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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집/아쿠아 단편

다이아「아가씨, 아직 바닷바람이 차갑습니다.」

by 양털책갈피 2022. 10. 1.

※ If 물 + 시대극. 조금 옛날, 유력가문의 아가씨 카난과 그녀의 호위무사 다이아의 짧은 이야기.

 

아제리아 1st, 2nd 라이브 본 뒤에 썼던 SS. 킹쨩 복귀하면 올려야지- 하다가 까먹고 지금 업로드.


【조금 더, 계속(もっとね、ZUTTO)】

 

▶ 우치우라 해안거리, 카난과 다이아


다이아 「아가씨, 아직 바닷바람이 차갑습니다.」


카난 「다이아! 이정도는 선선한 거라구-?」 히힛


― 연분홍빛이 도는 흰 원피스 차림의 카난
― 카난의 뒤, 살짝 거리를 두고 따라걷는 하카마 차림의 다이아


다이아 「그런 소리 마시고, 어서…」 스윽-


카난 「에-? 싫어. 원피스 위에 누가 그런 천쪼가리를 입어?」


다이아 「주인마님께서 특별히 자수를 놓은 것입니다. 군소리 말고 어서 입으세요.」


카난 「다이아나 입어 그런 거. 시대가 어느 땐데, 아직도 기모노를 입으래?」 뿌우-


다이아 「하아-」 한숨


카난 「…뭐야, 웬 한숨?」


다이아 「아가씨께서 감기라도 걸리시면 제가 혼납니다.」 처량


카난 「읏-!」 움찔


다이아 「그러니, 어서 입으세요.」 받으세요.


카난 「아, 알았- 어이쿠-! 실수로 떨어뜨렸네~?」 툭-


다이아 「뭐하시는 ㄱㅓ…」


카난 「이야- 부잣집 아가씨가 이런 흙 묻은 옷을 입을 순 없지? 아앗! 당황해서 밟아버렸다!」 히죽


다이아 「…….」


카난 「지금 내 옷은 흰 원피스라고. 그걸 입으면 여기랑, 여기, 다 흙이 묻어서 더러워지겠지?」


다이아 「…알겠습니다. 대신, 추우면 꼭 말씀하세요. 지금 이 옷은 입을 수 없으니, 제 옷이라도 드리겠습니다.」 주섬주섬


카난 「뭐래, 진짜- 둘이 있을 때는 대충대충 해도 된다니까.」 배시시


다이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유력가의 여식과 그 호위가 허물없이 지내는 것을, 어떻게 바라볼지 말입니다.」


카난 「흥, 나보다 남들이 더 중요하구나?」 빙글-


다이아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카난 「다이아, 이럴 때 보면 다이아는 말이 앞뒤가 다르다고. 알지?」


다이아 「…저는, 어르신의 말씀에 따라 아가씨를 지킬 뿐입니다.」


카난 「어렸을 때는 곧잘 놀러다니고 다 했으면서.」


다이아 「어렸을 때니까요.」


카난 「흐응- 됐어, 집 밖인데 굳이 집안 얘기 하고 싶지 않아. 이제 그만 하나마루 쨩한테 가야지.」 톳톳톳


다이아 「천천히 가세요. 넘어지시면 안 됩니다.」 저벅저벅


카난 「아- 진짜-! 그냥 대충대충 하라고!」 크와앙


― 몇 분 후,
― 작은 찻집 앞


카난 「…다이아.」 우뚝


다이아 「네.」


카난 「돈 좀 있어?」


다이아 「네… 있긴 합니다.」 힐끔


카난 「흐음-」 곰곰


다이아 「무언가 사시려고요?」


카난 「응? 아- 그냥. 근데 뭐, 이 작은 마을에 하나마루 쨩이 무슨 맛인지 모를 과자가 있진 않겠지.」 끄덕끄덕


다이아 「그래도 하나마루 양은 다과를 좋아하니, 하나 쯤은 가져가도 좋지 않을까요? 돈은 제가 내겠습니다.」 주섬


카난 「다이아.」 소매 툭툭


다이아 「네?」


카난 「하나마루 쨩은 요즘에 일본과자 안 먹어. 양과자에 빠졌어, 양과자에.」


다이아 「그런가요.」 흐음


카난 「지금 배탈 난 것도 양과자 엄청 먹어서 그럴 걸?」


다이아 「무얼 얼마나 드신 건가요.」


카난 「음- 뭐랬더라, 케이크 비슷한 거였는데. 케이포크… 크레파스… 뭐 그런 느낌이었는데. 바삭바삭한 양과자 안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그런 거 였을 걸?」


다이아 「그렇군요.」


카난 「…갑자기 아이스크림 먹고 싶네.」 낼름


다이아 「아직 바닷바람이 차갑다고 말씀드렸죠?」


카난 「아- 알아! 안다고! 애초에 아이스크림을 여기서 먹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누마즈까지는 나가야지.」


다이아 「그건 그렇죠.」


카난 「아무튼. 말 나온 김에 하나마루 쨩이 다 나으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야겠다.」


다이아 「…가만 보면 아가씨는 아이스크림을 참 좋아하시네요.」


카난 「응? 그야- 맛있잖아. 달고.」


다이아 「단맛이라면 양갱이나, 화과자도 있습니다.」


카난 「그건 시원하지 않잖아.」


다이아 「차게 해서 먹으면 비슷합니다.」


카난 「그건 다이아나 그런 거지.」


다이아 「…….」 지긋-


카난 「그럼, 다이아는 양갱이랑 푸딩이랑 같다고 할 수 있어?」


다이아 「푸, 푸딩이요?」 흠칫


카난 「응. 푸-딩. 탱글탱글한 그 위에, 초코렛이랑 과일이랑, 챡- 챡- 올려서.」 끄덕


다이아 「…확실히 양과자는 양과자만의 멋이 있네요.」


카난 「멋이 아니라 맛이지~」 히힛


다이아 「…크흠, 그래서 하나마루 양에게 드릴 것은 안 사실 건가요?」


카난 「뭐- 그렇지? 애초에 가지고 가도 당장 못 먹을 테고.」


다이아 「그럼 이만 가실까요?」


카난 「응.」 끄덕


― 말 없이 거리를 두고 걷는 두 사람


카난 「…다이아.」


다이아 「네.」


카난 「하나마루 쨩한테 갔다가 오는 길에,」


다이아 「네.」


카난 「둘이 잠깐, 아까 그 찻집에 가지 않을래? 나, 먹고 싶은 게 생긴 것 같은데.」


다이아 「네, 알겠습니다.」


카난 「…다이아는 “네” 말고 할 줄 아는 말 없어?」


다이아 「있습니다.」


카난 「그럼 조금만 더, 그럴듯한 반응 좀 해주면 안 돼?」


다이아 「무얼 말씀하시는 건가요?」


카난 「아니, 같이… 아니다, 됐다.」


다이아 「말끝을 흐리는 것은 좋지 않은 버릇입니다.」


카난 「네에- 알겠습니다.」 터덜


다이아 「…….」 저벅


카난 「할배한테 이르든가 해야지…」 꿍얼


다이아 「무어라 말씀하셨나요?」


카난 「아니야, 혼잣말이야-」


다이아 「그렇습니까?」


카난 「어.」


다이아 「…….」


카난 「…….」


다이아 「…저는.」


카난 「?」


다이아 「팥 앙금 보다는, 밤으로 만든 과자가 먹고 싶네요.」


카난 「다이아?」


다이아 「그… 카난… 양은, 어떠신가요?」


카난 「…나는 아무거나!」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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