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다투다보면
― 요시코 「아 알아서 한다니까!」
― 다이아 「그렇게 말하고서 일주일째 제자리걸음인 건 아시나요!」
― 미운 정이 든다 했던가
― 요시코 「보충수업에 재시험도 다 내가 받거든! 다이아는 이제 신경 끄라고! 흥!」 드르륵- 쾅!
― 다이아 「잠ㄲ…! 요시코 양! 하아… 정말이지.」
― 아니, 마음이 있으니 계속 부딪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 요시코 「이런 점수 쪽팔려서 어떻게 보여주냐고…!」 씩씩
― 다이아 「걱정해주는 건데…」 훌쩍
― 솔직하지 못한 마음들도, 사실은 전부 사랑…
치카 「…이라는 것이다. 오호- 그렇군, 그렇군.」 만화책 읽는 중
요시코 「뭐야, 그거?」 스위치 하는 중
치카 「루비 쨩한테 빌린 거.」
요시코 「개그 만화야?」
치카 「아니, 로맨스. 근데 주인공들이 하는 짓이 바보 같아서. 서로 좋아하는데 막 아닌 척하고. 맨날 티격태격하고.」
요시코 「…흔한 설정이네.」
치카 「역시 이런 성격이 인기가 많은가- 평범괴수 치캇치에서 츤데레 치캇치로 대변신을…」
다이아 「저기, 두 분.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요하치카 「?」
다이아 「왜 학생회실에서 놀고 계신 건가요.」
【다이아 쨩은 고백받고 싶어】
▶ 대충 폐교가 없는 세계선의 1월, 우라노호시 학원
― 학생회실,
― 서류 정리하다 휴식 중인 다이아, 요시코, 치카
다이아 「영화티켓이요?」
치카 「매년 오는 손님께 두 장 받았거든요. 요시코 쨩이랑 다이아 씨 둘이서 다녀와요. 여기! 요시코 쨩!」 티켓×2
요시코 「에, 두 장 다? 아니, 그보다 왜 나랑 다이아가…」
다이아 「치카 양께서 리코 양이나 요우 양과 다녀오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치카 「아- 그게 공포영화라서 리코 쨩은 싫다 그러고-」
― 리코 『싫어.』
치카 「요-쨩은 겁이 없어서 항상 푹- 자고 나오고.」
― 요우 「하나도 안 무섭지 말입니다!」 요소로
치카 「카난 쨩은 말할 것도 없단 말이지.」
요시코 「…옆에 있다가 공격받으면 그게 더 무섭다.」
치카 「루비 쨩이나 하나마루 쨩이 이런 걸 좋아할 것 같진 않고-」 에헤헤
다이아 「루비가 겁이 많긴 하죠.」
요시코 「그렇게 돌고 돌아서 우리한테 오는 거였구만.」
치카 「이래저래 두 사람이라면 무리 없이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요시코 「근데 마리는 공포영화 좋아하잖아? 마리 주는 게 더 낫지 않아?」
치카 「그래서 물어봤는데, 이미 봤다더라고.」
요시코 「빠르구만.」
다이아 「그래도 두 장 다 저희가 받는 것 보단 치카 양이 한 장은 쓰시는 게…」
치카 「에이~ 연초인데 그 미토 언니가 주말 외출을 허락할리가요! 하하! 하…」 침울
다이아 「…그렇군요.」
요시코 「제대로 보고 후기 알려줄게.」
치카 「아, 마리 쨩이 멋대로 스포일러 다해서 괜찮아.」
요시코 「여관 일은 핑계고, 그냥 재미 없을 것 같아서 주는 거 아니지?」
치카 「에이, 설마-!」
다이아 「(…마리 양에게 한 마디 해야겠군요)」 언짢
요시코 「…근데 다이아, 다이아는 공포 영화 괜찮아?」
다이아 「세상에 귀신 같은 게 있겠어요? 그런 거 하-나도 안 믿으니까 괜찮답니다.」
치카 「보통 저렇게 말하면 겁 많지.」 카난쨩이라던가
요시코 「방어기제지, 방어기제.」
다이아 「흥! 두고 보시죠. 누가 그런 공포영화에 겁먹-〔콰앙-!〕삐갹!」 깜짝
치카 「우왁!」
요시코 「뭐야, 방금?」
― 창문 밖, 철문에 부딪히고 천천히 굴러가는 축구공
― 달려와 축구공을 채가는 학생
다이아 「…교문에 축구공이 부딪힌 것 같네요.」
요시코 「뭘 얼마나 쎄게 찬 거야.」
치카 「…히히, 다이아 씨. 겁 많네요.」 히죽
다이아 「하아? 제가요?」
요시코 「아까 우리 중에 제일 크게 비명 지르던데?」
다이아 「그건 갑자기 큰 소리가 나니까 놀라서 그렇죠! 공포영화랑은 다르다고요.」
치카 「공포영화도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귀신이 두쾅-! 하거나 한다구요?」
다이아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다 하고 보니까 괜찮답니다.」
요시코 「뭐야, 무서워 하는 거 맞네.」
다이아 「그러는 요시코 양은요?」
요시코 「큭큭큭, 타천사 요하네에게 심야의 어둠과 귀신의 시간이 무서울 리가…!」
다이아 「엉망인 생활습관을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하시는군요.」
치카 「일찍 일찍 자는 게 좋다구, 요시코 쨩.」
요시코 「요하네요.」
…
― 그날 밤, 다이아의 방
― 불 끄고 잠들기 직전, 휴대폰 메모장
다이아 「(내일 입을 옷도 미리 꺼내뒀으니, 더 준비할 건 없겠네요. 그럼-)」 띠링-♪
― 문자메시지,
― 요시코 양 『이거 심심해서 찾아봤는데 실화 기반이래』
다이아 「요시코 양? 정말이지, 내일 약속 있는 사람이 아직도 안 자고…」 답장 중
― 요시코 양 『혹시 궁금하면 한 번 읽어 봐』
― 요시코 양 『(링크)』
다이아 「이런 걸 먼저 봐 버리면 무슨 재미로 영화를 보는 건가요.」 꾹꾹
― 다이아 『내일 늦지 않게 일찍 주무세요. 저는 이만.』
…
요시코 「오후 1시에 만나는데 뭔 소리래? 그리고 지금 10시거든!」 어이상실
요시코 「하여튼, 고지식하다니까.」
…
다이아 「…….」
다이아 「…….」 뒤척
다이아 「(실화 기반이래. 혹시 궁금하면 한 번 읽어 봐)」
다이아 「(…잠깐은 괜찮겠죠)」 휴대폰 덥석
다이아 「(링크… 제 휴대폰은 인터넷이 안 되니까, 노트북을 써야겠네요)」 부스럭부스럭
― 1시간 뒤,
― 불 꺼진 방, 다다미 위 이불에 엎어져 노트북을 응시하는 다이아
다이아 「헤에- 토시마엔의 이 유원지를 촬영지로 쓰면서 찍힌 괴이현상도 있을 수 있겠군요.」
다이아 「(만약 영화에 그런 장면이 나온다면, 그건 꽤 오싹하겠네요)」
다이아 「…! 아직도 안 자고 뭐하고 있던 겁니까! 고작 괴담에 홀려서 이런 짓을 하다니… 저도 너무 풀어졌군요.」 노트북 덮
다이아 「(1시간, 아니 몇 분 뒤면 자정! 빨리 잠자리에 들도록 하죠)」 몇 분 = 57분
― 다시 1시간 뒤,
다이아 「(…크, 큰일입니다)」 눈 꼬옥
다이아 「(아까 봤던 괴담이 머리에서 나가질 않아요! 하필이면 여고생들이 당한 일들이라…)」 지끈지끈
다이아 「(…세상에 귀신이 있겠어요? 제가 카난 양도 아니고, 그런 어리석은 상상을)」
― 창문 덜컹!!
다이아 「삐갸악!!」 벌떡
다이아 「바, 바람이…」 들숨날숨
다이아 「시간은… 역시 자정을 넘었네요.」
다이아 「(그러고보니, 음기가 가장 강한 건 자정이지만, 밤의 기운이 쌓여 귀신의 힘이 가장 강할 때는 1시에서 3시라고 괴담에서…)」
다이아 「〔벌떡, 이불 주섬주섬〕」
― 드르륵,
다이아 「루비, 오랜만에 같이 안 잘래요?」
루비 「…? 언니?」 부스스
▶ 다음날,
요시코 「어이- 다이아.」
다이아 「아, 오셨어요, 요시코 양.」 퀭-
요시코 「ㅁ, 뭐야? 뭔 일 있었어?」
다이아 「네, 조금… 잠을 설쳤거든요.」 하-품
요시코 「아- 그래? 하긴, 괴담이 좀 무섭긴 했지?」 히죽
다이아 「…루비 때문이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요시코 「루비? 루비가 어쨌길래?」
다이아 「그럴만한 일이 있었어요. 그보다 어서 가죠.」 총총총
요시코 「아, 잠깐만. 천천히 가!」 타탓
― 영화관,
― 발권 후 대기 중인 다이아 + 팝콘과 콜라를 들고 오는 요시코
요시코 「자, 팝콘.」
다이아 「2개나 사셨네요.」
요시코 「각자 하나는 해치워야지.」 빨랑 받어
다이아 「…감사합니다.」 부스럭-
― 상영관 입장, 광고 중
요시코 「〔우적우적〕」 부스럭부스럭
다이아 「…….」 머엉-
요시코 「다이아는 안 먹어?」
다이아 「네. 별로 생각이 없네요.」
요시코 「설마 아줌마처럼 간식거리 가져온 건 아니지? 귤이라든가.」
다이아 「제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세요?」 빠직
요시코 「하긴, 다이아가 그런 짓은 안 하지.」
다이아 「치카 양도 그런 짓은 안 할 걸요?」
― 치카 「갑자기 디스 당한 것이다!」
요시코 「…영화 시작 전 광고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인데.」
다이아 「?」
요시코 「영화 보고 나면, 광고 다 까먹지 않아?」
다이아 「…그렇네요. 모처럼이니 기억해볼까요.」 흐음
요시코 「대피경로나 기억해둬.」
― 영화 시작
다이아 「…….」
요시코 「…….」 우물우물
―『꺄아아악-!』
―『얘들아! 여기 핏자국이-!』
요시코 「(우와…)」
다이아 「(…정말)」
요시다이 「(더럽게 재미 없다!)」
요시코 「(일행 중 하나가 “짜잔- 사실 귀신은 저였습니다-” 라니. 몇 년 전 클리셰야)」
다이아 「(반전도 뻔하고. 공포 연출도 밋밋하네요. 오락영화라 주제의식도 없고. 왜 이런 걸 만든 거죠?)」
요시코 「(어디가 공포 영화냐고)」 심드렁
다이아 「(어젯밤에 본 괴담 글이 더 재밌군요)」 피곤
― 귀신 『너희가 날 괴롭혔지…』 끼긱끼긱
―『꺄아아아악! 살려줘!!!』
요시코 「(귀신은 한 명이고 니들은 다섯 명인데 그냥 붙으면 이기겠구만 무슨)」 으적으적
다이아 「(…핏물 분장은 물감으로 했겠죠?)」 흐음
― 귀신 『거기 서-!』 어흥
요시코 「…?」 갸웃
요시코 「(저 귀신 배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다른 영화 나왔던가)」 곰곰
다이아 「(…뭐랄까, 배우 때문에 긴장감이 하나도 없네요)」
― 귀신 『잡히면 죽는다-!!』
요시코 「…아.」 힐끔
다이아 「〔무표정한 얼굴로 팝콘을 조금 먹는 다이아〕」 냠-
요시코 「(…묘하게 다이아 닮았네. 검은 생머리라던가, 입가에 점이라던가. 방향은 반대지만)」 피식
― 요시코의 상상
― 다이아 『거기 서세요-!』
― 다이아 『잡히면 죽는데스와-!!』
요시코 「풉.」 움찔
다이아 「…?」 힐끔
다이아 「(요시코 양은 갑자기 왜 웃는 걸까요)」
― 영화 끝
― 상영관에서 나오는 두 사람
요시코 「…재미없었다.」
다이아 「그렇네요.」
요시코 「다이아는 되게 진지한 얼굴로 보고 있어서 재밌는 건가 했어.」
다이아 「설마요. 저도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고요.」
요시코 「하긴. 팝콘은 다 먹었어?」
다이아 「아뇨, 절반 정도 남았어요. 더 드실래요?」 스윽-
요시코 「아, 아니. 내 꺼 버리는 김에 같이 버릴까 해서. 남았으면 돌아다니면서 조금씩 처리하지 뭐.」
다이아 「다른 곳 갈 곳이 있으신가요?」
요시코 「그냥 모처럼 나왔으니까. 재미 하나도 없는 영화만 보고 들어가기도 좀 그렇고. 다이아랑 놀다가 들어가도 뭐-」 슬쩍
다이아 「불량한 장소만 아니라면 괜찮답니다.」
요시코 「그럼 가볍게 게임센터부터 가볼까?」 헤헷
― 이동 중
다이아 「귀신이 주인공 일행에 섞여 있었다는 걸 모르면 바보죠.」
요시코 「아, 그치? 보면서도 너무 뻔하다고 느꼈다니까.」
다이아 「쓸데없이 튀어나오는 것만 연발하니까 중간부터는 감흥도 없었고요.」
요시코 「점프스퀘어도 적응되면 안 무섭지.」
다이아 「네. 하나도 안 무서웠습니다. 차라리 밤에 읽은 괴담이 더…」 뚜웅-
요시코 「오, 그거 무섭긴 했나보네?」 키득
다이아 「그, 그건! 필력이 뛰어났으니까요!」 점 긁긁
요시코 「흐응-」
다이아 「그러고보니 요시코 양.」
요시코 「요하네.」
다이아 「아까 영화 보던 중에 왜 웃으셨어요?」
요시코 「응?」
다이아 「귀신이 주인공 일행을 쫓아가던 장면에서요.」
요시코 「아- 거기? 그냥 귀신 배우 때문에. 갑자기 집중이 안 돼서.」
다이아 「아, 역시 그렇죠?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것도 다 똑같나보네요.」
요시코 「헤에- 다이아도 그랬구나. 귀신 배우 얼굴이 그렇긴 했지?」
다이아 「연기력은 무난하게 좋았지만, 솔직히 몰입감이 깨지긴 했어요.」
요시코 「어딘가 다이아랑『귀신 역할을 하기엔 너무 미인이셔서』닮ㅇ…」 움찔
다이아 「소리지르며 쫓아오는데, 공포 보다는 러브코미디 같았다니까요.」 후훗
요시코 「…….」
다이아 「화난 여자친구가 얼굴에 케첩 묻히고 뛰어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요시코 「…….」 우뚝
다이아 「요시코 양?」 힐끔
요시코 「하, 하나도 안 예쁘거든!」 화악-
다이아 「네?」
요시코 「그, 그 절대! 얼굴 때문이 아니니까!」
다이아 「갑자기 무슨 소리세요.」
― 오늘의 승패, 요시코의 패배
요시코 「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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