저 별들이랑 우리는 같은 시간에 함께 존재하는 게 아닐지도 몰라. 이미 생명을 다한 별을 우리가 보고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엠마 「그렇구나.」 후무후무
카린 「그래도 나는 말이야, 그건 큰 상관 없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도 생각해. 진짜 별이 없어졌어도, 그 별이 남긴 빛은 이렇게 남아있으니까.」
엠마 「…카린 쨩.」
카린 「응?」
엠마 「나 몰래 이상한 거 먹은 거 아니지?」 꿀꺽
카린 「엠마!!」
엠마 「에헤헤- 미안~ 갑자기 카린 쨩이 과학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데헷
카린 「정말이지… 나름 진지하게 얘기한 건데.」 삐쭉
엠마 「그래도 재밌었어. 함께 있지 않아도, 그 흔적으로 서로 만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려서. 뭔가 오늘 카린 쨩은 감상적이네-」 생긋
카린 「…엠마, 엠마는 2월에 태어났잖아.」
엠마 「응. 그렇지?」 끄덕
카린 「나는… 6월에 태어났고.」
엠마 「응, 응.」 끄덕끄덕
카린 「그러니까 나는, 내 인생에서 엠마가 세상에 없던 시간이 단 하루도 없었다?」
엠마 「카린 쨩…」 깜짝
카린 「그 시간 중에, 이렇게 엠마랑 일찍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원래는 내일… 얘기하려 했는데, 내일은 일찍 자야 될 것 같아서… 지금, 얘기했어.」
엠마 「…….」
카린 「그냥, 그렇다고!」
카린 「(으으… 여기까지 질렀으면 끝까지 말했어야지!! 이 바보야!! 바카다 카린!!!)」 울부짖는 내면의 카린
엠마 「카린 쨩, 카린 쨩이 먼저 태어났어.」
카린 「…뭐?」
엠마 「스위스도 일본이랑 학년이 똑같다구? 그러니까 카린 쨩이랑 같은 학년이지…」 아하하...
카린 「미, 미안. 나라별로 나이 세는 법이 다르다고 해서… 솔직히 찾아봤는데도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고…」 화-악
엠마 「그래도 카린 쨩 말대로면, 음-」 카린 지긋
카린 「…?」
엠마 「나는 카린 쨩이 없던 세상을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거네? 고마워, 카린 쨩. 이렇게 일찍 만나줘서!」 활-짝
카린 「…엠마. 잠깐, 괜찮아?」 오른손, 엠마 뺨에 살포시
엠마 「카, 카린 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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