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SS에서 등장한 모든 인물, 사건들은 허구입니다. 아쿠아 멤버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의 이름은 스쿠페스1의 노말부원으로부터 유래했으며, 실존하는 인물, 장소, 사건과는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
마리 「〔차분히 주변을 둘러보는 마리〕…낮에도 UFO가 보이나요?」
이루카 「아뇨. 아직 낮시간대에 목격된 적은 없는 걸로 압니다!」
마리 「정확한 방향은 어디예요?」
이루카 「저기 등대 보이시죠? 등대에서 동쪽으로 조금 틀어… 꺄악!」 휘이이이잉~
요시코 「와 씨, 바람 뭐야.」 푸콰아아아
리코 「(선글라스 날아가진 않겠지?)」 꾸욱-
마리 「…….」 찌푸릿
이루카 「후우- 바닷가라 바람이 가끔 이렇게 불곤 해요.」 아하하
마리 「이루카 씨.」
이루카 「네!」
마리 「이루카 씨는 UFO, 외계인. 믿으세요?」
이루카 「아… 네! 믿습니다!」 끄덕
마리 「관광협회의 다른 직원분들은 그런 눈치가 아니던데요?」
이루카 「아. 그건- 그렇죠?」
마리 「아이자와 마코토 씨 때문이죠?」
이루카 「에, ㄴ, 네?」 흠칫
마리 「제 소개가 늦었죠? 저기, 선글라스 쓴 친구가 대신 했을 테니까.」
리코 「?」 뭔 얘기지
마리 「탐정 오하라 마리입니다. 아이자와 아사토 씨의 의뢰로 UFO 사건을 조사 중이에요.」
― 이루카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마리
마리 「아이자와 유우 씨의 친구, 스다 이루카 씨. 맞으시죠?」
이루카 「…….」
마리 「〔시간을 확인하는 마리〕안내는 최대 1시간이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스다 씨, 남은 시간 저희의 질문에 대답해주세요.」
이루카 「거절… 한다면요? 탐정은 강제 수사 같은 거 못 하지 않나요?」 쭈뼛
마리 「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이 일은, 아이자와 아사토 씨를 구하기 위한 일입니다.」 힐끔
― 마리의 눈짓에 마리의 곁으로 다가오는 요시코
― 요시코의 움직임에 따라 뒤따르는 리코
마리 「알고 계시죠? UFO 사건의 진실.」
…
― 몇 분 전, 관광협회
리코 「…도쿄에서 관광을 왔는데요. UFO가 찍힌 해변이 어딘가 해서요.」
이루카 「UFO…」 힐끗힐끗
― 입을 손으로 가리고, 리코에게 조용히 속삭이는 이루카
이루카 「해변이 아니라 방파제예요. 포포260이라고, 여기서 해안을 따라서 남쪽으로-」
리코 「저, 저희가 길치인데, 안내해주실 수는 없나요? 부탁드립니다.」
이루카 「아… 잠시만요. 데스크에 얘기만 잠깐하고 올게요!」 후다닥
【영혼탐정 오하라 : 길티키스 사건부】
CASE #02 . 오호츠크의 UFO ⑤
― 포포260 방파제 앞의 카페, 가장 안쪽의 테이블
― 긴장한 기색의 이루카와 맞은편에 앉아 수첩을 두드리는 마리, 나란히 앉은 요시리코
이루카 「저기… 탐정님?」
마리 「?」
이루카 「근데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유우의 친구라는 걸…」
마리 「오전에 학교에서 조사를 했거든요. 친한 친구의 이름에 스다 씨를 봤어요. 이루카라는 이름이 흔하지는 않잖아요?」
이루카 「그건 그렇죠… 아하하…」
마리 「혹시나해서 물어본 거예요. 저나, 이 친구나.」 리코 툭툭
리코 「…속여서 죄송합니다.」 꾸벅
이루카 「아, 아뇨…」
마리 「저희가 학교에 물었을 때는 사이타마에 계신다고 들었는데, 언제 고향으로 돌아오셨어요?」
이루카 「1년 조금 안 됐어요.」
마리 「귀향하신 이유는 따로 있을까요?」
이루카 「이유는 뭐- 취직도 뭔가 잘 안 됐고, 마침 일을 좀 도와줬으면 한다고 연락도 받았고 해서요. 상경했다가 잘 안 된 흔한 얘기죠?」 뺨 긁적
마리 「그럼 UFO와는 딱히 관련은 없으신 거네요. 귀향 시기도, 아이자와 유우 씨의 사후라고 봐야 하고요.」
이루카 「아… 그렇다고 할 수 있죠?」 끄덕끄덕
마리 「그럼 그 이전에 아이자와 유우 씨에게서 UFO나 외계인 관련 이야기는 들으신 적 있나요?」
이루카 「…….」 머뭇
마리 「…친구분의 안타까운 일은 유감이지만, 아이자와 아사토 씨를 생각해서라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루카 「…듣긴, 들었어요. 하지만 사진을 보내오거나, 인터넷에 업로드하고 있다는 말이 전부였어요.」
마리 「촬영의 동기나 방법, 이런 건 모르신다는 말씀이시죠?」
이루카 「네.」 끄덕
마리 「그런데 방금 전에, “등대를 기준으로” 방향을 짚어주셨던 건, 어떻게 하신 건가요?」
이루카 「네?」 깜짝
마리 「아사토 씨에게서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확인했습니다. 모든 기록들이 이미 초점이 맞추어진 UFO를 줌을 조절하며 촬영했더라고요.」 스윽
―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앨범을 보여주는 마리
마리 「이것만 봐서는 어느쪽 하늘인지, 알 수가 없던데요.」
이루카 「…….」 시선회피
마리 「알고 계시죠? 촬영 방법. UFO, 어떻게 “조작”한 건가요?」
이루카 「조, 조작은 아니, 그게 그러니까… 저도 자세한 건 몰라요. 죄송합니다.」 꾸벅
마리 「…….」 흐음
요시코 「스다 씨, 말씀해주세요. 저희는 순수하게 아사토 씨를 설득하기 위해서 왔어요. 아사토 씨는 외계인이 유우 씨를 해쳤다고 믿고 있고요. 이대로 두면 안 돼요.」
이루카 「…화면에 불빛이 들어오면 안 된다고만 들었어요.」
마리 「…들었다고요?」
이루카 「네… 자세한 건 몰라요. 그냥 렌즈가… 그러니까, 다른 게 찍히면 안 된다, 빛이 아래쪽에만 있어야 한다고…」
마리 「그 이유는 모르시고, 딱 거기까지만 알고 계신 거죠?」 끄적끄적
이루카 「사실 방향을 가리킨 것도 제 생각일 뿐이에요. 등대의 불빛이 항상 오른쪽으로 향하거든요. 그래서 동쪽으로 틀어서 위를 보면, 카메라 렌즈의 아래쪽에 밝은 빛이 지나가니까.」
마리 「그렇군요.」 끄적끄적, 툭툭
요시코 「유우 씨가 그 말을 전했을 때부터, 스다 씨는 UFO가 조작된 걸 알고 계셨던 거네요.」
이루카 「아뇨. 이 얘기는 아저씨께서 해주셨어요.」
마리 「…?」 멈칫
리코 「아저씨라면… 아이자와 마코토 씨요?」
이루카 「네.」 끄덕
마리 「언제요? 왜요?」
이루카 「언제인지는… 아, 올해 봄이었나? 술에 취하셨을 때 말씀해주셨어요. 죽어서 유우를 볼… 면목이 없다고 하시면서…」
마리 「더 말씀해주신 건 없었어요?」
이루카 「죄송해요. 저도 이것까지밖에… 하지만 유우가 그랬어요. 자기가 찍은 건 UFO가 맞다고. 조작한 건 하나도 없다고.」
마리 「…….」 펜 빙글빙글
요시코 「…혹시 마코토 씨는 전말을 다 알고 있는 게 아닐까? 마리?」
마리 「그럴 것 같긴 한데… 스다 씨, 마코토 씨가 UFO나 외계인 관련된 일을 평소에도 냉담하게 대하시죠?」
이루카 「네… 직원들끼리 얘기하고 있으면 혼도 내시고… 상인협회랑 싸우기도 하시고…」
요시코 「싸운다고요?」
이루카 「네. 아저ㅆ… 차장님께선 UFO나 외계인 관련된 기획이 올라오면 바로 화를 내시는데, 상인분들이 포장지나 소도구에 관련 이미지를 넣으면 따지러가고 그러세요.」
마리 「싫어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싸울 정도로 싫어하신다.」 끄덕끄덕
요시코 「상인분들이 되게 부드럽게 말씀하신 거였네.」 허허
마리 「이유가 뭐겠어. 자기 상품이 관광협회랑 마찰이 있는 물건이라 말하면, 누가 살까? 그 사람들은 우리도 고객이라고 생각할텐데.」
요시코 「그렇겠네. 근데 몇 년은 됐을 물건을 아직도 해결 못하고 있는 건 좀…」
이루카 「저도 듣기만 한 거라 잘 모르지만, 원래는 크게 관심이 없으셨대요. 유우가 하는 일에도 그랬고… 그러다 유우가…」 울컥
마리 「…딸이 세상을 떠나면서 관련 자료들도 폐기하고, 인터뷰도 거절하고, 아예 상인들과 싸워가면서 흔적을 없애고 있다.」
이루카 「…네.」 끄덕
마리 「이유는 알고 계세요?」
이루카 「아뇨, 전혀요.」 절레절레
리코 「딸을 잃은 슬픔… 자꾸 기억이 나서 아닐까?」
요시코 「그것보단 딸에 대한 걸 사람들이 돈벌이로 쓰는 게 싫은 것 같은데.」 흐음
마리 「저희가 상가도 다녀봤는데, 그래도 상품들이 조금씩은 있던데요.」
이루카 「차장님 혼자서 강경하신 거라… 직원들이 발견해도 넘어가곤 해요. 저희가 건드리면 괜히 싸움도 커지고…」
마리 「하긴. 그렇겠네요.」
이루카 「차장님이니까 덜하지만, 저희 같은 말단은 상인협회에서 따지는 게 무서워요. 오로라도 폐기하는 마당에 이것도 없으면 돈 어떻게 버냐고, 책임질 거냐고.」
마리 「오로라? 아, 쇄빙선요?」
이루카 「네. 방파제에서 보셨죠? 다른 배들보다 좀 더 큰 빨간색 배.」
리코 「아, 네. 봤어요.」
요시코 「그게 쇄빙선이었구나. 유람선인 줄 알았어요.」
이루카 「유람선 맞아요. 유빙… 겨울에 바다 위에 작은 빙하들이 떠다니거든요. 그걸 가르면서 운행하는 유람선이에요.」
마리 「폐기한다는 뉴스는 봤는데, 무슨 일 있었나요?」
이루카 「특별한 건 아니고, 최근 몇 년동안 유빙이 거의 없어졌거든요. 옛날에는 1년 상시 운행이 될만큼 추웠는데… 점점 줄어서 유지비만 더 나오고…」 쩝
마리 「…폐기가 한참 전부터 거론됐겠네요?」
이루카 「본격적으로 말이 나온 건 3년? 아마 그 정도일 거예요.」 끄덕
마리 「…….」 곰곰
요시코 「…그래도 스다 씨에게 협회 일을 권하는 거 보면 시의 운영에 큰 타격은 없는 거 맞죠?」 멋쩍
이루카 「실은 그래서 불려온 것도 있어요. 오로라 관련 직원들이 다들 퇴사해서 덩달아 협회 본부에 사람이 확 줄기도 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래요.」 머쓱
리코 「복잡하네요.」 씁쓸
요시코 「우리 고향도 만만치 않은데.」
이루카 「어딜 가나 비슷하죠… 아, 죄송해요.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아서 이만…」 드르륵, 벌떡
― 함께 일어나는 세 사람
마리 「스다 씨, 말씀 감사합니다.」 꾸벅
이루카 「아뇨! 저도 뭔가 두서 없이 제 이야기만 한 것 같고…」
마리 「괜찮습니다. 윤곽이 잡힌 것 같거든요. 그보다.」
이루카 「?」
마리 「아이자와 차장님을 뵙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이루카 「아… 아마 힘드실 거예요. 유우와 관련된 건, 외부인을 모두 거부하셔서…」
마리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루카 「…탐정님. 부디, 아주머니 부탁드릴게요.」
마리 「…네. 믿어주세요.」
▶ 카페 안,
― 이루카가 떠난 뒤,
― 멍하니 허공을 보는 마리, 음료를 더 주문하고 분위기를 살피는 요시리코
리코 「요시코 쨩.」
요시코 「응.」
리코 「마리 쨩 괜찮은 거 맞지?」
요시코 「생각 정리 중인 거야. 멍 때리면서.」
마리 「…….」
요시코 「일단 스다 씨 말을 보면, 진짜 UFO를 찍은 건 아닌 게 확실해졌고.」
리코 「그건 처음부터 확신하고 있었다며.」
요시코 「아무튼. UFO처럼 보이는 이걸 찍는데 등대의 빛을 활용한 것까지 알아냈는데.」
리코 「그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단 거지?」
요시코 「응. 역시 리리. 똑똑해.」
리코 「날 얼마나 바보 취급하는 거야…」 떨떠름
요시코 「이 방법을 아는 건 아마 마코토 씨일 것 같고. 그 말은, 마코토 씨가 이 일의 모든 전말을 알고 있다는 거겠지.」
리코 「카메라도 마코토 씨 물건이었다고 했지? 그럼 카메라 셋팅이랑 관련 있지 않을까?」
요시코 「거기에 더해 기종이랑 촬영기법, 튜닝, 그 외 기타등등 더 있겠지. 그러면 왜 카메라까지 처분했는지 알 것 같아.」
리코 「조작이란 걸 들키기 싫어서?」
요시코 「조작인 게 밝혀지면, 자신은 물론 딸까지 욕보이는 일이 되니까. 딸의 명예를 위해서 관련된 걸 다 없애려는 것 같아.」
리코 「마코토 씨의 동기는 나온거네.」 끄덕
요시코 「문제는 아사토 씨를 설득하려면 촬영방법을 알아내고, 유우 씨의 동기도 알아야 한다는 건데… 뭔가 많이 알아낸 느낌인데 실제로 얻은 게 없네.」
리코 「마코토 씨에게 진실을 밝혀달라고, 설득하는 게 빠르지 않을까?」
요시코 「그것도 우리가 만나야 뭘 하든 하지. …아, 근데 리리. 이루카 씨랑 마주쳤을 때, 어떻게 그 생각을 했어?」
리코 「응?」
요시코 「밖으로 꾀어낼… 말이 좀 그런가?」
리코 「아- 그냥… 마리 쨩 말대로 이루카라는 이름이 흔하지 않아서. 혹시나 했던 거야.」
요시코 「헤에-」
리코 「유우 씨의 친구라면 아는 게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고.」
요시코 「리리, 피아니스트 관두고 탐정 안 할래?」
리코 「…싫어.」
요시코 「그래. 기대 안 했어, 사실.」
리코 「아직 내 물건들 뺏어가서 돌려주지도 않았으면서… 나도 심각한데, 달랑 부적 써주고, 선글라스 준 게 전부고.」 흥
요시코 「마리한테 따져. 나는 어디까지나 조수라고.」
마리 「…….」 멍
요시코 「…이러다 저녁도 카페에서 먹겠다.」
리코 「아사토 씨한테는 뭐라고 보고할 거야?」
요시코 「다 밝혀지면 한다고 했으니까, 아직.」
마리 「…지금 몇 시야?」 스윽
요시코 「드디어 끝냈구나. 지금- 6시 거의 다 되어가.」
마리 「그럼 아직 1시간 정도 남았겠네.」 흐음
요시코 「뭐가?」
마리 「밤하늘이 까맣게 될 때까지. 직접 가서 찍어보려고.」
요시코 「아하.」
마리 「저녁 먹을래?」
리코 「여기서?」
요시코 「옆에 식당들 있지 않았나?」
마리 「그럼 식당으로 가고. 여기도 되고. 편의점도 되고. 리코가 정해.」
리코 「식당 가자.」
▶ 저녁 7시 30분,
― 포포260 방파제를 향해 걷는 세 사람
요시코 「어으… 안에 있다가 나와서 그런가, 더 춥냐. 리리, 괜찮아?」
리코 「쌀쌀하긴 한데… 그보다 선글라스 때문에 걷기가 무서워.」 안 보여
마리 「어제까지는 괜찮았잖아?」
리코 「그거는 가로등도 있고 밝으니까 그랬지. 지금 나 아무것도 안 보여.」
마리 「귀신도 안 보인다니 좋구만~」
리코 「…….」 짜증
요시코 「…리리, 팔짱.」 스윽
리코 「응.」 꼬옥
마리 「이틈을 타서 둘이 아주. 나만 외로워서 어쩌나.」
리코 「평소 행실에 대한 처벌이야.」
요시코 「자, 그만. 날도 추운데 자꾸 싸우고…? 뭐야, 저거?」
리코 「뭐 있어?」
― 저 멀리 방파제 끝, 등대의 입구 부근에 보이는 검은 형체
마리 「…사람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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