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짤 매우 많음. 데이터 주의
0 . Intro
PART1 . Opening
① Trick&Cute
연꽃과 고양이의 카니발
지난 1st 라이브에서 앵콜 파트에 나오는 바람에 다룰만한 각이 안 보였는데, 이번 치바 투어에서 오프닝으로 나온 덕에 정말 쾌재를 불렀다. 온유맠에 이어 차애라인에 자리한 곡이라 언젠가 한 번은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보고싶다는 바람과 달리 나올 거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하스의 다른 단체곡들에게 우선순위가 밀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2nd의 콘셉트가 페스라이브 몰아보기여서 그런가, T&C가 정말 당당하게 나와준 그런 거라 본다.
곡 얘기로 가면, T&C는 굉장히 오랜만에 나온 할로윈 교본이었다. 뮤즈의 단스타부터 이어진 성공의 공식이지만, 역시 럽라는 할로윈과 호러 콘셉트에서 실패하는 법이 없다. 비단 단스타와 T&C뿐 아니라, 메이즈타운, 디아뮬리, 카케아소비 등등 고딕-호러계는 항상 노래를 잘 뽑는다. 다만, 장르들이 메탈풍 록에 치중되어 있던 터라 나같은 락덕이 아니면 과연 제자리에서 공중제비를 돌까 싶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 T&C는 단스타처럼 아이돌계 할로윈 음악을 정말 잘 뽑아냈다.
같은 맥락으로, 제목도 잘 지었다고 느끼는 게, T&C는 제목 그대로 할로윈의 가장(假裝)을 메인으로 귀여움을 강조하는 전략이 잘 먹혔다. 안무와 가사도 고양이가 가득하고, 구현이 안 되었을 뿐 의상도 고양이의 주인이 되는 마녀이니 말이다. 근데 그래서 T&C 의상은 언제 보여줄 거니 공식아.
② 夏めきペイン
늦봄의 여름 노래
코나의 정직한 가창으로 시작하는 하스 대표 여름 노래. 1st 때는 날이 추울 때라 의상이 개쩔었다는 것 말고는 -좀 더 정확하게는 의상이 너무 개쩔어서 다른 게 눈에 안 들어온 거다- 곡의 인상이 남는 게 없었는데, 고시엔에서 코나와 볼빵빵한 친구들이 부른 뒤로는 확실히 나츠페인만의 이미지가 형성된 느낌이다. 어딘가 애잔함이 느껴지는 청춘의 노래, 그런 이미지다.
그리고 이번 2nd에서 나츠페인을 다시 보며 느낀 건 하스노소라만의 방향성이었다. 최근에 고시엔 콜라보 무대로 나츠페인을 들어왔던 터라, 양쪽의 곡 해석이 이렇게 다르구나를 체감하며 든 생각이다. 나츠페인도 그렇고, 드빌이나 레가토도 그렇고, 이 뒤에 나올 자날과 하나비라도 그렇고, 하스노소라의 단체곡들은 하나같이 가창자의 고뇌가 담겨 있다. 고뇌라 하니 엄청 거창하게 들리는데, 쉽게 말하면 사춘기 아이들이 자아정체성을 찾으며 느끼는 불안 같은 거다. 노래가 멋있고, 아련하고, 귀엽다만, 그 기저에는 자신을 찾아가는 메세지가 담겨 있다. 아쿠아의 카가야키, 니지의 겡키세츠처럼 하스노소라만의 감성을 그런 방황과 길찾기의 감성이라 생각하고, 그게 가장 잘 담겨 있는 게 나츠페인에서 느껴지는 묘한 애잔함이 아닐까 싶다.
근데 그거랑 별개로 고시엔 때 김코나와 볼빵빵은 세상 아무 걱정 없이 놀더라. 코나만 진지했다.
PART2 . 지구예선 엔트리
① ノンフィクションヒーローショー & ド!ド!ド!
미라파가 나타났다- (퍼 ★ 펑)
정신 없는 B급 감성과 별개로 이차페와 고시엔에서 연달아 선보이는 등 이래저래 미라파의 상징처럼 굳어가고 있는 논히쇼. 공식 설정상 도도도의 답가라 그런가. 1st 때도 말했지만, B급 감성을 하려거든 우스워보이지 않을 실력이 필요한 법이고, 적어도 캉캉과 코나 둘이 실력적인 면에서 낮잡아보일 실력은 아니다. 논히쇼도 하다보니 숙련도가 오르는지 이전보다 확실히 퍼포먼스가 깔끔해졌다. 물론 캉캉은 음원과 악보를 무시하고 목소리 구기느라 바쁘다. 저러면 목 안 아픈가 싶다가도 스크래치 생각하면 저 정도야 괜찮겠지 한다.
도도도는 오프닝 이벤트 때도 그랬지만, 스리부와 돌케가 데뷔곡으로 무난한 곡들 받는 중에 왜 이 둘은 저런 괴악한 난이도의 곡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부터 든다. 언제 봐도 안무가 참 격하다. 근데 스쿨아이돌은 쓸수록 강해지다보니 둘 다 이제는 힘든 기색도 없다. 장하다 김코나 박캉캉. 미라파는 아마 앞으로도 이런 어려운 곡들을 받을 텐데, 히메 역의 린린이 저 둘에 어떻게 맞춰 녹아들까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린린이 못할 거란 걱정은 아니고, 저 개성 강한 둘 (중에 특히 캉캉)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다.
② KNOT & AWOKE
뚜껑 날리기 챔피언
개쩌는 라이브들이 연달아 터져나오면서 졸지에 음원이 심심하기로 No.1이 되어버린 KNOT. 원래는 안 그랬는데, 이차페 기점으로 음원을 듣고 있으면 정말 심심하다. 라이브에서 관객들 좀 살살 패지,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두고 펭귄이 코코넛으로 구타하는데 어쩌겠나. 보통 음원에 대한 이런 불만족스런 목소리들을 마뜩잖게 여기는 편인데, 돌케오시로서는 그만큼 돌케가 라이브 퍼포먼스를 인정받고 있다는 묘한 자부심도 들고 그런다. 당장 이차페부터 고시엔까지 회장 뚜껑 날려버리는 둘이니, 언제까지고 최종병기 KNOT로 활약하길 기대하는 것이고.
AWOKE도 KNOT에 가려져서 그렇지, 음원이 심심하긴 매한가지다. 다만, 사운드에서 심심한 느낌보다 시각적으로 심심한 느낌이 강하다. 오프닝 이벤트 때 낫스가 不安抱え込んで眠る 이 부분에서 팔을 떨구는데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낫스오시가 된 것도 맞고. 와중에 이제는 콧땅도 잡아먹을듯한 눈빛으로 낫스와 호흡을 맞추니, AWOKE가 표현하는 시각적 충격이 상당했다. 그리고 이번 치바 중계가 화면이 너무 예술적으로 잘 나왔다. 라이브 보면서 카메라가 이렇게 열일하긴 처음이다. 이제까지 몇 번인가 "오늘 카메라 좋네~" 하던 라이브는 있었다만, 이번 치바 공연은 역대 최고였다. 색감, 구도, 조명까지 뭐 하나 모자란 게 없었다.
③ 千変万華 & 水彩世界
북극이 녹으니 꽃이 피더라
스리부 노래 중에 천변만화를 참 좋아하는데, 다른 유닛들과 달리 천변만화만 이차페와 고시엔에 안 나와서 참 아쉬웠다. 대외 결전병기로 아마 럽라 Top3에 들 호리호리가 있어서 천변만화가 밀릴 수는 있다지만, 논히쇼 나오고 KNOT 나오고 다 나오는데 혼자 꽁꽁 숨겨두는 건 좀 실망스런 선택이 아니었나 한다. 그럼에도 어쨌든, 이번 2nd에 나왔으니, 그리고 의상도 (1st와 달리) 서사와 맞는 수채세계 의상으로 해줬으니 만족한다.
천변만화는 노래 자체가 봄이라는 인상이 있다. 이 노래를 물리적인 형태로 만들면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는 따뜻함이 느껴질 거다. 그리고 제목에 꽃이 없음에도 꽃향기가 날 것이며, 색깔은 찬란한 분홍색일 것이다. 노래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그림을 그렸다는 것에 더 가까운 곡이 천변만화다. 그날 코즈에와 카호가 본 풍경이 무엇이길래 이런 노래가 나왔을까. 그리고 이 노래를 무대 위에 구현하는 츄케와 우이사마도 정말 대단하고, 무대 연출을 맡은 스탶들도 대단하다. 특히 뒤에 전광판으로 스리즈 부케의 이름을 띄우는데, 늘 보던 폰트에 색깔만 흰색이고 바탕만 분홍색인데 이름 모를 동양화 보는 느낌이었다. 종합 예술로서 스리부와 천변만화의 가치가 상당하다.
PART3 . ツバサ・ラ・リベルテ
① ツバサ・ラ・リベルテ
펭귄도 바닷속에선 날아다닌다
스토리상 츠즈리의, 츠즈리에 의한, 츠즈리를 위한 곡인 자날. 내심 츠즈리의 연기톤에 익숙지 않은 콧땅이 이 노래를 센터에서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이 좀 있었는데, 역시 캐스트를 의심하는 건 배은망덕한 행동이다. 이 놈은 띠드랑 다테사유 때도 그러더니 참 같잖은 생각을 다 한다. 내가 전지전능한 인간이 아닌 이상, 사람의 한계를 결정지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누군가를 무시하다가 나중에 그가 잘 되면 악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정신승리밖에 없으니, 뭐가 되었든 칭찬하고 믿어주는 게 똑똑한 일이다. 애초에 펭귄 눈에는 펭귄만 보이는 법이기도 하고.
콧땅 센터니까 콧땅 얘기만 할 건데, 콧땅이 잘해줄 때마다 노기자카 악개와 수뇌부에게 애증을 느낀다. 너희가 아끼지 않은 콧땅은 원래 이런 친구였는데 느그들 때문에 애가 웃음을 잃었던 거고, 니들이 푸대접 해준 덕에 졸업하고 여기 왔으니 고맙다, 이런 생각이 동시에 든다. 결과적으로 나와 우리와 콧땅에게 해피엔딩이니 고마움이 더 크긴 하지만, 노기자카 때 콧땅이 고생했던 생각하면 빡치긴 빡친다. 어쨌든 지금은 콧땅이 날개를 펴고, 자기가 있고 싶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밝게 잘 있어줘서 감사하다. 사람은 자기가 활약할 무대가 따로 있고, 맞는 옷이 다 있다.
그리고 의상이 신기하게 예쁘다. 페스라이브에서 본 것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과 별개로 디자인이 난해한 듯 무난하면서 잘 나온 건 참 신기하다. 누군가가 생각하는 직녀의 선녀복을 구현한 건가. 내가 받아들인 인상은 그랬다.
② Holiday∞Holiday
명사[고유] :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승인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법칙이나 사실
이 무대는 스리즈 부케의 Holiday∞Holiday 입니다. ← 이 이상의 코멘트가 필요할지 의문이다. 호리호리는 호리호리 이름만으로도 다들 "아, 개쩔었지 ㄹㅇㅋㅋ" 하고 넘어가도 되지 않나? 진리의 함성에 어린양이 무슨 말을 더 하겠나. 난 럽라를 알고, 스리부를 알고, 호리호리를 알고나서 세례를 받았다면 세례명을 게츠카스이모쿠킨도니치로 했을 거다.
내가 나이 먹고 + 면대면이 아닌 상황에서는 언쟁을 피하고 보는 성격이라 직접적으로 말을 쎄게 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호리호리에 대해서는 그런 거 없다. 호리호리가 별로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네가 틀린 거다. 우매한 인간이시여, 깨달음을 얻으소서, Ride on, Ride on...
③ Mix shake!!
We Will Shake You
호리호리가 치고 올라오기 전까지 스리부의 최애곡이었던 믹쉐. 오프닝 이벤트 때 처음 보고, 그 뒤로 꽤 자주 들었는데, 음원은 작년 4월에 나온 곡이니 대충 잡아도 1년은 훨 넘은 곡이다. 근데 이번에 치바 공연을 보고 나서야 이 노래가 Queen의 We Will Rock You랑 똑같은 👟👟👏 👟👟👏 리듬인 걸 알았다. 그 사이에 몇 번을 듣고, 아카이브를 보고, 다 했을 텐데 이제 알았다. 역시, 본능적으로 이 곡에 끌린 이유가 있었다.
이차페 때 쮸케가 하도 얼었다보니 이번엔 어떨까 했는데, 얼기는 무슨 아주 그냥 우이사마를 쮸케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자기 입맛대로 조종하고 난리였다. 앗 귀여워. 이래저래 큰 무대에서 한 번 해본게 좋은 경험이 되었던 듯하고, 그 사이에 노래 자체에 요령도 붙고 그런 것 같다. 역시 쮸케도 숨길 수 없는 대장감이고, 홀리피크의 유전자가 있다.
④ フォーチュンムービー
원래 남의 연애 구경하는 게 제일 재밌다.
운명을 상대성이론으로 해석하면 필연이라 부르더라. 대충 과거-현재-미래는 이미 다 정해져 있고, 이것을 언제 포착하는지에 따라 관측자에게 4D 체험 영화처럼 제공된다나 뭐라나. 어쨌든 다 정해진 역사의 흐름에서 우리는 영겁에 가까운 시간과 무한한 공간에서 "지금, 여기"에 좌표를 찍고 태어나 포춘무비라는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 이 영화를 볼 수 있으니, 우리는 ㅈㄴ 잘 태어났다.
그렇다. 원래 세상은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의 연애 구경하는 게 제일 재밌다. 멜로 영화가 잘 팔리고 로맨스 소설이 유명한 이유가 뭐겠나. 다들 죽창이니 세금 2배니 드립 치는 것도 보고 있으면 부럽고 좋으니까 그러는 거다. 그만큼 사랑과 연애는 훌륭한 것이다. 이게 알페스적인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저 파트 자체가 카호랑 코즈에니까 하는 소리다. 아니 근데 우이사마는 코즈에랑 다르게 카호(?)가 안겨오면 부끄러워하는 게 참 허허허. 귀하게 자란 아가씨라 저런 거리감이 익숙하지 않을까시라.
⑤ 以心☆電信
메구당 전당대회
미라파가 토롯코를 타면 오늘 또 어떻게 신박한 가사먹기를 보여줄까 기대(?)가 되는 법이고, 1st의 경험상 보통 범인은 코나이다. 근데 사람이 토롯코 타고 그러면 신나서 그럴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게 또 라이브의 맛이기도 하다. 전에 리에라 후기에서도 말했지만, 토롯코 곡에서 가사 까먹는 거 보고 뭐라 그러면 그건 그냥 현장 관객들이 부러워서 심술부리는 것일 확률이 높다.
그건 그거고, 이심전신은 보면서 약간 의외라고 느꼈다. 언제나의 미라파처럼 정신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꽤 정돈된 무대다. 템포가 과열되지 않게 적절하게 선을 타는 둘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거다. 보통은 타올 돌리다 폭주해서 가사 통째로 날리고 으하핳핳 할 텐데, 잔망하게 연기도 하고 보컬도 최대한 현장 퀄리티에 맞추려고 하는 느낌이었다. 대신에 폭주한 것이라면 캉캉이 호쾌한 웃음과 코나의 아자토사. 코나도 아폴로베이 아니랄까봐, 사람 홀리는 매력이 상당하다. 5천만 메구당을 어떻게 모았나 했더니만.
⑥ ココン東西
이것이 현대음악이다 미라파편
1st 때 난장판 그 자체였던 고금동서. 역시 눈에 띄는 건 고금동서의 레벨이 달라져서 온 코나. 빠른 템포에서 항상 아쉬움이 있던 부분이 코나의 보컬인데, 이제는 조급함이 사라졌다. 숙련도가 오른 것도 있지만, 본인이 갖고 있던 부담감을 버린 게 큰 것 같다. 본인+캉캉피셜로 긴장따위 안 한다는 코나지만, 무대 밖에서 보기엔 하스에서 제일 긴장 많이 하는 사람이 코나다. 긴장 안 한 사람이 그렇게 손을 덜덜 떠나.
고금동서가 미라파틱 사운드에 곡 이미지가 퀴즈쇼라 언급이 없는데, 편곡과 구성만 보면 헤비메탈에 가깝다. 특히나 베이스가 빵빵하게 들어가서 무게감 있고 둔탁한 반주가 매력이다. 그 무게감을 콩콩 뛰는 후렴과 안무로 소녀소녀한 루리메구 목소리로 커버하니 전체적으로 오묘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다른 미라파 노래들과 달리, 이런 어색함이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부르려니, 완벽주의 절대음감 코나가 1st 때 더 헤맸던 것도 같다. 이래저래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스타일의 곡이니, 캐스트든 팬이든 앞으로 잘 적응해나갈 일만 남았다 본다.
⑦ BANG YOU グラビティ
캉캉과 코나를 자기들 마음대로 무대 위에 서게 두었을 때, 둘 사이의 거리를 구하시오. (답 : 0)
스리부가 백날천날 레이와 북극곰 대멸종을 일으키니 백합부타들이 전부 스리부 얘기만 하는데, 미라파도 가만보면 한 백합한다. 뭔 토롯코를 태웠는데 서로 껴안고 난리가 났다 허허허. 영업이든 진심(?)이든 알 거 없고, 그냥 둘이 사이 좋게만 지내주면 이 아저씨는 다 만족한다. 둘이 논다고 노래나 안무를 냅다버리고 노는 것도 아니고. 근데 허그한다고 마이크 터지고, 웃음소리 섞이고 하는 거 보면 뭐, 허허허허허
뉴턴도 미라파 봤으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새로 썼을 거다. 그라비티가 아니라 미라파티티라고 불렀겠지. 세계 지성사 3대 거장인지 뭔지가 중요하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포춘무비가 해석했고, 뉴턴의 법칙도 미라파가 수정했는데. 플라톤의 이데아? 저기 아래 ⑩에 나올 거다.
⑧ Take It Over
Fight, Be free, Destruction of the shell, Revolution of the mind
지난 후기에서 악곡의 완벽함에 대해 설명했고, 캐스트들의 퍼포먼스에서도 GOAT 경합에 나설 무대라고 말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는 역시다. 자꾸 "~이 없었다면 / ~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이라는 단서를 붙이지만, Take It Over는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 돌케 GOAT라 해도 충분히 납득이 되는 무대였다.
드라마틱한 현악기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낫스의 보컬은 여전히 강렬하다. 낫스의 보컬이 페이와 닮았다 생각하는데, 페이가 쩌렁쩌렁 울리는 천둥이라면, 낫스는 날카롭게 휘몰아치는 폭풍같다. 무대와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낫스와 합을 겨루는 콧땅도 말이 안 된다. 원래 콧땅이 이렇게 카리스마가 넘쳤던가? 이전에도 분명 카리스마가 있긴 했지만, 이렇게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그러진 않았다. 파트너 낫스가 이제 학생이 아니라고 봐주지 않는 게 분명하다.
⑨ ツキマカセ
카구야 공주는 신데렐라의 꿈을 꾸는가
플라워와 함께 엄한 뜻으로 쓰이는 츠키마카세. 백합향기가 진동한다는데 솔직히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안 해봐서 "츠키마카세가 그런 노래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리고 무대를 보자마자 든 생각, 이 정도면 플라워급은 아니네. 백합부타들은 무슨 천인공노할 망언이냐 화를 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한텐 청춘윤곽의 라스트씬이 더 임팩트 있다. 근데 이렇게 말할 거면 백합 얘기는 왜 꺼냈냐, 백합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니 노래와 무대에 관심이 더 갔다는 말을 하려고 밑밥 좀 깔았다.
곡 스타일을 보면 패러댄과 함께 내숭떨기에 속하는 잔망한 곡이다. 차이가 있다면 츠키마카세는 좀 더 고전적이고 무게가 느껴진다. 화려한 밤거리 대신 달빛이 스며드는 침실을 무대로, 타악기 사운드를 메인에 두면서 사이사이 매우 둔탁한 변주가 들어가 분위기를 비트는 게 포인트다. 음원으로 들을 때도 그랬지만, 저 부분에 무슨 악기를 쓴 걸까, 이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독특한 사운드 위에서 스텝을 밟는 두 사람은 하스에서 가장 잔망하다. 이전에도 몇 번 했던 말이지만, 캐스트들의 정체성은 성우이다 보니 이런 연기력이 곧바로 무대에 대한 고평가로 이어진다. 둘 다 무대 위 연기력이 대단하다.
⑩ 希望的プリズム
역대 최고의 돌케스트라
이번 2nd 라이브, 그 중에서도 효고 1일차를 역대 최고의 하스노소라 라이브로 생각하고 있고, 그 이유는 당연히 키보프리다. 오프닝 이벤트의 AWOKE가 낫스를 최애로 삼게 된 계기였다면, 키보프리는 나를 돌케오시로 만든 노래다. 세상에 이런 노래가 있다니, 게다가 그 노래를 이렇게 완벽하게 무대 위로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니, 그 자체로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키보프리는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선보인 적이 없었다. 내부적으로 이 곡이 별로라고 판단했는지 알 길이 없으나, 한 명의 팬으로, 키보프리로 오시가 결정된 입장에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 2nd 효고 1일차에서 깜짝 등장한 키보프리... 센터 스테이지를 향한 조명과 고요한 피아노가 포착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진짜 넋 놓고 봤다. 이 순간을 위해 아껴온 걸까? 공식이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그때 내 마음을 빼앗았던 돌케가 더 성장한 모습으로 이 노래를 재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팬이 된 계기가, 1년이 지나 더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래도 버틸 사람이 있을까? 이상향이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이것이 이데아다.
오프닝 이벤트와 비교하여 두 사람 다 정말 많이 성장했다. 가창과 안무야 당장 눈과 귀로 드러나는 부분이고, 첫 무대와 지금의 실력은 하늘과 땅 차이일 수밖에 없으니, 무대를 본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거다. 이에 더하여, 얼마 전까지 오프닝 이벤트의 키보프리 아카이브를 봤던 내 입장에선, 낫스와 콧땅 둘의 호흡이 훨씬 더 잘 맞는게 보였다. 효고 1일차를 보고 오프닝 이벤트를 다시 보니 둘이 따로 논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그동안 캐스트 개개인이 1년 사이 몰라보게 성장하는 건 많이 봤는데, 유닛 자체가 이렇게 성장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감정 싣는 것도 다르고, 디테일한 연기도 다르고, 할 말이 정말 많은데 표현이 안 된다. 확실한 건, 나에게 있어 역대 최고의 돌케스트라 무대는 2nd 효고 1일차 키보프리다.
PART4 . Link to the FUTURE
① Link to the FUTURE
되는데요
페스 라이브에서 링투퓨가 처음 나왔을 때, 다들 이걸 현실에서 어떻게 하나 궁금해하던 떡밥이 있었다. 마침 거기에 현실에서 가능한 연출만을 하겠다는 오피셜 메세지도 있었고, 각자 나름대로 구상하던 그림은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설마 대형 스크린을 달아서 노래하다가 환복하고 스크린 뚫고 나오겠나 했는데, 뚫는 건 아니고 떨어뜨려서 나오긴 하더라. 이야, 이게 진짜 되네.
하스노소라 스토리와 페스라이브만 따라가도 이 노래가 갖는 의미가 뭔지는 다들 알 거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안 본 사람 있으면 요약본이라도 구해서 보고 오길 바라고) 지금까지 럽라에서 하나의 악곡이 그 그룹의 발자취를 요약한 적이 있던가 짚어보면, 아마 링투퓨가 최초이지 않나 한다. 보쿠히카, 땡프, 유메코코, 유니버스는 팬들을 위한 헌사인 건 같지만, 그룹의 발자취와는 거리가 있고, 1집 타이틀이나 애니메이션 1기 오프닝은 서사를 위한 연출이라 본다. 작곡의 경위가 한 그룹의 궤적을 전달하는데 집중한 건 역시 링투퓨가 최초가 맞다.
우승 못 한 건 전개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너무 신경은 안 썼으면 하고, 아마 104기와 함께 우승할 테니 있는 그대로 스토리 보고, 페스 라이브 보고, 이 무대 보고 즐겼으면 한다. 우승 까이꺼 그것도 되겠지.
② 青とシャボン
동심(童心)으로 돌아가기
럽라와 비눗방울에는 무언가가 있는 것인가, 아즈나 Blue!에 이어 버블버블한 동화나라 악곡이 또 심금을 울린다. Blue!가 세상 타락한 모든 것을 정화하는 노래라면, 아오샤봉은 깨끗함 그 자체를 표현하는 노래다. 듣는이를 맑게 해주는 것이 목표가 아닌, 그저 덧없이 맑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세상을 정화한다. 이와 비슷한 주제가 무어냐 하면, 당연히 어린아이이다. 아오샤봉에는 동심이 있다.
그리고 그 동심을 200% 표현하는 KTK 쨩. 격정적인 발라드는 아니지만, 발라드는 발라드라 그런가, 콧땅이 가장 빛난 돌케 무대는 아오샤봉이다. 사람이 순수해서 그렇다 말해야겠지만, 평소 오타쿠에게 자비없는 언동을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역시 츠즈리와 동기화된 KTK의 연기 덕분이라 말하는 게 맞다. 펭귄이 참 사람같다.
낫스는 원래 애니까 동심으로 돌아갈 것도 없다.
③ パラレルダンサー
은반 위의 요정 코코나임다
치바 1일차 때 하필 아오샤봉 뒤에 나온 바람에 동심의 연장선이 되어버린 네코카부리 폭탄 패러댄. 초시공 신데렐라 KTK의 쇼-윈-도-도 그렇고, 츠즈리 그 자체가 튀어나와서 부르고 사라졌다. 와중에 낫스는 과연 저 아자토사한 애가 사야카가 맞을까 의심이 드는데, 암만 봐도 사야카가 아니라 노나카 코코나다.
지난 1st 때는 콧땅 얘기를 많이 해서 이번엔 낫스 얘기 좀 하련다. 그때 KTK 옆에서 있는 힘껏 까불기를 바란다고 썼는데, 이건 까분다기 보다는 끼부리는 것에 가까운 것 같다. 낫스가 이미지랑 다르게 애교가 많은 타입인가, 아니면 내가 낫스를 캇코이한 사람으로만 보고 있던 건가, 패러댄만 하면 낫스의 캐릭터성에 의문이 든다. 물론 멋있는 모습도 까부는 모습도 아자토사한 모습도 다 좋은 낫스오시라 뭔 상관이겠나. 오히려 곡마다 캐릭터성을 바꾸며 연기하는 낫스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저기 저 잔망한 친구가 누구냐, 은반 위의 요정 코코나임다.
④ 飴色
ジブンダイアリー 의 답가
만약이지만, 이번에 키보프리가 나오지 않았다면 돌케 최애곡의 자리를 차지했을 아메이로. 지금도 청춘윤곽과 함께 Top3에 들고 있는데, 사심 없이 객관적으로만 보라면 원탑 GOAT는 아메이로다. 여지껏 봤던 돌케 무대들 중에 두 사람의 범접할 수 없는 강점들이 총집합하여 폭발한 무대였다 자신한다. 아마 이때 낫스와 콧땅도 자체 피드백하며 우리 진짜 잘했다 이런 얘기했을 거다. 보컬 기술, 두 사람의 호흡, 안무의 배치와 동선, 연출 설계, 곡 해석, 무대 완성도까지 어디 하나 모자란 부분 없이 꽉찬 육각형 자체였다.
그리고 절대 언급 안 할 수가 없는, 등을 맞댄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이후 낫스가 센터 스테이지로 달려나가는 일련의 장면. 손을 잡는 순간 모두가 떠올렸을 무대는 1st의 지분다이어리였을 것이다. 콧땅이 서럽게 울었던 그 무대에서, 콧땅에게 힘을 준 건 함께 무대에 올랐던 낫스였고, 아메이로의 연출은 달려나가는 낫스와 이를 응원하는 콧땅이다. 아무리 봐도 1st 때를 오마쥬한 연출이다.
이 때문에 무대를 보고 나서는 곡 해석도 달라졌다. 가사만 봤을 땐 고백을 망설이는 연애시로 봤는데, 무대까지 보고나니 되고 싶은 자신을 향해 나아가는 소녀의 결의로 들린다. 그리고 그 마음을 응원하며 떠나보내는 선배이자 언니인 콧땅, 이 구도와 연출이 묘하게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자녀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아니 왜 연애시에서 모성이 느껴지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러니 돌케오시를 한다. 낫스마망 어쩌고 옘병하지 말고 아메이로 보세요.
⑤ 青春の輪郭
두 사람의 비망록
하스노소라 곡들 중에 가장 하스노소라의 청춘을 잘 표현한 곡은 청춘윤곽일 것이다. 이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유지될 사항이라 보고 있고, 비단 하스뿐 아니라 럽라 전체로 놓고 봐도 이만한 청춘의 비망록은 없을 거라 자신한다. 1st 후기 때 말한 랏도와 신카이 감성 활강의 이미지는 여전했고, 터프함이 생긴 콧땅과 청초함을 더한 낫스는 또 새로운 매력이었다. 노래를 잘 만들었다보니 파면 팔수록 뭐가 자꾸 나온다.
이제까지 청춘윤곽은 첫 무대(1st 후쿠오카 1일차)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음이탈에 가사 까먹기에 완성도는 가장 떨어졌지만, 두 사람이 해석한 곡의 이미지와 날것 그대로의 보컬 감성이 짙어 좋아했는데, 이제는 2nd 효고 1일차로 바뀔 때가 된 것 같다. 그때부터 이어져 온 낫스와 콧땅의 청춘윤곽 해석이 여기서 완전판으로 맺어진 느낌이다. 앞으로 돌케가 이 곡을 다시 할지 모르겠지만, 하더라도 이 둘만의 무대는 이게 마지막일 거란 예감이다. 그렇기에 낫스와 콧땅 둘이 해석한 청춘은 이렇게 비망록으로 정리해주는 게 맞을 테고. 지금은 하루 빨리 카치마치가 불러줬으면 하고 있다.
⑥ ミルク
빛도, 눈물도, 노래하는 목소리도, 서로에게 빛을 주어 감사할 뿐
밀크가 4일 전부 나오긴 했는데, 움짤로 다룰 건 당연히 치바 2일차다. 럽라 초유의 대사건 Runway 직후에 나온 이 무대를 어떻게 패스하냐. 그 캉캉이 울먹울먹한 얼굴로 노래하다 마지막에 결국 울컥해서 코나가 노래 다 한 이 무대를 어떻게 패스하냐. 이때 아니면 캉캉 언제 놀리냐고, 나는 무슨 세면대에 얼굴 박고 나온 줄 알았다 진짜. 애가 쿡 찌르면 바로 우에엥 할 정도로 촉촉하게 올라왔는데. 사고 친 건 낫스고, 당사자도 초연하구만 왜 얘가 난리야 진짜ㅋㅋㅋㅋㅋ 그건 그거고, 놀릴만큼 놀렸으니 무대 얘기 해야지.
페스라이브와 음원으로 들을 때도 했던 생각이지만, 노래가 정말 스키마스위치 노래다. 특히 카나데랑 판박이다. 편곡이나 사운드 쓰는 게 닮아서 그런가 하지만, 어쩌면 노래의 주제의식이 감사(感謝)라 그런 것도 같고. 인상이 닮은 거라 표절시비 걸릴 일은 없지만, 어쨌든 그 시끌시끌한 미라파가 스키마스위치가 할 법한 서정시를 이렇게 잘 불러준 게 팬으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결과물의 퀄리티를 떠나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준다는 것 자체가 청취자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고, 그것이 지금의 밀크처럼 완성도가 높으면 더 좋은 일이니 말이다.
⑦ アイデンティティ
그래 미라파는 원래 이래야지
현 시점에서 미라파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인 아이덴티티. 캉캉 특유의 캉르릉 하며 꾸깃꾸깃 하게 긁는 목소리가 가장 매력적인 곡이고, 윙크 폭격마 코나가 아라모드와 함께 윙크를 자주 날려주는 곡이며, 일단 했다하면 입고 있는 의상이 (고시엔 제외) 매우 마음에 드는 그런 곡 되시겠다. 루리와 메구가 입은 유카타풍 의상도 참 좋은데, 언제 좀 구현해줬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스는 유닛 싱글 1집 의상이 아직도 없냐.
앞에서 밀크 칭찬을 그렇게 많이 했지만, 발라드라파는 그것만의 맛이 있는 법이고, 역시 미라파는 이런 겡키하면서 액티브한 맛이 본래의 맛이다. 여기에 어딘가 익숙한 뽕짝 멜로디를 섞으면 부담 없이 꺼내보기 좋은 무대가 나오는 것이고. 1st 아카이브 돌려볼 때도 아이덴티티를 정말 많이 봤는데, 2nd도 밀크와 함께 세트로 자주 볼 듯하다. 코나 손 떨던 것도 고시엔에서 하고 나니 없어진 수준이고, 캉캉은 여전히 잘 꾸기고 있고, 의상만 빼면 1st의 상위호환격 무대라 봐도 손색이 없다. 의상은 뭐 때문이냐면, 1st 때는 나츠페인 입고 불렀다. 그 옷은 링투퓨 드레스로도 못 이긴다.
⑧ 天才なのかもしれない
천재라고 하기엔 가사를 너무 잘 까먹지만 천재가 아니니까 상관없잖아
이번에 미라파 무대 중 사전에 가장 기대했던 곡인 천재몰루. 일본어 약칭이 뭔지 모르니까 그냥 천재몰루라고 부르겠다. 어차피 이 후기 읽는 사람이면 뭔 노래인지 다 알 거 아닌가. 쨌든, 첫 공개부터 이 노래는 캉캉이 이끌어가는 무대에 코나는 또 윙크를 오방 날리고 그러겠구나 했는데, 예상이 빗나가는 법이 없다. 딱 하나 아쉬웠던 건 토롯코 곡이었던 것. 안무가 어떨까, 내심 호리호리급 완성도가 되지 않을까 도키도키 했는데, 그렇게 됐다. 고금동서의 전례로 있으니, 다음에는 퍼포먼스 곡으로 나와주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토롯코 미라파 = 가사를 까먹겠다" 라는 공식도 당연히 성립. 1st 고금동서에 비견될 무수한 음소거 타임에 밀크를 절절히 부르던 그 친구들이 내가 아는 미라파 맞구나 했다. 치바 2일차야 앞서 말한 Runway 폭풍이 있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근데 효고 2일차는 또 왜 그리 까먹는 거니 얘들아. 물론 까먹는다고 말했을 뿐이지, 진짜 가사 까먹은 건 아닐 거다. 토롯코 타고 있어서 팬서비스 하다보니 타이밍 놓친 거다. 진짜 까먹은 거면, 그건 그거대로 예쁘니까 용서된다. 예쁜 게 최고다. 예쁘면 바보여도 용서되고, 공부 안 해도 되고, 지갑도 필요 없다. 캉캉이랑 코나는 공부 잘할 필요 없다. 건강하게만 쑥쑥 커라.
⑨ ハクチューアラモード
저 윙크마가 또
아라모드는 노래 첫인상이 크레모아계 아이돌이라 이래저래 신세대 J-pop이구나 했는데, 듣다보니 익숙해져서 이제는 지뢰계나 양산형 이미지가 옅어졌다. 특히나 이번에는 의상이 키라히라한 드레스라 더 그랬다. 일본 아이돌 느낌도 있고, 2010년대 여성 솔로 팝송들의 편곡도 있고,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바라보니 아라모드는 음악적 색채가 매우 다채로웠음을 느끼고 있다. 역시 의상이 주는 시각적 충격이 상당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코나가 곡마다 윙크를 몇 번 하는지 세려봐야겠다. 코나는 뭔 숨 쉬듯이 윙크한다. 나기는 맨날 돌고, 논쨩은 맨날 훙훙하고, 코나는 맨날 윙크하고, 아폴로베이는 그런 사람들만 모아뒀다. 코나의 윙크가 특별하고 위험한 이유는 대놓고 윙크를 하지 않아서다. "여기서 윙크를 한다고?" 싶은 타이밍에 윙크를 하고, "아까 윙크한 거 맞지?" 하는 찰나의 순간에 눈을 깜빡여 오타쿠가 우왕좌왕 하는 사이 유유히 캉캉 뒤로 숨어 사라진다. 하스노소라 캐스트 중 캐릭터와 가장 싱크로가 높은 멤버가 코나라고 생각하는데, 메구도 저렇게까지는 못할 거다. 버튼 누르면 윙크하는 장치라도 있나.
⑩ Special Thanks
카호가 꿈꾸던 이야기
웨딩마치가 떠오르는 브라스 사운드를 스리부만의 감성으로 편곡해 살린 특별감사. 전체적인 인상을 요약하면, 위의 코멘트처럼 카호가 꿈꾸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 느낌이다. 책을 소재로 쓴 가사, 카호가 센터인 인게임 배치, 실제로도 쮸케가 이끌어가는 무대까지, 이건 온전히 카호만을 위한 노래다. 그리고 카호를 연기하는 쮸케는 언제나처럼 탄탄하고 겡키하다. 홀리피크의 인재라 춤을 잘 추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이에 더해 쮸케는 안무 하나하나에 중심이 딱 잡혀 있는 타입이다. 움직임마다 힘이 실려 있고, 그 힘을 끌어오는 축이 있다. 그래서 관객들이 동작을 볼 때 안정감과 파워풀함을 동시에 느끼고, 정박에 맞아떨어지는 안무에서 프로페셔널함을 느낀다. 쮸케는 기존의 댄싱머신들이 보여주는 화려함과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것이다. 논쮸논쮸.
그리고 이건 후기 쓰며 움짤 뜨다가 느낀 건데, 움짤을 뜰 만한 부분이 아예 없다. 진짜 없다. 노래의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앞서 말했듯 카호의 캐릭터성이 녹아 있어 인상이 옅은 곡도 아닌데, 움짤을 뜰 적절한 구간이 없다. 카메라 구도와 조명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다른 스리부의 곡들과 달리 포인트가 되는 안무가 없어서인지, 막상 파고 들려고 하니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특별감사는 얕게 훑는 걸로 만족해야겠다.
⑪ シュガーメルト
빙하 따운! 북극곰 비상! 탄소 나와! 온난화 진행 시켜!
우이사마는 돈내고 일하세요. 지금까지 이런 적이 한두번도 아니고, 이제는 아예 숨길 생각조차 없다. 뭔 첨부터 끝까지 쮸케랑 꽁냥대는지, 이러면 우리가 좋아하는 줄 아나? 아, 당연하지 존나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멀쩡하게 생기신 분이 어찌 이렇게 기만에 자랑을 하신디야. 꾀꼬리 소리로 私~ ずっと~ 노래하시면서 그러시면 참 허허허. 치바는 키미였는데, 효고로 가니까 바로 카호로 바뀌고 말이야. 누구 아이디어야 이거ㅋㅋㅋ
북극곰 따위 알아서 생존하라고 하고, 노래만 놓고 보면 편곡이 되게 독특하고 재밌게 짜여져 있다. 뮤지컬 요소도 있고, 노래를 모르고 들으면 여기서 이런 변주를 섞네? 하는 부분도 있다. 그 모든 걸 카호가 다이스키로 박살내서 문제지. 스리부는 언제 한 번 디마퓨처럼 백합 농도 싹 뺀 노래만으로 싱글 한 번 내야한다. 이런 음악성을 북극곰의 눈물로 가리기엔 아깝다.
⑫ Dear my future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치바 2일차, 전주의 피아노를 듣자마자 이 노래를 진짜 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1st 때 딱 한 번 하고 말길래 역시 순수 발라드를 라이브에서 하긴 어렵구나 해서 디마퓨는 다시는 안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짜잔, 절대란 건 없군요. 마침 2nd가 단체곡 발라드 비중도 높고, 최적의 라이브이긴 했던 걸 보면 역시 공식은 다 생각이 있다.
오롯이 두 사람의 보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고귀한 무대였고, 역시 1st 보다 성장한 쮸케의 호소력을 볼 수 있었다. 그때도 쮸케가 이토록 애절한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 놀라웠는데, 보컬 기술이 늘고 호흡이 정돈되니까 듣기에도 깔끔해졌다. 춤도 잘 추고, 카호카호 하고, 순수하게 노래도 잘하고, 쮸케도 이제는 응애가 아니다. 그리고 우이사마는 디마퓨 부르라고 태어난 목소리다. 내가 잘못한 게 있나 돌아보게 하고, 태어난 삶의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다. 그대들 가시는 길에 스리즈 부케 하나하나 바치나니, 모든 것은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 따흐흑. 인생 열심히 살아야겠다.
⑬ 素顔のピクセル
1픽셀에 담은 즐거움, 소중함, 좋아함
스리부의 상쾌함과 건강미를 담당하는 스가픽셀. 언제 봐도 저 팔다리 쭉쭉 뻗는 안무는 귀엽고 세련됐다. 호리호리의 안무만큼은 아니지만, 천변만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리부의 시그니처 중 하나라 생각한다. 안무에 좋은 인상이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확인한 건데, 처음에 안무가 바뀌었다고 착각했다. 1st 때 인상 깊었던 쮸케의 동작이 안 보여서 의상 때문에 수정을 했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페스라이브에서도 선보였던 곡을 굳이 드레스란 이유로 바꿨을 것 같진 않아서 1st 아이치 공연을 동시에 틀어두고 교차검증 했는데, 그냥 카메라가 안 잡은 거였다. 이래서 사람이 아카이브를 사야 한다. 같은 곡이어도 매번 맛이 다르니까.
보컬로 방향을 바꿔보면, 상대적으로 기합이 덜 들어가고 자연스러워졌다. 느낌 자체는 후쿠오카 때와 비슷하다. 1st 때 회차를 거듭할수록 두 사람 다 보컬이 경직되는 면이 있어서 후쿠오카 공연이 가장 자연스러웠는데, 그때 감성이다. 도쿄 때는 우이사마의 컨디션 이슈가 있었고, 아이치는 (다른 무대들로 보건데) 쮸케의 체력 때문이었으니, 풀컨디션에 스태미나 빵빵한 스리부는 스가픽셀을 이런 감성으로 소화하는 것 같다.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기지만, 두 사람 다 컨디션 난조 없이 앞으로도 잘 활동해줬으면 한다. 우이사마의 고풍스런 목소리와 쮸케의 카호카호한 몸짓 오래오래 보고싶다.
PART5 . 抱きしめる花びら & Special
① 抱きしめる花びら
단 하나의 자그마한 소망
아주 먼 옛날, 대학교 신입생 시절에 "음악과 철학" 이란 과목을 도강(수강신청 없이 몰래 강의를 듣는 행위. 들키면 퇴학 당함)한 적이 있는데, 내가 들은 그날의 강의 내용이 파헬벨 캐논에 대한 이야기였다. 음악에 문외한인 블로그 주인장이 머니코드 얘기는 잘 써먹는 게 이때 들은 지식 덕분인데, 하나비라도 그 샘플링을 정말 잘했다. 누군가는 진부하다 말할지도 모르나, 몇 백년이 지나서도 쓰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설정상 코즈에가 작곡한 곡인데, 작곡 초심자들이 자주 쓰는 방법대로 만든 거니 딴지 걸면 안티로 간주하겠다.
하나비라를 보며 처음 든 생각은 "여기서 울어야 하는 건가-" 였는데 페스라이브 때도 안 울었어서 감탄으로 끝냈다. 감동받지 않은 건 아니고, 사치 선배에게 보내는 곡인데 내가 울 자격이나 있을까, 뭐 이런 느낌이다. 팬들에게 주는 헌사는 링투퓨이고, 하나비라는 스토리에서 현 하스클의 전신인 사치를 위한 예우이니, 팬인 내가 울어야 할 노래는 아닌 것 같다. 친구가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데, 옆반인 내가 울어야 하는 건 아니잖나.
곡의 의미와 별개로 무대 완성도는 하스 단체곡 GOAT였다. 꽃다발 연출도 감동적이었고, 핵심이 되는 퍼포머 103기 3명도 최고였다. 담당 캐릭터가 그대로 튀어나온 무대인데다, 츠즈리, 코즈에, 메구미 셋 다 노래도 진짜 잘했다. 가만보면 하스가 발라드를 정말 잘한다.
② Colorfulness
반전매력이라 하기엔 원래 발라드를 잘하는 둘이었다
발라드 얘기하는데 또 발라드다. 루리노와 유쾌한 츠즈리들이라는 80년대 대학가요제 팀명으로 나와서, 부르는 노래도 어딘가 옛스러운 발라드다. 대학가요제가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그때, 한국 가요계는 그야말로 발라드판이었다. 변진섭, 이문세, 이승환 등등, 서태지-터보-HOT의 계보가 연달아 상한가를 뚫지 못했다면 00년대 아이돌붐이 오기 전까지는 정말 발라드만 살아남았을 거란 말이 빈말이 아닌… 뭔 얘기하고 있는거지. 이야기가 좀 샜다.
키 크고 마이페이스인 두 사람이 섬세한 발라드가 잘 어울린다, 앞선 무대들 때문에 반전이 아니게 되었지만, 매력만큼은 진짜다. 캉캉이 밀크에 이어 반전매력을 선사했다면, 콧땅은 자신이 하스노 최고의 발라드 가수임을 증명했다. 건방진 발언이지만, 콧땅이 솔로 아티스트를 한다면 발라드를 해야 할 것 같다. 럽라 대표 발라더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나아가 콧땅만의 매력이 있다. 앞에서 쭉 다루었던 돌케표 발라드들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바람인데, 의상 좀 만들어주지 교복이 뭐고, 교복이. 안경 캉캉 보고 싶었다고.
③ Pleasure Feather
밸류보다 더 좋은 것은 더 강한 밸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하스 실력 넘버원 넘버투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 하스노휴일. 다들 잘하니까 실력순위를 따질 이유가 없지만, 그래도 아쿠아의 킹컁냐 밈처럼 하스를 정의하면 우이사마와 낫스는 꼭 들어갈 거다. 아무튼, 페스 라이브를 통해 기대를 모은 건 루리츠즈, 믿고 보기로 한 건 하스휴일이었다. 그리고 믿음은 줬던 것의 몇 배로 돌려받았다. 잘할 거라 예상은 했는데 예상을 뛰어넘은 경지에서 잘했다. 그렇다. 이건 "경지"라고 분류하는 게 맞다.
팬들이 생각하기에 (아-주 조금이지만) 그룹내 Top2~3 멤버들이 유닛으로 모였다, 뮤즈 솔겜조와 환일의 Tick-Tack이 유이한 예였을 텐데, 하스휴일도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 만하다. 앞으로 공식 무대에서 이런 조합이 또 나올 수 있을까? 기대와 의심이 섞인 심정인데, 굳이 유닛 만들 필요 없이 하스휴일 다시 올리면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때는 104기생 포함해서 셔플로 한 바퀴 돌아야지. 이 조합대로 가면 하스휴일은 린린인데, 마침 린린이 104기 중 최고참인 건 우연이려나 아니려나.
④ ハッピー至上主義!
럽라 역사상 다시는 없을 정통파 아이돌
기대와 믿음을 받은 앞 친구들, 카호메구젤라또가 받은건 조건 없는 사랑이었다. 뭘 해도 사랑스럽고 귀여울 유닛이라 다치지만 말라는 마음으로 웃으며 봤다. 카호메구 쮸케코나 보면서 안 웃으면 사람이 아니다. 감정이 거세 당했거나 악의로 가득 찬 사탄마구니겠지. 진짜 젤라또는 움짤 따려고 쭉 보는데 다 움짤감이다. 오랜 고민 끝에 1일차 엔딩을 그냥 그대로 가져왔다. 데이터 알빠노? 데스크탑으로 봐라. 물붕이보다 젤라또가 중요한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젤라또는 럽라 역사에 다시는 없을 아이돌 유닛이다. 뮤즈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이 둘처럼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유닛은 없었으며, 음악에 있어서도 정통파 아이돌 음악을 한 건 젤라또가 유일하다. 또 개인 취향을 보태면, 보컬로이드와 우타이테 전성기 시절 하니와 노래 같아서 가산점이 더 붙었다. 2010년대에 이 노래가 나왔으면 최단시간 밀리언-더블-트리플 달성하고 명예의 전당에 올랐을 거다.
⑤ Reflection in the mirror(104期 New Ver.)
OLED에서 『거울』이 되었다
페스 라이브 때문에 설마설마 하겠나 했는데 이걸 진짜 하네? 104기 유닛의 데뷔 무대를 한다면 신 멤버가 참여한 신곡으로 할 줄 알았건만, 편곡을 들고 오고, 좋은 의미로 하스는 예상을 벗어난다.
히쨩은 사쿠를 처음 봤을 때와 비슷한 인상이다. 아직 이래저래 얼어 있는 감이 있고, 옆의 동료들이 기교가 한가득할 때 홀로 정직하고 정갈하다. 아가씨 타입 긴코와 딱 어울리는 이미지라 토마리 때처럼 이 긴장에서 오는 호소력이 있었다. 다른 매력이 또 있다면, 목소리에 공기가 엄청 많다는 것. 카호의 활기참을 위해 생목에 가까운 쮸케, 타고난 목소리가 깊은 바다인 우이사마와 확연히 구분되는 목소리다.
노래 편곡을 얘기하면, 세 곡 중에 가장 잘 만들었다.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진짜 잘 만들었다. 오히려 이 곡이 오리지널 거울반사였으면 할 정도다. 스토리에서 긴코의 할머니가 부른 곡이 이 곡이었으니, 어쩌면 이게 정말 오리지널이라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스공식이면 그것까지 노렸을 수도 있다. 이전까지는 거울이 아니라 최첨단 광학장비를 모티프로 한 느낌이라 노래가 좋고 어려운 건 알아도 마음에 와닿지가 않았는데, 이 편곡은 노래가 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그대로 전해진다. 솔직히 나는, 앞으로 이 버전으로 해줬으면 한다.
⑥ Sparkly Spot(104期 New Ver.)
「決めるのは自分だ。」
104기 최애는 누가 될까, 캐디만 떴을 때 여러모로 기대가 많았는데, 좋든싫든(?) 후쨩과 카치마치 스토리를 보자마자 난 역시 돌케로 모두 모이는구나 했다. 낫스가 미친 Runway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이치오시도 위태로울 뻔했다.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모두 멋진 법이고, 그렇게 스스로 강해지길 열망하는 초인이라면 플라토닉 러브로 응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코스즈는 럽라에서 보기 어려웠던 캐릭터이고, 이를 연기하는 후쨩에게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갔다. 104기 센터는 카치마치다. 체스토-!
편곡 얘기로 가면, 기존의 스파스포와 비슷하면서 다른 맛으로 잘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느낀 유일한 상호호환 편곡이라 정리하면 될 것 같다. 보사노바 풍의 댄스곡이면서 오리지널 록 사운드도 잘 살렸고, 핵심이 되는 나레이션도 후쨩이 멋있게 잘했다. 프사만 봤을 때는 사람이 나른한 비버과일 줄 알았는데, 역시 홀리피크는 터프하고 불량하고 논쮸하다.
아니 근데 후쨩 슈슈랑 너무 닮았는데, 버근가 ㅋㅋㅋㅋㅋㅋㅋ
⑦ アイデンティティ(104期 New Ver.)
어지러워요!
진짜 갈드컵 열릴 각오하고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왜 이렇게 편곡하셨어요? 진짜 말그대로 어지럽다. 원래 아이덴티티를 미라파 노래 중에 제일 좋아했던 터라, 페스 라이브 때도 자막으로 아이덴티티 나왔을 때 "역시 공식이다" 했건만, 마주한 건 개판 5분전 만취 공중해적단 미라파티티 아니냐. 나이 먹어서 템포 빠른 곡들 벅찬데,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 늙은 물붕이 탓을 하기엔, 이런 편곡을 했으면 공식도 좀 뚜드려 맞을 각오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해, 카가야키 물붕이들이 견디기엔 과하다.
편곡이 충격적이라 노래 얘기부터 했는데, 린린은 이런 괴악한 곡을 데뷔곡으로 어떻게 소화한 건지 대단하고 신기하다. 확실히 경력직은 경력직이다. 린린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무대 위의 긴장감은 신입/신인이라는 요소가 전혀 없었다. 원래 하스랑 같이 1년 경험치를 함께 쌓은 수준이다. 준비기간 고려해도 다른 둘과 레벨이 다르다. 히쨩이 사쿠, 후쨩이 슈슈라면, 린린은 모링이와 치하에 비유할 만하다. 그리고 모링이와 치하의 현재 퍼포먼스를 보면, 린린은 조만간 회장에 도파민샤워를 뿌릴 괴물보컬이 될 거다. 그리고 목소리는 히메 보이스 때부터 느꼈지만 정말 특이하고, 저 목소리가 디폴트인 건 정말 신기하다. 저 메즈라시이한 목소리를 다룰 수 있는 시점에서 린린은 괴물 유전자를 타고났다.
끝으로 딴 소리인데, 린린 외모가 대학 선배랑 정말 똑같이 생겨서 볼 때마다 좀 기묘하다. K대학교 연극 동아리 쓰레기통 파수꾼이자 분리수거 전문가였던 영문과 ○7학번 최△△ 선배님, 잘 계십니까. 제가 휴대폰을 바꿔서 연락처가 없는데,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PART6 . Runway
① Runway
전대미문의 바람
미쳤다. 미쳤다. 미쳤다. 살다살다 이런 무대를 다 보고, 이런 캐스트를 다 만난다. 공식이 현역 고3을 데려오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지금 후기 순서를 조정해서 덜한 것이지, 순서대로면 아메이로 바로 다음이 Runway다. 그 모성이 느껴진 무대 바로 다음이 이 무대라고. 이 시벌 이게 말이 되냐고 진짜.
만족스럽지 않은 무대에 대해 "죄송한데 다시 하겠습니다" 라고 선언할 수 있는 가수는 몇 안 된다. 그것도 녹방도 아니고, 생방송이자 라이브 콘서트에서 저렇게 말한다니. 나이도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한 애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였다.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동시에 대견함과 감탄과 경외와 이러니 럽라에 왔지 하는 생각 등등 이제껏 본 적 없는 대사건에 뭐라 할 말을 잊었다. 전대미문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이 뒤에 Runway를 무사히 마치고, 인사하는 낫스를 보며 든 생각은 이랬다. "낫스오시 하기를 정말 잘했다." 낫스오시를 왜 하냐, 낫스의 이런 모습 때문이다. 당당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모를 잠재력. 이것이 노나카 코코나다.
# . Outro
하스가 무대가 많고, 곡도 많고, 심지어 니지나 리에라처럼 몇 곡씩 묶기도 애매해서 되는대로 하다보니 정말 많아졌네요. 시작할 때 "와 이거 언제 다 쓰지" 싶기도 했고요. 사실 쓰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10분이면 한 곡, 한 무대 다 쓰거든요. 문제는 움짤 만들기라서... 1st 때 움짤을 날림으로 했어서 이번엔 고봉밥으로 하려 마음 먹고 시간 좀 많이 썼습니다.
하스 라이브 기간에 개인적으로 일이 많았어서 실시간으로 본 회차가 단 하나도 없었고, 특히 효고는 일주일 넘게 지나서야 볼 수 있었어요. 아카이브는 그때 어떻게 받아뒀나 모르겠습니다. 근데 바빴던 것 치고는 갤에 자주 보였다고 생각하실 물붕쿤도 있을 텐데, 원래 바쁘면 갤에 있다. 바쁘니까 갤 보고 떡밥 따라가고, 안 바쁘면 공식 소식통 보면서 블로그에 있는 거지.
아무튼, 지금은 일도 많이 정리됐고, 다음주나 다다음주부터는 본래 페이스대로 SS도 쓰고 후기도 다듬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뭐가 됐든, 블로그 개설 방침이었던 개인적인 아카이브 용도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찾아와 읽어주는 분들은 어디까지나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분들의 겸사겸사라는 느낌일 테고요.
하스도 벌써 1년이 지나 신 멤버를 받았고, PTSD 오는 졸업을 향해 순항하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는 궁예질할 의미가 없으니 오는대로 즐길 생각입니다. 뭐가 됐든, 인트로의 얘기처럼 테렌님과 공식이 잘 하시겠죠. 마음 같아선 울오 좀 잡아다가 효수하라고 하고 싶은데, 몇 번이고 앙케이트에서 지랄해도 처듣지를 않으니... 직관에서 크게 데인 뒤로 상종을 하기 싫어서 참 씁쓸합니다. 그나마 온뷰에서 객석을 잡아주지 않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럽라 파며 느낀 건 걱정해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겁니다. 정 아니다 싶으면 공식도 뭔가 스탠스를 취할 거고, 그 과정에서 팬덤이 와해되고 커뮤니티 붕괴하고 서로서로 반목하는 건 그려러니 할 겁니다. 이 분야 원투데이 덕질하는 것도 아니고, 케이온 때부터 익숙합니다. 그것과 별개로 캐릭터들에게 괜한 소리 안 나왔으면 하고, 캐스트들이 상처받는 일만 없었으면 할 뿐이죠. 그런 분야야말로, 그래도 공식이 처신 잘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일단은 내한 오는 거 즐기고, 라이브와 팬미도 즐기고 그럴 겁니다. 리에라 팬미도 후기를 쓰고는 싶은데, 아마 쓴다면 니지타비 때처럼 할듯하네요. 팬미 일정과 무대들 보고 천천히 결정하겠습니다.
언제나 러브라이브 사랑해주셔서 고맙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104기 센터는 카치마치 입니다. 체스토-!
'후기 모음 > 라이브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모마츠 후기] 누마즈 가고 싶은 Rock붕이 후기 (0) | 2024.09.20 |
---|---|
[팬미 후기] 리에라 6th(진) 후기 (0) | 2024.08.31 |
[라이브 후기] 유닛 고시엔 2024 - One & Only (0) | 2024.03.10 |
[라이브 후기] 리에라 5th 후쿠오카&도쿄 ~Twinkle Triangle~ (0) | 2024.03.09 |
[라이브 후기] 니지 6th 아이치&가나가와 ⇆ We Love You (0) | 2024.01.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