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지가사키 장편45 카린&아이「레인보우 판타지 : 대입시험의 동행자」~5화~ 『심장을 꿰뚫는 자』, 그녀는 대륙 최고의 궁사로 엘프 학회장의 모험가 시절 동료 중 한 명이다. 남방 수인 마을의 지방 호족 출신이며, 같은 마을에서 나고자란 두 친구와 함께 지금도 대륙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쭉 생각한 건데 말이야, 차기 신궁으로 추앙될 사람이 대입 시험에서 진심을 다할까?" "그건 아이가 잘 몰라서 하는 말이야. 어떤 일이든 사사로운 마음 없이 임하니까 제일 까다로운 거라고." 굳은 심지가 드러나는 눈빛과 걸음걸이에서도 느껴지는 기품은 그녀가 흔한 지방 호족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녀의 일족은 예부터 수인들의 무예를 망라하여 익히고, 이것을 대륙 각지에 도장을 세워 전승하고 있다. 또한, 고향땅인 세계수의 축복을 받은 푸른새 수인종의 성물 『미래의 꽃』을 지키는 일 또한 그녀의 일.. 2023. 8. 24. 카린&아이「레인보우 판타지 : 대입시험의 동행자」~4화~ ・공장장이 직원들과 함께 맛있는 빵을 만드는 가게입니다! ・맛집 추천 해시태그 『#카스밍PPF』 ・꼭 해시태그를 달고, 가게나 빵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pp Wonderland」에서 회원 한정 커뮤니티도 운영 중! 조이폴리스 상업지구, 개장부터 마감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방문하는 가게가 있다. 그곳은 바로 베이커리 빵빵 팩토리(Pan-Pan-FACTORY). 이곳 사람들은 보통 PPF로 줄여부른다. "조이폴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스위츠 앤 베이커리라구~" "헤에-" PPF는 최상의 품질과 특별 회원제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 체인점이 없음에도 매출은 조이폴리스에서 무적급이다. "뭐가 제일 맛있어?" "으음- 역시 콧페빵이려나?" 시그니처 메뉴는 역시 콧페빵이다. 다양한 재료를 .. 2023. 8. 22. 카린&아이「레인보우 판타지 : 대입시험의 동행자」~3화~ 정령의 그루터기, 초목이 우거진 남쪽 숲길을 따라 나가면, 쇠 냄새가 풍기는 도시국가 조이폴리스가 나온다. 그곳은 마력과 과학이 조화를 이룬 장인 도시로, 마력을 품은 각종 물건과 식품들을 생산한다. 또한, 세계수의 성역 중 하나인 정령의 그루터기와 맞닿아 있어, 엘프 공예품을 재가공하거나, 세계수 추출물을 수출하는 등 다른 상업 도시들과 차별화된 대륙 동남부의 주요 경제 거점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랑 자유롭게 왕래하는 건 아니지만." "헤에- 그래?" 산업과 유통이 발달한 도시답게 지역 풍토는 자유로움 그 자체이며, 경제력을 갖춘 장인들과 상인들 덕분에 대중문화 역시 발달해있다. 과학으로 환상마법을 구현한 놀이시설, 여행자와 대부호들이 오가는 거대 상가, 30일 간격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 2023. 8. 17. 카린&아이「레인보우 판타지 : 대입시험의 동행자」~2화~ 과거, 엘프 고등학회 학장은 여행자였다. 꼼꼼하고 성실한 성격에 재주도 비상하여 엘프 학회의 인사들로부터 총애를 받아왔던 그녀였지만, 스스로는 마음 속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감정의 근원을 앞뒤 꽉 막힌 엘프 사회의 규율이라 생각했다. "할머니 미안!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성년이 되기 직전 어느 날, 그녀는 편지 한 통만을 남겨두고 정령의 그루터기를 떠났다. "잠깐"이라는 말이 1,000년을 살아가는 엘프에게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겠다. 그 여행은 그녀가 졸업장도 받지 못한 고등학회의 학장이 바뀔 때까지 이어졌다. 그녀가 마을로 돌아온 이유는 선대 학장이었던 할머니의 부름 때문이었다. 할머니의 한 마디에 쉽게 돌아오는 것이 모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여행을 떠.. 2023. 7. 16. 카린&아이「레인보우 판타지 : 대입시험의 동행자」~1화~ "츄츄츄츄~ 스키스키~♪" 다른 이와 어울리기 좋아하고, 딱히 배우지 않아도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소녀는 여느 때처럼 숲속으로 들어간다. 소녀는 170년 동안 꼼짝없이 산수와 역사만 배우는 것보다, 학교 밖에서 직접 보고 듣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녀가 들어간 이 숲은 세계수의 성역 중 하나인 정령의 그루터기로, 숲 한가운데의 나무밑동 쉼터는 길을 잃은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신비로운 힘이 있으니, 이따금 이국의 여행자들과 만날 수 있는 그곳은 소녀가 바깥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첫 번째 창구이다. "츄츄츄츄~ 러브ㄹ… 오잉?" 숲속 생물들을 여럿 이끌고 도착한 쉼터, 그 앞에 누군가 쓰러져 있다. 작은새가 쓰러진 누군가의 머리를 콕콕 쪼는데도, 차렷 자세로 넘어진 채, 미동도 않는다. 설마 .. 2023. 7. 11. [해설편] 【요괴가사키 학원】의 배경 ※ 주의 : 해당 포스트에는 개인에 따라 불쾌감 및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짜 호러 및 고어 장르를 어려워하시는 분들, 혹시나 있을 심약자 분들은 매우 주의해주세요. 안전 장치는 있으니 스크롤은 편하게 내리셔도 됩니다. 0. 인사말 해설편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긴 시간에 걸쳐 【요괴가사키 학원】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 주요 모티프 설명 ① 타키야샤히메 전설 【요괴가사키 학원】에서 주요 모티프로 쓰인 전설은 『타키야샤히메(滝夜叉姫)』 이야기와 『이바라키도지(茨木童子, 자목동자)』 이야기 두 가지이다. 둘 모두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전설로, SS 본문에서도 간략하게 소개된 바 있지만, 겉가지를 모두 쳐내고 이야기의 .. 2023. 5. 12.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十四話 : 茨 ※ 에필로그격 에피소드 더보기 …라쇼몽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들려 헤이안쿄가 어수선하니, 이에 요리미츠 일행이 라쇼몬에 당도해 귀신 토벌을 행하였다. 어둠 속에서 귀신이 와타나베노 츠나를 습격하니, 와타나베노가 그대로 귀신의 팔을 히게키리로 잘라내었고, 귀신은 잘린 어깨를 감싸쥔 채 멀리 하늘로 도망쳤다. 와타나베노가 떨어진 귀신의 팔을 들고 라쇼몽을 나오니, 이를 본 요리미츠가 그의 벗을 불러 이를 알렸다. 그는 귀신의 팔을 큰 궤짝에 넣어 부적으로 봉하고, 이를 다시 경을 외워 봉하니, 제(祭)가 끝나고 와나타베노에게 말하였다. "이바라키도지가 팔을 찾으러 올 것이니, 七日 동안 집을 봉하여 아무도 들이지 마라." - 이바라키도지 전설 中 ▶ 기차 안, ―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 아이 .. 2023. 5. 11.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十三話 : 化 더보기 …검은 파도가 굽이치며 기이하게 생긴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니, 아무리 그것에 작살을 던져도 파도에 잡아먹혀 떨어질 뿐이었다. 가까이서 마주한 고래의 몸은 살코기라고는 전혀 붙어 있지 않은 거대한 뼈다귀였다. 고래는 파도와 뇌우를 뚫는 울음을 크게 울리고 바다 속으로 사라졌으니, 기이한 새와 물고기들도 그 뒤를 따라 사라졌다. 겁에 질린 사람들은 곧장 집으로 들어가 몸을 덜덜 떨었으며, 몇날 며칠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머지않아 마을에는 끔찍한 전염병이 돌았으니, 사람들은 살점이 썩어 떨어져나가고 이윽고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 - 바케쿠지라 전설 中 … 란쥬 「어떻게 된 거야?」 아이 「…….」 란쥬 「아이, 밖으로 나가는 문은 열리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아이 「…모르겠어.」 ― 중앙현.. 2023. 5. 10.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十二話 : 煙 더보기 …현대에 창작된 도시전설은 사실성을 무기로 흥행한다. 그런데 이 도시전설은 오직 『기이한 존재』에게 의존함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모티프가 된 요괴가 있을까 조사했더니 한 가지 흥미로운 녀석을 찾을 수 있었다. 세키엔의 저서에 하얀 몸체를 구불거리는 비슷한 요괴가 있던 것이다. 도시전설과 세키엔의 묘사, 그리고 전문가들의 분석.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 "사실 둘은 같은 요괴가 아닐까?" 그러다 한 가지 꺼림칙한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뚜렷한 형체가 없는 정체모를 이 요괴가, 매번 모습을 바꾸어 우리 앞에 나타나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보아선 안 될 것을 본 사람들은 이미 모두 미쳐버린 것이 아닐까? - 괴담수집가 S.K.의 기고 란쥬 「요기(妖氣)가 달라. 란쥬랑 섞인 느낌? 눈에 보이는 건 .. 2023. 3. 17.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十一話 : 面 더보기 …"쇼토쿠 태자 시기, 진의 카와카츠는 많은 가면을 만들었다. 가면은 마치 생명을 불어넣은 듯 살아있으니, 이는 꿈이 아니겠는가." 쇼토쿠 태자의 오른팔 『하타노 카와카츠』가 만든 「노멘」에는 영혼이 깃든다 하니, 이는 본디 인간이 인간과 닮은 것에서 감정을 일으키던 것과 다르지 아니하리라. 하물며 그것이 쇼토쿠 태자와 연이 닿은 인물이라면 더욱 그러하리라. 가면을 바라볼 때 마치 그것의 시선에 빨려 들어가는 것은 착각이 아니리라. 가면에 담긴 영혼이 같은 인간에게 말을 거는 것이니라. - 백기도연대 해설 中 ▶ 세츠나 일행이 쥬봇코를 봉인하던 그 시간 ― 계단을 내려와 안개를 따라가는 아이와 란쥬 ― 복도, 반대방향으로 모두 뻗은 붉은 아내 아이 「(양쪽 다 흘러가는데…)」 란쥬 「여기서는 이쪽.. 2023. 1. 14.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十話 : 樹 더보기 …수백 년을 산 거목에는 특별한 영혼이 머무르고 있다고 믿어, 사람들은 이것을 "고다마(木霊)" 라고 불러왔다. 현대에는 나무가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을 믿기 어려울 테지만, 옛 사람들은 나무가 움직이거나 말하는 것이 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이 요괴도, 그러한 배경으로부터 태어났다. 이 요괴는 피의 맛을 기억해 요괴가 된 나무이다. 오래된 전장, 중죄인의 처형장 등에서 흘러나온 피를 뿌리로 흡수해 요력을 익혀, 결국 스스로 피를 요구하게 되었다. 나무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동물의 피를 필요로 한다. 가지를 팔처럼 뻗어 습격하고, 살아 발버둥 치는 먹이의 피를 짜낸다. - 미즈키의 기고 中 ▶ 도서관 미아 「…?」 부스스 ― 엠마의 무릎베개에서 일어나는 미아 엠마 「아, 미아 쨩!」 .. 2022. 12. 8.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九話 : 不 더보기 …"왜 그대들은 나를 두려워 하느냐", 그것은 저희가 신(神) 님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왜 그대들은 나를 신이라 부르는냐", 그것은 신 님이 길을 잃은 저희를 육지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대들은 나를 떠나느냐", 그것은 단지 저희가 왔던 곳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왜 나는 언제나 이 바다에 고독하게 있어야 하느냐", 신이시여. 그것이 신 님의 이유입니다. - 구마모토 시라누이 이야기 中 ▶ 엠마의 기억 ― 기숙사, 엠마의 방 엠마 「어디 있지… 아! 찾았다!」 태블릿 발견 엠마 「(이제 빨리 교실로 가야겠다. 홈룸 전에 갈 수 있겠지…?)」 후다닥 ― 기숙사 정문으로 향하려다, 지하 복도로 방향을 트는 엠마 엠마 「(맘대로 다니면 안 되지만… 그래도 여기가 훨씬 빠르니까! 마침 비도.. 2022. 10. 30.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八話 : 二 더보기 …남편은 부엌에 몰래 숨어 들어가 아내를 지켜보았다. 아내는 가마솥 가득 밥을 짓고, 그 옆 아궁이에는 불을 때어 국을 또 한 솥 끓였다. 아니, 저 많은 것을 누구에게 주려는 건가? 싶던 그 순간, 아내는 머리를 풀어헤쳤다. 풀어헤친 머리가 스멀스멀 움직이며 음식들을 집더니, 곧 뒤통수에서 뱀처럼 생긴 기괴한 주둥이가 튀어나와 그것들을 게걸스레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나자빠진 남편에게, 혀를 날름거리며 아내가 다가오자, 남편은 허겁지겁 저 멀리 마을 밖으로 도망쳤다. - 미야자키 지역 후타쿠치 전래 中 ▶ 학생회실 아이 「(손가락 하나 움직이질 못 하네…)」 ― 곁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 아이 「(…누구지? 눈이라도 뜰 수 있으면- 아, 떠진다)」 살짝- ― 시야에 들어오는 소파에 누운.. 2022. 10. 10.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七話 : 猫 더보기 …영원히 함께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친구에게 언제나 그런 말을 들었다. 해가 바뀌어도 나의 모습은 변함이 없는데, 친구의 모습은 날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고 다시 해가 바뀔수록 달라져만 갔다. 언제부터인가, 친구는 이제 마루에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바쁜 일이 있겠지, 또 내일은 다른 친구의 집에 가겠지, 또 그 내일은 자식들에게 소식이 오겠지. 그렇게 홀로 정원에서 친구를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친구의 죽음을 깨달은 것은 매화가 지고 나서였다. - 네코마타 이야기 中 ▶ 학생회실 ― 소파 위, 의식을 잃은 피투성이의 아이 ― 문앞을 지키는 미아와 아이 곁에 붙은 나머지 멤버들 세츠나 「아이 양… 제발…」 눈물 뚝뚝 엠마 「〔세츠나와 함께 묵묵히 지혈 중〕」 미아 「…세츠나, 엠마. 이.. 2022. 9. 12.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六話 : 鬼 더보기 …사슬에 묶여 있을 때 깨달았다. 이것은 복수가 아니다. 이것은 이제 나의 저주이고 원망이다. 쿠라마(鞍馬)에 참배를 한다고 하였나? 그래, 어서 그리로 가거라. 그 길에서 나의 칼로 너의 목을 베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너의 가죽을 뒤집어 쓰고, 내가 요리미츠가 되겠다. 어서 그리로 가거라. 지나가시오, 지나가시오. 여기는 명부의 샛길, 귀신님에게 가는 샛길이어라. - 키도마루설화(鬼童丸說話) 中 ▶ 카마이타치(낫족제비)를 봉인한 직후, ― 동호회실 ― 바닥에 널브러져 잘만 자는 교복 차림의 미아 아이/세츠/엠마 「…….」 미아 「Zzz」 시오리코 「그냥 잠든 거겠죠?」 카나타 「깨워볼게. 잠시만.」 나방 뾰롱뽀롱 미아 「…? 아, 뭐야.」 팔 휘적- Zzz 카나타 「허허- 이건 또 처음이네.」 .. 2022. 8. 7. 엠마「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에필로그~ ※ 검수와 분량조정을 거치며 삭제되었던 내용들과 에필로그 입니다. 평범한 비하인드 스토리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게스트 정하기(0화) 란쥬란쥬 란란쥬(4화 B파트 中) 메이크업(5화 B파트 中) 카나타는 뭐든지 알고 있어(6화 B파트 中) 전격! 고백실행 위원회 with.뽀무(7화 A파트中) 미아는 잠 못 이루고(삭제된 9화 A파트) 에필로그 ~ 만약 당신의 마음을 이 노래로 ~ 1. 게스트 정하기 ▶ 연극부 부실 시즈쿠 「게스트요? 연극부만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연극부 부장 「그렇긴 한데, 공식적으로 올해… 이번 학기 마지막 공연이잖아? 그래서 조금 특별한 무대로 꾸미고 싶거든. 보는 사람들도 학교의 유명인들이 나오면 좋아하지 않겠어?」 시즈쿠 「헤에- 개그프로에 아이돌 나오는 느낌이네요.」 끄덕 연극.. 2022. 7. 31.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9화(完)~ ― 카린 쨩에게 카린 쨩의 그 마음을 눈치챈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솔직히 너무 티가 나서 모르는 척하기도 힘들었어. 나랑 얘기도 잘 안 하려하고, 눈도 잘 안 마주치고, 그러면서 다른 애들이랑은 평소처럼 지내고. 질투는 아니지만, 차라리 카린 쨩이 날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생각도 들었다는 거 알아? 그래도 카린 쨩이 나를 위해서, 그리고 자기자신을 위해서 힘내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어. 지난 내 생일에 맞춰서 둘이서만 여행 가자고 했을 때, 마음속으로만 그리던 고백하는 날이 그날이겠구나 싶었어. 그런데 씻고 나오니까 혼자 쿨쿨 자고 있더라? 나도 나름 용기내서 말했던 건데 그것도 몰라주고… 혹시 키스하려던 걸 피해서 토라진 걸까 싶었어. 하지만 카린 쨩, 나는 솔직히 고백이.. 2022. 7. 29.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8화~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려던 걸 겨우 말렸다. 스위스의 추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신만만하지만, 젖은 발로 신발을 신을 거냐 물으니 발길을 돌렸다. ― 저기, 아사카 카린 님 맞으세요? 근처 상점가를 걷다보니 행인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말을 걸어왔다. 내 또래의 아이들이 모여 들어 열댓명 정도 사진을 찍어줬다. “역시 카린 쨩은 인기 많네.” 잠깐 쉴 겸 들어간 카페에서 엠마가 말했다. 살짝, 엠마의 아랫입술이 움찔댄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하지 못할 때, 심각하진 않지만 기분이 상했을 때 보이는 엠마의 버릇이다. 함께 있는데 나를 먼저 찾던 모습에 토라진 것 같다. 엠마가 인기같은 걸로 속상해할 아이는 아닌데. “엠마도 같이 싸인하고 사진 찍었잖아. 딱히 질투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 아마.. 2022. 7. 24.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7화~ … 도시를 벗어나, 파란 하늘과 약간의 흰 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풍경이 2월의 햇살을 타고 차창으로 들어온다. 반짝반짝 빛나는 엠마의 눈동자가 파란 바다를 담는다. 짙은 청록색에 섞인 푸른빛. 창문에 비친 모습으로 힐끗 봤을 뿐이지만, 지금 엠마의 눈은 온 세상을 비추고 있는 것만 같다. 세츠나가 봤으면 지구라든가, 생명이라든가, 조금 더 섬세한 사춘기 소녀다운 말을 했겠지? “카린 쨩! 저기 봐!” 갈매기 한 무리가 쭉 뻗은 해안도로의 실루엣을 따라 날아간다. 고향에서, 그리고 학교 근처에서 지겹도록 본 새인데, 어쩐지 시즈오카의 이름 모를 바다를 날고 있는 이 애들은 신선하고 또 낯설다. “엠마, 빵이나 과자 먹다가 갈매기한테 뺏기지 마.” “카린 쨩, 무슨 소리야?” “아니, 그냥. 여행 후기 보니.. 2022. 7. 22.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6화~ “카린 쨩도 멀다면 멀잖아. 말씀은 그렇게 하셨어도 카린 쨩이 보고 싶으실 거야.” “그러려나…” “응, 응!” 엠마가 방으로 돌아가고 다시 집에 전화를… 하려다 그만뒀다. 시간도 늦어서 지금 한다고 받을 것 같지도 않고. 또 이미 안 간다고 말했는데, 굳이 마음이 바뀌었다며 연락하기가 껄끄럽다. 게다가 가만히 생각하다 내가 내린 결정도 아니고, 엠마 말에 따르는 느낌이라 집에 가도 투덜댈 것 같았다. “엠마가 알면 한 소리 하겠지.” 나중에 엠마가 화내지 않을까, 그렇다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야겠다. 엠마와 했던 바다를 보러 가자는 약속을 위해서, 이번 겨울방학의 귀향은 포기하기로 했다. 약속을 마치 변명거리로 쓰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찌릿하지만, 엠마는 몰라도 우리집은 이해해줄 것 같다. 내가.. 2022. 7. 17.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5화~ 걱정어린 눈빛. 역시, 나랑 엄마랑 싸운 거라고 생각하나 보다. “싸운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왜 굳이 싸운 게 아니라고 엠마를 안심시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실은 싸운 게 맞으니까 변명을 하고 있겠지, 이런 생각이 든다. 엠마는 누군가가 잘못했을 때 풀죽은 강아지같은 표정을 짓는다. 마치 그 사람을 대신해서 죄책감을 느끼듯. “카린 쨩, 가족은 소중한 거야.” “그렇게 무거운 얘기 안 해도 돼. 엠마네처럼 화목한 집도 있고, 우리집처럼…” 말을 이으려니 생각이 안 난다. 우리집도 화목…한 지는 몰라도, 나쁜 가족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전해야 할지, 엠마 앞에서는 어떤 말도 꺼내기가 어렵다. “나는 집에 가고 싶어도 못 간다고.” “…미안.” “나는 엠마를 좋아한다.”.. 2022. 7. 15.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4화~ “엠마?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아까 전에. 노크해도 답이 없어서 그냥 들어왔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래도 1학기 때는 내가 열어줄 때까지 기다렸는데. 이러다 나중에는 다른 애들까지 벌컥 벌컥 들어오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스럽다. 엠마는 어떨지 몰라도, 아침에 자는 모습이나 지저분한 방은 보여주기 싫으니까. “…삐진 건 아니야. 아무튼, 엠마. 우리 집에 가는 건 힘들 것 같아.” “그렇구나… 미안, 카린 쨩. 괜히 무리한 부탁해서…” “미안하긴 뭘. 집에 연락할 때도 됐고 겸사겸사 물어본 거니까. 그리고 우리 집은 원래 이래.” 엠마는 서로에게 무뚝뚝한 우리 집을 이해하기 힘든지 눈만 깜빡인다. 평소에는 이렇지 않다고 꼭 변명이라도 해야할 것처럼 바라본다. 사실 나랑 우리 집이 평범한 건.. 2022. 7. 10.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3화~ ‘알아는 볼게’, 그래도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아서 잠들기 직전 집에 연락을 했다. 시작부터 전화 좀 자주 하라는 잔소리였지만, 그 말이 마냥 싫지는 않았다. “저기, 엄마. 방학 때 친구랑 같이 집에 가도 돼?” “안 돼.” 단칼에 거절당했다. 집에 손님을 몇날며칠 두기엔 힘들다고 그런다. 그럼 일주일 정도면 안 되냐고 물었지만, 그렇게 조금 있을 거면 돈 아깝게 집에 오지 말란다. 우리 집이 가까운 거리가 아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닌데 꼭 이런다. 돈도 벌고 있어서 그냥 비행기 타고 가면 되는데 말이다. 전화는 자주하라더니, 내 얼굴은 안 보고 싶은가 보다. “알았어, 그럼 나 이번 겨울에는 안 간다?” 삑- 전화를 끊었다. 살짝 섭섭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어쩌면, 처음 생.. 2022. 7. 8.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2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본다. 빵을 베어 문 입을 오물거리다 꼴깍, 빵 조각을 삼킨다. “바다는 이미 봤는데?” “어? 아까는 본 적 없다 그러지 않았어?” “일본에 오고 나서는 당연히 봤지! 그리고 학교 바로 앞이 바다잖아.” 아, 맞다. 그랬지. 나름 분위기 잡고 꺼낸 말인데, 또 나만 바보가 됐다. 뻘쭘하게 커피 빨대를 입에 가져갔다. 갸우뚱하던 눈동자는 눈웃음에 닫히고, 엠마는 마냥 헤실헤실 웃는다. 그렇게 내가 우스운 걸까, 싶기도 하지만 엠마는 원래도 잘 웃었다. “그럼 그냥 바다 대신에, 카린 쨩 고향은 어때?” 딱히 볼 건 없을 텐데……. 라는 말이 나오려다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말을 고른다. 엄마가 괜히 이상한 소리라도 할까 봐 겁도 나고, 내 어릴 때를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다. .. 2022. 7. 3. 카린「주근깨 소녀와 키다리 아가씨」~1화~ 평생을 섬에서 살아온 나와 달리, 그 아이는 열여덟 살까지 바다를 본 적이 없다 말했다. “그래도 집 앞에 엄청 큰 호수가 있어서 물은 익숙해. 동생들 수영도 내가 가르쳤다구?” 우쭐한 표정으로 얘기하는 모습이 꼭 개구쟁이 같다. 나긋나긋한 성격의 이 아이가 맘껏 신이 나는 건, 역시 이곳의 친구들이나 고향의 가족들을 얘기할 때뿐이겠지? 아, 맛있는 점심을 먹을 때도 포함해야겠다. 지금도 동아리 후배가 만들어준 크림빵을 먹고 있으니까. “근데 호수에도 파도가 치나?” “바람이 세게 불면 가끔?” 호수는 산비탈에서 내려온 바람을 그대로 맞기 때문에 조각배를 띄울 정도로 잠잠하지는 않다 그런다. 휘잉- 찰싹,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물결을 얘기하며 이쪽저쪽 손짓을 한다. 동생들한테 수영 가르칠 때도 이렇게 가.. 2022. 6. 27.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五話 : 鎌 더보기 …그의 상처는 길고 옅게 피부를 찢은 모양이었다. 어떤 약을 써도 아물지를 않으니 사람들은 이를 괴이하게 보며 수군거렸고 개중에서도 이것은 필시 요괴의 소행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키가 삼 척 남짓한 걸인이 찾아와 상처를 쑤시며 말했다. "눈길에 세 짐승의 발자국이 나란히 찍혀있으니, 곧장 그 길을 따라 산에 올라 굴 앞에 제사를 지내거라." - 코콘햐쿠모노가타리효반(古今百物語評判, 고금백물어평판) 中 ▶ 시오뽀무, 상황 설명 끝 ― 전원 연습복 or 체육복으로 환복 ― 소파에 앉은 시오뽀무, 그 앞의 세츠아이 ― 테이블 쪽에 앉아 이마에 붕대를 가는 카나엠마 아이 「…그래서 무기로 몇 대 때리니까 쓰러졌고, 이 반지에 빨려 들어가더니 그 자리엔 셋츠가 나타났고. 그리고 엠마.. 2022. 3. 29.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四話 : 犬 더보기 …저주는 무고한 생명을 해치는 것으로 완성된다. 누군가의 증오에서 태어난 염매(厭魅)는 생자의 령을 먹어치우는 저주로써 이승에서의 허기를 채운다. 그 저주는 악의에 찬 욕망이고 저주의 끝은 누군가의 죽음이다. 허나 시체 위에 꽃이 피는 것이 순리인 법. 염매의 증오는 이승에 남아 다시 저주를 되풀이한다. 저주는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힌 이들로부터 시작되고 끝난다. - 고독염매(蠱毒魘魅) 中 ▶ 보건실, 열려 있는 복도쪽 창문 카나타 / 엠마 「카스미 쨩?!」 아이 「카스카스!」 ― 카스미(?) 「카스카스가 아니라!」 ― 펄쩍, 사뿐 세츠나 「카스미 양…?」 ― 검은 기모노를 입은 카스미, ― 고양이 귀, 고양이 손, 고양이 꼬리 두 개 카스미(?) 「카스밍이라고ㅇㅛ… 아니, 네코…」 카나타 「카스미.. 2022. 1. 22.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三話 : 靑 더보기 …"등불이 꺼지려고 할 때 다시 밝게, 그림자가 흔들리며 어두워질 때, 그것이 나타난다. 햐쿠모노가타리(百物語)를 하는 이는 푸른 종이로 행등을 바른다. 깊은 밤에 귀신을 이야기하지 말지어다. 귀신을 이야기하면, 괴이한 일이 일어날지니…" 백 개의 촛불이 모두 꺼졌다. 이것으로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났다. - 콘쟈쿠햣키슈이(今昔百鬼拾遺, 금석백귀습유) 中 ▶ 보건실 아이 「도착했네. 그럼 문 열게, 얘들아.」 드르륵- 세츠나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두리번두리번 엠마 「세츠나 쨩, 의자에 앉아 있어. 약이랑 반창고 찾아올게.」 후다닥 세츠나 「네! 감사합니다, 엠마 씨.」 털썩 아이 「…있지, 셋츠.」 세츠나 「네! 아이 양.」 아이 「치료가 끝나면 동호회실로 갈 생각인데, 유우유랑 아유무가 같.. 2022. 1. 8.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二話 : 日 더보기 …며칠이 지나도 비는 그칠 줄 몰랐다. 화가 난 사람들은 공양을 포기하고, 시주를 받으러 온 승려를 붙잡아 머리에 흰 천을 뒤집어 씌웠다. 사람들은 마을 한가운데에 그를 앉히고 외쳤다. "너의 목을 베어 맑은 하늘을 부르리다!" 사람들은 승려를 난도질 하고 목에 밧줄을 매달아 그를 죽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 테루테루보즈 설화 中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창밖, 희미하게 들리는 빗소리 ― 2학년 정보처리학과 교실, 아이 「으으, 머리야. 넘어질 때 너무 세게 박았어.」 이마 문질문질 아이 「(그보다 오늘은 왜 멀쩡하지? 분명 어제 쓰러졌을 때랑 같은 느낌이었는데…)」 ― 어두운 교실과 쓰러진 학생들 아이 「아! 얘들아! 괜찮아? 일어나 봐!」 흔들흔들 아이 「(숨소리는 들리지만 다.. 2022. 1. 6. 아이「요괴가사키 학원」第一話 : 餓 더보기 …어두운 들판은 과거의 참상을 기억하고 있다. 그곳은 어느 때에는 참혹한 전쟁터였고, 또 다른 어느 때에는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이었다. 달빛만이 길잡이가 되는 들판에는 등 뒤로 기괴한 삐그덕거림이 느껴진다. 귀에 방울을 단 그것은 조용히 통행자의 뒤를 밟는다. 하지만 거대한 몸짓에, 방울은 그 존재를 감추지 못한다. 그것의 방울 소리는 그들의 비명을 담고 있다. - 사츠키히메 전설 中 ▶ 10월 12일, 점심시간, 교내 정원 ― 같이 점심 먹고 있는 아이리나시즈카스 시즈쿠 「아침부터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겠다니까요.」 도시락 냠 아이 「…살벌하긴 하네.」 꿀꺽 카스미 「점심 먹는데 무섭게 왜 그런 얘길 꺼낸 거야! 시즈코!」 울상 시즈쿠 「카스미 양은 이런 거 좋아하지 않았어? 공포게임도 잘하면서... 2021. 12. 27. 이전 1 2 다음