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11시, 별장 정원 밴치
아유무 「…….」 멍-
― 「날씨도 추운데 왜 밖에 계세요.」 사브작, 사브작
아유무 「!」 깜짝
시오리코 「남쪽이어도, 아직 2월이라 많이 춥다고요?」 싱긋
아유무 「아, 시오리코 쨩. …그냥 머리가 복잡해서.」
시오리코 「코코아 타왔는데, 드시겠어요?」 보온병&종이컵
아유무 「…응. 마실래.」
시오리코 「그럼,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옆자리 착석
아유무 「다른 사람들은?」
시오리코 「카린 씨네 말고는 다들 거실에서 자고 계세요. 아, 아이 씨는 혼자 부엌에 계시고요. 여기, 받으세요.」 딸깍, 쪼르르
아유무 「고마워, 시오리코 쨩.」 호로록
시오리코 「음, 많이 달진 않네요.」
아유무 「아이 쨩은 왜 안 자고 부엌에 있대?」
시오리코 「아직 돌아올 사람이 있는데 불 꺼진 집만 덩그러니 있는 건 예의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셨어요. 아마 아유무 씨랑 카린 씨네를 기다리시는 거겠죠.」
아유무 「그렇구나.」
시오리코 「…생각 정리는 되셨어요?」
아유무 「…….」 도리도리
시오리코 「뭐, 저 같아도 지금 아유무 씨처럼 심란했을 거예요.」
아유무 「응답하라! 니지가사키!」
: 2화 ~ 바람이 되어(風になれ) ~
― 4(O) : 8(X)
시오리코 「네 명이나 아유무 씨께 연심이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겠죠. 그 당사자들도요.」
아유무 「…….」
시오리코 「저도 당황스러웠고, 카스미 양은 분위기 이상해졌다며 아이 씨께 화내고, 0표가 나왔던 란쥬는 충격받아 말이 없고, 세츠나 씨도 거짓말한 사람이 있을 거라고…」 힐끔
아유무 「…….」 종이컵 꾸깃
시오리코 「아유무 씨.」 어깨 톡톡
아유무 「응? 아, 미안. 시오리코 쨩.」
시오리코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될까요.」
아유무 「나도… 잘 모르겠어.」
시오리코 「…그럼,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어요? 아유무 씨께, 꼭 묻고 싶은 것이 있거든요.」
아유무 「나한테?」 깜짝
시오리코 「네. 아유무 씨는 선물을 받는다면, 어떤 걸 받고 싶으세요?」
아유무 「선물? 선물이라면 어떤 거?」
시오리코 「…제게 정말 소중한 분이 있는데, 곧 그분께 중요한 날이 와요. 선물을 드릴까 하는데, 무엇을 드려야 할지 아직 정하질 못했거든요.」
▶ 비슷한 시각, 별장 앞 산책로 → 별장 정원
카린 「역시, 겨울 바다와 별빛은 최고지?」 니코니코
세츠나 「벌레도 없고, 하늘도 맑아서 여름보다 별 보기 더 좋은 것 같아요.」 헤헤
카스미 「그래도 이건 너무 춥잖아요.」 덜덜덜
세츠나 「카스미 양은 의외로 추위를 많이 타시네요.」
카린 「하긴, 의외긴 하지. 카스미 쨩은 따끈따끈한 호빵 같으니까.」 볼 콕콕
카스미 「누가 호빵이에요!」
세츠나 「카스미 양, 여기 목도리요! 저는 열이 많아서 괜찮아요!」 활-짝!
카스미 「킁- 고마워요, 세츠나 선배.」 둘둘
카린 「애들은 다들 자고 있겠지?」
세츠나 「저희가 나올 때 벌써 미아 양이랑 시즈쿠 양은 자고 있었으니까, 아마 그럴 수도 있겠죠?」
카스미 「하여튼, 그 둘은 자는 시간만 보면 완전 애라니까요.」 니히히
카린 「그래도 일찍 자는 게 피부에 좋다고? 게다가 둘 다 내년에는 키도 좀 커야지?」
세츠나(154cm) 「윽, 갑자기 아픈 곳을…….」
카스미(155cm) 「카린 선배가 멀대같이 키만 큰 게 아니고요?」
카린(167cm) 「어머~ 나쁜 말을 하는 입이 누구 입이지?」 볼 꼬집
카스미 「아! 아프다구요!」 바둥바둥
세츠나 「역시 이래야 저희죠!」 해맑
카린 「솔직히 카스미 쨩 놀리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단 말이지.」
카스미 「우으, 두고 봐요. 3학년 때 카린 선배보다 훨-씬 키가 커…!」 깜짝, 샤샥(담벼락 뒤)
세츠나 「카스미 양?」 갸웃
카린 「왜 그래? 아, 세츠나, 저기 앞에.」 스윽
세츠나 「네?」 휙
― 밴치에 앉아 있는 아유무와 시오리코
카스미 「우왓, 저 둘 뭐예요?」 담벼락 빼꼼
카린 「음, 그냥 평범하게 대화하는 걸 수도 있지 않을까?」 빼꼼×2
카스미 「하지만 지금 11시가 넘었다구요! 별장에 불도 꺼져 있고, 그런 와중에 저 둘이 야외에서 밀회를… 설마, 시오코가!」 속닥속닥
카린 「아니, 아무리 그래도 오늘 이렇게 바로?」 속닥속닥
― 아유무 「(웃는 듯한 얼굴과 손짓)」
― 시오리코 「(아유무를 보며 말하는 중)」
카린 「어머, 분위기 꽤 좋아 보이는데?」
카스미 「너무 멀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요.」
카린 「아유무도 분위기가 조금 그랬는데, 저렇게 웃는 걸 보니까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나 봐.」
세츠나 「…….」 입술 꽉
카스미 「세, 세츠나 선배?」
카린 「…세츠나.」 어깨 덥석
세츠나 「!」 화들짝
카린 「진실게임할 때도 그렇고, 설마 했는데. 맞지?」 지긋이-
세츠나 「…네.」 고개 푹
카스미 「세츠나 선배…….」
카린 「하아, 정말 내가 괜히 그런 질문을 시작했나…….」 스윽(손 원위치)
세츠나 「카린 씨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 못 본 척하고 몰래 뒷문으로 돌아서 가요.」 빙글
카린 「잠깐, 세츠나!」
카스미 「…….」
…
시오리코 「어렵네요, 정말.」
아유무 「그, 그런가?」
시오리코 「저는 아유무 씨처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게 무척 서투니까요.」
아유무 「아냐, 나도 시오리코 쨩이랑 별로 다르지 않은 걸.」
시오리코 「감사드려요. 아유무 씨도 심란하실 텐데.」
아유무 「나도 시오리코 쨩이랑 이야기하면서 진정됐어, 고마워.」 싱긋
시오리코 「아,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어요. 오늘 이야기, 다른 분들께는 꼭 비밀로 해주실 수 있나요?」
아유무 「응! 약속할게!」
― 카스미 「어-이! 아유무 선배!! 시오코!!!」 폴짝폴짝
― 당황한 세츠나, 그런 세츠나의 손을 잡고 걸어오는 카린
시오리코 「카스미 양?」 깜짝
아유무 「별 보러 갔다가 이제 돌아오나 봐. 다들 이제 오는 거야~」 손 흔들흔들
…
카스미 「아유무 선배!! 시오코!!!」 폴짝폴짝
세츠나 「카, 카스미 양! 갑자기 왜…」 당황
카린 「가자, 세츠나.」 손 덥석
세츠나 「ㄴ, 네?」 질질
카린 「카스미 쨩도, 나도, 동호회의 누군가를 응원하고 도와줄 수는 없어. 모두 똑같이 동료고 친구니까.」 저벅저벅
세츠나 「…….」
카린 「하지만 혼자 상처 받고 떠안으려는 걸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없어. 세츠나가 그렇게 자기 마음을 죽여가며 양보하는걸, 카스미 쨩도 인정할 수 없는 거야.」
세츠나 「네…….」
카린 「기왕 이어지지 못할 거라면, 그냥 고백하고 차이는 게 더 좋다고? 세츠나, 스스로를 속이지 마.」
세츠나 「…죄송해요, 카린 씨, 카스미 양.」 울먹
카린 「우, 울긴 왜 울어? 지금 울어버리면 저 두 사람은 내가 세츠나를 울린 줄 알 거라고?」 눈물 닦아주는 중
세츠나 「계속 이러시면, 저 카린 씨께 반해버린다고요?」 싱긋
카린 「얘가, 괜히 걱정했네. 난 이미…」 피식
카스미 「저기요, 두 사람도 러브 코미디 그만 찍으시죠! 지금 저기 앞에 둘만으로도 힘드니까! 크흠, 우리 왔어요!」 팔 흔들흔들
아유무 「카스미 쨩, 다들 자고 있으니까 쉿!」
시오리코 「다녀오셨어요, 카스미 양.」
카스미 「이렇게 추운데 둘은 밖에 왜 나와 있던 거예요? 아, 혹시 카스밍을 마중 나온 건가요?」 니코니코
카린 「자,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들어가자.」 꾹꾹
카스미 「네에-」 뿌우
아유무 「아하하…」
시오리코 「저 두 사람은 평생 저럴 것 같네요.」
아유무 「세츠나 쨩, 별 예뻤어?」
세츠나 「네? 아, 네. 다음에는 아유무 양도… 시오리코 양도 같이 가요!」 방긋
▶ 다음 날 아침, 별장 거실
아유무 「하암…? 아, 별장이었지.」 부스스
― 다들 자는 중
― 비어 있는 아이, 미아의 자리
아유무 「…물이라도 마실까.」 비척비척
― 부엌
미아 「♬♩~♪」 노트 필기 중
아유무 「어, 미아 쨩! 좋은 아침~」 반갑
미아 「아유무?」 후다닥(노트 정리)
아유무 「에, 왜 그래?」
― 작곡 노트
― 그 옆에 쌓인 초콜릿 포장비닐
아유무 「아, 미안. 작업 중이었구나. 물만 마시고 바로 갈게.」 쭈뼛
미아 「아니, 딱히 여기 있어도 상관은 없는데…….」
아유무 「그, 그래? 그럼 잠깐 실례할게.」 드르륵
미아 「…….」 말없이 다시 작곡
아유무 「(미아 쨩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타입이구나. 아이 쨩은 운동하러 나갔나?)」 꼴깍꼴깍
미아 「음… ♪♩(콧노래)~」 사각사각
아유무 「저기, 미아 쨩.」
미아 「응? 왜?」
아유무 「미아 쨩은 원래 컴퓨터로 작곡하지 않았어?」
미아 「응, 그렇지.」
아유무 「그런데 이번엔 왜 손으로 작곡하는 거야?」
미아 「…….」 도끼눈
아유무 「아, 물어보면 안 되는 거였어?」
미아 「아니, 뭐. 물어봐도 상관은 없는데.」 머리 긁적긁적
아유무 「?」
미아 「그냥… 아유무한테는 디지털보다는 이게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아유무 「헤에, 그렇구나. 응? 나?」 깜짝
미아 「지금 네 생일 선물 만드는 중이야. 엠마 다음은 아유무잖아. 3월 1일.」 사각사각
아유무 「아, 깜빡 잊고 있었네.」
미아 「뭐? 어떻게 하면 자기 생일을 까먹어?」
아유무 「선배들 졸업식 날이라고만 생각해서 그런가, 깜빡했나 봐.」 멋쩍
미아 「그렇게 말해버리면 내가 새벽부터 일어나서 고생한 보람이 없잖아.」
아유무 「미안…」
미아 「농담이야. 그런데 졸업식이랑 겹치는구나. 난 아유무 생일만 기억해서 졸업식을 잊었는데.」
아유무 「(그건 그것대로 문제 아닌가!?)」
미아 「이 노래는 내가 스쿨 아이돌로서 마지막으로 만드는 졸업 작품이야. 나한테도, 아유무한테도 오점으로 남을 하찮은 곡을 만들 수 없으니까 열심히 해야지.」
아유무 「고마워, 미아 쨩.」 생긋
미아 「뭐, 아유무한테 어울릴 곡은 Baby 쨩… 아니, 유우가 더 잘 만들겠지만.」
아유무 「그래서 유우 쨩처럼 손으로 작곡하는 거구나.」
미아 「뭐, 그렇지. 생일에 맞춰서 줄 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슥삭슥삭
아유무 「후훗, 알았어.」
미아 「그러고 보니, 생일이랑 졸업식이랑 겹치면 엠마처럼 파티는 못하는 건가?」
아유무 「음- 굳이 파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한데…….」
미아 「피곤하겠어, 매년 이렇게 겹치면.」 사각사각
아유무 「아, 겹치는 건 올해가 처음이야.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3월 중순에 했고, 작년에는 생일이 주말이었거든.」
미아 「하필 내가 졸업할 때 겹치네. Shit, Fuc…」
아유무 「미, 미아 쨩!」 깜짝
미아 「아무튼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으니까, 그동안 정하면 되겠지. …뭐야, 다 먹은 거야?」 주머니 뒤적뒤적
아유무 「아, 초콜릿 얘기구나. 미아 쨩, 대신 과일이라도 먹을래?」 드르륵
미아 「딸기 있어?」
아유무 「딸기라면… 어제 케이크 만들 때 쓰고 남은 게 있을 거야. 잠시만.」 냉장고 뒤적뒤적
― 덜컹(현관문), 터벅터벅
아이 「오, 아유무도 일어났네?」 져지 벗는 중
미아 「왔어?」
아유무 「아이 쨩, 좋은 아침! 운동 다녀오는 거야?」 딸기 확보
아이 「응응, 어제 장 보고 돌아오는데 해안도로가 멋졌거든. 그래서 조금 달리고 왔지! 딸기 먹으려고?」
아유무 「응. 미아 쨩이 먹고 싶다고 해서. 아이 쨩도 같이 먹자.」
미아 「앉아. 서 있지 말고.」
아이 「먼저 먹고 있어, 세수만 하고 올 테니까!」 슈웅-
▶ 3월 1일, 니지가사키 학원 정문
카나타 「다들 이렇게 배웅 안 해줘도 된다니까…」
유우 「하지만 카나타 씨는 지금 보면…」 울먹
세츠나 「유우 씨, 왜 울고 그러세요!」 눈물 뚝뚝
카린 「아니, 세츠나도 울고 있다고?」
란쥬 「맞아, 다들 어린애들이잖아? 비행기 타면 어디든 금방이라고? 모만타이라!」 눈 퉁퉁
미아 「어젯밤부터 계속 울었으면서. 카나타, 토론토니까 갈 수 있으면 자주 갈게.」 악수
카나타 「미아 쨩은 미아 쨩이 공부할 거 해야지. 미아 쨩도, 일본에서 공부 열심히 하고.」 흔들흔들
아이 「하필이면 출국이 졸업식 날 오전이람…」 아쉽
시즈쿠 「그러게요, 졸업식은 마치고 가셨으면 했는데…」 눈 슥슥
카나타 「개인 유학이 아니라, 장학재단에서 보내주는 거라서 스케줄링이 다 정해졌으니까 어쩔 수 없지, 뭐.」 씁쓸
아유무 「카나타 씨, 밥 굶지 마시고, 시간 나면 꼭 연락해 주세요.」
카나타 「아유무 쨩은 꼭 엄마처럼 말하네. 아, 맞다! 내가 아유무 쨩 생일 선물은 챙겨 왔지~. 자!」 편지 봉투
아유무 「네? 괘, 괜찮아요, 카나타 씨!」 손사래
카나타 「에이, 받아둬. 어차피 안에 든 거 카나타 쨩이 지금 가져가도 쓸모가 없으니까!」 손에 꼭-
아유무 「카나타 씨…」 울먹
엠마 「카나타 쨩,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 스윽
카나타 「에이, 한 번이라니. 여러 번도 된다구? 자, 허그.」 꼬옥
엠마 「…외로우면 전화하고. 달려갈 수 있으면 달려갈게.」 토닥
카나타 「엠마 쨩이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그럴 것 같아서 뭔가 든든하네.」 토닥
리나 「카나타 씨,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눈물 송골송골
카나타 「카나타 쨩도, 리나 쨩이 보고 싶을 거야. 카스미 쨩도. 이리 온~」
카스미 「…가서도 잘 지내야 해요. 카나타 선배.」 꼬옥
카나타 「이야, 카스미 쨩도 이제 어른이구나? 카나타 쨩, 당연히 카스미 쨩은 통곡한다고 생각했는데.」
카스미 「우읏… 졸업하지 말라구요, 카나타 선배!!!」 엉엉
카나타 「카스미 쨩, 해외 장학생에게 유급하라는 건 너무 심한 말이지 않아?」 쓰담쓰담
란쥬 「그보다 시오리코는?」
시즈쿠 「시오리코 양은 졸업식 준비 때문에 지금 시간을 내기 어려운가 봐요.」
카린 「학생회도 참 융통성이 없네… 선생님들께서 이 정도 편의도 못 봐주시나?」
아이 「내가 가서 데려올게!」
카나타 「아냐아냐! 시오리코 쨩은 어제 미리 인사해뒀어. 본인도 미안해했고, 카나타 쨩은 괜찮으니까!」
― ♬~♪♩, 학교 방송 알림
― 시오리코 「잠시 후, 8시부터 졸업식을 강당에서 진행하겠습니다. 3학년 학생분들과 2학년 학생 대표단께서는 지금 강당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1, 2학년 학생분들께서는 각자의 학급에서 종업식을…
카린 「이제 우리도 가야 하는구나. 카나타, 방학 때는 일본에 꼭 돌아와.」
카나타 「응!」
▶ 2학년 보통과 교실
아유무 「(카나타 씨는 공항에 잘 도착하셨으려나)」 편지 봉투 만지작
― ♬~띠로링
아유무 「(아, 문자 왔다)」
― 시오리코 쨩
― 아유무 씨께. 아유무 씨, 시오리코입니다. 지난번에 부탁드렸던, 오늘…
아유무 「…시오리코 쨩.」 중얼
▶ 같은 시각, 강당
― 부회장 「…먼저 교가 제창이 있겠습니다. 학생 여러분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카린 「…?」 갸웃
엠마 「카린 쨩, 왜 그래?」
카린 「작년에는 세츠나가 진행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왜 부회장이 하지?」
엠마 「카린 쨩, 지금은 회장이 시오리코 쨩이라고?」
카린 「아니, 그러니까… 아닌가?」
미아 「(…나 교가 모르는데)」 뻐끔뻐끔
카린 「음- 하긴. 엠마는 작년에 없었으니까.」
엠마 「카린 쨩, 노래 시작하니까 그만 말해.」 소곤
▶ 졸업식/종업식 끝, 동호회실
란쥬 「흐아- 종업식은 너무 지루해.」 눈 퉁퉁
아이 「퉁퉁 부은 눈으로 그렇게 말하면 투정이 아니라 반항처럼 보인다?」 놀리는 중
세츠나 「아이 씨는 2학년 대표단이셨는데, 빨리 오셨네요?」
아이 「꽃만 달아주고 오는 거니까, 잽싸게 끝내고 왔지!」 브이-
유우 「시즈쿠 쨩, 우리 뒤풀이 일정은 어떻게 돼?」
시즈쿠 「일단 다 같이 점심을 먹고요…」
― 드르륵
엠마 「우리 왔어!」
카린 「학생 수가 많으니까 졸업장 받는 것도 일이네~」 털썩
미아 「아유무랑 시오리코만 오면 되는 거야?」 두리번
세츠나 「세 분 모두 졸업 축하드려요!」
란쥬 「미아가 가슴에 꽃 달고 있으니까 굉장히 어색하네.」
카스미 「꼭 3학년 언니가 달고 있는 거 뺏어 단 중학생 같단 말이지.」 니히히
미아 「퉁퉁 부은 눈으로 그런 얘기하는 게 더 어색하거든.」
― 드르륵
아유무 「미안, 늦었지?」
유우 「아유무, 왔어?」
시즈쿠 「꽤 늦으셨네요. 2학년 보통과는 늦게 마쳤나 봐요?」
아유무 「응? 아… 그렇지?」 어색
세츠나 「보통과는 다 비슷하게 마쳤던 것도 같은데…」 흐음
아이 「…뭐, 담임 선생님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으니까!」
리나 「이제 시오리코 쨩만 오면 되는 거네.」
아유무 「아, 저기 얘들아. 오는 길에 시오리코 쨩이랑 얘기했는데, 강당 정리 때문에 아무래도 늦는다나 봐. 그래서 아무래도 오늘 같이 놀기는 힘들다고 하더라고.」
카린 「…그래? 그럼 얘들아, 차라리 내일 모일까?」
아이 「…응! 그게 좋겠다! 어차피 바로 연습할 예정이었고, 아유무도 생일은 가족이랑 보내는 게 더 의미 있을 테니까! 괜찮지?」
유우 「뭐, 아유무랑 3학년이 괜찮다면…」
엠마 「난 괜찮아!」 활-짝
시즈쿠 「네, 저희도 상관없어요.」
아이 「좋아! 그럼 오늘은 각자 가족들이랑 보내고, 내일 연습 때 보자! 아유무, 시오티에게도 그렇게 전해줘!」
아유무 「응? 응, 알았어.」
아이 「그럼, 다들 내일 보자!」
▶ 하굣길
아유무 「뭔가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이야.」
유우 「졸업식이?」
아유무 「음- 전부 다. 이번 1년이 전부.」
유우 「나도 그래. 스쿨 아이돌을 알게 된 일, 음악과 전과, 러브라이브 우승… 조금 여유로워졌나 했더니 바로 선배들이 졸업하고, 이젠 내가 3학년이고.」 키득
아유무 「그렇지. 특히 오늘은 더 그런 것 같아.」
유우 「…아유무, 오늘 생일은 가족들이랑만 보낼 거야?」
아유무 「아마 그럴 것 같아.」
유우 「나는 가면 안 돼?」
아유무 「응? 어디를?」
유우 「아유무네 집. 바로 옆집인데.」
아유무 「…응. 미안, 오늘은 가족들이랑만 보내고 싶어.」
유우 「칫, 나는 가족 같은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다 못해 선물은 오늘 처음으로 주고 싶었다고?」 흥
아유무 「첫 번째 선물도 이미 카나타 씨께 받아버렸지만.」
유우 「아, 그러게! 이걸 이렇게 뺏겨버렸네.」 아차-
아유무 「아하하… 내일 연습 출발하기 전에 바로 건네줘, 그럼 되잖아?」
유우 「그런가? 알았어, 오늘은 아유무 말대로 아저씨, 아줌마랑 보내. 물론 갑자기 보고 싶어지면 바로 부르고!」
아유무 「알았다니까.」 싱긋
▶ 그날 밤
아유무 「(카나타 씨께서 주신 봉투가… 아, 찾았다)」 교복 재킷 뒤적뒤적
― 스륵, 챠라락
― 연보라색 편지지와 영화 티켓 2장
아유무 「편지랑 영화표구나. 마지막에 하셨던 말 때문에 설마 현금은 아니겠지 했는데.」
아유무 쨩에게
안녕, 아유무 쨩. 매일 얼굴 보고 이야기하다가 편지를 쓰려니까 어색하네. 음, 일단! 아유무 쨩, 생일 축하해! 카나타 쨩이 격하게 축하해준다구?
아유무 쨩은 우리 동호회 멤버들을 보듬어주고, 또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이라 나도 정말 선배지만 아유무 쨩을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경해왔어.
그런 아유무 쨩의 생일을 이렇게 글로만 축하하게 되어서 많이 아쉬워. 게다가 2월에 유학 준비다 뭐다 바빠서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할 시간도 없었고, 이렇게만 하면 너무 자기변명 같아 보이려나? 그래도 아유무 쨩은 나와 비슷한 사람이니까, 겉치레보다 마음을 담은 한 문장을 더 좋아할 거라 믿어.
…
같이 넣어둔 영화 티켓은 아유무 쨩에게 소중한 사람이 생겼을 때 써 줘. 물론 유효 기간은 1년이라 아유무 쨩이 졸업하기 전까지 써야겠지만 말이야~
정말 고마웠어. 다음에 꼭 보자, 아유무 쨩.
카나타 쨩이
아유무 「…뭐예요, 진짜. 이런 거 그냥 2월에 말로 해주지.」 훌쩍
― 지금은~ 작고~ 작은 꽃봉오리이지만~ ♬
※ 개화선언
아유무 「전화 왔네. 목소리 괜찮으려나.」 헛기침
― 시오리코 쨩
아유무 「…응, 시오리코 쨩.」 삑-
시오리코 『아유무 씨… 잘 들어가셨어요?』
아유무 「응. 시오리코 쨩은?」
시오리코 『아, 네. 저도 잘… 그, 오늘 뒤풀이는 어떻게…』
아유무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내일 보기로 했거든.」
시오리코 『그렇군요.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뵐게요.』
아유무 「응. 시오리코 쨩도, 내일 봐. 오늘은 이만 푹 쉬고.」
시오리코 『네, 아유무 씨도요. 그럼 이만…』 통화 종료
아유무 「…티켓, 지갑에 넣어둬야겠다.」 눈 문질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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